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훈과 박종익은 올해 아프리카 프릭스에서 바텀 듀오로 만났다. 스프링 스플릿 때 호흡이 맞지 않는다거나 라인전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서머 스플릿에 들어서 강력한 라인전을 선보이며 팬들의 인식을 바꿨다. 이제 이 두 명은 아프리카의 강력한 무기가 됐다.
둘은 인터뷰 시작 전부터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다. 장난스럽게 투닥거리기도 하면서 시종일관 다정한 친구로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줬다. 롤드컵 선발전 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두 사람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함께 보냈던 2017시즌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이야기를 들었다.
- 최근 휴가를 다녀왔다고 하더라. 선발전 이후 근황을 알려달라
▶ '크레이머' 하종훈(이하 하종훈)=휴가 때 볼링을 치러 가기도 하며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다.
▶ '투신' 박종익(이하 박종익)=나도 친구들과 가족을 만나 회포를 풀었다. 지금은 휴가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연습하며 감을 되찾고 있다.
- 지난 포모스와의 인터뷰에서 '크레이머'가 쏘우에 등장하는 주인공 이름이라고 말했다. 공포영화를 좋아하는지
▶하종훈=친구들과 공포영화를 즐겨 보는 편이다. 공포영화는 관객을 놀라게 하는 타이밍이 좀 뻔한데, '쏘우'는 반전에 반전이 있어서 좋아하고 명작이라 생각한다. 속편도 다 챙겨봤다.
- 2017시즌은 두 명이 바텀 듀오로 보낸 첫 시즌이었다. 자체 평가를 해보자면
▶ 하종훈=스프링 스플릿에선 바텀 듀오가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서머 스플릿 들어서 노하우 있는 팀원들에게 많이 배워서 실력이 늘었다.
▶ 박종익=대중들의 평가는 스프링 때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하더라. 스프링 때부터 쌓아온 노력들이 서머에서 결실을 맺은 것 같다.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좀 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었을 거란 아쉬움이 남는다.
▶ 박종익=좋은 성적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한 살 형인데 친구처럼 대하라고 했다. 편하게 지내는 만큼 우리 사이의 벽이 허물어졌다. 진솔한 피드백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 하종훈=정확하게는 4개월 차이다. 그냥 동갑으로 치자고 했다.
▶ 박종익=(하종훈은) 단점이 없다. 골고루 맘에 든다.
▶ 하종훈=투신에게 약간의 단점은 있다. 성격이 유한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 박종익=사실 다 쌓아두고 있다. 아직 티를 안 냈을 뿐이다(웃음).
- 올해 바텀 라인의 활약으로 인상 깊었던 경기가 있다면 어떤 경기인지
▶ 하종훈=롤드컵 선발전 경기였다. 전보다 과감한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어서 뿌듯했다.
- OGN 오프 더 레코드를 보면 팀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분위기를 이끄는 선수는 누군지
▶ 박종익=의도적으로 의식하는 건 아니다. 좋은 분위기에서 경기하면 시너지가 잘 나오고 승률도 높아진다. 그래서 내가 한 번씩 농담을 던지는데 팀원들이 잘 받아준다.
- 인크레더블 미라클(이하 IM) 시절, 서포터에서 정글러로 포지션 변경을 했다. 1년 휴식 후 아프리카 프릭스에 입단하면서 다시 서포터로 돌아왔다. 잦은 포지션 변경으로 어려움을 겪진 않았나
▶ 박종익=IM에서 활동할 당시 다른 정글러 후보들이 있었지만, 내가 더 잘할 자신이 있다. 또, '이그나' 이동근이 서포터로 잘 해줄 것 같아 포지션을 변경했다. 오랜만에 다시 서포터로 아프리카에 입단했을 때도 잘할 수 있단 자신감은 충만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팀게임을 하니 한계에 부딪혔다. 내 한계를 인정하고 연습하니 게임이 잘 풀리더라. 지금은 정글러로서의 경험을 살려 정글 동선이나 플레이를 예측할 수 있게 됐다. 정글러로 포지션을 변경했던 게 유익한 경험이었다.
▶ 박종익=LoL은 팀 대 팀으로 연습을 한다. 우리는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연습을 한 셈이다. 스프링부터 훈련을 시작해서 서머 때 바텀 듀오의 평가가 바뀐 것을 보면, 효과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 박종익=감독님이 요즘 자주 웃고 다니시더라. 예전에는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웃음). 롤드컵에서도 잘하시면 좋겠다. 그리고 태일이 형도 타지에서 힘들었을 텐데 진출해서 기쁘다. 진출한 김에 페네르바체가 그룹 스테이지로 올라가서 롱주와 겨루는걸 보고 싶다(웃음) .
- 곧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다. 팬들에게 추석 인사를 부탁한다
▶ 하종훈=한가위 때 송편 빚어서 맛있게 드시고, 가족의 소중함도 깨닫는 시간이 되시면 좋겠다.
▶ 박종익=가족들과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란다. 참고로 추석은 절을 하는 날이 아니지만, 절을 해서 꼭 용돈 받으시면 좋겠다(웃음).
▶ 하종훈=팀원들, 코치님, 감독님, 그리고 사무국에 감사드린다. 이번 시즌은 정말 즐겁게 보냈다. 무엇보다 좋게 봐주신 팬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다.
▶ 박종익=팀 내 모두가 아등바등 준비했던 힘든 시즌이었음에도 성적이 아쉽게 나와 미안하다. 다들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1년을 쉬고 돌아왔는데도 많은 응원을 받아 감사한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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