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박상진의 e스토리] 게이밍 기어 제조사 앱코 오광근 대표, e스포츠 후원을 말하다

Talon 2018. 6. 12. 23:55

게임, 그리고 e스포츠가 성장하면서 정체기를 맞았던 PC 게이밍 시장도 다시 활기를 찾았다. 특히 게이밍 기어 시장은 일반 주변기기 시장의 침체와는 달리 호황을 누리며 점점 규모를 키워갔다. 게이밍 기어 제조사 역시 앞다퉈 e스포츠 팀에 후원을 시작하며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자신을 알렸다. 

지금까지 국내 게이밍 기어 시장은 거의 외국 기업들이 차지했다. 그러나 한 국내 제조사가 게이밍 기어 시장에 진입했고, 이제 중저가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고가 시장 및 세계 무대에 진출할 목표를 세웠다. 바로 앱코(ABKO).

앱코는 PC 케이스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다. 2012년 이후 PC 케이스 시장 점유율을 올리며 발판을 다진 앱코는 게이밍 기어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했고, 올해 국내 e스포츠 팀인 아프리카 프릭스-팀 블라썸-다나와 DPG를 후원하며 본격적으로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PC 케이스로 시작한 회사가 게이밍 기어를, 그리고 이제 세계 시장까지 진출하게 된 과정은 어떻게 될까.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코리아(이하 롤챔스) 서머 개막을 앞두고 아프리카 프릭스의 후원사 앱코의 오광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에 앞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앱코 대표이사 오광근입니다. 앱코는 PC 케이스를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고, 2012년부터 PC 케이스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PC 케이스 품질로 고객들에게 인정을 받았고, 그 이후로 게이밍 튜닝 케이스 시장으로 영역을 넓혔습니다. 튜닝 케이스로 게이밍 시장이 점점 커지는 걸 직접 확인한 2014년에 게이밍 기어 시장 진출을 준비해 다음 해인 2015년에는 제품을 출시했죠. 지금은 PC 케이스와 게이밍 기어 사업을 주력으로 ICT 교육 사업과 함께 해외 진출까지 준비 중입니다. 
 

사업 영역 확장에는 큰 결심이 필요했을 듯한데, 앱코가 PC 케이스 시장에서 게이밍 기어 시장으로 진출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PC 시장의 성장이 멈춘 지 오래됐습니다. 본체 시장도 그렇고 주변기기 시장도 마찬가지죠. 국내와 국외 가릴 것 없이 성장이 멈춘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하는 분야가 게이밍 기어입니다. 게이밍 기어는 화려함과 기능, 그리고 내구도를 모두 갖춰야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인데, 앱코가 케이스 사업을 진행하며 노하우를 얻은 분야와 거의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진출을 결정했고, 시장에서도 계속 선전 중입니다. 2016년 오버워치에 이어 작년 배틀그라운드까지 게이밍 붐이 계속 이어지며 앱코의 진출 시기까지 잘 맞아들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죠.

게이밍 기어 시장은 이미 글로벌 제조사들이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이런 시장에 진출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앱코의 어떤 장점을 믿고 게이밍 기어 제조를 정하셨나요
PC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소비자 만족도가 중요한 시장이 게이밍 기어입니다. 소비자 만족도는 좋은 제품의 품질과 기능, 그리고 합리적 가격입니다. 이미 앱코는 PC 케이스 시장에서 품질과 가격 모두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았고, 이러한 장점이 게이밍 기어 시장에서도 통할 거로 믿었죠. 그러한 믿음이 적중해 한국 게이밍 기어 시장에서도 앱코가 선전할 수 있었고, 많은 판매량으로 이어졌죠. 해외 브랜드보다 부족하지 않은 기능과 성능, 거기에 가격까지 더해져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미 앱코의 게이밍 기어 제품이 중저가 시장에서는 확실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어떤 이유로 가능한 일이었을까요 
2016년 이후로 게이밍 기어 시장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PC방 사업도 오랜만에 다시 활기를 찾았죠. 고객들이 많이 몰리고, 경쟁이 시작되니 좋은 장비로 승부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인기를 끈 것이 기계식 키보드인데, 기존의 제품들은 고장률이 높았습니다. PC방은 24시간 제품이 돌아가는 극한의 환경인데 보통 기계식 키보드는 넉 달에서 다섯 달 정도면 고장이 났습니다. 1분 1초가 수입으로 연결되는 PC방에서 주변기기 고장은 정말 피하고 싶은 일이죠. 앱코는 그 부분을 노렸습니다. 일반 기계축이 아닌 광축이라는 새로운 축을 개발해 키보드에 장착했죠. 먼지나 오염에 강하지만 키감은 기존 기계식 스위치와 다르지 않다 보니 PC방에서 많이 찾았고, 약 30만 개 이상의 광축 키보드 제품이 판매됐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불량품은 90개가 안 됩니다. 불량률이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신뢰도가 높은 제품으로 인정받은 앱코 키보드를 PC방에서 접한 사용자들도 구매하기 시작했죠. 이러한 신뢰로 가능한 일이었다고 봅니다. 최근 리얼 7.1채널 해드셋도 콕스 브랜드로 판매 중인데, 같은 기능의 외산 헤드셋이 15만 원에서 20만 원 사이입니다. 하지만 콕스 브랜드 제품은 9만 원 근처죠. 품질과 가격 모두 사용자들이 납득할 수 있었기에 지금의 결과가 가능했다고 봅니다. 이러한 이미지가 소비자뿐만 아니라 게임사에도 알려져 얼마 전에는 블리자드와 함께 스타크래프트 20주년 기념 키보드도 생산했고, 앞으로 게임사들과의 협업도 늘려갈 계획입니다. 
 

중저가 시장 제품에 이어 고가 시장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하실 계획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떠한 전략으로 진출하실 생각이신가요 
고가 시장은 나름의 특징이 있습니다. 기능과 가격 이외에도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하죠. 중저가 시장 제품으로 얻은 기술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다양한 고가 제품을 내놓으려고 합니다. 이번 달부터 10만 원에서 30만 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내놓으려고 합니다. 광축뿐만 아니라 무접점 정전용량 방식의 키보드가 그중 하나입니다. 키감부터 시작해 하이엔드 제품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기능을 집약해 한국에 맞는 제품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외국산 브랜드와 경쟁이 가능하고, 왜 이 제품이 이 가격인가라는 질문에 충분한 답이 될 제품들일 선보일 예정이죠.
앱코는 새로운 시장 진출과 함께 e스포츠 팀 후원도 시작했습니다. 어떤 효과를 노리고 시작하셨나요 
앱코가 한국 게이밍 기어 시장에 진출한 지 3년 정도 됐습니다. 일반 PC 시장에서는 유명했지만, 그 외의 시장에서는 아직 브랜드 인지도가 낮았죠. 고가 시장과 더불어 세계 시장까지 나서려면 브랜드를 알려야 했고, 가장 좋은 방법이 e스포츠 팀 후원이었습니다. 프로게이머가 사용할 정도로 기능과 안정성 모두 인정을 받으면 어디서든 통한다는 생각이었죠. 그래서 아프리카 프릭스와 팀 블라썸, 다나와 DPG 등 세 팀을 후원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 프릭스가 엄청난 선전을 하며 롤챔스 스프링 준우승까지 하면서 저희 브랜드도 e스포츠 쪽에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아프리카 프릭스의 계속 성장하는 이미지가 앱코와 맞기도 했고요. 롤드컵 등 국제 대회에서도 아프리카 프릭스가 활약하고, 더불어 앱코의 브랜드가 노출될 수 있도록 계속 후원할 예정입니다. 
 

얼마 전 아시안게임에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채택됐고, 한국도 대표 선발이 완료되어 곧 동아시아 예선에 출전합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에 아프리카 프릭스 선수가 포함되기도 했는데, 점점 커지는 시장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중국 제조 파트너사 대표들과 같이 게이밍 기어 시장을 시작할 당시인 4년 전부터 e스포츠 팀에 투자하라는 조언을 들었습니다. 한국은 신기술에 대해 빠른 검증이 이뤄지고, 한국에서 인정받은 제품이라면 해외로 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였죠. 하지만 당시에는 게이밍 기어 분야에 가진 게 아무것도 없어서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앱코의 제품이 충분히 인정받고, 이를 기반으로 계속 세계로 나아갈 시기라고 봅니다. 이러한 시기에 앱코가 후원하는 아프리카 프릭스의 탑 '기인' 김기인 선수가 아시안 게임에 나가게 된 게 정말 앱코에서는 감사하고 운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안게임은 정말 큰 무대고, 제품 전시회보다 더욱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합니다. 김기인 선수의 합류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죠.

이제 인터뷰를 마치면서 e스포츠 팬들에게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앱코의 장점은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연구개발 끝에 광축 키보드를 준비했고, 개발 초기에 과연 기계식 키보드를 넘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와 걱정을 넘어 좋은 평을 얻었습니다. 특히 PC방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더 다양한 제품을 한국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앱코가 e스포츠 게임단과도 함께 합니다. 앱코의 제품을 사용한 팀들이 좋은 성적을 내고, 그래서 앱코 브랜드가 세계에 알려질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앱코의 강점은 열정 넘치고 빠른 추진력의 사내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앱코의 제품을 사용해 경기하는 e스포츠 팀과, 제품을 구매해 사용하는 분들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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