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e사람]나이스게임TV 사장님은 어떤 사람? ‘홀스’ 정진호 대표와의 만남

Talon 2013. 4. 26. 12:28

`즐거운 비주류'에서 `어깨가 무거워진 CEO'로 영원히 고통 받을 정 사장님 이야기


`홀스'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나이스게임TV 정진호 대표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가 게임 및 e스포츠업계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덩달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회사가 있다. 카오스 온라인 시절부터 AOS, 혹은 MOBA 장르의 게임을 주로 다뤄온 나이스게임TV가 바로 그 주인공. 라이엇게임즈와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NLB 리그를 꾸준히 개최해 온 나이스게임TV는 온게임넷 챔피언스 리그와의 연계 외에도 인터넷 방송국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각종 예능 프로까지 선보이면서 이제는 LOL 유저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놀이터로 자리잡았다.

핫한 콘텐츠를 가열차게 제작해 방송하다 보니 회사도 눈에 띄게 발전했다. 일단 직원수가 늘었고, 이플렉스를 통한 VOD 유료 서비스로 안정적인 콘텐츠 수익도 창출했다. 불과 1년 전 인터뷰에서 정진호 대표는 `즐거운 비주류'라는 말로 나이스게임TV를 규정한 바 있다. 콘텐츠가 풍성해지고 인지도가 급상승한 지금, 여전히 나이스게임TV는 비주류일까? 그리고 우리의 `홀스' 정진호 대표는 여전히 즐거울까? 직접 찾아가서 들어 보기로 했다.

`사장님 개인 PC방'이라고 써진 방 안에서 정 대표는 헤드셋을 낀 채 LOL을 플레이하고 있었다. 아프리카 개인 방송 중이라는 우리의 정 대표, 인터뷰에는 아무 관심 없는 듯 했다. 몇 번의 고함 소리와 웃음 소리를 들은 후에야 바로 옆에 마련된 미팅룸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문 앞 팻말에는 `시간과 정신의 방'이라고 쓰여 있었다.

`사장님 개인PC방' 바로 맞은 편에 자리한 `시간과 정신의 방'.
- 1년 전 인터뷰에서 `나는 즐거운 비주류'라고 했는데여전히 즐거운가? 그리고 아직도 비주류라고 생각하나?
"기본적으로 달라진 건 거의 없다. 그나마 예전보다 나아진 것은 LOL 덕분에 더욱 많은 유저들에게 우리의 존재가 알려지게 된 거? 그리고 그로 인해 앞으로 우리가 다룰 비주류 게임들이 더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거. 이번에 하게 된 철권 리그(철권 스트라이크)의 경우도 그런 점에서 출발한 거라고 보면 된다."

- 그래도 직원이 많이 늘어난 것 같은데 처음에 비하면 지금은 어떤가?
"8명에서 시작했는데 지금은 22명 정도니까 많이 늘었다."

- 나이스게임TV는 인터넷 방송 특유의 키치함이 매력이다. 킬링캠프, 장인어른, 뉴메타연구소, 슈퍼스타L 등, 다양한 패러디 제목이 인상적인데 그런 작명 센스는 어디서 나오나?
"그냥 아이디어 회의에서 같이 얘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온다.

- 나이스게임TV의 회의 분위기는 어떤지?
"회의만큼은 제대로 체계를 잡아서 해보려고 부서별로 나눠서 해 보기도 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봤는데 잘 안 맞더라. 그래서 지금은 시간을 정해놓고 하지는 않는다. 사실 전체회의가 어려워서 프로그램 별, 팀 별 회의를 많이 한다. 어쨌든 모든 직원들이 방송과 연관이 되어있기 때문에 문제는 없고 회사 특성 상 일이 재미있어야 에너지가 생기는 회사다 보니까 틀에 맞추는 게 꼭 답은 아닌 것 같다."

`어이, 자네 나랑 친한 척 좀 하지 않겠나?' 가족 같이 친근한 분위기는 나겜TV의 특징
- 재미가 최우선인가
NLB라든지 e스포츠에 관련된 중요한 이슈를 다룰 때는 진지하게 진행하려고 하지만그 외에는 재미있게 놀아야 한다. 경험상 딱딱하게 하는 것보다 그렇게 해야 방송이 잘 나온다.

- 나이스게임TV에 능력자가 많은 것 같다.
"제작팀, 영상팀, 마케팅팀, 출연자들이 있는데 다들 능력이 뛰어나다. 예전에는 기획팀에 작가진들이 있기도 했는데 지금은 출연자들이 직접 작가 역할까지 한다. 작가들을 따로 두고 했더니 출연자들이 편해지는 대신 재미가 떨어지더라. 그리고 사실 나이스게임TV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건 김동수의 추진력 때문이다. 한 번 하겠다고 마음 먹은 일은 정말 빠르게 추진한다. 나는 불안요소가 있으면 그걸 제거하고 일을 하려고 하는 편인데 김동수는 불안함이나 부작용이 있더라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그냥 밀어 부친다. 오로지 직진이라고 할까. 대단한 추진력이긴 한데 목적은 달성해도 안티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면 때문에 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

- 여러 가지 프로그램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코너는?
"장인어른이랑 뉴메타 연구소? 제일 오래되기도 했고 직접 아이디어를 낸 코너이기도 하다. 장인어른도 그렇고 처음에는 소재가 쉽게 고갈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유저가 많아지니까 그게 아니더라.정말 초 장수 프로그램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직접 낸 아이디어라니!
"여태까지는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거의 다 내가 냈다, 그래서 요즘은 직원들에게 그런 걸 많이 요구한다. 물론 `집으로'는 카피디라는 친구가 낸 아이디어다. 사실 사장 입장에서는 도저히 낼 수 없는 아이디어니까(웃음)."

나이스게임TV의 풍성한 LOL 코너 중 하나인 `장인어른'
- 1년 전에도 LOL에 대한 밝은 전망을 내놨는데 거의 그대로 들어 맞았다.
"라이엇에서 초반 마케팅 전략을 굉장히 잘 썼다. 카오스온라인을 계속 했기 때문에 아는데 라이엇이 플레이어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훌륭했다. 나도 들은 얘기인데 하드코어 카오스 유저들을 상대로 LOL 테스트를 했다더라. 거기서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자존심이 굉장히 강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대놓고 넘어와라 소리를 하지 않고 관망하는 쪽으로 바꿨다. 쉬운 전략은 아니었을 텐데 오로지 게임으로 얘기하면서 승부를 본 거다. 카오스 출신 LOL선수들도 많은데 마지막까지 카오스에 남아 있다가 `어쩔 수 없다. 넘어가자'하고 LOL로 전향한 고수들이 꽤 많다. 결국 e스포츠정책을 잘 가져간 셈인데 카오스 고수들이 프로게이머를 목표로 하게끔 자연스럽게 갈아탈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피시방 올챔프 프리미엄 혜택도 좋은 선택이었다."

- LOL은 국내 피시방 점유율 1위에서 내려오지 않는 게임이 됐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게임 장르 중에서 모든 재미가 들어가 있는 것이 AOS 장르다. 결국은 대세가 될 수 밖에 없다. 보는 재미, 하는 재미, 커뮤니티까지, 게임을 통해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모든 요소가 다 들어가 있는 게임이 많지가 않다. 모든 게임 개발자들이 꿈꾸는 게임이 `접근은 쉽게, 마스터는 어렵게'라고 들었다. 그게 바로 지금의 LOL이다."

- 그래서인지 요즘 AOS장르의 게임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 곧 도타2가 국내에서 시작되고 향후 블리자드 올스타까지 예정되어 있는데 AOS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지켜봐야지. 도타2만 해도 일단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건 확실하다. 물론 LOL 유저들을 뺏어가는 게 만만치는 않을 거다. 라이엇이 그랬던 것처럼 초반에 어떤 전략을 쓰느냐에 달려 있겠지만 수익모델을 만들기 어려운 장르이다 보니 쉽지 않을 것이다. 잘못해서 밸런스를 붕괴시키는 아이템이라도 나오면 장기적으로 크게 악재가 된다. 그래도 LOL 때문에 AOS 혹은 MOBA 장르가 친숙해 졌으니 다행이지 않은가."

비주류 게임 마니아들의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정진호 대표
- LOL 얘기는 그만 하고, 철권 리그 얘기 좀 해보자. MBC게임과 온게임넷이 철권리그를 한 번씩은 다뤘지만 결국 없어져서 아쉬움이 컸다. 나이스게임TV가 게임 팬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한 타이밍인데
"옛날부터 하고 싶었다. 회사에 어느 정도 안정적인 금액이 확보가 되면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이 철권리그다. 이플렉스 정액제 서비스를 하게 되면서 이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철권 태그 토너먼트2가 기반이며 이름은 `철권 스트라이크'다. 2014년 3월까지 총 4시즌을 진행하고 왕중왕전도 계획하고 있다. 1:1 대결이고 반다이남코게임즈, 윈디소프트, 연세어뮤즈먼트가 도와 주셨다. 처음에는 콘솔로, 스폰서 없이 작게 시작하려고 했는데 일이 커져버린 케이스다."

- 왜 그렇게 하고 싶었나
"비주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의 설움은 비슷하다. 워3때부터 그런 걸 잘 알았기 때문이겠지. 최대한 가볍게 접근하는 대신 꾸준히 대회를 개최해주고 싶었는데 일이 커져서 약간 부담이 되기는 한다."

- 나이스게임TV에서 스타2를 다룰 생각은 없나?
"스타2! 하고는 싶다. 다만 우리가 낄 자리가 있을 지는 모르겠다. 리그는 힘들어도 스타2 가이드 프로그램이나 예능 프로는 만들어 보고 싶다. 요즘 보니까 확실히 자유의 날개보다 재미있어졌더라. 스타2는 유저들을 계속 불러 모아야 하는게 가장 포인트인 것 같다.

나이스게임TV에 반한 젊은이들이 적지 않기에 정진호 대표의 어깨는 날로 무거워져만 가는데…
- 예전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인상적이었다. 나이스게임TV 정진호 대표는 어떤 `사장님'인가
"많이 모자란 사람이다. 그래서 항상 순리대로 가려고 한다. 1년 전에 비하면 계속 발전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억지로 욕심을 내면서 하고 있지는 않다는 얘기다. 앞으로도 무리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난 그냥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직원들이 `저 사람은 믿어도 된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게 해줘야지. 오랜 시간 동안 어렵게 회사를 꾸려 왔지만 나를 믿고 버텨준 친구들이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한 번 내뱉은 말이나 약속은 꼭 지키려고 노력하니까 그러면 되는 것 아닐까. 아직까지는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는 것 같다. 내 능력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직원들의 능력을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 나이스게임TV 안에서도 `CEO는 경영만' 이런 구호가 많던데..
"방송 출연의 경우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빨리 만들고 싶다. 이미 e스포츠 중계 쪽은 많이 빠지고 있는데 단군이나 빛돌이 잘해주고 있고 화진도 키우고 있으니까. 하지만 아직까지도 단체 토크쇼는 마음이 안 놓인다. 특히 외부 약속이 많은 월요일과 금요일에 방송이 있어서 더 그렇다. 나 없이도 재미있게 할 수 있으면 언제든지 빠지려고 생각 중이다. 제발 그렇게 해주라."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직원들에게 `우리 잘 되고 있으니까 조금만 더 힘내자'는 말을 하고 싶다. 똑바로 하자는 얘기다. 하하. 나중에는 적당히 일하고 돈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그리고 요즘 스타2도 다시 잘 되고 있고 포모스가 e스포츠 쪽에서 갈수록 활발한 사이트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좋은 기사, 재미있는 기사 많이 써 주시기를."

협곡의 소환사들이여, 나이스게임TV 정진호 대표가 경영만 할 수 있는 그날까지 응원을!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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