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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반대 시차라는데, TV는 올림픽 세상이다. 오후 10시 이후 주요경기가 시작되는 날이면 인기 프로그램은 여지없이 결방이다. 순차방송은 물 건너간지 오래다. 주요 경기를 내보내 시청률을 붙들어 보겠다는 전략에 시청자들은 지상파 방송3사에서 판박이 중계만 보게 된다. 스포츠가 지루한 시청자에게 8월 밤은 지독하게 길다.
그렇다면 이 때가 적기다. 결방이 아쉽다면 복습 차원의 ‘다시보기’가 있다. ‘몰아보기’를 시작하면 놓쳤던 드라마도 금세 따라잡을 수 있다. 각본이 꽉 짜여진 ‘스포츠 드라마’로 올림픽의 감동을 만날 수도 있다.
▶‘W’의 예언을 확인할 시간…이쯤에서 몰아보기=지금이 바로 정주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안방극장에서 체감인기가 가장 높은 드라마는 MBC ‘더블유(W)’다. 동시간대 존재하는 두 개의 세계를 오가는 기묘한 판타지를 담은 드라마는 13.8%(닐슨코리아 집계, 전국 기준)까지 전국 시청률이 치솟으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화제성(굿코퍼레이션)은 시청률을 뛰어넘어 독보적인 1위다.
‘W’는 지금까지 안방 드라마 사상 전에 없던 창의력(웹툰과 현실을 오가는 설정)으로 시청자를 빨아들이고 있다. 이종석 한효주 주연, ‘나인’(tvN)을 쓴 송재정 작가의 조합이다.
현실 세계의 여의사 오연주(한효주)와 웹툰 ‘W’ 세계에 살고 있는 강철(이종석)이 서로의 세계를 넘나든다. 완벽한 복합장르의 구성으로 남녀주인공은 깨알 같은 멜로를 연출하면서도 스릴러와 미스터리를 능수능란하게 오간다. 비현실적인 설정을 지우기 위해 현실과 만화를 접목하는 방식에 유달리 신경썼다. 극중 등장하는 웹툰과 웹툰작가 오성무 캐릭터는 ‘미생’의 윤태호 작가에게 자문을 구했다.
드라마의 핵심은 설정만이 아니다. 심오한 메시지가 담겼다. 자신의 존재이유와 삶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피조물(웹툰 주인공 강철)과 자유의지를 가지게 된 피조물과 마주 선 조물주(웹툰작가 오성무)의 대결. 이 드라마를 통해 신학적 메시지와 마주하고 인간의 삶의 이유와 존재가치를 읽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얼토당토 않은 소리로 느껴진다면 복습이 필요한 때다. ‘W’ 관계자는 “우리 드라마라지만 볼 때마다 놀라움을 느낀다. 처음 볼 때와 두 번째 볼 때, 세 번째 볼 때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며 “다시 볼 때는 처음에 보지 못 했던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나가 더 있다. ‘W’의 첫 장면은 2004 아테네 올림픽 무대였다. 주인공 강철은 만 17세의 어린 나이에 국가대표로 발탁, 처음으로 세계무대에 섰다. 50m 권총 결선에서 내내 10점 이상을 쏘다 9번째 격발에서 7.9점을 쐈다. 결정적인 실수. 그러나 결국엔 만회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1일 진행된 리우올림픽 50m 결선에 선 세계 랭킹 1위의 진종오 선수도 그랬다. 9번째 격발 점수는 6.6. 순식간에 하위권으로 밀려났지만 드라마 같은 역전극이 현실에서도 펼쳐졌다. SNS에는 이미 강철(이종석)과 진종오 선수의 얼굴을 붙여놓은 사진이 떠돌며 ‘W’의 예언을 칭송하고 있다.
▶ 배구, 양궁…각본 있는 스포츠 드라마=‘각본 있는’ 스포츠 드라마도 있다. 흔한 감동일지라도 치열한 스포츠 정신에 버무려진 웃음과 로맨스는 무더운 여름밤 ‘쉬어가기’에 제격이다.
최근 막을 내린 ‘두근두근 스파이크’는 김종학 프로덕션과 소후닷컴이 만나 제작한 한중 합작 웹드라마다. 전국 꼴찌 고등학교 남자 배구팀 에이스 송재림(황재웅 역)과 꼴찌 배구팀 코치가 된 ‘배구 여신’ 황승언(강세라 역)이 만난 달달하고 짜릿한 로맨스다. 일본 만화를 연상케 하는 소재와 스토리에는 오합지졸 배구부 팀원과 배구부 코치의 성장기가 담겼다. 스포츠 정신에서 오는 감동과 웃음, 예측불허한 로맨스에 배구 경기를 지켜보는 쫄깃한 긴장감이 흥미롭다.
지난 4일 시작한 ‘매칭!소년양궁부’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효자 종목 양궁을 소재로 한 웹드라마다. 현재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매주 목요일, 일요일 밤 10시에 공개 중이다. 아직 3화까지 밖에 공개되지 않았기에 따라잡기에도 수월하다. 고작 15분물이다. 웹툰작가 지망생이 꽃미남 양궁부에 잠입하며 벌어지는 스토리를 다룬다. 여주인공은 러블리즈의 케이다.
사실 양궁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그간 없었다. 올림픽만 열리면 인기를 모으는 종목이지만 국제대회가 아니라면 관심이 뚝 떨어진다. ‘매칭! 소년양궁부’는 양궁을 진지하게 다룬 드라마는 아니지만 “양궁이 올림픽 때에만 반인기를 얻는 것에 주목해 실제로도 재미있는 스포츠라는 것을 시청자에게 소개하고 싶어 드라마를 제작하게 됐다”(고재욱 열림기획 이사)고 한다. 다만 케이의 첫 연기 도전엔 어색한 부분이 적지 않다.
올림픽 국가대표들이 모여있는 태릉선수촌의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면 2010년 방송된 SBS ‘닥터챔프’가 있다. 태릉선수촌을 무대로 국가대표 주치의와 운동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소연 엄태웅 정겨운 차예련이 출연했다. 6년 전 드라마인 탓에 참신한 설정과 빠른 전개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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