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박상진의 e스토리] 프로리그 우승-진에어 격파, 강도경 감독의 출사표

Talon 2016. 9. 1. 08:48
2016년 kt 롤스터 스타크래프트2 팀은 큰 변화를 맞았다. 팀의 상징이었던 이영호가 은퇴하고 김대엽-주성욱-전태양을 제외한 선수가 바뀐 것. 이동녕-정지훈-최성일-황강호가 kt에 합류하며 작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kt는 2016년 상반기 양대 리그 결승에 3명을 올려보내며 개인 리그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고, 후반기 프로리그 통합 결승에 올랐다. 더구나 상대는 2015년 통합 준결승에서 패배를 안긴 진에어 그린윙스.
 
프로리그 통합 결승을 얼마 남기지 않고 방문한 kt 연습실에는 선수들의 키보드와 마우스 클릭 소리가 가득했다. 작년 이영호가 3킬을 했지만, 김유진에게 내리 4킬을 내주며 당한 역전패를 갚기 위해 모두 연습에 집중하고 있던 것. 강도경 감독과 김윤환-류원 코치 역시 선수들의 연습을 지켜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연습실에서 선수들의 연습을 지켜보던 강도경 감독은 통합 플레이오프에서 SK텔레콤 T1을 격파한 이후 계속 프로리그 우승을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SKT전에서 사용하지 못했던 전략을 다시 가다듬고, 결승에서 새로 보일 전략을 계속 연마했다고.
 

 
강도경 감독에게 2016년은 쉽지 않은 해였다. 앞서 이야기 한 대로 이영호가 떠나고 팀원의 반 이상이 바뀌며 어수선할 수 있는 분위기였지만, 실력과 함께 팀에 쉽게 어울릴 수 있는 선수 넷을 영입한 결과 팀 분위기는 예전못지 않게 좋았다. 네 선수 모두 이전 팀 시절 kt와 연습 경기를 할 때 강도경 감독이 미리 살펴보고 낙점했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기존 선수들도 이영호의 부재를 메꾸기 위해 더 노력했다. 그 결과 주성욱과 전태양은 나란히 GSL 우승과 준우승을, 김대엽은 스타리그 준우승과 크로스 파이널 우승을 차지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영호 역시 새로운 도전에 앞서 강도경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kt에서 은퇴한 이후 개인 방송을 하며 여전히 가족 같은 사이로 지낸다고 말했다. 이영호는 축구 같은 팀 활동에도 참여하고, 얼마 전 자신의 키보드가 고장나자 연습실에 방문해 다른 키보드를 하나 받아 갈 정도로 현역 시절 kt와 별 차이 없는 사이로 지낸다고 전했다.
 
kt는 개인 리그에 비해 프로리그에서는 전반적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프로리그 라운드 결승에 진중하지 못했던 것. 강도경 감독은 중요한 고비에서 계속 진에어에 발목을 잡혔다며 아쉬워했다. 상대에 맞는 참신한 전략이나 예상을 뛰어넘는 선수 기용이 없어 강도경 감독 본인도 많이 반성했다고. 2015년에도 중요한 길목에서 진에어에 패배했던 만큼, 프로리그 통합 결승이라는 큰 무대에서 승리로 악연을 정리하겠다는 각오다.
 
 
강도경 감독은 이번 결승에 맵별 전략과 선수의 컨디션을 고려해 세트별 선수를 기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대 역시 고심 끝에 라인업을 결정했을 테니 대진이 좋든 나쁘든 당일 경기 결과가 나와봐야 평가할 수 있을 거라는 게 강도경 감독의 이야기다. SKT와 통합 플레이오프에서 깜짝 활약한 최성일이 그 예라고. 결승전에서 모든 선수가 중요하겠지만, 잠시 주춤했던 주성욱이 다시 컨디션을 회복해 좋은 모습을 보일 거라고 덧붙였다.
 
상대인 진에어에서 가장 까다로운 선수로는 조성주와 김유진을 꼽았다. 특히 가을이 되면 각성하는 김유진을 가장 경계한다고. 큰 상금이 걸린 대회에 강한 김유진이니만큼 강도경 감독은 김유진이 큰 상금이 걸린 GSL이나 블리즈컨에서 활약하고 프로리그에는 크게 신경을 안 써줬으면 한다는 농담을 던졌다.
 
 
사실 이번 시즌 강도경 감독은 라인업이 너무 정직하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강도경 감독은 진 경기는 무슨 이야기를 들어도 할 말이 없고, 이긴 경기에서는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맞는 게 라인업이라고 말했다. 원색적인 비난이 섞인 글은 그냥 넘어가지만, 자신도 공감하는 비판이나 지적은 참고해 다음 라인업에 반영한다는 이야기.
 
강도경 감독은 2년 만에 다시 프로리그 정상을 탈환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선수들에게도 계속 경기의 중요성과 승리 후 휴식에 대해 동기부여 중이라고. 강도경 감독은 팬들이 기대하는 좋은 경기를 보일 수 있게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려 승리와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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