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타2를 세계 8강으로 이끌었던 '마치' 박태원이 사회로 돌아왔다. 지난 2016년 4월 해군으로 입대한 박태원이 23개월의 복무를 마치고 2주 전 전역한 것. 박태원은 지금은 사라진 MVP 피닉스의 선수로서 만화 같은 스토리를 보여줬다. 그는 MVP 피닉스가 한국 최초로 디 인터내셔널4(TI4) 와일드카드, TI5 8강에 진출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
도타2로 돌아온 박태원은 중국 신생팀 에코 인터내셔널 코치로 활동하기 위해 광저우로 떠났다. 출국 전 만난 박태원은 "선수, 코치 어떤 분야서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디 인터내셔널(TI)8이 끝나고 난 뒤 기회가 되면 선수로 돌아오고 싶다"고 말했다.
- 입대를 앞두고 인터뷰를 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전역이다
▶ 아직 새롭게 시작한 게 아무것도 없어서 휴가를 나온 것인지, 아니면 전역을 한 건지 모르겠다. (웃음) 사회인이 된 지 13시간밖에 안 됐다. 아무런 느낌이 없다.
▶ 힘들고 지겹기도 했는데 나름 잘 보냈다고 생각한다. 해군 병기 병과로 근무했다. 해군은 기수 제도인데 수병 중 동기가 13명이었다. 내가 나이가 많았지만, 동기들과 친구처럼 잘 지냈다. 도움도 많이 받았고, 재미있는 일도 많았다.
▶ 나오자마자 선수로 복귀하기 위해 휴가 때마다 게임을 많이 했다. 그런데 돌아오려고 하니까 잘하는 선수가 정말 많아졌다. 예전처럼 선수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다.
- 선수 복귀는 e스포츠가 그리워서 선택한 건가?
▶ 맞다. 첫 번째 휴가 때는 거의 게임을 안 했다. MMR(Matchmaking Ranking) 점수도 5,100점까지 떨어졌는데 제대하고 난 뒤 빨리 복귀하기 위해선 감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컴퓨터도 좋은 거로 바꿔서 휴가 때마다 게임을 열심히 했다.
- 적지 않은 나이인데 복귀에 대한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는지?
▶ 부모님께서 응원을 해줬다. e스포츠에서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다.
▶ 지금은 코치로 중국에 가지만, 선수로 활동하고 싶다. TI8이 끝난 뒤에는 선수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 도타2에는 30대 선수도 많다. 목표를 선수 복귀로 잡고 연습을 하면 코치, 해설자 어떤 분야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 방식이 바뀌었고 잘하는 팀도 많아졌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실력적인 부분을 떠나서 팀 단합력이 중요해졌다. MVP 피닉스에서 주장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기에 이런 상황은 긍정적이다. 코치로 가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솔로랭크도 120등까지 올라가서 자신감도 있다.
- 예전 팀원들과 자주 만나는지?
▶ '큐오' 김선엽 등 사람들과 가끔 만난다. 팀리퀴드 코치로 있는 '힌' 이승곤과 만나서는 얼마 벌었는지 직설적으로 물어봤다. (웃음)
- 에코 인터내셔널 팀은 어떻게 가게 됐나?
▶ '포렙' 이상돈과 서울서 만나서 이야기하는데 코치 제의를 받았다. 이제는 코치가 대회 때도 부스에서 픽 밴을 관여할 수 있다. 합류한 지 일주일밖에 안 되긴 했지만, 충돌 같은 건 없었다.
▶ 지금까지 다 오픈 예선부터 시작했다. TI에 갈 수 있는 팀은 오픈 예선에 가더라도 통과할 수 있을 거로 생각된다. 예전 DAC 2015 때 부진 하는 등 바닥을 경험해봤다. 부담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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