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이한빛의 티타임] 팀 리퀴드 '코어장전' 조용인이 말하는 2018년, 그리고 새로운 도전

Talon 2018. 12. 4. 09:11
'코어장전' 조용인은 2015년을 북미에서 활동한 후 한국 롤챔스 무대로 돌아왔다. 주전 경쟁 속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조용인은 2016년 롤드컵 지역 선발전에서 서포터로 맹활약해 첫 롤드컵 무대를 밟으며 꽃을 피우기 시작했고, 그 꽃은 2017년 롤드컵 우승 타이틀과 함께 만개했다.

"올해는 모든 부분이 아쉬웠어요." 조용인이 인터뷰 자리에서 털어놓은 말이었다. 롤드컵 우승 후 많은 팬과 관계자들의 기대 속에 시작한 2018년이었지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은메달을 기록하고, 가까스로 올라간 2018년 롤드컵에선 그룹 스테이지 탈락의 아픔을 맛본 것. 조용인은 그 후 한국을 떠나 다시 한번 미국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과감한 선택을 내렸다.

그럼에도 한국에 있는 정든 이들이 많아서였을까. 조용인은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자신의 이야기 못지않게 다른 선수들을 언급하며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야말로 '서포터' 그 자체인 조용인의 2018년 마지막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북미의 팀 리퀴드에 합류하게 됐다. 해외팀 이적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2016년과 2017년에 젠지에서 훌륭한 성적을 냈지만 2018년의 성적이 좋지 못했다.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선 개인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궁극적으론 '더블리프트'와 팀이 정말로 날 원했고, 팀원들이 좋아서 이적을 결심했다.

재미도 내가 이적을 결심하게 된 이유 중 일부였다. 내가 게임을 오래 하려면 재미를 느껴야 한다. '더블리프트' 일리앙 펭과 함께 하면 재밌을 것 같고, 리그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장점 뒤의 이유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또한 지금도 충분히 잘하는 '더블리프트'의 부족한 부분을 내가 채워주면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2018년의 어떤 부분에서 결정적으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나
주된 요소는 아시안게임과 롤드컵이었다.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에 패배한 후 다음 국제 대회에선 중국에게 꼭 이기고 싶었다. '룰러' (박)재혁이에게도 "나를 믿어라. 나와 다시 한번 함께해서 꼭 이겨내자"고 말했는데 결국 롤드컵에서 또다시 패배하고 말았다. 리셋을 하듯이 아예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이번이 2015년 디그니타스 이적에 이은 두 번째 북미 진출이다. 그때와 지금의 마음가짐은 어떻게 다를까 
그때는 잘하고 싶다는 정도에 그쳤다면 지금은 잘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프로로서 잘해야 한다는 점은 마찬가지지만 이젠 더 큰 기대를 받고 있으니 부담감이 생겼다. 하지만 나는 부담감을 오히려 즐기기 때문에 도리어 더 재밌을 것 같다.
북미 팬들이 벌써부터 '더블JJ'라는 팀 리퀴드 바텀 라인의 애칭을 붙여줬다 
내 아이디가 영어로 표기하면 '장전'이 J 두 개로 표기되다 보니 '더블JJ'라고 부르시는 것 같다. 그럴싸하게 들리기도 하고 유니크해서 마음에 든다.

'뱅' 배준식 역시 북미로 이적하는 등 스토브리그 변화가 크다. 2019년 북미 LCS는 어떨 것 같은지
지난 롤드컵에서 북미 LCS 팀인 클라우드 나인(C9)가 4강을 갔다고는 하나 전반적으로 좋은 성적을 낸 지역은 아니었다. 북미 지역이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리그 자체가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좋은 선수들이 북미 팀으로 이적하고 있어서 전체적인 경쟁력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LCS에서 특별히 만나보고 싶은 바텀 듀오는 
'뱅프로무'('뱅' 배준식과 '아프로무' 재커리 블랙)가 가장 이슈가 되는 바텀 조합이니 기선 제압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C9의 '스니키-제이잘' 듀오 역시 꺾을 것이다.
포모스와 올해 신년 특집으로 했던 인터뷰에서 "내년 설날에 이 기사를 봤을 때 부끄럽지 않도록 올 한해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연말이 가까운 이 시점에서 돌이켜보니 어떤가 
모든 부분이 아쉬웠던 한 해였다. 올해 과정은 괜찮았지만 뚜렷한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롤챔스, 아시안게임, 더 나아가 롤드컵에 이르기까지 이뤄놓은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신년 인터뷰를 이야기하니 생각났는데, 그 당시에 내가 94년생 서포터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기억이 난다. '고릴라' (강)범현이가 유럽 미스핏츠로 간다는 기사를 봤다. 둘 다 열심히 해서 2019년 리프트 라이벌즈에서 만나면 흥미로울 것 같다.

이 자리를 빌어 강범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범현아, 우리 올드 서포터들이 잘하면 좋겠어. 네 트위터를 봤는데 "EU>NA"를 써놨더라. 잘해서 리프트 라이벌즈에서 보자.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이적까지 이어진 것인데, 만약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젠지가 롤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면 변화가 줬을까 
한국 팬들도 젠지도 너무 좋기 때문에 만약 그랬다면 이적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이제 나와 재혁이에게도 변화가 생길 것이다. 재혁이가 새로운 서포터와 함께 승승장구하고, 나 역시 새로운 원딜과 함께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3년간 함께 호흡을 맞춘 박재혁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재혁이가 게임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항상 최상급 원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좋은 원석이라서 잘 갈고 닦으면 그 누구도 꺾을 수 있는 그런 원석이라는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정말 재능 있는 친구다. 내년에 누구와 함께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하던 대로 열심히 하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이제 재혁이가 내년이면 선수 생활 4년차가 된다. 재혁이는 항상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몇 년 동안 달려왔다. 잘 안 풀리는 일이 있다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여유를 갖고 해결해도 될 것 같다. 여유를 가지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젠지의 서포터 추가 영입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서브였던 '라이프' 김정민이 주전으로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인데
내가 정민이의 첫 번째 팬이다. 나는 내가 생각하지 못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를 뛰어나가도 평가하는데, 정민이가 그런 방면에서 정말 특출나다. 남들과 다른 좋은 플레이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재혁이와 마찬가지로 정말 좋은 원석이다. 둘이 잘 호흡을 맞춘다면 긍정적인 시너지가 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내가 '룰라(룰러-라이프)'를 많이 응원하고 있다. '트레이스' 여창동 코치님께 많이 배우면 잘할 수 있을 것이다. 

'TL CoreJJ'로서 어떤 각오와 목표를 가지고 내년 LCS에 임할 것인지
팀 리퀴드가 나에게 기대하는 것은 단순 LCS 우승만은 아닐 것이다. 팀 리퀴드는 롤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원하고, 그것은 내 목표와도 일치한다.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팀을 만들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금까지 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감독님, 코치님, 팀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가장 먼저 전하고 싶다. 내년 롤드컵에서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또한, 리퀴드와 계약할 때 도움 주시고 앞으로의 생활도 도와주실 에이전시 JL에게도 감사하다. 

경기 보러 와주시고 응원해주신 팬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LCS도 많이 챙겨봐 주셨으면 좋겠다. 꼭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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