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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 '거인' 젠지 무너뜨린 샌드박스의 탑 '칼챔'

Talon 2021. 3. 6. 17:30

'리브 샌드박스'의 상체 중심 운영이 젠지라는 거인을 무너뜨렸다.

5일 LCK 스프링 2라운드 경기에서는 리브 샌드박스와 젠지가 맞붙었다. 경기 전까지 9승 3패 2위로 명실상부한 서부권의 자존심, 젠지와 2승 10패로 바닥에 위치한 샌드박스의 대결. 여론은 손 쉬운 젠지의 승리로 기울었다.

그런데 웬 걸. 열린 뚜껑에는 샌드박스의 저력이 가득했다. 2대0 완승으로 샌드박스가 젠지를 잡았고, 그 결과 젠지는 9승 4패가 됐다. 8승 4패인 한화생명-DRX와 다시 격차가 좁혀졌다. 

샌드박스 저력은 '상체'가 중심이었다. 1세트 카밀, 2세트 이렐리아로 '칼챔'을 플레이한 '써밋' 박우태, 1-2세트 우디르를 플레이한 '크로코' 김동범과 함께 샌드박스는 상체 게임으로 젠지라는 거인의 '하체'를 걸어 무너뜨렸다. 상체에서 기용된 스타일리시하고 기동성이 뛰어난 챔프들이 젠지를 끝내 혼란에 빠뜨린 것이다.

■ 1세트, 결국 통한 카밀의 흔들기

1세트 카밀의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라스칼' 김광희가 플레이한 볼리베어는 탄탄한 벽과도 같았다. '크로코' 김동범의 우디르가 카밀에게 힘을 실어주려 갱킹을 시도했지만, 볼리베어가 6레벨을 먼저 달성해 오히려 '갱승' 당하고 말았다.

이후 샌드박스는 탑에 빅토르-알리스타가 계속 들러주면서 볼리베어를 세 번 연속 '자연의 품'으로 되돌려 보냈다. 힘을 얻은 카밀은 픽의 의미를 살리기 시작했고, 샌드박스는 이를 중심으로 사이드 운영을 펼쳤다. 그러나 젠지의 깜짝 바론시도가 성공한 뒤 한타도 대승하여 젠지가 급격히 유리해졌다.

샌드박스가 불리해진 상황을 뒤집은 것은 우디르-카밀 중심의 기동성이었다. 젠지가 드래곤을 먼저 쳤지만, 단신으로 파견된 크로코의 우디르가 젠지의 심기를 거스르더니 결국 용을 스틸했다.

'칼챔' 카밀은 어느새 볼리베어보다 100여개 높은 CS를 기록해 끊임없이 사이드를 흔들었다. '비디디' 곽보성의 아지르와 볼리베어가 카밀을 끊으려 시도했으나, 그 과정에서 젠지의 본대가 오히려 균형을 잃었다. 우디르의 어그로 핑퐁, 끝내 생존한 카밀이 젠지를 정신 없게 만들며 한타 대승, 그대로 게임을 끝냈다.

■ 2세트, "아니, 베인을 뽑았다고?"

2세트도 샌드박스는 이렐리아-우디르-오리아나-이즈리얼-렐을 뽑아 1세트와 유사한 스플릿 전략을 염두에 둔 조합을 구성했다. 젠지는 이에 맞서 탑을 '잠그기' 위한 사이온과, 바텀의 깜짝 픽 베인을 준비했다.

베인이 뭘 해보기도 전에 게임은 기울었다. 젠지는 초반부터 우디르-이렐리아의 스타일리시한 설계에 말려 3대3 전투에서 대패를 당했다. 자신의 1차 타워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1-2차 타워 사이에서 3대 1로 킬을 내줬다.

이후에도 샌드박스는 페이트의 오리아나가 전투에서 충격파를 적중시켜 대승하고, 합류하지 않은 이즈리얼이 운영상으로도 큰 이득을 보게 된다.

그러자 '스플릿 푸셔' 써밋은 도리어 본대에 합류하는 그림을 보여준다. 오리아나-이즈리얼과 함께 대치구도를 형성해 5대5를 유도하면, 베인을 '구경꾼'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인은 본대에 남아도 할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인지, 젠지는 베인을 사이드로 보내고 타워를 내주게 된다.

젠지는 계속해서 뼈를 내주고 살을 먹여 베인을 키운다. 한타는 대패했지만 바론을 챙기고, 2억제기를 내주고도 미래를 도모했다. 

그 미래는 소년 가장 베인이 점멸도 못 쓰고 잘리며 흙빛으로 변한다. 순간적인 이니시로 증발한 베인. 과거 2017년 SKT T1이 EDG를 상대로 1만 골드 역전 한타를 이뤄냈던 그 장소였다.

샌드박스는 그대로 밀고나가 넥서스를 공격했다. 써밋의 이렐리아가 '초시계 평캔'으로 마지막 한대를 우겨넣으며, 젠지가 기사회생할 희망을 꺼뜨렸다. 이렐리아는 딜량 1등으로 자신의 활약을 증명했다.

2019 시즌 샌드박스 게이밍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것도 상체 '써밋-온플릭-도브' 였다. 개개인의 역량도 뛰어나지만, 1+1을 2가 아닌 그 이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팀 호흡이 있었다. 팀원은 바뀌었지만, 다시 한 번 그때의 팀컬러를 재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출처 : MHN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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