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결승전 무대, "꼭 우승해야죠"
예선장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이재균 감독
웅진의 이재균 감독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믹키 재균'이라는 별명이다. 핸섬한 외모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던 이재균 감독은 어느덧 '원로 감독'이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됐다.
1999년 스타크래프트 매니아 라는 팀으로 시작한 지금의 웅진 스타즈는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해 왔고, 그 바탕에는 이재균 감독이 있었다. 박정석, 변길섭, 강도경, 박용욱, 나도현, 박경락 등 스타 플레이어들을 발굴한 이재균 감독은 이제 새로운 선수들과 결승에 다시 올랐다. 다시 돌아온 임진묵과 팀의 맏형 라인이 된 윤용태, 저그 라인을 책임지는 김명운, 든든한 이재호, 에이스로 거듭난 김민철-김유진 등 어느덧 나이 차가 훌쩍 벌어진 선수들과 함께 하게 됐지만 여전히 같은 꿈을 꾸고 있다.
스카이 프로리그 2004 1라운드 우승과 그랜드 파이널 우승을 곱씹으며 맞이한 결승 직행. 이재균 감독과 함께 창단 첫 결승 진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봤다.
"먼저 우승 축하 드려요. 정규 시즌 우승컵을 차지하시게 된 소감이 어떠세요."
"어느 정도 확정이 됐다고 생각했을 때 선수들도, 저도 방심을 했어요. 그러다 연패를 하고 나니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죠. 우승을 확정 지은 STX전 전날에는 신경을 좀 많이 썼고, 그 덕분에 이길 수 있었어요. 1등이 확정되고 나니 (김)민철이 우승 때만큼은 아니어도 짜릿하더라고요. 마지막 결승 때 이기면 이 기쁨이 10배로 뻥튀기가 되겠구나 싶었죠."
인터뷰 당일에도 이재균 감독은 선수들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개인 리그 예선장을 분주히 돌아다니며 경기 중인 선수들의 상태를 살폈고, 김명운의 뒤에서 꽤 오랜 시간 관전 하기도 했다. "김도우랑 명운이랑 인간 상성이에요. 여태까지 3번인가 만났는데 한 번도 못 이겼어요"라는 말을 건네 오는 이재균 감독은 김명운의 경기 내내 자리를 뜨지 못했다.
우승 직전 삐끗하면서 2연패를 찍었고, 다시 불안감이 엄습했다. 웅진을 응원하는 팬들 또한 노심초사하기는 마찬가지. 이재균 감독 역시 "지난 시즌에 비슷한 일을 겪었기 때문에 불안했어요"라며 당시 심정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에 아쉽게 플레이오프에 가지 못했기 때문에 너무 화가 났어요. 선수들 없을 때 책상을 내리쳤는데 책상이 부서졌죠. 이사 오고 나서 다시 책상을 사용하려고 보는데 금이 쫙 가서 쓸 수 없겠더군요. '이게 그 때의 분노였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더 마음을 다잡았어요. 당시에 정만 멘탈이 붕괴됐었거든요. 두 달은 멍한 상태로 있었던 것 같아요."
아쉽게 PO에 오르지 못한 지난 시즌
병행 시즌을 맞이한 웅진의 스타크래프트2 성적은 좋았지만 스타크래프트1에서는 기대 만큼의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결국 득실차 차이로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을 때, 이재균 감독이 느끼는 상실감은 엄청나게 클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시즌에는 정규 시즌 우승을 빠르게 확정 지었잖아요. 여러 우여곡절 또한 있었을 것 같은데요."
"시즌 들어갈 때쯤에 손승완 코치가 합류하지 못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게 가장 걱정이 됐죠. 정말 일을 많이 시키던 코치가 나가게 되면서 팀의 중심이 사라졌어요. 그 때까지만 해도 류원 코치는 들어온 지 6개월밖에 안 됐고, 매니저도 새로 들어온 상태였어요. 제가 주도적으로 일을 해야 해서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모두들 많이 도와 줬죠. 생각보다 수월하게 일을 풀어 나갔어요."
오랜 시간 이재균 감독과 함께 해 왔던 손승완 코치의 빈자리는 컸지만 모두들 곱절로 노력해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었다. 서로 도와 가며 한 시즌을 이끌었고, 이는 창단 첫 결승 진출이라는 값진 열매가 돼 돌아왔다.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 사람은 사무국의 김지수 과장이에요. 저랑 몇 년을 같이 해 오면서 선수들 물품도 같이 사러 다니고, 가구도 직접 보러 다녔어요. 숙소도 함께 알아 봤고요. 그렇게 의욕 넘치는 사람이었는데 5년 동안 실패하고 떨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는 걸 지켜 보면서 많이 속상해 했죠. 다른 팀들이 우승하면 플랜 카드를 걸거나 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워하더라고요. 사무국에서 5년이나 일을 했는데 그런 기쁨을 한 번이라도 줘야 하지 않을까 했어요. 이번에도 현수막 들고 찍은 사진을 보내줬더니 '봐도 봐도 좋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웃음). 전임 사무국장, 초대 단장님도 너무 좋아하셨어요."
팀을 지원해 주고 있는 웅진이 위기를 겪으며 게임단 또한 해체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웅진 스타즈는 초반부터 기세를 잡아 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순신 장군이 그랬잖아요. '필사즉생, 필생즉사'라고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죽기 살기로 했죠. 선수들과 지난 시즌을 겪으면서 마찰이 좀 있었어요. 그런데 시즌을 마무리 한 뒤 조금씩 트러블이 줄었고, 서로 이해해 나가기 시작했죠. 대화를 굉장히 많이 했거든요.
서울에서 동탄까지 출퇴근 하는 게 굉장히 힘들고 짜증도 많이 났어요. 가는데 1시간 30분이 걸리다 보니 이동 시간에 여러 생각들을 하게 됐죠. 연습실에 도착하면 뭘 할까, 어떤 걸 준비할까 생각을 하다 보니 나아졌어요. 어느덧 이사간지 8개월이 됐어요. 선수들과 장난도 많이 치고 요새는 잘 지내고 있어요. 선수들도 노력을 많이 했고, 팀 워크도 좋아지면서 초반부터 기세를 잡았죠.
윤용태 선수도 생각보다 150% 잘해줬고요. 여러 가지로 선수들, 코치 모두 노력하면서 잘 하게 됐죠. 전 작은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이에요. 큰 그림을 그려 놓으면 색을 알록달록 하게 넣는 것은 선수들이에요. 선수들이 잘 채워 나갔어요. 각자의 역할에 맞게."
결승 확정의 순간! 잊을 수 없는 사람들
결승이 확정되는 순간 이재균 감독의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간 사람들은 웅진 스타즈에 몸 담았던 옛 동료들이었다. 손승완 코치, 김지수 과장, 김상훈 코치 등 거쳐간 코치 들의 얼굴이 특히 많이 떠올랐다.
"거쳐간 코치들 모두 고생했어요. 항상 격려해 주시는 부장님도 생각났고, 회사 분들도 떠올랐죠. 마지막으로 집에서 항상 응원해 주는 와이프도 생각났어요. 오늘은 끝나고 나서 같이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도 덤으로 했죠. 그 날은 오랜만에 와이프랑 함께 영화를 봤어요. 영화를 몇 달 만에 본 것 같아요."
1등을 확정 짓자마자 축하 문자가 쏟아졌다. 웅진을 거쳐간 선수들이 모두 축하한다는 말을 잊지 않은 채 건네 왔다. 박대만, 윤지용, 정종현 같은 선수들에게 문자가 오면서 이재균 감독은 실감했다. 진짜 결승에 가게 됐구나 하는 생각도 잠시, 그 선수들과 함께 감격의 순간을 누리고 싶어 졌다.
"꼭 오라고 했어요. 꼭 와서 함께 봤으면 좋겠다고요. 박정석 감독한테도 시간이 되면 오라고 했더니 알겠다고 하더군요. 한빛 스타즈를 거쳐간 선수들도 결승전 현장에 왔음 좋겠어요."
마지막 결승 진출의 기억은 2004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SK텔레콤을 무너뜨리며 우승컵을 차지했던 그 순간, 극적인 4:3 스코어는 감동을 더하는 요소였다.
"그 때는 선수 구성이 형편 없었어요. 진짜 기적이었죠. 1등 공신은 강도경이었고, 운도 잘 따라 줬어요. 지금의 상황과 비교해 봤을 때 변하지 않은 게 있어요. 예측대로 경기가 흘러 갔다는 거죠. 올해도 1월 2일에 차 사고가 나면서 느낌이 좋았어요. 연초에 액땜한 기분이라 우승할 것 같았죠.
2004년에는 우승할 거라고 생각지도 못했어요. 그런데 반전 드라마가 일어났죠. 1세트부터 끝날 때까지 엄청나게 잔소리를 많이 했는데 박경락한테 '센터 게이트가 의심되니까 드론 정찰을 보내라'고 말했어요. 그 덕분에 막아내면서 이겼고, 김선기한테는 테테전이니까 모른다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힘을 실어 줬죠. 임요환을 잡아내면서 분수령을 만들었고, 팀플전에서는 2저그가 나오는 바람에 이겼어요. 단 한 장 남아 있는 카드를 마지막 세트에 냈는데 잘 맞아 떨어졌어요. 김선기와 테테전을 수십 판 연습한 나도현을 일부러 아껴 뒀거든요. 테란이 나오면 무조건 이기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예상대로 됐어요."
결승전 무대에 함께 올랐던 선수들은 이제 모두 떠나갔다. 파릇파릇하고 어린, 단체전 결승전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과 함께 새로운 결승을 준비해야 될 때다.
"같이 일했던 코치들이 초석을 다져 놨죠. 류원 코치도 선수들을 잘 정리하고 이끌었어요. 전 밑그림만 계속 그렸죠. 선수들이 오히려 저에게 자신감을 심어 줬어요. 어디서든 당당하게 어깨 펴고 다닐 수 있는 감독으로 만들어 줬죠."
웅진 스타즈를 한 시즌 동안 이끌어 준 김명운-이재호-윤용태
어린 선수들과 지내면서 이재균 감독의 잔소리도 늘었다. STX전을 준비하면서 승패를 결정 짓는 경기라 생각했고, 엔트리를 짤 때부터 마찰이 생겼다. 그래도 류원 코치와의 말다툼 끝에 결정된 엔트리는 4:0 스코어를 만들어 냈다.
"엔트리가 좋아서 이긴 건 아니에요. 선수들이 너무 잘 했고, 재욱이가 잘 따랐어요. 마무리 카드였던 신재욱 선수가 좀 불안했기 때문에 기운을 북돋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많이 했죠. (김)유진이 같은 경우에는 크게 될 선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뽑았어요. 민철이는 진작 폼이 올라왔어야 됐는데 좀 늦었죠."
기대한 것보다 더 잘해 준 선수는 역시나 김명운, 윤용태다. 경기를 많이 나가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해 준 이재호도 수훈갑이다. SK텔레콤의 원이삭, 정명훈을 잡아내면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노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게 된 윤용태와는 얽힌 에피소드 또한 많다. 형들 사이에서 지내던 윤용태를 예뻐 했던 이재균 감독은 "어느 순간 제 자리를 못 찾고 방황하더라"라는 말로 복잡했던 심경을 전했다.
"용태에게 실망해서 2군에 내려 보내기도 했어요. 굉장히 힘든 시절이었을 거예요. 그만하고 싶다는 말까지 나왔죠. 그래서 제가 그만두고 싶거든 스타2를 미리 준비하라고 붙잡았어요.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선수 생활을 더 하는 게 좋다고 했고, 용태가 이 말을 받아 들여 일찍부터 연습하기 시작했죠. 다행히 스타2를 잘 하더라고요(웃음)."
이번 시즌 동안은 다행히 DTD라는 소리를 거의 듣지 않았다. 삐끗할 때마다 터져 나오는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말은 웅진을 지겹도록 쫓아 다녔다.
"선수들도 그 소리를 너무 싫어하고, 저도 너무 싫어했어요.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였어요. 술자리에서까지 그런 농담을 들으니까 화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소리 듣기 싫고, 너네도 듣기 싫지 않냐고 하면서 이번만큼은 절대 그러지 말자고 했죠. 마음 속으로 생각한 게 연패는 할 수 있지만 3연패는 안 된다고 못 박았어요. 2연패할 때마다 긴장감을 많이 심어줬죠. 그럴 때마다 기적적으로 잘하는 애들도 나오고, 확 이기면서 강약 조절이 잘 됐어요. 그런 걸 류 코치가 많이 도와 줬죠."
에결 연패 딛고 개인리그 우승까지 차지한 김민철
에이스 결정전에서 연패를 거두던 김민철도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며 개인리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연패를 거듭할 때마다 울먹울먹 거릴 정도로 힘들어 했던 김민철을 다잡아 주는 것도 이재균 감독이 해야 할 일이었다.
"민철이가 많이 힘들어 했어요. 에이스 결정전에 나가는 것을 서로 꺼려할 때였고, 민철이가 굉장히 잘하고 있어서 신뢰를 많이 받았죠. 웅진 안에서 이길 사람이 없었어요. 유진이, 재호가 아무리 잘해도 민철이가 종족전 가리지 않고 너무 잘했거든요. 그런데 에결을 많이 안 나가 봐서 그런지 긴장을 많이 했고, 준비한 빌드가 역으로 먹히는 빌드이기도 했죠. 그래서 민철이한테 부담 갖지 말라고 했어요. '결국 다른 선수들도 자신 없어 하고 꺼려한다. 네가 그렇게 부담 가지면 안 된다. 오죽 다른 선수들이 못 났으면 에결에 오게 만드냐고 생각해라'하고 말했죠. '에결에 가게 만든 원인을 다른 사람에게 돌려라. 부담 안 갖게. 져도 네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더니 좀 편하게 생각하더라고요."
김민철과 함께 개인리그 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 김유진의 영입도 '신의 한 수'였다. 이재균 감독은 "사람들이 왜 김유진을 영입했는지 물어 보기도 했어요"라며 웃어 보였다.
"전에 유진이와 민철이가 신태양의제국에서 프로리그 경기를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유진이가 원게이트 플레이를 너무 기가 막히게 하는 거예요. 보는 순간 '저건 가르쳐서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연구해서 하는 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중에 크게 될 애라는 느낌이 확 왔죠.
유진이는 실제로도 혼자 연구를 많이 하는 특이한 스타일이에요. 자기만의 빌드가 있고 스타일이 있고, 타이밍이 있어요. 노력을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 게임을 해요. 붙들고 죽어라 시키면 정말 장할 것 같아요. 맨날 웃는 순한 얼굴로 '우승은 나중에 할게요' 하거든요(웃음). 잘 하는 거에 비해서 욕심이 없어요. 자기 말로는 욕심이 많다는데 욕심 없는 스타일 같아요. 반대로 민철이는 욕심을 엄청 많이 내거든요."
얼마 전 e사람 코너에서 만났던 웅진의 류원 코치
선수들의 실력이 무르익고, 결승 진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동안 류원 코치 또한 큰 힘이 됐다.
"제가 코치들을 하드하게 다루는 스타일이에요. 이번 시즌 동안에는 류원 코치가 손 코치의 빈 자리를 정말 잘 채워줬어요. 눈치가 빨라서 잘 적응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너무 고맙죠. 나간 손 코치도 가끔 전화를 걸어왔어요. 걱정되는 부분도 이야기 해주면서 도움을 줬죠."
스타크래프트2로 진행되는 프로리그 결승전에 올랐지만 걱정되는 부분 또한 있다. 프로리그 현장을 찾는 관객 수가 줄어들고 있지만 리그오브레전드를 향한 열기는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스프링 시즌에 전 좌석 유료 판매를 진행한 LOL의 경우 완판 신화를 이뤄 내기도 했다.
"그런 걸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크죠. 스타크래프트를 10년 넘게 봐 왔던 사람의 입장에서 안타깝지만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LOL이 인기가 많다면 어쩔 수 없는 거예요.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면 적응해야죠."
스타크래프트와 또 다른 매력이 있는 LOL팀을 꾸려 보고 싶은 생각 또한 있다. 1인 게임인 스타와 정말 다르다는 걸 알고 있기에 더욱 관심이 간다.
"선수 한 명과 이야기 하는 거랑 다섯 명과 이야기하는 건 정말 달라요. 스페셜포스 팀을 관리하면서 느꼈죠. 다른 매력을 느꼈어요. 스타는 선수 한 명, 한 명이 다 다르잖아요. LOL은 다섯 명을 뭉치게 못 만들면 힘들거든요. 이런 게임도 있어? 하는 생각이 들었죠. 도전해 보고 싶은 느낌이 들었고, 박정석 감독과도 전화 통화를 많이 했어요. 박 감독도 '감독님이랑 LOL이 잘 맞을 것 같다'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어떻게 선수들을 다루냐고 물어 보니까 힘들다는 말을 하던데요. 처음에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울려고 하더라고요(웃음)."
다가오는 변화? 적응해 나가야죠
지금 이재균 감독은 변화의 길목에 서 있다. 스타크래프트는 예전만큼의 위상을 지켜 나가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변하는 추세는 이재균 감독의 힘으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변화에도 적응해 나가야죠. 적응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LOL 프로리그가 생긴다면 새로운 시도가 될 수밖에 없죠.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뭔가 침체돼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새로운 출구를 뚫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가능성을 보여 준 게 롤챔스 결승전의 유료 무대였거든요. 가까워서 전쟁기념관에서 결승전을 치를 때 구경도 갔는데 사람들 반응이 좋았어요. LOL 프로리그를 하게 된다면 고정 엔트리는 안 되죠. 그럴 거면 코칭 스태프가 필요 없잖아요.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봐야 될 것 같아요. 프로리그도 방식이 다양했거든요. 지금의 방식이 제일 낫다고 결정하기까지 10년이 걸렸거든요. LOL도 그런 단계를 거쳐야죠."
엄청난 변화가 기다리고 있지만 먼저 바라봐야 할 목표는 결승전 우승이다. 이재균 감독은 '상대팀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하면서도 자신감은 우주 최강이라고 덧붙였다.
"우승컵, 다시 들어올리셔야죠."
"무조건 우승해야죠, 하늘도 그렇게 도와주고 있고, 사무국-팀-선수들 모두 똘똘 뭉쳐 있어요. 임요환 감독이 한 번 저희 팀에 대해 이야기 했거든요. 남들 눈에도 뭉쳐 있는 게 보이나 봐요. 경기 때마다 사무국이 와서 지켜 보고, 코칭 스태프와 소통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거든요. 단단한 팀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우승에 대한 의지가 보이고 있다는 거겠죠."
이재균 감독은 2004년 결승전의 감동을 뛰어넘는 무대를 기대하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 수 없는 결승전 무대는 떨림과 긴장감을 동시에 안겨 준다.
"감사한 사람들, 고마운 사람들, 거쳐간 사람들.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요. 정말 고생 많이 한 코치, 매니저, 선수들에게도 힘냈으면 좋겠다고 전하고 싶어요. 이재호 선수 외에는 단체전 결승에 올라가 본 선수들이 없거든요. 얼마나 짜릿한 무대인지 느끼게 해주고 싶어요. 서로 믿고 꼭 우승하겠습니다."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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