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KeSPA컵 다시보기] '룰러' 박재혁, 한타의 지배자

Talon 2019. 1. 3. 08:37

젠지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이 또 한 번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젠지는 26일 서울 대치동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열린 킹존 드래곤X와의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KeSPA컵’ 2라운드 8강전에서 세트스코어 2대0으로 완승했다. 이제 젠지는 오는 28일 kt 롤스터와 2라운드 4강전을 치른다.

이날 젠지를 승리로 이끈 일등공신은 박재혁이었다. 특히 대규모 교전 상황에서 빛났다. 백미는 1세트 29분 마지막 전투였다. 혼자서 판을 만들고 게임을 매듭지었다. 카이사 궁극기 ‘사냥본능’을 활용해 홀로 적진 한복판에 달려들었다. 당황한 킹존은 순간 대열 유지에 실패했고, 이내 ‘라이프’ 김정민(알리스타)에게 뒤를 잡혔다.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박재혁은 앞서 벌어진 22분 전투에서도 크게 활약했다. 당시 부쉬에 숨어있던 그는 순식간에 상대 주포 ‘데프트’ 김혁규(이즈리얼)를 암살했다. 이어서 ‘커즈’ 문우찬(카직스)까지 잡아내 더블 킬을 올렸다. 김정민을 잃고 퇴각하던 젠지는 박재혁의 슈퍼 플레이에 힘입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박재혁은 7킬 노데스로 게임을 마쳤다.

박재혁의 선전은 2세트에도 이어졌다. 28분 내셔 남작 둥지 앞 전투에서 안정적인 위치 선정으로 끝까지 생존했다. 이때 사상자 없이 3킬을 가져간 젠지는 내셔 남작을 사냥해 승기를 굳혔다. 또 30분 마지막 전투에서는 화려하게 등장해 ‘폰’ 허원석(야스오)과 ‘커즈’ 문우찬(그라가스)의 화면을 흑백으로 만들었다. 최종 성적 5킬 1데스를 기록했다.

두 세트 모두 카이사를 활용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그동안 젠지는 카이사를 중용하지 않는 팀이었다. 이날 박재혁이 높은 숙련도를 뽐낸 까닭에 밴픽 카드를 하나 늘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재혁은 “사실 카이사는 예전부터 스크림에서 많이 썼는데 갈수록 못하는 모습을 보여드렸다”며 “최근 연습 경기에서 성적이 꾸준히 좋아 사용했다”고 밝혔다.

물 오른 기량의 원천은 연습량이다. 박재혁은 최근 활약과 관련해 “올해 아시안게임부터 플레이오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이르기까지 많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드렸다”며 “그래서 더 열심히 연습했다. 꾸준히 연습한 게 좋은 컨디션으로 이어진 것 같다. 이번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샌드박스 게이밍전에 이은 또 한 번의 슈퍼 캐리, 신인 서포터 김정민과의 호흡도 기대 이상이다. 박재혁은 전도유망한 서포터의 활약을 두고 묻자 “처음부터 잘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잘 따라와줘 기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아직은 합이 맞는 편이 아니다. 꾸준히 더 연습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정말로 ‘재혁이 형’이 됐다. ‘코어장전’ 조용인과 함께했을 때는 그가 팀의 막내였다. 지금은 실전 경험이 부족한 김정민을 리드해야 한다. 박재혁은 바텀 듀오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야 하는 상황과 관련해 “솔직히 조금은 (부담감이) 있다”면서도 “이런 부담을 느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제가 형이니까 적극적으로 말을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혁이 자신이 세운 내년 목표대로 바텀 라인의 지배자로 군림할까. 그는 “개인적인 2019년 목표는 모든 바텀 듀오 상대로 라인전을 지지 않는 것이다. 팀으로서의 목표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와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롤드컵을 모두 우승하는 것이다”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젠지의 다음 상대는 kt 롤스터다. ‘강고’ 변세훈과 ‘눈꽃’ 노회종이 그와 맞라인을 설 것으로 예상된다. 젠지 바텀 듀오의 우위가 점쳐지는 상황이지만, 박재혁은 경계를 풀지 않는다. 그는 “이번 대회는 합을 맞춰보지 않은 팀들이 많다. 누가 더 합이 잘 맞느냐의 싸움”이라며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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