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핀과 아프리카의 대결은 치열했다. 원래 잘했던 ‘기인’에 ‘유칼’이 가미되자 아프리카의 경기력이 급상승했다. 그러나 그리핀에는 ‘소드’가 있었다.
‘소드’ 최성원이 탑라이너로 활약한 그리핀은 6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19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 경기에서 아프리카 프릭스를 2대 1로 꺾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아프리카 미드라이너 ‘유칼’ 손우현은 시즌이 열리기 전부터 부활을 자신했다. 뚜껑을 열자 실제로 그의 말은 허세가 아니었다. 올라온 폼이 확연하게 눈에 띄는 경기력이 나왔다. 이날 손우현은 아지르, 사일러스, 이렐리아를 골라 아프리카의 허리를 책임졌다. 라인전뿐 아니라 한타에서도 무서운 존재감을 드러냈다.
손우현의 화려한 복귀전이 될 뻔 했지만 그리핀에는 주장 최성원이 있었다. 몰아붙이는 아프리카의 공세 속에서 최성원은 끝까지 침착함을 유지하며 팀을 든든히 받쳤다. 특히 ‘타잔’ 이승용과 찰떡 호흡은 침체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 촉매가 됐다.
1세트에서 제이스를 고른 최성원은 ‘기인’ 김기인의 니코를 상대로 라인전에서 우위를 점했다. ‘타잔’ 이승용의 세주아니와 찰떡 호흡으로 확실한 주도권을 쥔 최성원은 한 발 빠른 순간이동 활용으로 미드와 바텀에도 큰 영향력을 미쳤다. 이후 엎치락 뒤치락 하는 접전이 이어졌지만 최성원은 듬직했다. 사이드 운영으로 타워를 철거해 나가면서도 전투가 열리기 전에 빠르게 합류하며 팀에 필요한 플레이를 정확히 소화했다.
2세트에서 최성원은 요릭을 골랐으나 아프리카의 노림수에 잦게 끊기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전체적인 팀 밸런스가 무너지며 결국 패배의 쓴 맛을 봤다. 그러나 3세트에서 최성원은 다시금 완벽히 부활했다. 마찬가지로 제이스를 고른 그는 김기인의 블라디미르를 압도했다. 이번에도 이승용의 세주아니와 환상적인 호흡을 보였다. 아슬아슬한 어그로 핑퐁은 단연 백미였다. 중반 이후 합류전에서 최성원은 팀의 부족한 대미지를 정확히 메웠다. 아프리카는 ‘소드’라는 거대한 산에 막혀 결국 화려한 복귀를 성사시키지 못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최성원은 “평소에 저만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었다. 오늘 보여줘서 뿌듯하다”면서 기쁨을 드러냈다. 그는 “칼이냐 방패냐 신경 안쓴다. 어떤 챔피언이든 필요에 따라 잘 사용하고 싶다. 잘해보려고 했는데 2세트에서 요릭으로 벽 친것 밖에 한 게 없어서 ‘이거 안되겠다’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김기인과의 대결을 염두에 뒀는지를 묻자 “상대가 누구인지 고려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러면 감독님께서 ‘정신차리라’고 말씀하신다. 제 플레이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주장으로서 대단한 역할을 하고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모든 선수가 주장이 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오늘 재밌게 경기에 임했다. 즐겁게 플레이했고, 팀 분위기도 좋았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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