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1.
━ "판결문만 쓴다고 판사냐"···판사가 된 배우, 배우가 된 판사
한 판사는 사법시험보다 대형 기획사 오디션을 먼저 봤던 '랩퍼 판사'다. 싱글 앨범을 4개나 냈고 올해에도 경찰관 랩퍼 윤학석씨의 앨범에 피쳐링을 하는 등 음악활동은 계속 해오고 있지만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법원 직원을 대상으로 드라마 배역 오디션을 본다고 공람이 올라왔어요. 첨부된 문서를 샅샅이 보니 판사도 대상자에 포함이더라고요. 얼른 신청했죠."
류씨는 한 판사의 연기에 대해 “말을 하는 직업이어서 그런지 다른 일반인들이 연기하는 것과 달리 떨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잘 하더라. 그게 연기에 있어서는 최대의 강점이다. 법원에서 스트레스 받은 걸 연기로 푸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도 받았다"며 웃었다. 한 판사는 "늘 주재자로 가운데 자리에만 앉았는데 원고 자리에 앉아보니 느낌이 달랐다. 이번 연기를 계기로 당사자 말을 더욱 열심히 들어주고 아픔을 어루만지는 판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던 초심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 "기존 법정 드라마와는 달라…사법부 가깝게 느끼는 계기 되길"
한웅희 판사: 역대 판사 캐릭터로 나온 배우 중에서 잘생긴 판사가 나온 게 아닐까 싶다. 또 판사들이 실제로 현실세계에서 재벌도 구속하는 일 등을 하다 보니 드라마나 영화에서 권력 지향적인 인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드라마에는 그런 색채가 없다. 주말에 무협지도 보고 야근하며 괴로워하는 소탈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류진 배우: 판사는 감정적으로 움직일 수 없고 그래서는 안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판사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 많이 안 나왔던 것 같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판사도 풍부한 감정을 갖고 고민하고, 그러면서도 본인의 감정과 다르게 판결을 내릴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막장드라마 같은 박진감은 없지만 실제와 비슷하면서도 잔잔하게 만들어져 공감대를 형성하기 좋은 내용이었다.
류 배우: 극중 판결선고를 읽는 장면이 있었는데 A4용지 한 장 반 분량이었다. 제가 22년 연기생활하면서 받아 본 대사 중에 제일 길었다. 작가가 아니라 판사님이 쓰신 것이다 보니 진짜 판결문을 써 준 거다. 촬영 때 대본을 중간중간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배우 입장에서는 일단 다 외워야 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달달 외우느라 애를 먹었다. 결국 촬영 전에 절반 넘게 쳐 냈는데 그러고 나니 앞뒤가 안맞는 것 같고 오해의 소지도 있을 것 같더라. 판사는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싶었다.
한 판사: 현직에 있으면서 연기를 한다는 것이 부담되는 측면은 있다. 판결이라는 게 한쪽은 억울할 수밖에 없는 것인데 혹시 저에게 억울한 판결을 받은 분이 드라마에서 저를 보고 "저 판사는 왜 저기서 저러고 있지?"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같이 일하는 동료나 선후배들은 좋아한다. 저희 부장님은 "한 판사 연기하는거 5분부터 나온다"며 다른 판사님들에게 전파하고 다니실 정도다.
류 배우: 시선처리를 가장 고민했다. 피고인·검사·배심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양 옆에 다른 판사들도 있는데, 재판장으로서 누군가와 눈을 마주친다는 것 자체로 객관성을 잃게 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 또 마음속으로는 피고인이 불쌍해 무죄를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법정에서 그걸 티내면 안되니 표정과 말이 불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한 판사: 국민참여재판에서는 시선이 배심원 수만큼 더 늘어난다. 그래서 더 어려운 부분도 있는데 진짜 부장판사처럼 잘 하시더라. 지금은 민사 합의부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이전에 국민참여재판을 여러 건 맡았다. 배심원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네' 하는 부분이 많다. 기존 재판은 판사 3명과 변호사·검사 등 '법 공부 한 사람 5명'이 사건을 바라보는 거지 않나. 국민참여재판이 더 활성화 되면 좋겠다.
한 판사: 법정에 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법원을 무섭고 무겁게 느낀다. 증인으로만 와도 떨면서 긴장하는 분들이 많다. 이 드라마를 통해 그런 분위기를 조금은 따뜻하게 만들고 거리감도 좁힐 수 있었으면 좋겠다. 드라마 조회수가 더 올라가 시즌2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류 배우: 일반적인 관공서처럼 될 수는 없지만, 사법부가 어느정도의 선을 지키면서도 사람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 예전엔 분쟁을 법의 힘을 빌지 않고 해결하려고들 했찌만 요즘은 재판을 통해야 오히려 분쟁의 소지가 없다는 걸 많이들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법원이 최대한 공정하게 판결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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