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e스포츠는 롤드컵 출전 경험이 있는 '클리드' 김태민, '라이프' 김정민을 비롯해 우승 경력의 '킹겐' 황성훈, '제카' 김건우, '바이퍼' 박도현을 영입했지만, 스프링 스플릿에서 정규 시즌 5위를 기록해 아쉬움을 남겼다.
LPL에서 다시 LCK로 돌아온 한화생명e스포츠의 주장이자 정글러인 김태민은 인터뷰를 위해 만난 자리에서 스프링 스플릿에서 보여준 스스로의 경기력이 아쉽다고 밝혔다. 아쉬웠던 봄을 보냈지만 서머에도 흔들림 없이 우승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김태민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터뷰에 앞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한화생명e스포츠에서 정글러를 맡고 있는 '클리드' 김태민입니다.
올해 LCK로 복귀하기 전 LPL에서 잠시 활동하셨어요. LPL행을 결심했던 이유와 그때의 경험이 어땠는지 궁금해요
당시 이적 시장에 제일 늦게 나왔어요. 한국에서 하고 싶은 마음이 크긴 했지만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중국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초반에 생각한 것에 비해서는 만족스럽게 지냈었습니다.
FPX에서 리더 비슷한 역할을 했었어요. 원래 팀도 2022 시즌에 신인들이 있어서 이끌어주는 사람이 필요했었거든요. 그런 경험이 이번 시즌에 좋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아요. 책임감과 리더십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환경 자체가 다르고 신인 선수들이 많다 보니까 적응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좋은 점들은 터득하고 나쁜 점은 버리려고 했죠.
2023 시즌을 앞두고 다시 LCK로 복귀하셨습니다. LCK 복귀 및 한화생명 e스포츠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한국에서 활동하고 싶었던 이유는 딱히 중국에 있는 게 불편해서는 아니에요. 단지 한국에 있는 게 중국에 있는 것보다 더 편하고, 밥을 먹을 때나 휴가를 보낼 때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더 만족도가 높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력이 오래되다 보니까 이제 팀의 복지나 환경을 주변에서 듣게 되는데, 한화생명e스포츠가 게임을 하는 데 있어서 제일 좋은 환경이 갖춰져 있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만나 뵈었던 분이 손대영 총감독님이셨는데 서로 바라보는 비전이나 원하는 방향성이 비슷해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서로 성적이 간절했다고 느꼈어요. 저도 항상 성적 욕심을 내고 있다 보니 그런 게 와닿았습니다.
커리어에 있어서 많은 것을 이룬 선수들이라고 생각했어요. 다들 동생들이기도 하고, '라이프' 김정민 같은 경우는 젠지에서 같이 해보기도 했어서 적응하는 데 있어서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팀의 최연장자로서 주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주장으로서 고생을 한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하셨는데, 어떤 부분에서 고생이었는지 궁금하네요
선수들이 번거롭다고 느끼는 것이나 어디 가서 뭘 찍어야 하는 게 있으면 그냥 제가 하는 편이에요. 그래도 동생들이 다 재밌게 잘 받아주고 있어서 저도 딱히 거리낌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성적을 낸 선수들이 모인 팀이다 보니까 자기 주장도 강할 텐데, 주장으로서 그걸 잘 조율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연습 과정 기준으로는 서로 생각을 많이 공유하는 편이에요. 필요하면 제가 정리를 할 때도 있고,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정리를 하시는 순간도 있어요. 제가 하는 주장이란 역할이 그렇게 특별하거나 하진 않은 것 같아요.
'LCK 단합대회 정글러편'에서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말을 안 듣는 팀원들이 있다고 하셨던 게 기억나요
사실 게임적으로는 서로 생각을 공유하고 있어서 없는 것 같아요. 게임 외적으로는 '제카' 김건우가 생활적으로 말을 안 들을 때가 좀 있어요. 제가 생활적인 부분에서 시어머니 같은 느낌으로 잔소리를 하거든요. 건우가 그런 거에 있어서 말을 잘 안 듣죠.
제일 힘들게 하는 라인으로는 원딜을 뽑기도 했었어요
원거리 딜러 친구들이 자원을 먹다 보니까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지만, 그만큼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반쯤은 농담이었어요.
이제 스프링 때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정규 시즌 초반에 다소 경기력이 아쉬웠지만 T1을 잡아내기도 했고, 플레이오프에선 디플러스 기아(DK)를 잡아내기도 했어요. 고점과 저점의 차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팀 자체적으로도 그런 부분에서 많이 염려를 했었어요. 제 개인적으로도 정글러라는 포지션상 저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원래 '나만 잘하면 팀을 이끌 수 있다'라는 마인드를 갖고 있었거든요. 다만 이번 스프링에서 제 경기력에 아쉬움도 남고, 팀을 확실히 이끌어주지 못한 것 같아 더 아쉬웠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이번 스프링에 자신의 경기력은 어떤 부분에서 아쉬웠나요
팀원들과의 의견 공유 등 소통적인 부분이 부족했었어요. 의사 소통도 솔직히 잘 될 때는 다 잘 되는데, 원래 잘 되든 게 안 되는 순간이 나올 때가 많이 아쉽더라고요. 연습 경기뿐만 아니라 대회에서도 원래 잘 되던 부분이 안 풀리는 상황이 나왔거든요. 그리고 제 안 좋은 습관 중 하나가 순간적으로 집중하면 말이 없어지는 것인데, 그런 부분이 안 나오게끔 개선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다 우승하려고 온 친구들이에요. 그럴 만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스프링과 동일하게 우승을 목표로 두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태어나서 야구장을 처음 가보는 거였는데, 되게 재밌게 잘 즐기고 왔어요. 살아온 인생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 것 같아 좋았고, 나중에 시간이 나면 더 가보고 싶어지는 장소였습니다.
원래 구기 종목에는 관심이 없으셨나봐요
공으로 하는 운동은 다 좋아하는데 경기장은 딱히 가본 적이 없었어요. 원래 집에만 있는 걸 좋아해서요.
이번에는 응원 단상에 서서 팀원들과 함께 응원도 선보였었죠
그 순간 자체는 부끄러웠는데, 관중석을 보면 정말 다 같이 한마음으로 열심히 응원하시는 게 보여서 신기했어요. 제 입장에선 마냥 새로웠습니다.
정글러는 서포터와의 호흡도 굉장히 중요한데, '라이프' 김정민 선수와는 한 차례 호흡을 맞춰보신 적이 있어서 한결 수월했을 것 같아요. 한 스플릿을 같이 해보니 어떻던가요
같이 하지 않은 공백 기간이 있었지만 서로 좋은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편이에요. 성격적인 부분에선 똑같은 거 같아요. 외부의 시선에서는 조용하게 보일 수 있는데, 팀 내부에선 재밌는 선수거든요.
LPL에서 돌아온 후 성격이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평가를 관계자들에게 받고 있습니다. 심경에 변화가 있었던 걸까요
원래 조곤조곤 말하는 편인데, 젠지에 있었을 때는 약간 날카로웠던 상태였던 것 같아요. 성적에 있어서도 그렇고, 제 자신에 있어서도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았거든요. 중국을 갔다 오고 난 다음에는 조금은 성숙해졌단 느낌은 있습니다.
앞서 한 번 이야기해 주긴 하셨지만 구체적인 서머 목표가 어떻게 되나요
롤드컵에 가는 것은 당연한 것 같아요. 우승을 할 수 있다면 무조건 우승도 하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팬분들께 인사 부탁드려요
항상 꾸준히 응원해 주시고 계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항상 좋고 재밌는 경기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서 롤드컵까지 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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