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TI8서 분석가로 중계진에 참여했던 박태원은 대회가 끝난 뒤 선수가 아닌 코치로 활동한 시간이 더 많았다. 하지만 그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디 인터내셔널9(TI9)를 앞두고 예전 MVP 피닉스에서 같이 선수 생활을 한 '포렙' 이상돈(현 T1), '페비' 김용민과 함께 팀 지니스브러스를 결성해 동남아시아 예선에 참가했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전승을 기록한 팀 지니스브러스는 결승까지 올랐다. 선수로 TI에서 뛰고 싶다는 '마치'의 꿈이 이뤄지는 듯했다. 그렇지만 결승전서 미네스키에게 2대3으로 패하며 가까이 왔던 꿈은 다시 멀어졌다. 2대1로 앞선 4세트 상대 본진 고대요새(LoL에서는 넥서스라고 한다) 앞 포탑까지 밀면서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한 타 싸움에서 대패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프나틱 제안을 받아 TI9서는 코치로 참가한 박태원은 TI10을 앞두고 다시 선수로 돌아왔다. 아마추어팀이 아닌 정식 프로팀이다. 박태원은 필리핀을 연고지로 하는 TnC 프레데터에 입단해 TI10 진출을 노린다.
박태원이 입단하는 TnC 프레데터는 미네스키, 프나틱과 함께 동남아시아 지역 도타2 명문 게임단이다. 지난 2016년 열린 TI6부터 꾸준하게 참여했고 최고 성적은 8강이다. WESG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했고 최근 열린 TI9서는 패자 2라운드까지 진출했지만, 팀 리퀴드에게 패해 8강에는 오르지 못했다.
- 지난 TI9 예선 결승에서 미네스키에게 졌을 땐 매우 아쉬웠을 거 같다
도타2를 하면서 TI 진출이 절실했다. 결승에 올라갔을 때는 본선에 갈 거 같았다. 확신했는데 탈락해서 매우 아쉬웠다.
게임을 하느라 정신없었다. 생각해보면 오더를 최종적으로 내리는 입장에서 좋은 오더를 내렸어야 했는데 문제가 있었다. 정확한 오더를 내리지 못해 스스로 책임을 많이 느꼈다.
성적은 잘 나오지 않았지만 재미있었다. 팀 시크릿, TnC 와 경기하는데 '선비' 이정재, '힌' 이승곤 형과 만나서 재미있게 이야기했다. 선수로 뛰지 못해 답답했지만, 코치라서 그런지 스트레스는 덜 받는 거 같았다.
- 선수로 복귀하게 됐다. TnC에 5번 서포터로 들어간 것도 이채롭다(도타2는 서포터를 4, 5번으로 구분하는데 4번은 파밍형이며 5번은 하드 서포터라고 해서 짐꾼와 와드 등 팀에 헌신하는 서포터다)
'힌' 형의 추천이 컸다. TI9 프나틱 코치로 갔을 때 TnC 선수 연습실에서 '힌' 형과 자주 이야기했다. 자연스럽게 선수들과도 게임에 대해 토론도 하게 됐다. 코치로서도 좋은 제안을 받았지만 선수(5번 서포터)로서 갈 수 있는 팀 중에서는 최고였다.
- 이 자리를 빌어 TnC에 대해 소개를 해줄 수 있나?
오프레이너(LoL에서는 탑 라이너)는 MVP 피닉스에서 같이 활동했던 'kpii' 다미안 초크다. 팀에는 강력한 미드 라이너인 'Armel' 아르멜 폴 타비오스가 있으며 공격적인 1번(캐리) 'Gabbi' 킴 비야푸에르테와 4번 서포터인 'Tims' 티모시 란드럽이 있다. 팀플레이 성향이 강하며 공격적인 팀이었다. 이제 경험 많은 'kpii'가 합류하면서 운영이 첨부된 팀이 될 거 같다.
게임에 대한 열정과 승부욕만 살아있다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도타2에서 30대 게이머는 저 포함 3명이 있다. 사실 자기 관리가 중요하긴 하다. 부모님께서는 코치로 가는 게 좋겠다고 했지만 나를 아는 선수들은 코치가 아닌 선수로 가는 걸 추천해줬다.
MVP에서 다 열심히 했다. 솔직히 재능있는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웃음) 도타2에서 오랜 시간 동안 잘했다. 다시 생각해보면 환경적인 부분이 좋은 선수를 만드느냐는 생각도 해봤다.
- 2020년 목표를 듣고 싶은데
지금까지 TI에는 초청을 받은 적이 없다. 다 예선을 뚫고 올라갔다. 이번에는 편안하게 가고 싶다. 또 컨디션 관리를 잘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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