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소환사이야기]'콘샐러드' 이상정이 말하는 행복한 삶이란?

Talon 2013. 6. 11. 14:27

"부나 명예를 쫓기 보단 스스로 행복감을 느끼면서 즐겁게 살고 싶어요"

지난 윈터 시즌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챔피언스 리그에서 '마스터이상정'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콘샐러드' 이상정은 랭크 최고 등급인 챌린저 티어에 본인 명의의 아이디를 두 개나 올려놓은 천상계 유저로도 유명하다. 그가 아프리카TV에서 진행 중인 개인방송은 수많은 LOL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고, 스프링 시즌에 참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상급 미드라이너' 명단에 현역 선수들과 함께 이름을 올린다.

과거 Team OP의 서포터로서 국내 LOL 리그에 첫 발을 들인 이상정은 LG-IM, 제닉스 스톰 등을 거치며 꾸준한 활약을 선보여왔고, 은퇴 아닌 은퇴로 팬들의 섭섭함을 샀다. 아직까지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모호한 LOL 판에서 가장 프로다운 경기력을 뽐냈던 과거를 뒤로한 채 스스로 자초한 아마추어 신분으로 현재를 지내고 있는 이상정, 그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유유자적, 안빈낙도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나른한 눈빛으로 "행복 지수가 높은 삶을 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드러낸 이상정이 말하는 과거와 지금의 LOL 리그, 그리고 앞으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어느 더운 여름 날, 반가운 얼굴 '콘샐러드' 이상정을 만났다
- 오랜만에 근황을 전하게 됐는데요. 먼저 간단한 인사부터 부탁 드려요.
▶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인터뷰로 찾아 뵙게 됐네요. 요즘엔 개인적으로 할 일도 좀 하면서 개인방송도 하고, 여러모로 여유롭게 지내고 있어요.

- 윈터 시즌을 끝으로 리그에선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요. 게이머 생활을 쉬고 있는 현재도 LOL 리그들을 챙겨보는 편인가요?
▶ 네, 그렇죠. 원래부터 친했던 선수들이 많아서 그런지 방송 경기들은 거의 다 챙겨보게 되더라고요. 물론 해외 대회도 가끔씩 봐요. 제일 최근에는 올스타전 경기를 가장 재미있게 봤던 것 같네요.

- 그럼 최근 들어 특별히 눈 여겨 보고 있는 선수가 있을까요?
▶ 음, 아무래도 요즘에 계속 잘하고 있는 선수들이 기억에 남죠. 결승에 올라간 CJ 블레이즈, MVP 오존 선수들이요.

- 정확한 답변은 피하시네요(웃음). 현역 미드 라이너들 중에 본인의 플레이 스타일과 가장 비슷한 선수는 누구인 것 같아요?
▶ 잘 모르겠어요. 제 스타일이 어떤지를 확실히 모르겠다 싶어서요(웃음). 그래도 올 시즌 챔피언스 리그를 쭉 보고 나니 '다음 시즌은 확실히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던데요? 모두 잘하지만 그 중에서도 도드라지는 한 명을 꼽으라면 경험이나 실력 등 여러 면에서 '앰비션' 강찬용 선수가 가장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상정이 꼽은 현존 최고의 미드 라이너는 CJ 블레이즈 '앰비션' 강찬용
- 아프리카TV에서 개인방송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처음 방송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 맨 처음에 시작한 건 LG-IM에서 활동하기 전쯤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작년 스프링과 서머 시즌 사이쯤이었나? 당시에 프로게이머의 솔로 랭크 플레이 같은 걸 보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아서 시작했는데, 보는 사람이 많아져서 게이머를 그만 둔 뒤에도 계속 하고 있어요. 그때부터 쭉 지속적으로 와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약간은 의무적으로 하고 있기도 해요(웃음).

- 인기의 비결이 뭐라고 생각해요? 사실 퍼포먼스적인 부분은 다른 BJ들에 비해 적은 편이잖아요.
▶ 음악을 들으면서 조용히 채팅할 수 있는 분위기라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 방송을 보면 간간이 프로게이머들도 보이니까 더 좋아하시는 게 아닐까요? 경기뿐만 아니라 채팅방에도 종종 게이머들이 출몰하고, 서로 대화하는 모습도 볼 수 있으니까요.

- 인기 방송 순위를 살펴보면 이상정 선수 외에도 대부분의 BJ들이 LOL 관련 콘텐츠를 제작 중이에요. 다른 BJ들의 방송을 시청한 적도 있는 지요?
▶ 당연히 본 적 있죠. '러너'님 방송도 봤었고, 나이스게임TV나 인벤TV도 자주 봐요. 요즘엔 '놀자' 이현진 형도 출연하던데요? 아는 분들이 나오니까 가끔씩 찾아 보는 편이죠.

두 개의 아이디를 챌린저 티어로 유지 중인 이상정
- 챌린저 티어에 두 개의 아이디를 올려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짤린저' 대열에 합류하지 않을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 저도 처음에 올라갔을 땐 몇 번 '짤린저'가 된 적 있어요. 아마 챌린저랑 다이아1 사이에 MMR이 걸려 있어서 오락가락한 것 같은데, 지금은 살짝 올려놔서 그런지 안 떨어지고 있네요. 항간에 제 MMR이 가장 높다는 이야기도 떠돌았었는데, 그것도 라이엇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수치가 아니니까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가 없어요. 확실하지 않은 이야기죠. 사실 MMR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MMR 수치는 결국 랭킹이랑 비슷할 것 같아요. 그래서도 저는 더 1등에 대한 욕심이 없어요. 랭킹이나 MMR 모두 게임에서 이기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예전에 1위를 찍어봐서 더 욕심이 없나(웃음). 참, 조금 다른 얘기지만 얼마 전에 1위가 '임바'에서 '마타'로 바뀌었었는데, 그때 제가 (조)세형이랑 바텀 듀오였어요(웃음).

- 아이디 이야기를 하니 궁금해진 건데, '콘샐러드'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게 된 이유가 뭔가요? 이상정 선수 인터뷰를 하러 간다니까 주변의 많은 분들이 '코울슬로'는 안 좋아하는지도 물어봐 달라고 하던데요(웃음).
▶ 이전에도 몇 번 얘기했던 거 같은데, 중학생 시절쯤 아무 생각 없이 지은 아이디를 계속 쓰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다른 게임에서도 '콘샐러드'라는 아이디를 쓴 적이 있고요. 북미 때도 영문으로 된 'Cornsalad'라는 아이디를 사용했기 때문에 한국 서버에 그걸 그대로 옮겨와 '콘샐러드'와 함께 쓰고 있죠. 북미 서버 오픈 베타 이후 2, 3개월째 될 때부터 LOL을 시작해서 그런지 'Cornsalas'를 선점할 수 있었어요. 챔피언이 약 30개 정도 있을 때였으니 꽤나 초창기 유저였죠? 그리고 코울슬로는 얼마 전에도 먹어봤는데, 역시 전 콘샐러드가 더 맛있는 것 같아요(웃음).

- 저도 콘샐러드가 더 맛있는 것 같아요(웃음). 어쨌든 다시 LOL 이야기로 돌아가 현 랭크 시스템의 장단점을 꼽아본다면요? 불만을 갖고 있는 게이머들도 상당 수 있던데요.
▶ 사실 어느 리그에 있든 게이머들이라면 다 불만이 있을 것 같아요. 시즌2 때 조금 아래쪽 리그에 있다가 이번에 점수를 많이 올린 분들이라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싫어하는 것 같더라고요. 상대적으로 각 계급의 5티어에 있는 사람들은 게임을 지속적으로 돌리기만 해도 강등이 안 되니까 트롤이 많기도 하고, 실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올라가는 분들이 많던데요?
또 점수를 올리는 것과 관련해서도 리그 시스템 때문에 흥미를 잃은 게이머들이 많은 것 같아요. 다이아1에 오면 승리하더라도 한 판에 2, 3점씩 밖에 안 올라요. 한참을 이겨도 챌린저로 갈까 말까 하니까 승급 기회가 너무 적은 거죠. 다이아1에만도 2천명 가까이 있는 걸로 아는데, 챌린저는 고작해야 50명이니까요. 다들 예전만큼 점수 올리는 맛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과거엔 한 판만 이겨도 12점씩 오르고 내리고 해서 큰 재미를 느꼈는데, 요즘은 이기든 지든 변경 폭이 좁아요. 블루, 퍼플 진영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한데, 전체적인 변경 규모가 적다는 게 단점이에요.

- 블루와 퍼플 진영의 난이도랄까, 그런 면 때문에 점수에도 차이가 있는 걸로 아는데요. 초보 유저 분들을 위해 조금만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 일단 정글 캠프 자체가 블루 팀에게 유리해요. 바텀 듀오가 작은 골렘을 먹고 시작할 수 있고, 정글러는 레이스를 먹은 뒤 레드 리쉬까지 받잖아요. 바텀 듀오와 정글러가 같이 작은 골렘을 나눠 먹는다거나 해서 경험치가 더 많은 상태로 라인에 설 때도 있고요. 그밖에 블루 골렘이나 용 컨트롤 같은 데서도 더 유리하죠. 용 싸움이 한참 일어날 때 블루 골렘을 컨트롤하기가 편한 포지션이 블루 진영이에요. 애초에 그렇게 시작하니까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지게 돼 있어요.
그리고 픽 단계부터도 선픽이라 밴픽에서도 앞서죠. 실제로 방송 경기를 치를 때도 블루와 퍼플 진영을 놓고 동전 던지기를 하는 게 다 그것 때문이에요. 약간의 운 싸움이랄까요? 대개 팀들이 전략을 준비해올 경우 블루에서 쓸지 퍼플에서 쓸지에 따라 세부 사항이 다르고, 픽밴도 갈리기 마련이에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5전제에선 첫 판이 가장 중요한 것 같거든요? 그래서 전략을 걸려면 첫판에서 '날빌'을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일단 한 판을 내주고 시작하면 전략 사용에 대한 리스크도 있고, 첫 세트에서 평범하게 패배한 뒤 2세트에서 전략을 쓰고도 또 진다면 걷잡을 수 없이 멘탈이 무너질 것 같거든요(웃음).

Team OP의 일원으로 첫 LOL 대회에 참가했을 당시 모습
- 선수 생활을 할 때 이상정 선수는 직접 전략을 짜는 편이었나요, 아님 팀원들을 믿고 따르는 쪽이었나요?
▶ 전략보다는 챔피언 밴픽에 대한 걸 많이 생각하는 편이었어요. 남이 안 쓰는 챔프들을 연습해 보고 대회에 사용하는 쪽으로 발전시키려 했죠. 꼭 제 라인이 아니어도, 이것저것 해보면서 대회 때 쓸만할 것 같지 않냐고 얘기해주곤 했었어요. 제 기억으로는 작년 스프링, 서머 무렵에만 해도 스크림을 해보면 카서스를 사용하는 게 저희 팀(LG-IM)뿐이었어요. 당시엔 라이즈 같은 게 대세일 때였거든요. 그땐 워낙 리그 자체도 초창기고, 선수들도 적었으니까 가능했던 일이죠.

- 천상계 유저로 활동 중인 이상정 선수가 생각했을 때 '심해'의 기준은 어딘가요? 그리고 심해를 벗어나지 못하는 데는 실력보다 멘탈 문제가 크다는데 동의하나요?
▶ 심해의 기준은 거의 모든 분들에게 똑같을 거예요. 자기보다 밑에 있으면 심해죠(웃음). 다른 기준은 따로 없어요. 다들 싸우려고 하는 게 아니라 장난 치면서 하는 소리죠(웃음). 그리고 실력이나 멘탈, 둘 중 하나만 좋아도 심해를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물론 둘 중 하나만 갖추려면 그 하나가 꽤 좋아야겠죠?

- 혹시 올라운드 플레이어인 이상정 선수에게도 '이 라인만큼은 조금…'이라고 생각되는 포지션이 있을까요?
▶ 서포터요. 제 성향 때문에 너무 답답하단 생각이 들거든요. 가만히 뒤에 서 있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뭔가 답답해요. 가끔 서포터를 하게 되면 지든 이기든 라인전을 빨리 끝내버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로밍을 하는 편이에요. 이전에 Team OP에서 서포터 포지션으로 리그에 참여한 적이 있지만, 대회는 또 다르니까 꾹 참았죠(웃음). 원거리 딜러도 지루한 포지션이라는 평이 많은데, 꾸준히 막타를 먹으면서 견제도 하고, 맵도 봐야 돼서 마냥 지루하다고만은 볼 수 없는 것 같아요. 서포터랑 같이 호흡을 맞춰 가면서 견제해야 될 것도 많거든요. 원딜은 다소 지루한 면이 있어도 하면 할수록 재미있는 포지션이에요.

- 그렇다면 '콘샐러드'의 인생 챔프는 뭔가요? 유독이 애착이 간다든가 승률이 매우 좋다거나 한 챔피언들이요.
▶ 아마도 카사딘이나 마스터 이를 골라야 될 것 같네요(웃음). 대회에서 가장 흥했던 챔피언들이니까요. 요새는 간간이 플레이하지만, 예전에는 솔로 랭크에서도 한창 했었어요. 사실 챔피언 같은 경우엔 돌아가면서 이것저것 하는 걸 좋아해서 한 두 챔피언만 파거나 하진 않아요. 제 전적만 살펴봐도 계속 같은 챔피언으로 플레이한 건 찾기 어려우실 거예요.

- 그렇다면 현재 '이 것만 고르면 꿀을 빨 수 있다'고 추천해 줄만한 미드 챔피언이 있다면요?
▶ 요새 챌린저 티어에서는 카사딘의 승률이 꽤 좋은 편인데, 아마 아래쪽에서도 통할 것 같아요. 잘 버티면서 자라기만 하면 충분히 세거든요. 카사딘을 상대해 본지도 꽤 오래돼서 잘 통하기도 하고, 최근엔 AD 챔피언인 제이스나 이런 게 밴을 잘 당하니까 고를만하죠. 그리고 기본적으로 카사딘은 조금 망하더라고 극복할 가능성이 큰 챔피언이에요. '던지기'가 종종 나오는 솔로 랭크에서는 숨 죽이고 있던 카사딘이 후반에 킬을 주워 먹고 크는 경우가 적지 않게 나오거든요. 대회에선 역전 가능성이 적지만 솔로 랭크에서는 조금 말리더라도 상대 팀이 던지는 경우가 많아서 로밍력이 좋은 카사딘으로 '왕의 귀환'을 노릴 수 있어요. 챌린저 티어에서 게임을 할 때도 카사딘을 만나면 시작부터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아요. 이기기도 힘들거니와 무난하게 자라면 어느새 또 지고 있거든요. 카사딘은 웬만한 미드 챔프를 다 이길 수 있지만, 뭘 만나든 '던지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모든 게 그렇겠지만, 카사딘은 특히 그런 챔피언이죠. 1, 2킬을 먹으면 그 뒤로 화력 차이가 커져서 죽이기 힘든 데다가 도주기까지 좋아서 함부로 대할 수 없어요.

- 카사딘으로 플레이 할 땐 간혹 '메자이의 영혼약탈자'를 구매할 때도 있던데, 효율이 좋은 아이템인가요? 그 밖에도 자주 사용하는 챔피언들의 '꿀팁'들 좀 전수해주시겠어요?
▶ 카사딘한테는 매우 좋은 아이템이에요. 하지만 죽지 않으면서 킬을 주워 먹을 자신이 있을 때, 아니면 너무 망해서 '이거 아니면 답이 없다' 싶을 때 가시는 게 좋아요. 요즘 자주들 사용하시는 라이즈는 아이템 테크트리가 확실하게 정해져 있는 편이라 특별히 드릴 팁이 없네요. 대천사의 포옹과 영겁의 지팡이 정도가 고정된 상태고, 나머지 세 개는 선택적으로 가면 되니까요. 음, 또 뭐가 있을까… 아리는 죽음불꽃손아귀 정도를 자주 뽑죠. 아리를 골랐을 땐 초반부터 상대를 압도해야 돼요. 초반에 이득을 못 보면 상대적으로 힘들어 할 때가 많아서 최근 방송 경기에서 아리가 잘 쓰이지 않는 것도 같고요. 프로들끼리는 다들 수비적으로 플레이 하면서도 할 건 다 잘하니까 실력 차이가 엄청나게 크지 않은 이상은 잘 먹히지 않을 거예요.

Team OP로 활동한 이후 LG-IM으로 적을 옮기기도 했다
- 국내 팀들 중에 최근 픽밴이나 전략전술의 유행을 선도하는 팀은 어디인 것 같아요? 더불어 이상정 선수가 주관적으로 높게 평가하는 팀과 그 이유는 뭐죠?
▶ 최근에는 CJ 블레이즈가 그런 것 같아요. 다른 라인은 잘 모르겠는데 탑 라인에 서는 '플레임' 이호종 선수가 탑 라이즈, 탑 다이애나 같은 것들을 쓰잖아요. 이번 시즌엔 그것 말고는 딱히 유행이라고 할만한 게 없는 것 같아요. 그나마 하나 더 꼽자면 '임프'의 베인 정도? 아무튼 전체적인 밸런스 측면에선 블레이즈가 제일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여태까지는 상대적으로 바텀 듀오랑 정글러가 부진한 모습을 보여 비난을 받았지만, 얼마 전에 있었던 4강에서는 다들 좋은 모습을 보여줬잖아요. 흠 잡을 데 없는 플레이였어요. 그리고 일단 결승에 간 팀을 깎아 내리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죠(웃음). CJ 블레이즈는 정말 강한 팀이에요.

- 직접 경험해본 결과, 개개인의 기량이나 화목한 분위기 등 여러 조건 중에 프로 팀들이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데 가장 필요한 게 뭐라고 생각해요?
▶ 자기 스스로도 잘해야겠지만, 팀원들을 잘 만나는 것도 중요한 운이에요. 우스갯소리지만 '영고(영원히 고통 받는) 라인'이란 표현도 있잖아요. 팀원들이 어느 정도 잘해주면 당연히 좋죠. 팀 게임이다 보니까 한 명만 뒤떨어져도 힘들어지고, 그 라인 자체가 무너질 수 있어요. 그럼 자연스레 한 타도 어려워지고, 게임에서 패배하고 말죠. 모두 중요하지만 저런 부분들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어요.

- '자유로운 영혼'답게 프로 팀 선수들과 한 팀에 있을 때도 숙소 생활은 하지 않았던 걸로 알아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요?
▶ 개인적으로는 PC방에서 게임을 하는 게 제게 더 잘 맞는, 효율적인 연습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필요한 연습이야 저 혼자 있어도 게으름피지 않고 잘 하니까요(웃음). 요즘 개인방송도 집보다 PC방에서 자주하고 있어요.

- 갑자기 든 궁금증인데, 천상계 유저들 사이에서도 속칭 '트롤러'라 불리는 부류가 존재하나요?
▶ 가끔씩 보면 간간이 있긴 하죠(웃음). 아무래도 챌린저 티어엔 프로 선수들도 많고 서로 자주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적긴 한데, 가끔씩 보이긴 해요.

- 멘탈이 좋기로 소문났지만, 그래도 어느 순간엔 확 무너져 내릴 때도 있을 것 같아요. 게임 중 가장 거슬리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면요?
▶ 음…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시비를 걸 사람들은 걸지만, 뭐 딱히 상대해줄 필요는 없으니까요. 사람이라면 실수를 할 때도 있지만, 아주 간혹 멘탈이 나갈 것 같은 때도 있긴 해요. 그렇지만 자신의 문제가 뭔지 알면 다음에는 안 그럴 테니까 괜찮다고 생각해요. 반복하지만 않으면 되니까요.

이상정의 절친으로 알려진 '로코도코' 최윤섭
- 종종 프로게이머들이 개인방송에 조연으로 출연하기도 하죠. 실제로 가장 친분이 두터운 게이머는 누군가요? 또 앞으로 친해지고 싶은 선수도 있나요?
▶ 여태까지 알고 지낸 지 오래 된 '로코도코' 최윤섭 선수랑 가장 친한 것 같아요. 가끔 로코의 경기를 보러 경기장에 오기도 했고요. 최근에는 '마타' 조세형 선수나 '임프' 구승빈 선수하고도 자주 대화하는 것 같아요. '데프트' 김혁규 선수나 '플레임' 이호종 선수도요. 아무래도 게임 속에서 많이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랑은 친해지기가 쉬워서 두루두루 친한 것 같아요. 서로 친해지면 게임 중에 나누는 채팅도 재미있잖아요. 거의 다 친하게 지내고 특별히 새롭게 친해지고 싶은 사람은 없네요.

- 전 Team OP, LG-IM 선수들과도 여전히 잘 지내고 있어요? 이상정 선수가 '용병'으로 뛰었던 팀들인데요.
▶ 잘들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라일락' 전호진이나 이런 친구들은 게임 하면서도 종종 만나고 있고, '링' 정윤성 선수도 저랑 같은 동네에 살고 있어서 친근해요. Team OP야 뭐 당시 멤버들의 대부분이 LG-IM에 속해 있으니 다를 게 없죠.

- 말이 나온 김에 짤막하게 '콘진요'를 진행해 볼까요(웃음)? 숱한 루머들에 휩싸여 있는 이상정 선수에게 해명의 기회를 제공할게요. 먼저 직접 '프로 활동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긴 한가요?
▶ 실제로 저는 프로게이머로서 활동할 생각이 없어요. 정말로요. 개인적인 사정이 있거든요. 프로가 될 생각이 있었다면 진작에 했겠죠.

- 아, 그렇군요. 그럼 이미 기정사실처럼 떠도는 '콘샐러드 부자설'에 대해서는 할 말이 있으신가요? 이 소문에는 '로코도코' 최윤섭 선수의 해외 인터뷰도 한 몫 한 것 같은데요.
▶ 평범하게 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루머에는 '아니다'라고 대답하고 싶어요. 가끔 제 개인방송 시청자들 중에 사생활을 꼬치꼬치 물어보는 분들이 있는데, 조금 짜증날 때도 있어요. 사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는 노코멘트할게요(웃음).

- 아무래도 개인방송을 하다 보면 사생활 침해와 관련된 문제들도 적잖이 발생할 텐데요. '제 방송을 볼 때 이런 채팅만은 자제해주세요'라고 부탁할 만한 내용이 있나요?
▶ 특별히 부탁 드릴 건 없지만, 기본적으로 비매너 채팅과 관련된 것들은 다 싫네요.

다시 선수 생활을 시작할 생각은 없다는 이상정, 앞으로의 목표와 꿈은?
- 참, 요즘에는 LOL 외의 게임은 즐기지 않나요? 이전에는 한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하드 유저였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요.
▶ 이것저것 다 하지만, 최근엔 LOL 서버가 다운 되면 '모두의 마블'이나 '캐치마인드' 같은 간단한 게임을 즐겨요. 도타2는 아직 안 해봤지만, 오픈 베타가 시작되면 그 때 가서 생각해보려고요. 도타 시절에도 초창기 때 해보긴 했어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하드 유저로 알려졌지만, 웬만한 게임은 거의 다 해봤죠.

- 어렸을 적의 이상정 선수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해 지네요.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로는 왠지 문학 소년, 또는 모범생이었을 것 같기도 한데요.
▶ 게임만 좋아했지 공부는 잘 못했어요(웃음). 장래에 대해서도 별 생각이 없었죠.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다 보니 나이를 먹었을 뿐이에요. 학생 때는 친구들과 놀고 게임하고 하는 자체가 마냥 즐거웠어요. 그래도 '문학소년'까진 아니지만, 어렸을 때 책을 제법 많이 읽었던 걸로 기억해요.

- 혹시 게임 외에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가 있나요? 주로 개인방송을 하지 않을 땐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해서요.
▶ 개인적으로 할 게 있어서 낮엔 그런 것도 좀 하고, 그냥 쉬는 편이에요(웃음).

- 답변이 짧은 거 보니 이것도 사생활의 범주에 들어가는 질문이었나 보네요(웃음). 그럼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요?
▶ 그냥 뭐 다들 그렇듯 똑같죠. 잘 사는 거? 전 다른 게 아니라 행복 지수가 높은 삶을 살고 싶어요. 현재 제 행복 지수가 어디쯤 도달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부나 명예를 쫓기 보단 스스로 행복감을 느끼면서 즐겁게 살고 싶어요. 어쨌든 지금의 전 정말 즐겁게 살고 있어요.

- 언제나 유유자적한 '콘샐러드' 다운 말이네요. 간만에 인터뷰를 통해 근황을 전했는데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또는 지인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맘껏 해주세요.
▶ 그냥 다들 즐겁게 게임 하셨으면 좋겠어요. 날씨도 더워졌으니 냉방병 조심하시고요. 정말 많은 분들이 '프로 할 생각이 없냐'고 물으시는데, 요즘처럼 '미친 고딩들'이 많은 시기에 굳이 제가 다시 프로를 해야 될 이유가 있을까요(웃음). 최근까지도 여러 곳에서 제의를 받았지만 조건과 상관 없이 모두 거절했어요. 어차피 저도 주업으로 개인방송을 하는 건 아니니까 걱정 마세요.
그리고 저랑 친한 선수들 모두가 잘 됐으면 좋겠는데, 각기 다른 팀에 있어서 이렇게 말하는 것도 조금 이상한 것 같네요. 공동 1위는 불가능하니까요. 한 해 동안 가장 성공한 선수들은 '롤드컵'에 가는 애들일 텐데, 기본적으로 세 팀이 가게 될 테니 그 중에 제 지인들이 속해 있길 바랄게요. 끝입니다(웃음).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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