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DRX의 지휘봉을 잡은 편선호 감독의 이야기처럼 이번 대회는 팀들의 경기력 차이가 줄어들었다. 비록 결승전에서는 완패했지만 전 오버워치 리거였던 '준바' 김준혁이 뛰었던 온 슬레이어스는 물론 DK 역시 DRX를 추격하며 이후 스테이지에 대한 기대를 높였고 아무도, 심지어 자신조차 기대하지 않았던 홀리 몰리는 패자 준결승까지 오르며 이변의 주인공에 올랐다. 이들 말고도 거의 모든 팀에서 눈에 띄는 선수들이 등장하며 한국 발로란트 무대의 앞을 밝혔다.
이렇게 선수들이 등장하고 팀 간 경기력이 좁혀진 것은 발로란트 경기를 봐도 확연히 드러났다. 특히 발로란트 챌린저스 코리아 중계진들의 입담은 이러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발로란트 챌린저스 코라아 중계진의 중심에는 아나운서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김수현 캐스터가 있었다.
스포티비 게임즈를 통해 e스포츠 아나운서로 커리어를 시작한 김수현 캐스터는 특유의 허스키하지만 단단한 발성이 장점이다. 해외 격투기 링 아나운서 못지 않은 성량을 자랑하던 김수현 아나운서는 발로란트 챌린저스 코리아를 통해 간판 캐스터로 자리 잡았다. 정소림 캐스터 이후 오래간만에 여성 캐스터가 리그 메인 중계진으로 자리 잡은 김수현 캐스터는, 그저 운이 좋고 기회를 잘 잡아서 그 자리에 오른 사람은 아니었다. 아나운서로 활동하면서 틈틈이 캐스터로서의 가능성을 시험받았고, 그 바탕에는 FPS 장르 게임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자신이 중계하는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이야기와 마음을 전달하는 다리가 되고싶다는 김수현 캐스터. '킹존 드래곤 X'를 외치던 김수현 아나운서가 캐스터로 발로란트 챔피언스 코리아 결승 오프닝을 알리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을지 대회가 끝난 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항상 대회를 마칠 때마다 소감이 다른데요, 이번에는 상암으로 장소를 옮기고 발로란트 중계를 하면서 관중 앞에서 처음으로 중계했다는 점이 행복하고 감격스러웠습니다. 그동안 무관중으로만 중계를 했었는데, 앞으로는 관중들과 함께 호흡하며 대회 중계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기대됩니다.
그리고 김수현 하면 LCK 방송에서 보였던 모습 때문에 그동안은 아나운서로 알고 있던 분들이 많았는데,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캐스터 김수현의 모습을 보일 수도 있었죠. 이런 점도 본인에 있어 의미가 클 거 같습니다
작년 발로란트 챌린저스 코리아에 합류해 캐스터로 활동하게 됐는데, 같이 중계하는 정인호 해설과 발로란트를 잘 아는 '빈본' 김진영 해설 덕분에 캐스터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어요. 뿐만 아니라 더 좋은 캐스터가 되기 위한 환경도 만들어졌고요. 캐스터로 방송을 하면 할수록 제가 생각했던 캐스터의 모습보다 재미있고 즐거워서 커리어에 대한 욕심이 더 생겼습니다.
발로란트 챌린저스 코리아가 캐스터로 첫 활동은 아닌 거로 알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어느 시점부터 아나운서 김수현이 아닌 캐스터 김수현으로의 경력을 쌓게 되었을까요
게임 방송국이었던 스포티비 게임즈 입사 후 초기부터 캐스터의 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었어요. 당시 같은 방송국이었던 진태호 피디님이 저에게 캐스터 이야기를 하셨고, 같이 FPS 방송을 제작하고 중계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저도 계속 기회를 얻었어요. 캐스터로 처음 중계에 나선 건 2017년의 일이었고, 당시만 하더라도 '나는 캐스터를 하면 안 되겠다'하는 생각을 했죠. 하지만 꾸준히 기회가 주어졌고, 그래서 제가 캐스터를 아예 못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사실 당시에 e스포츠 중계진 캐스터라면 성승헌 캐스터나 전용준 캐스터, 정소림 캐스터, 박상현 캐스터 등 정말 대단하신 분들로 가득한 시기였거든요. 이런 분들 사이에서 제가 인정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저는 이제 캐스터를 시작했으니 앞으로 10년은 비판도 받고 욕도 먹으면서 성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특히 성승헌-정소림 두 캐스터의 중계를 보면서 제가 어떤 모습의 캐스터가 되어야 할지 생각도 많이 하고 용기도 얻었어요.
예전에 저와 나눴던 인터뷰에서 어릴 적 꿈이 아나운서라는 이야기를 하셨던 게 기억에 남는데, 지금은 캐스터로 활동하시며 저와 이야기하는 게 신기하기도 합니다
그렇죠. 그때만 하더라도 아나운서 일이 더 비중이 컸으니까요. 어머니 이야기로는 어렸을 때부터 제가 말하는 걸 좋아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릴 때 부모님이 얘가 뭘 잘하나 싶어서 이런저런 학원에 다 보내봤는데, 제가 웅변이나 남들 앞에서 말하는 걸 그렇게 좋아하고 잘했다고 하셨죠. 웅변대회에 나가서 상도 받고. 그래서 어머니가 "수현이는 아나운서를 하면 되겠네"라고 항상 이야기하셨고, 그 이야기를 들은 저도 당연히 제가 커서 아나운서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후에도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정석 코스를 그대로 따라갔는데, 지금은 캐스터가 됐네요.
어린 시절부터 아나운서 이야기를 들었는데, 입사하고 캐스터가 맞을 거 같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황당하셨을 수도 있을 거 같네요
아나운서 아카데미 시절 항상 제 단점으로 나왔던 게 허스키한 목소리였어요. 발음이 좋고 단단한데 목소리 톤이 맑지 않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이런 목소리가 단점이 아닌 개성이 되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아나운서로 활동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어요. 스포츠나 기상 아나운서로도 도전했는데 목소리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죠. 그런데 e스포츠 방송에서는 제 목소리가 오히려 장점이 되었어요. 대회 중계는 같이 신나고 흥분하는 상황이 많은데, 이런 분위기에서 제 목소리는 아나운서로 활동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았거든요.
제 샤우팅이 양날의 검이었어요. 지금은 제 목소리가 좋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저는 아나운서니까 마냥 이쁘게만 보이고 싶었는데 미국 프로 레슬링에서 하는 장내 아나운서처럼 계속 소리를 질렀어야 했거든요. 하지만 당시에 제 나이도 서른이 넘었었고, 여기서 더 부끄러워할 것도 없다 생각해서 정말 진지하게 소리 질렀는데 대회를 시청하는 분들의 기억에 남을 정도로 재미있었다니 지금 생각하면 다행이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네요.
아나운서 시절 FPS 방송에 자주 참여했다고 하셨는데, 그렇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어렸을 때 게임 자체를 좋아했죠. 하는 것도 좋아하고, 남동생이 하는 걸 보는 것도 좋아했어요. 그리고 게임은 제 동생이 더 잘하니까 옆에서 구경하는 게 그리 재미있더라고요. 본격적으로 빠진 게임은 서든 어택이었던 거로 기억합니다. 게임에 푹 빠져서는 아나운서 학원에 갔다가 집에 와서 게임하느라 밤을 새우고 다음 날 스터디에 갈 정도였죠. 심지어 지방 방송국에서 일했을 때도 방송을 마치면 세팅을 풀지도 않고 바로 피시방에 가서 게임을 한참 했거든요. 다니던 피시방 사장님이 제 모습을 보고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고 했을 정도로요. FPS를 좋아했던 게 도움이 돼서 아나운서 입사 후에도 FPS 방송에 자주 참여했던 거 같아요. 오버워치나 에이펙스 레전드, 모던 워페어 같은 게임도 좋아했고 리그 오브 레전드는 게임을 익히기 위해 칼바람 대전을 자주 했고, 그걸로만 200레벨을 넘겼죠.
FPS 게임을 좋아하고 많이 해서 아나운서로서도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경력이 발로란트 캐스터까지 이어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거 같습니다
라이엇 게임즈에서 FPS 게임을 개발한다고 했을 때부터 계속 기대했어요.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 중계를 하다 보니 더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게임 키를 얻기 위해 발로란트 방송을 보면서 드랍스를 얻어서 시작했는데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그러던 중 좋은 제의를 얻어서 발로란트 첫 공식 대회였던 발로란트 퍼스트 스트라이크 분석 데스크에 참여했죠. 분석 데스크 방송도 좋아하는데, 재미있게 즐긴 게임 대회 중계를 좋아하는 포지션에서 한다는 것도 기분이 좋았지만 롤 파크에서 방송한다는 것이 더 특별했어요. 롤 파크는 기존의 경기장과는 다른 개념의 공간인데, 여기를 발로란트 방송을 위해 간다는 게 너무 자랑스러웠죠. 그런데 당시 방역 상황이 나빠지다 보니 일부 유관중 경기였던 방식에서 무관중으로 바뀌었고, 그에 따라 방송 시간도 앞으로 좀 당겨졌어요. 원래 성승헌 캐스터가 중계를 맡고 있었는데 경기 시간 변경으로 일정이 안 맞게 됐고, 대체 캐스터로 제 이야기가 있었나 봐요. 처음에는 한 세트만 중계하는 거로 알고 있었는데 성승헌 캐스터가 감사하게도 한 세트만 방송하고 나오는 건 이상하니 한 경기 모두 제가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주셔서 제가 한 경기를 다 맡게 되었어요. 그룹 스테이지 경기도 아니고 4강 1경기였는데, 중요한 경기를 맡게 되어 살짝 겁도 났죠. 하지만 성승헌 캐스터가 제가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응원해주신 덕인지 중계를 잘하고 나왔던 거 같아요. 제가 하는 게임이니까 게임에 대해서 모르는 건 없었거든요. 그래서 캐스터로 제대로 방송을 할 수 있었고, 방송을 본 시청자분들과 라이엇 게임즈 분들 모두 좋게 생각해주셔서 발로란트 챌린저스 캐스터 제의를 받았습니다. 제의를 처음 받고는 눈물이 나더라고요. 제가 꿈꾸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중계하고 싶은 종목을 긴 호흡을 가지고 참여하는 게 제 꿈이었거든요. 지금까지 제가 맡았던 대회들은 다들 호흡이 짧고, 다음 대회가 있을지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참여해서 항상 아쉬웠는데 발로란트는 LCK와 비슷한 형태로 해외 중계까지 있죠. 이런 종목의 중계를 맡았다는 게 정말 꿈같았어요.
발로란트는 게임 자체가 쉬운데, 깊이 들어가려 하면 어려워요. 캐스터로 참여한 중계 초창기에는 상황 전달에 집중했죠. 자잘한 상황까지 전달하면서, 제 중계만 듣고도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으면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여기에만 집중하는 건 맞는 방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임 내용을 전달도 하지만 그 사이에서 재미도 찾아야 했고, 요즘에는 중계진 사이에서 나누는 이야기에도 관심을 가지는 시청자들이 많으니까요. 그래서 중계진 사이의 즐거운 분위기를 담아 게임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전하려고 하고 있고,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데 함께 중계하는 정인호 해설의 도움도 많이 받고 있어요. 라운드가 많은 발로란트의 특징을 살린 중계를 하기 위해 저도 더 좋은 방향을 찾는 중이고, 채팅창을 통해 온라인으로 중계를 보는 분들의 반응과 함께 이제는 현장을 방문하신 분들과도 호흡하면서 재미있는 중계를 만들려 합니다.
그리고 캐스터로 중계하면서 이번 발로란트 챌린저스 코리아 스테이지1 결승 오프닝도 하셨죠. 오랜만에 무대 중앙에서 오프닝을 진행한 소감도 남다를 듯합니다
아나운서 시절에도 결승 오프닝을 했고, 무대에 혼자도 섰었죠. 그런데 캐스터라는 무게가 또 다르더라고요. 무대에서 잘 떨지 않는데, 그날은 오프닝 전에 엄청 긴장되어 손도 떨었죠. 그 모습을 본 분들이 제가 어디 안 좋은가 걱정할 정도였는데, 정작 저는 그 무대가 너무 벅차고 감동적이라 그랬던 거 같아요. 정말 오랜만에 무대 중앙에 서서 결승 시작을 알렸고, 아나운서 때는 오프닝을 위한 오프닝을 했다면 이제는 진짜 결승의 시작을 알렸으니까요. 그 차이가 엄청 크더라고요.
아나운서 김수현과 캐스터 김수현으로 대회 중계에 참여하셨는데, 어느 쪽이 자신의 마음에 드나요
저는 지금이 좋아요. 아나운서는 화면에 오래 잡혀서 부담스럽더라고요. 생각해보면 저는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카메라 앞에 서고 싶었던 건 아니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아나운서로 활동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계속 외모에 집중해야 하는데, 저는 늦은 나이에 아나운서를 시작했고 거기에 첫사랑의 이미지가 아니라 친한 누나 이미지여서 어떤 모습으로 카메라에 보여야 하는지 고민도 많이 했어요.
그래도 당시 LCK 참가 팀이었던 진에어 그린윙스 유니폼이 정말 잘 어울렸던 기억이 납니다. 친한 누나 이미지는 아니었어요
아마 같이 대회 경기 중간 박지선 통역과 쉬는 시간 방송을 했던 일이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유니폼의 선이 저랑 잘 맞았던 거 같아요. 그리고 저도 그 옷을 입어보고는 셔츠가 저한테 잘 맞는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거든요. 그때 반응도 좋아서 저도 기억하고 있던 순간이에요.
여전히 지선이와는 자주 연락하고 만나요. 지선이의 그분과 함께 제 집에 놀러오기도 하고요. 소중하고 신기한 인연이죠. 그때 정말 마냥 아기 같았는데 지금은 피디라니 정말 놀랍고, 잘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렇고 지선이도 그렇고 서로 꿈을 이뤘으니까요. 같이 해적방송을 하면서 지선이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자기는 라이엇 게임즈에서 일하는 게 꿈이라고 했었어요. 그리고는 지선이가 저한테 언니는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저는 오래 살아남는게 꿈이라고 답했더니 지선이가 한참 웃었던 기억도 나네요. 여성 아나운서의 경력을 오래 이어가는 건 사실 힘든 일인데, 저도 캐스터로 활동하면서 중계를 통해 제 에너지를 발산하는 일을 하게 되었고 이게 제 꿈을 이룬 것이라 생각해서 뿌듯합니다.
30대에 들어서서 캐스터라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점도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고 봅니다
이 길이 쉽지는 않고 진입장벽도 낮은 편이 아니지만, 어쨌든 새로운 길을 가고 있는 건 맞아요. 하지만 제가 잘했다기보다는 주위에서 감사하게 기회를 많이 주셨고, 이제는 1년 계획이 잡힌 리그에서 캐스터로 활동할 수 있게 됐죠. 주위에서 정말 많이 도움을 주셨고, 어떨 때는 제게 너무 좋은 일만 일어나니까 이러다가 불행이 찾아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리고 제가 아나운서에서 캐스터의 길을 간다고 했지만, 정소림 캐스터가 있었기에 저의 이런 시도 역시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거의 모든 캐스터가 남성인 상황에서 정소림 캐스터의 밝고 따듯한, 하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 있었기에 e스포츠 중계에서 여성 캐스터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결국 저에게도 기회가 온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성승헌 캐스터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하셨는데, 어떤 도움을 주셨을까요
성승헌 캐스터는 캐스터로서 저의 모습의 시작이자 끝이죠. CS:GO 중계에 참여했을 때 성승헌 캐스터를 만나게 됐고, 캐스터를 한다고 하니까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도 해주셨죠. 말을 아끼시는 분이지만 조언 하나하나가 제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고, LCK 아나운서를 하면서 힘들었던 순간에도 성승헌 캐스터가 "지금을 넘겨야 다음이 온다"고 하시며 마음을 잡아주셨죠. 캐스터로 활동하면서도 조언을 해주셨는데, 그래도 자신의 방식은 따라 하지 말라고 하세요. 저에게 있어서 제가 중계하는 리그에는 성승헌 캐스터가 항상 있었기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초반에는 성승헌 캐스터를 따라 한 모습이 자주 보였는데, 그런 모습을 지적해 주신 후부터 저만의 방식을 찾아가기 시작했어요. 캐스터 생활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분이죠.
제 남편이 집에서 일하는 사람이고, 집에서 식사를 챙겨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을 거예요. 저도 결혼을 하고 그렇게 해주려 했는데 어느 순간 힘들더라고요. 아예 그만둔 건 아니고 여력이 있으면 식사를 챙겨주는데, 그만큼 일에 대한 욕심도 있었거든요. 그 부분에서 남편이 초반에는 살짝 아쉬워했는데, 서로의 직업이 서로에게 시너지를 주더라고요. 우리 부부는 직업 특성상 서로 개인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이거든요. 각자 활동을 하다 보니 서로의 시간이 생겼고, 같은 분야에서 일을 하니 상대의 일을 이해하기도 쉬웠죠. 그래서 결혼을 잘했다고 생각하고, 저 말고도 다른 여성 아나운서인 문규리 아나운서나 이현경 아나운서가 결혼 후에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모습을 보이는 게 좋은 일이라고도 생각해요.
이제 본인의 꿈을 이뤘으니, 캐스터로 새로운 목표가 있을 듯합니다
어려운 질문이네요. 지금은 방송에서 거슬리지 않는 목소리가 되고 싶습니다. 무언가 되기보다는 들으면 신나고, 선수들의 노력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제대로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중계를 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지금 경기를 하고 있는 선수들이 그저 스쳐 지나가는 선수가 되지 않게끔 언제나 선수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준비성을 가진 캐스터가 되고 싶습니다.
김수현 캐스터의 모습을 보고 꿈을 가지는 사람들도 이제 생겼을 텐데, 어떤 조언을 할 수 있을까요
기회가 많아야 꿈을 이룰 수 있는데, 지금 당장은 게임 제작 방송국이 줄어든 상태라 쉬운 상황은 아니에요. 하지만 기회가 없는 건 아니고, 작은 일부터 차차 만들어 나가면 언제든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죠. 캐스터도 아나운서처럼 기본적인 부분은 모두 갖춰야 하고, 경험도 많아야 해요. 꼭 큰 대회나 잘 보이는 곳에서 시작하지 말고, 작은 기회라도 만들어 나간다면 본인이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계속 연습하고 경험을 쌓으면서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걸 외부에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작년 발로란트 마스터즈에 진출한 누턴 게이밍에 사람들이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결국 돌풍과 이변을 만들면서 중계를 하던 저도 감동했었어요. 발로란트는 매 순간 함성과 열기를 함께 할 수 있는 e스포츠입니다. 이번 마스터즈도 진행 중이고 발로란트 챌린저스 코리아를 통해서 DRX로 이름을 바꾼 VS가 국제 대회에 나서죠. 대회 전 DRX 선수들과 통화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대회에 나가서 못 하면 계란을 맞을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준비해 국제 대회에 나선 선수들인 만큼 다들 응원해주시고, 재미있게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출처 : 포모스
'발로란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로란트 마스터스] DRX '마코' 김명관 "잘 아는 팀과의 대결 승리해 기뻐" (0) | 2022.04.16 |
---|---|
[발로란트 마스터스] DRX, 페이퍼 렉스 잡고 플레이오프 TOP6 진출 (0) | 2022.04.16 |
'파죽지세' DRX, 발로란트 마스터스 8강 플레이오프서 페이퍼 렉스와 맞대결 (0) | 2022.04.14 |
[발로란트 마스터스] DRX, 브라질 NIP에도 완승 거두며 플레이오프 행 (0) | 2022.04.13 |
[발로란트 마스터스] '제스트' 김기석 "정말 이기고 싶던 한일전 쉽게 이겨 기뻐" (0) | 2022.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