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to 2023 롤드컵 9번째 주인공은 바로~
T1입니다~!
2022 시즌 종료 후 계약이 만료되는 선수로 페이커가 있었습니다. 다만 선수 본인이 계속 활동하고자 하는 의사가 있고, 최근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로 미루어 보았을 때 재계약은 거의 확정적이라는 추측이 많았습니다.
11월 14일 최성훈 단장과의 계약이 종료되었다. MSI~서머 시절까지 T1 팬덤에게 여러 모로 감독으로서 별 다른 활약상이 없었던 탓에 드디어 나갔다는 반응도 있지만, 감독으로서의 활약상이 없었을 뿐이지 단장직으로는 큰 문제없이 팀을 이끌었고 애초부터 감독보다 그런 직책이 더 어울리는 사람이었다는 평가도 많았던 만큼 의외라는 의견도 많습니다.
이 때문에 비어버린 단장직에 누가 채용될지도 관심거리인데, 마침 T1의 전설적인 감독이었던 김정균 담원 기아 총감독이 현재 FA로 풀리며 김정균 감독의 단장 부임으로 배성웅 감독까지 더하여 완전한 구 SKT 체제의 복귀를 바라는 팬들도 있습니다.
최성훈 감독의 계약 종료를 예측한 사람이 'T1은 올 한해 감코 변동 계획이 없다'라고 밝히며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본인이 자신을 어그로라 밝히며 글을 삭제했고, 또 다른 썰로는 최성훈 단장과 본래 계약을 연장할 계획이었으나 적임자를 찾았기 때문에 계약 종료를 유지했다는 말이 있어 김정균 감독의 FA 시기와 단추가 맞기 때문에 김정균 총감독 부임설이 신빙성을 얻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전역한 마타가 T1으로 온다는 찌라시 역시 돌고 있습니다. 11월 18일 김지환 코치, 에스퍼와의 계약이 종료되었습니다.
11월 22일 김정균 감독이 개인 방송에서 반 년 정도의 휴식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히며 김정균 감독의 부임설은 부정되었습니다.
페이커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과의 재계약이 성공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페이커 또한 재계약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스프링-MSI-서머-월즈 모든 대회의 결승까지 진출한 로스터를 그대로 유지되었기 때문에 작년과는 반대로 별 다른 잡음 없이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습니다. 다만 김지환 코치의 계약 종료로 비어버린 코치진을 어떻게 보강할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1월 25일 조 마쉬가 한국 시간 기준 11월 28일 오전 10시에 코치진과 로스터를 공개한다고 했으나 라이엇의 승인과 최종적인 서명으로 인해서 오후 5시로 연기가 되었습니다. 오후 5시 2군 감독이었던 '로치' 김강희의 코치 영입, '스카이' 김하늘의 배성웅 감독에 이은 정식 코치 선임, '톰' 임재현이 코치로 영입, 페이커의 무옵션 3년 재계약이 발표되며 스토브리그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T1 프런트는 30분 간격으로 감질난 발표를 하면서 팬들의 애간장을 태웠습니다.
다만 국내와 해외 모두 팬들에게는 선수들의 재계약은 좋은 소식이지만 감코진 선발을 놓고 불만이 있었습니다. 국내의 경우 팬들이 바라던 바텀 전문 코치인 피글렛, 마타 등의 영입이 불발된 점과 계약이 연장된 아카데미 감독인 홍승표 감독의 과거 행보와 2022년의 T1을 만들어낸 유스들을 발굴한 세이호 코치와 비교했을 때 안목 능력에 대한 논란과 임재현 코치의 과거 행적을 놓고 논란이 있었고, 해외의 경우 특히 조 마쉬에 대한 적대 여론이 강한 중국을 비롯하여 지나친 T1 위주의 순혈팀 구성에 대한 반발감이 강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조 마쉬, 안웅기 COO, 페이커가 12월 1일 소통을 갖는 방송을 가졌습니다. 처음에는 조 마쉬가 페이커를 방패로 가져온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많았지만, 페이커가 직접 자신이 이러한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조 마쉬는 과거 자신이 벌였던 트위터상에서의 논란, 특히 과거 트럭 시위 때 100명으로 한정 지은 발언으로 여러 분열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또한 디스코드에서 일으킨 사건에 대해서도 여러 번 사과를 했고 롤드컵 직전 사건에 있어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으며 김정수, 양대인 감독의 선임에 대한 배경에 대하여 코치진에 변화를 주고자 선임한 결정이라는 뜻을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팬들과의 소통을 늘리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페이커는 팬들의 불만을 알고자 평소 들어가진 않았지만 각종 커뮤니티를 읽어봤다고 밝혔으며, 임재현 코치의 논란에 대하여 과거 행동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것이 트럭 시위 같은 형태 등 과도한 비난으로 이어지진 않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고, 김지환 전 코치에 대해서도 밴픽은 선수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주었으며 많이 노력해 주셨다고 언급했습니다. 홍승표 감독에 대해서도 문제의 트윗을 직접 보진 못했지만 그런 의도로 말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옹호해 주었습니다.
12월 8일 오전 1시 30분경, T1 채널에 배성웅 감독을 필두로 임재현, 김하늘, 김강희 코치의 인터뷰 영상이 업로드되었습니다. 배성웅 감독은 먼저 바텀 코치 인선에 대해 언급을 하였는데, 두 코치가 불발이 되고 팀원들과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코치로서 임재현 코치가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선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하여 임재현 코치의 과거 행적에 대해 팬덤에게 상처가 될 수 있었던 점에 대하여 사과함과 동시에, 코치로써 뛰어난 경력이 없지 않냐는 의견에 대해서는 실패에서 교훈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스토브리그의 행적을 보면 최대 승리팀이자 대다수의 관계자들에게도 우승급 전력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애초에 스프링에서 전승 우승을 했고, 이후로도 3회 연속 결승에 진출한 로스터가 그대로 유지되었다는 점에서 당연하다면 당연한 평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스프링은 선수들 간의 팀합을 다지는 시기로 이것이 성적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데, T1은 주전 로스터에 완전히 변동이 없다는 점 역시 상당한 강점으로 뽑힙니다.
굳이 우려가 될 만한 부분을 꼽으면 작년 월즈의 감코진들에 이어 추가된 김강희 코치, 임재현 코치의 능력에 대한 부분과, 선수들의 번아웃 등 예상치 못한 부진이 찾아올 수 있다는 점 정도. 또한 언제까지나 T1은 타 팀들에 비해 출발점이 유리하다는 뜻이지 젠지, 담원, 한화생명 등 T1 못지않게 고점이 높은 팀들도 분명히 많기 때문에, 감코진의 꾸준하고 세심한 관리가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12월 19일 최성훈 총감독의 FA로 공석이 되었던 단장직에는 비슷한 시기 FA로 풀렸던 정회윤 전 리브 샌드박스 단장이 임명되었습니다.
작년 로스터가 보존된 팀이며, 그 직전 시즌 모든 대회에서 우승 및 준우승을 석권했던 만큼 번아웃과 같은 변수가 없는 이상 2023년에도 최상위권을 차지할 팀이라는 평가. LCK 스프링 미디어데이에서도 각 팀에게 우승팀을 묻는 질문 중 디플러스를 이어 4표를 받으며 숙적 디플러스와 함께 우승 경쟁 및 MSI 진출이 정배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첫 주에는 강팀으로 꼽히는 젠지와 kt와의 경기를 진행하게 됩니다.
스프링 1라운드 총평은 스토브리그 때의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라는 평가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10개 팀 중 가장 솔리드한 경기력과 노출된 약점도 적은 편으로 뛰어난 스노우볼, 바론 도적단이라고 불릴 정도의 오브젝트 관리 능력을 보여주고 있고 세트 패배를 내줄지언정 3주차의 한화전을 제외하면 빠른 피드백을 보여주며 밴픽적인 측면에서도 작년보다 발전한 점이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3주차의 한화전에서 매치패, 농심에게 세트패를 거두는 등 흔들리는 모습이 있긴 했지만 이를 4주차, 5주차에 걸쳐서 다양한 픽을 시도해 보면서도 승리를 이어나가며 1위 자리를 지켜내는데 성공했기에 전반적으로 가장 우수한 팀의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2라운드 로스터 변화는 크게 없지만 김하늘 코치가 플레잉 코치 형태로 로스터에 포함되었습니다. 라이엇 국제대회에서 대회 출전 시 요구하는 스쿼드는 한 라운드 이상을 출장한 바 있는 6명 이상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 추후 출전할 국제대회에서 따로 식스맨 없이 2023 시즌을 같이 하기로 한 선수단 및 감코진을 모두 데려가려는 T1의 팀 내부의 결론을 종합하여 결정한 점이라고 합니다.
스프링 2라운드에서 우려를 딛고 1황으로 군림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평균 플레이 시간이 짧은 팀이라는 압도적인 템포로 가히 눈사태 재앙급의 파멸적 스노우볼링을 제조하는 팀 체급을 기반으로 장로 드래곤이 나오기 이전에도, 더 심하면 바론이 나오기 전에 게임을 끝내는 빠른 게임 속도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장로 드래곤까지 간 경기로는 한화생명전이 있는데, 이마저도 초반을 버리고 후반 차력쇼로 역전을 도모하는 한화생명의 특성 덕분에 4용을 쾌속으로 먹은 것에 가깝습니다.
특히 1라운드 한화생명전의 패배나 농심전에서의 부진이 오히려 내부적인 단점을 잡아낼 수 있었던 소중한 전환점이 되었다는 의견이 많은데, 한화생명 전의 경우 2라운드에서 비록 1세트를 내주긴 했지만 이 승리 공식을 파훼하여 2,3세트를 잡아내었고, 이색적인 밴픽의 경우 너무 지나치게 서포터 위주로 돌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페이커의 미드 그라가스, 구마유시의 바텀 비원딜 초가스 등 포지션을 제한하지 않고 독특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2원딜 바텀 메타나 미드 그라가스는 T1이 선보인 이후 다른 팀들도 벤치마킹하는 등, 반쯤 부정적 의미로 서커스라 평가받던 작년 시즌과 달리 현 메타에서 분명하게 유의미한 조합을 선도하는 모습입니다.
우려가 많았던 감코진들도 작년보다 훨씬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 특히 1군 감독으로 정식 부임한 배성웅 감독과 능력에 대한 의문부호가 많았던 임재현 코치가 밴픽, 피드백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해는 한번 당한 픽들을 다음 세트에 바로 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패배 상황에서 피드백을 통하여 상황을 더욱 유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기마다 너무 신이 나서 엎어지는 모습이 나온다던가 자잘한 실수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약점이다 싶을 수준의 문제점을 노출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한 견고함을 바탕으로 2라운드에서 전승을 거두며 정규 시즌의 1황의 자리에 군림하였습니다.
KT 롤스터가 리브 샌드박스와의 경기에서 승리, 한화생명이 디플러스 기아와의 경기에서 승리했고 T1은 KT 롤스터를 지목했습니다. 비록 상승세인 KT 롤스터이긴 해도 준비할 시간이 좀 더 많으며, 한화생명은 디플러스 기아와의 경기력도 좋았고 정규 시즌 T1에게 유일하게 1패를 안겨준 팀인 만큼 이를 감안하여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 한 세트 정도의 패배는 있을지 몰라도 T1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지만 막상 경기 결과는 2018년 이후 실로 오랜만에 실현된 통신사 매치답게 진땀 승부를 보여주었습니다. 1, 3세트에서는 T1이 무난한 승리를 가져가며 특히 3세트에서는 승리 이후 별다른 피드백 과정도 거치지 않았지만 반대로 2, 4세트에서는 기인의 잭스의 압도적인 활약과 비디디의 트페를 통한 탑 후벼 파기로 게임이 기울어지며 패배했습니다.
그리고 5세트는 이번 스프링 최대의 명경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짜릿한 역전극을 보였습니다. 제우스가 기인에게 솔킬 헌납, 이후 리헨즈의 노틸러스, 비디디의 탈리야, 기인의 제이스가 사방에서 킬을 내며 0:7 스코어를 내며 경기는 KT에게 기우는 듯했으나 케리아, 페이커의 미친 듯한 슈퍼 플레이로 연달아 대퍼를 만들어 냈고, 그 와중에서도 KT는 끈질기게 반격하며 스프링 최장 시간, 스프링 최다 킬 경기가 이번 경기에서 나왔습니다. 작년 서머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담원 기아를 상대로 승리한 이후 오랜만에 다전제를 5꽉 끝에 승리한 기분 좋은 승리이기도 했습니다. 거의 터지기 직전의 경기에서 각 선수간의 포텐셜을 터뜨려 후반 집중력을 유지해 역전 승리를 거두는 값진 경험을 했기에 이것을 기반으로 피드백을 잘 거쳐 아쉬웠던 점을 잘 극복한다면 나머지 팀을 상대하는 데도 여유로운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승리는 했지만 T1에게도 과제를 남긴 경기였는데, 정규시즌에서 크게 노출되지 않았던 단점들이 드러났던 경기이기도 했습니다. 제우스의 경우 패배한 2, 4세트에서 저점을 노출하기도 했으나, 이는 탑에 투자하여 기인을 성장시킨 비디디의 영향도 있었고 3세트에서는 역솔킬도 내는 등 모든 세트에서 부진한 것까지는 아니었습니다.
가장 크게 두드러진 문제는 정규시즌에는 큰 문제가 없었던 밴픽이 티어 정리 등 여러 부분에서 헛점을 드러낸 것이었는데, 특히 4세트가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1, 3세트에서 승리를 거두었을 때 비디디가 선택했던 베이가를 밴하여 2세트에서 상대가 승리했던 조합인 트페-잭스 상체 조합을 구성하게 만들고, 페이커가 자신 있는 픽 중 하나인 리산드라를 셀프 밴하고 밸류가 낮은 갈리오를 꺼내는 총체적 난국을 보였습니다. 비단 4세트뿐 아니라 1세트를 제외한 모든 세트에서 kt가 밴픽에서 판정승을 거두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그나마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당시 오너의 3신기 중 하나로 불리는 비에고가 글로벌 밴이었기 때문에 T1에게 밴픽에 불리한 점이 있었고, 1라운드의 한화생명 전과 마찬가지로 미리 데인 셈 치고 이를 발전의 기회로 삼아 피드백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젠지가 한화생명에게 승리하면서 지난 서머 결승전 이후 젠지와의 다전제가 다시 성사되었습니다. 선수들의 기복이나 밴픽 문제를 T1이 조금 더 많이 노출하긴 했지만 KT가 정규 시즌에서 젠지에게 2승을 거둔 팀이며 플레이오프 2라운드 경기 때도 뛰어난 폼을 보여주었고, 양 팀의 2라운드 경기 내용을 보면 T1이 꼭 불리하다고 할 것 없이 백중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비에고의 글로벌 밴이 해제되는 것 역시 희소식.
1세트에서는 젠지의 탑 자르반 조커픽을 바텀 교전을 승리함으로써 픽의 이유를 상실시켰고, 오브젝트를 전부 독식하며 스노우볼을 굴려 무난히 승리했습니다.
2세트는 난이도가 높은 조합이었지만 구마유시의 아펠리오스 슈퍼 플레이, 페이커의 메이킹과 어그로 핑퐁으로 이를 극복하며 승리했습니다.
3세트는 글로벌 밴이 풀린 비에고를 가져갔으나 비등하게 버티던 젠지가 페이즈와 피넛의 이니시로 결정타를 내리며 패배했습니다.
4세트는 탑 쵸비, 미드 도란이라는 스왑 전략을 펼친 젠지에 제우스가 탑 사일러스를 선보였으나 성장이 말렸는데, 한타에서 슈퍼 플레이를 통해 이를 극복했으며 페이커가 오랜만에 꺼낸 미드 제이스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POG를 받았습니다.
상대가 오브젝트를 챙기려는 동안 다른 곳에서 폭발적인 이득을 얻어 게임의 스노우볼을 크게 굴려갔던 정규시즌과는 다르게 다른 곳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오브젝트를 챙기는 데에 더 집중하는, 패치의 영향에 맞추어 운영 방식에 변주를 준 모습을 보였고, 밴픽이나 팀합 등 여러 면에서 2라운드에서 노출한 단점들을 잘 보완해 왔음을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젠지가 최종 결승 진출전에서 KT에게 승리함에 따라 작년 스프링, 서머에 이어 젠지와의 3연속 LCK 결승전이 선사되었습니다. 비록 젠지가 직전 경기에서 선수들의 폼, 밴픽이 좋은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최근 승자조 경기에서 3:1로 승리한 점, 폭넓은 챔피언 폭 등 젠지보다 이점이 있어 T1의 우세를 예상하는 의견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1세트는 제우스의 제이스가 도란의 귀신 같은 생존 플레이에 이득을 보지 못했고, 전반적으로 급한 분위기를 숨기지 못하며 패배, 2세트도 이러한 단점을 연달아 보여주며 금세 매치 포인트까지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3세트에서는 도란의 그라가스를 드디어 밴하고 비록 초반에 제우스와 오너가 킬을 헌납했지만 구마유시의 징크스의 슈퍼 플레이가 터지며 역전을 가져왔고, 4세트는 제우스의 속죄의 솔킬과 초반 교전에서 연달아 이득을 보며 승기를 굳히나 했으나 정작 이번에는 페이커가 의아한 판단을 여러 번 보이며 페이즈의 징크스가 성장하고 말아 버렸고 그대로 패배. 젠지에게 결승에서 2연패를 기록하며 준우승을 기록했습니다.
직전 승자조 경기에서 보여주었던 유연한 체제 전환 등 자신들의 장점을 모두 잊은 듯 의문스러운 모습을 연발했고, 특히 지나치게 무리하여 교전을 열다가 패배하는 것은 '마치 키보드, 마우스에 전기가 흐르는 것 같다'는 울프의 해설처럼 심리적으로 너무 다급하게 벌여 손해를 보는 교전들이 많았습니다. 이번 스프링까지 포함하면 4연속 준우승을 기록하여 논 캘린더 러너업슬램이라는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스토브리그 사전 예상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예상되었고 실제로도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또 다시 결승전에서 미끄러지며 4연 준우승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똑같은 준우승일지라도 젠지가 도란을 제외하면 전원 퍼스트를 기록, 사실상 압도적인 정배로 우승을 평가 받았던 작년 서머에서의 패배와 비교하면 이번에는 역으로 T1이 이 위치에 속해있었던 만큼 더욱 뼈 아픈 패배가 되고 말았습니다. 구마유시의 말처럼 올해부터 MSI 출전권을 2시드로 늘린 것이 오히려 젠지가 아닌 본인들에게 천운이 되어버린 기막힌 상황이 일어난 것입니다.
정규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종종 너무 신이 난 나머지 무리를 하는 뇌절성 플레이가 종종, 특히 체급이 좋은 한화생명 같은 팀을 상대로 보여지곤 했는데, 그것이 결승전에서 젠지에게 제대로 잡혀버리며 패배하는 원인이 되어버렸습니다.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어낸 다전제 첫 경기, 강력한 우승 후보를 상대로 3:1로 승리하며 결승에 직행, 압도적 정배로 뽑혔으나 우승에 실패한 것까지 작년 월즈와 똑같은 진행 과정을 거쳤고 똑같이 실패했습니다.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단점 역시 작년과 동일합니다.
결승전에 왔을 때 유독 심각해지는 상체의 저점 : 제우스는 작년의 킹겐에 이어 평소 유리하다는 이미지가 잡혀있던 도란까지 뛰어난 메이킹 실력을 뽐내는 빅게임 헌터가 된 것에 비해 3세트에서 사이온을 잡기 전까지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피오라, 그웬 등 칼챔을 끝까지 고집하다가 끝내 꺾였던 작년 월즈와는 달리 이번에는 버티는 탱커를 픽함으로써 안정감을 더했고, 실제로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는 것은 추후 밴픽 전략에서 보완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오너는 2세트에서 도란에게 무리한 싸움을 걸다가 잘리는 등의 실책과, 운영적인 면에서 피넛에게 밀리며 제우스와 더불어 다전제에서 약하다는 인상을 강하게 남겼습니다. 물론 현재 LCK 정글러 내에서 피넛 수준의 운영을 갖춘 정글러가 거의 없기도 합니다. 그러나 운영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보아도 전반적으로 저점을 많이 보인 것 역시 사실입니다.
페이커는 4세트에서 무리한 메이킹을 하거나 아이템 키를 헷갈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연발하며 페이즈에게 킬을 헌납해 게임이 기울어지는 원인을 제공하며, 작년 월즈 결승의 패배 원인 중 하나였던 기복, 다전제의 집중력 문제가 또 다시 결승전에서 심하게 두드러졌습니다.
감코진을 전면 교체했음에도 똑같은 부분에서 보여지는 밴픽상의 허점 : 작년 월즈와 마찬가지로 킹겐의 아트록스, 도란의 그라가스로 이어지는 상대 탑의 상수픽에 대한 대처가 늦었습니다. 다만 밴픽 자체는 2세트에서 블루 1픽 크산테 심리전에 대해 젠지보다 부실한 이해도를 보였던 것을 제외하면 밴픽보다도 인게임적인 디테일에서 무너졌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스프링은 T1에게 그랜드슬램의 환상을 깨고 현실을 보여준 시즌이었습니다. 작년 월즈에서의 우승 실패는 단순히 제우스의 일시적인 저점이나 DRX에게 천운이 따라주었다는 것으로 넘겼지만, 그것을 부정하듯 코치진까지 보강한 업그레이드 로스터임에도 경기 내용은 월즈 결승전에서의 단점을 똑같이 반복했으며, 메타가 상대에게 유리했다기에는 오히려 T1은 메타를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정규시즌에 메타 해석 능력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았던 만큼 변명의 여지없이 깔끔하게 실력적인 부분에서 패배했습니다.
물론 작년 서머에서 우승한 젠지, 월즈에서 우승한 DRX도 스프링 우승팀은 아니었고, 우선 결승에 진출한 만큼 월즈 진출에 우승팀인 젠지를 제외하면 비교적 높은 위치를 점하는 것에는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작년부터 이어져 온 문제점이 쉽사리 보완되는 모습이 계속 나오지 않고 있다 보니 올 퍼스트를 받고 월즈에 진출하지 못한 21 스프링 G2와 20 스프링 Cloud9이라는 선례와, T1 전통의 자국에서 열리는 월즈에 진출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를 또 이어나가게 될지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이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선수들의 멘탈이나 열정은 아직 꺾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작년 월즈 결승에서의 패배로 눈물을 흘려 멤버들 중 가장 번아웃이 우려된다는 반응이 많았던 케리아는 이를 극복해낸 모습을 보여주었고, 구마유시는 '제오페구케로 롤드컵 우승을 해보고 싶다'는 발언을, 오너도 '이번에도 준우승을 한 거면 얼마나 예쁜 꽃이 피려 하길래 지금 준우승인 건지.'라는 발언을 남기며 다음 대회를 향한 열정을 보였습니다. 제우스와 페이커도 간접적으로 멘탈을 잘 추슬렀다는 말을 남긴 만큼 부족했던 부분을 잘 보완해서 MSI에서 아쉬움을 만회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4월 1일 젠지와의 3라운드 경기 승리를 통하여 결승 진출 및 MSI 진출이 확정되었습니다. RNG에게 빼앗긴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공동 1위로 탈환할 기회이자, 추후 있을 아시안게임의 선발 기준에서 이번 MSI가 주요한 반영 요소로 뽑혔기 때문에 스프링 우승이 실패한 이상 커리어 부문에서 유리함을 두기 위한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여 그 중요함을 이루 말할 수 없는 대회이기도 합니다.
작년에 이은 2연속 MSI 진출이지만 분위기는 극과 극으로 다릅니다. 작년에는 우승컵을 들고 MSI에 나갔다가 그것에 가려져 그간 드러나지 않은 단점에 직면하여 실패를 거두었지만 이번엔 T1은 느린 메타 해석, 약해지는 다전제 멘탈리티, 한타에서 합이 안 맞고 손해로 이어지는 뇌절성 플레이 등 본인들의 약점을 꾸준히 노출했고 결국 이를 결승전에서 극복하지 못한 채 MSI에 출전하게 되며 작년 월즈와 비슷한 출발점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젠지와 함께 2018년부터 이어져 온 LCK의 MSI 잔혹사를 끊기 위해 출전했지만, 단단한 체급과 발 빠른 메타 수용력을 보여주며 우승을 차지한 젠지와는 달리 T1은 플레이오프에 들어오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MSI는 새로운 패치에 대한 빠른 적응 능력이 최대 관건인 대회인데, 그렇기 때문에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상황이었습니다.
브래킷 스테이지 상위권 스테이지의 첫 상대는 LEC의 MAD Lions이며, 승리할 경우 젠지와 G2 경기의 승자와 상대하게 되었습니다. 전자의 경우 LCK 내전 성립이자 결승전의 리벤지 매치이며, 후자의 경우 작년 MSI 4강의 리벤지를 받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지난 월즈에서 LCK가 우승하면서 LCK 두 팀 모두 브래킷 스테이지에 직행하게 되었고, 스프링 준우승에 그친 T1도 브래킷 스테이지에 진출했습니다. 조 추첨에서는 3번 티어로 분류되어 젠지를 제외한 메이저 세 지역 우승 팀 중 하나를 만나게 되었고, 결국 LEC 스프링 우승 팀인 MAD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1세트에서는 초반에 페이커와 오너가 교전에서 패배, 초반이 말 그대로 망가져버렸으나 중반 한타 이후 매드의 이해할 수 없는 운영과 실수가 T1의 노련한 경험과 설계와 맞물려 분위기가 완전히 T1 쪽으로 넘어왔습니다. 결국 갈수록 썩어가던 힐리생이 연속으로 하드쓰로잉을 저지르며 후반 한타에서 T1이 전승,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2세트는 초반부터 무자비하게 MAD를 짓밟았으며, 3세트는 아예 전날 젠지가 세운 기록을 뛰어넘는 1647을 완성했습니다. 압도적인 체급 차이로 이긴 감도 있지만, 결승전에서 다소 아쉬웠던 미드 크산테의 조합이나, 구마유시의 캐리력이 살아나는 조합 구성 등 스프링 이후 대비를 충실하게 해왔음을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상위권 2R는 젠지와 경기를 치루게 되면서, 지난 스프링 결승전의 리벤지 매치이기도 합니다. 비록 직전 경기에서는 T1이 패배했지만, T1도 승자조 경기에서는 젠지를 이긴 적이 있는 만큼 승산도 분명히 있는 싸움이기도 합니다. 전문가들도 백중세를 예상했고, T1이 젠지가 증명해낸 고밸류 조합 메타를 장착해 오면 유리해 보인다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1세트는 MAD전 3세트에서 이어지는 사이온 바텀 다이브 전략을 시작으로 바텀 키우기에 성공하며 시종일관 상대를 압도한 가운데, 4용을 먹고 그대로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습니다. 2세트는 사이온 전략을 다시 쓰는 척하고 상대 탑이 바텀으로 내려온 사이 역으로 사이온을 탑으로 올려보내면서 탑 이득을 보고 시작했으나, 상대 비에고에게 킬을 여러 차례 헌납하며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페이커의 애니가 낚시와 끊어먹기 플레이를 잘 수행하면서 교전들을 승리하며 또 오브젝트를 독식하며 아펠리오스를 무럭무럭 키웠고, 전황이 유리해지자 블리츠크랭크 픽의 유리함이 나오면서 압승을 거뒀습니다.
3세트에서는 경기를 잘 이끌고 가면서 바론 교전에서 승리, 사이온과 카직스를 앞세워 경기를 끝내려고 했으나 오너의 카직스가 럼블을 끊으려다가 타워에 맞고 처형당하는 치명적인 실수가 나오며 게임을 끝내긴 커녕 더블킬을 내주었고 그대로 바론 교전에서 패배하며 역전패했습니다. 4세트에서는 녹턴 픽의 이유를 보여주지 못한 채로 페이즈의 징크스가 압도적으로 커버리고 상체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5꽉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5세트는 초반 조합의 힘을 살려 드래곤을 독식했고, 4용을 두고 계속 상대를 압박하다가 급하게 이니시를 걸었던 상대를 역으로 잡아내며 그대로 게임을 최후의 한타 한 번으로 끝내고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결승전의 리벤지에는 성공했고, 제우스에게 제이스 등 칼챔 대신 탱커픽을 줌으로써 훨씬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선보였다는 점도 긍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라인들은 조금씩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게임이 5꽉까지 늘어지게 되었는데 이 점을 피드백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BLG를 상대로 3:0 승리를 거둔 JDG가 상대로 정해졌습니다. 작년 월즈에서는 T1이 3:1로 승리했지만 당시 징동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바텀, 특히 원딜이 작년 LCK 서머 결승에서 T1에게 패배를 선사한 룰러로 교체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페이커, 구마유시와 여러 서사를 가지고 있는 룰러와의 대결, 그리고 LPL의 차기 미드 라이너의 대표주자로 뽑히는 나이트와 LCK를 대표하는 미드 라이너 페이커의 MSC 이후 처음으로 대결이 성사된 것이 포인트.
비록 징동이 직전 경기 3:0의 압승을 거두었지만, 확실히 T1과 징동 중 누가 더 유리하다고 논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작년 월즈 4강 때 마찬가지로 직전 경기를 3:0으로 압살하고 올라온 징동이 받았던 평가와 비슷하게 징동의 상대 팀이었던 BLG의 엘크의 저점이 심각했기 때문. 아직 LCK와 LPL이 맞붙은 적이 없는 데다가 작년에 승리했던 T1 로스터는 그대로 유지된 반면 패배했던 징동의 로스터는 굉장히 좋아졌기 때문에 정말 붙어보기 전에는 경기 결과를 섣불리 예측조차 하기 힘들었습니다. 다른 팀 선수들의 인터뷰에서도 T1, 징동 모두 스크림 강팀으로 분류되는 만큼 관계자 평도 엄대엄 수준이었습니다.
1세트에서는 미드 노틸-정글 킨드 조합으로 주도권 중심의 조합을 짰으나, 오너의 킨드가 초반 카정에서 패배하며 게임이 기울며 룰러의 징크스에게 쓸려나가게 되었습니다.
2세트에서는 마오카이를 기반으로 한 미드 트타-자야-라칸 조합을 구성하여 마지막 한타에서 구마유시의 쿼드라킬이 터지며 게임을 승리했습니다.
3세트에서는 구마유시의 징크스가 마찬가지로 좋은 폼을 보여줬고, 페이커의 미드 크산테도 적절한 납치로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4세트에서는 상당히 난해한 밴픽을 보이는데, 카나비의 주력픽인 오공과 나이트가 좋은 폼을 보여준 애니를 주고 1세트와 동일하게 미드 노틸-정글 킨드 조합을 짜고 막픽으로 그라가스를 보고도 말파이트를 뽑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또 똑같이 초반에 터질 위기에 놓였던 게임을 케리아가 겨우 커버하며 1세트보다는 초반이 순조롭게 흘러가나 그라가스에게 철저히 카운터 당한 말파이트는 픽의 이유를 증명하지 못했고, 스프링 결승을 연상시키는 다급한 플레이로 연이어 교전에서 패배하며 오공이 괴물이 되어버리며 패배했습니다.
5세트에서는 페이커의 미드 노틸이 초반 갱킹에 잘리나 제우스의 그웬이 갱킹으로 킬을 먹으며 그나마 성장했으나 전령 한타에서 369의 이니시에 대참사가 났습니다. 그러나 구마유시와 제우스의 슈퍼플레이로 어떻게든 룰러를 잘라내어 바론을 챙겨 게임을 동점으로 만들어가나, 두 번째 바론 한타에서 무리한 4:5 한타를 걸다 바론을 헌납하고 페이커도 그웬의 궁이 없는데 한타를 시도하는 의아한 이니시를 걸다 엎어지며 그대로 게임이 기울어졌고 패배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난 젠지전에서 지적 받은 부분을 전혀 보완하지 못한 패배였습니다. 3대 1로 끝낼 수 있었던 게임을 젠지전처럼 5꽉까지 가게 되었고, 정반대의 결말을 맞이하며 하위권 브래킷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공통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밴픽을 매치 포인트에서 보였다는 점이 치명적인 패인이었습니다. 특히나 4세트가 이것이 제일 심각했는데, 젠지전에서의 녹턴은 그나마 2세트를 이겼다지만 이번 4세트에서는 1세트에서 초반부터 게임이 터진 주범인 킨드레드를 굳이 다시 픽하고 그라가스를 상대로 큰 이점이 없는 말파이트를, 그것도 현재 전패 기록을 달리고 있는 픽을 이전에 제우스가 좋은 폼을 보여준 오른 같은 픽도 있었음에도 굳이 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상체의 기복, 특히 오너와 페이커의 기복이 두드러졌는데, 오너는 탱커가 아닌 카직스, 킨드레드의 숙련도가 아쉬웠고 특히 킨드레드는 잡은 판에서는 역캐리의 주범이었습니다. 페이커는 승리한 세트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패배한 세트에서는 전부 미드 노틸을 하여 무리한 그랩이나 메이킹 각을 만들며 잘 풀리면 슈퍼 플레이고, 아니면 쓰로잉인 도박성 플레이를 남발하며 큰 성과를 끝내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확정적인 CC기로 최대한 한타에서 룰러를 억제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예 없는 픽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숙련도에 대한 의문을 남긴 패귀픽이 되었고, 이번 MSI에서 애니, 크산테를 제외한 픽으로는 큰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징동이 이것을 노골적으로 노린 밴픽을 보였기 때문에 이후 경기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으로 보입니다.
상위권 결승에서 징동에게 패배하면서 젠지를 이기고 올라온 BLG와 맞붙게 되었습니다. 23 T1에게 있어서는 작년 MSI에서 T1에게 승리한 빈에 대한 복수전이지만, 정작 빈 본인은 제우스에 대한 자신의 복수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작년에 징동의 미드로 페이커에게 패배했던 야가오의 복수전이기도 합니다.
본래 젠지의 하위권 결승 진출 의견이 우세했던 만큼 그만큼 충격적인 역배가 되었고, 졸지에 LCK 최후의 희망이 되어버린 상황이었습니다. 문제는 JDG와의 경기에서 하드 쓰로잉을 보였던 엘크의 폼이 LPL 정규 시즌에서 보여주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젠지가 T1과 유사한 밴픽에서의 문제점을 보이며 패배한 만큼 징동전 패배 이후 장기전에서의 마인드 세팅과 치밀한 밴픽 설계를 준비해왔는지의 여부가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1세트는 BLG가 징크스를 밴하고 애니를 가져가는 밴픽을 취했고, 초반에 바텀 다이브 등 엘크의 제리를 성장시켰습니다. 용 한타에서 대패를 겪으며 비에고와 제리가 크게 성장하게 되었고, 그나마 BLG의 실수를 꾸준히 먹으며 바론까지 챙기나 내각 포탑 앞 한타에서 무너지며 패배하게 되었습니다.
2세트는 그간 LCK의 패귀픽으로 취급 받던 킨드레드를 BLG가 가져갔고, 초반에 다이브 전략이 실패하여 제우스가 CS에서 큰 이득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미드에서 페이커가 갱킹으로 사망하고 바텀 교전에서 구마유시가 사망하는 등 손해가 누적되었고, 격차가 벌어진 탑을 BLG가 투자하는 전략이 먹혀들고 제우스가 빈에게 실수로 솔킬을 헌납하는 치명타가 연이어 터지며 초반에 이득을 보아야 하는 조합으로 되려 밸류가 충만해질 때까지 아무것도 못하는 참사가 벌어지고 결국 게임이 그대로 내주고 말았습니다.
3세트는 BLG가 빈-야가오 사이의 스왑 전략을 사용했고, 온이 구마유시에게 연달아 킬을 헌납했고 오너의 드래곤 스틸이 성공하며 초반에 이득을 취했습니다. 이후 용 한타에서 페이커의 이니시가 성공적으로 먹힘과 동시에 한타 마무리를 띄우며 격차를 크게 굳혔고, 장로와 바론을 모두 취하며 승리를 거뒀습니다.
4세트는 BLG의 지속적인 바텀 노리기 전략으로 구마유시가 데스를 적립한 채 게임이 시작되었고, 카직스-노틸러스 조합의 시너지로 BLG가 오브젝트를 독점했습니다. 그렇게 4용과 바론까지 내주게 되나 기가 막힌 내각 포탑 앞 페이커의 매혹이 성립하며 엘크를 자르게 되고 장로를 획득했습니다. 그러나 야가오의 기습적인 이니시로 케리아가 사망하며 다시 바론을 챙긴 BLG가 운영을 압도하고 장로에서 승리하며 패배하게 되었습니다.
5연준만큼은 막아보자고 팬들이나 선수들이나 필사적으로 바라왔던 대회였지만, 정반대의 의미로 5연준은 피하고 3위로 마무리지었습니다.
이미 스프링 결승부터 상대의 주요 승리 픽 열어주기+우리가 잘했던 조합을 버리고 어설픈 조합 구성하기로 젠지에게 3:1 패배를 당하면서 T1 감코진 및 선수들의 기량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이번에 바뀐 MSI의 룰에 따라 준우승 팀도 참가할 수 있게 되면서 평소와는 다르게 빠른 폼 회복 및 대회 기량을 보여줄 수 있었지만 결국 결점의 일부분조차 해결하지 못했던 대회로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하위권 결승에서 T1을 떨어뜨린 BLG의 감독은 바로 다름아닌 작년 MSI에서 T1에게 승리했던 RNG의 코치 타베였으며, 탑도 RNG 소속이었던 빈이었습니다. 특히 타베의 포지션 전략을 항상 읽히고 있었고, 이때마다 바텀에서 계속 공략당하고 있었기에 그만큼 국내에서 LPL의 한타 포지셔닝에 관하여 배워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제우스는 작년 월즈와 스프링 결승전에서 저점을 보이며 결승전만 오면 약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MSI에서는 선수 경력 중 최고점이 발휘되었다고 평가 받던 작년만큼은 아닐지라도 탱커 중심의 픽을 함으로써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젠지전까지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LPL 탑인 369, 빈을 상대로는 비교적 그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고, 특히 BLG전 2세트에서는 빈을 상대로 본헤드 플레이를 보이며 기껏 벌은 이득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너는 작년 MSI부터 큰 경기에서 웨이, 카나비, 피넛, 표식, 슌으로 이어지는 정글러들에게 모두 판정패를 당하면서 심각할 정도로 다전제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이번 MSI에서는 우승 후보인 징동전과 BLG전에서 정글 밴만 각각 15개와 14개로 전체 45밴 중 29밴을 정글 밴으로 상대를 틀어막으려 했어도 끝내 정글 차이를 내면서 우승 후보팀들 가운데 가장 최악의 정글러로 마무리지었습니다.
페이커는 메타 픽이었던 크산테, 애니로는 대부분 POG를 쓸어 담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자신의 시그니처 픽 중 하나인 아리는 젠지전 4세트에서는 큰 활약을 못 보였고 BLG전 4세트에서도 날카로운 매혹으로 역전의 희망을 만드는가 했으나 결국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반면 체급 차이가 크게 났던 MAD전을 제외하면 미드 노틸러스는 아픈 손가락 수준의 패귀픽이 되었는데, 뒤가 없는 노틸러스의 특성과 페이커 본인의 지나친 메이킹에 대한 강박이 합쳐지며 징동전에서는 맞추면 대박이고 실패하면 쓰로잉인 도박성 플레이가 남발되었습니다.
구마유시는 MSI 출전 당시 인터뷰를 통해 T1 또한 원딜 메타로 간다는 방향성을 내보이는 등 팬들 입장에선 가장 의지가 될 수 있었던 존재였고, 실제로도 MSI에서 상체가 흔들릴 때 이를 케리아와의 슈퍼 플레이로 다잡아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밸류값이 떨어지는 픽을 주는 의아한 밴픽으로 인하여 매치가 쌓여갈수록 점점 흔들렸고, 결국 징동, BLG전으로 갈수록 점차 폼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나 작년 서머 부진기 시절부터 이번 스프링까지 부각되었던 제리를 쉽게 꺼내지 못한다는 단점을 BLG전에서 제대로 공략당하게 되었습니다.
케리아는 이기는 세트에서는 팀의 상수 중 하나로 세트를 벌어줬지만, 진 세트에서는 무리하게 딜교각을 보면서 자멸하거나 실책성 플레이로 바텀이 터지는 데에 일조하였습니다. 특히 BLG전 4세트에서의 라칸 플레이는 무슨 각을 본 건지 잘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무리한 딜교 스노우볼이 결국 바텀이 말리면서 넥서스를 넘겨주는 결과로 돌아오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고질적인 문제인 안정적인 시야 관리를 체크하지 못한 채 상대방에게 계속 뒤를 잡히며 한타를 대패하는 모습이 여러 번 나오면서 더 이상 오브젝트 한타에서 이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감코진인 벵기, 톰, 로치, 스카이도 비판을 피할 수 없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선수들보다도 더욱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가장 큰 문제는 비선출 감독이었던 최성훈 감독과 팬덤에게 주요한 불만 대상이었던 김지환 코치 중심으로 운영되던 코치진에서 선수 출신들로 꽉꽉 채워넣어서 감코진을 전면 개편했건만 오히려 우승-준우승-준우승이라도 기록했던 이들보다도 더욱 낮은 성적을 기록한 것입니다.
다만 결승전에서 미드 제이스가 핵심 픽이 되면서 티어 정리 면에서는 나름의 재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킨드레드의 경우 실제로 결승전에서 킨드레드는 밴이 되기도 하였을 정도로 마오카이, 오공이 없을 때 좋은 카드로 LPL 팀들은 보고 있었고, 따라서 킨드레드, 미드 노틸, 제이스 등의 챔피언들은 단순히 파일럿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할 정도로 저점이었을 뿐 픽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약팀의 밴픽에는 한계가 있다는 말처럼, BLG와 JDG가 기본적으로 체급과 챔피언 폭 면에서 T1을 압도했기 때문에 감코진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은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의견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MSI에서 T1 밴픽의 진짜 문제는 미드 제이스, 미드 노틸보다도 이들을 픽하는 과정에서 마찬가지로 OP픽인 징크스를 상대에게 무력하게 내주었다는 것입니다. 당장 LPL 팀들의 경우 징크스를 가져갈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아예 밴을 하는 것이 다반사였는데, 비단 T1뿐 아니라 LCK 전반의 문제였지만 이상하리만치 징크스를 풀어주고 아펠리오스로 이를 막는다는 전술을 고집했습니다. 또한 킨드레드의 경우 오너는 1세트에서 초반 무리한 카정으로 픽의 의미를 보여주지 못했는데도 이를 굳이 다시 꺼냈으며, 픽의 이유를 끝내 보여주지 못한 말파이트 같은 픽들이 겹친 데다가 상대에게는 징크스+애니+오공이라는 유리한 픽들을 전부 쥐어주었고, 인게임 내에서 킨드레드는 말 그대로 애니가 궁을 쓸 때마다 죽거나 양의 안식처를 빼거나 둘 중 하나의 상황은 무조건 나왔기 때문에 징동전 4세트의 밴픽이 비판을 받은 것입니다.
더욱 큰 문제는 스프링 때까지만 해도 나름대로 의지를 불태우던 선수들도 누적되는 우승 실패로 인한 좌절감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BLG와의 경기 도중 제우스는 본인을 비롯한 팀의 좋지 못한 경기력에 많이 답답했는지 한숨을 내쉬며 눈에 눈물이 고이는 모습을 보였고, 케리아는 2세트 밴픽 상황부터 멘탈이 심각하게 무너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매번 패배 후 라이브 방송을 켜서 팬들의 마음을 다독여주던 구마유시마저도 경기 후 현장 인터뷰에서 "어떻게 더 좋게 말하고 다음을 기약해야 할지, 다음을 기약한다 해도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계속 없어지는 것 같다."라고 답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때문에 선수들에 대한 멘탈 케어도 시급해 보입니다.
다른 분석으로는 제우스를 제외하고는 2021 서머부터 현재까지 꽤나 오래 합을 맞춘 데다, 식스맨이라는 변수도 없기 때문에 오히려 상대가 분석하기 쉬워서 밴픽이나 인게임 플레이 모두 상대 팀이 철저하게 분석하고 저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T1의 최대 장점으로 불리우던 끈끈한 팀합이 역으로 T1의 약점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대회에서 상위권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에 전 세계 대부분의 팀들은 T1을 분석하게 되고, 특히나 LPL 팀들은 T1에게 당해온 잔혹사들이 많았다 보니 더더욱 T1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T1 입장에서는 좀 더 상대 팀에 대한 분석을 철저하게 하면서도 더욱 다양한 챔피언 폭과 승리 플랜을 구축하여 서머 시즌, 더 나아가 월즈 대비를 더욱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숙제를 남긴 대회였습니다.
서머 시즌은 우승 가능성이 높았던 스프링과 MSI, 2번의 대회를 모두 실패한 상황에서 자국에서 열리는 롤드컵에 진출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를 깨기 위해서라도 T1이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성과를 내어야 할 대회이기도 합니다. 비록 MSI에서 스프링 우승팀인 젠지를 상대로 승리했고, 더 높은 순위를 거두었다는 점에서 경기력 자체는 현 LCK 최강 수준이라고 할 수 있지만, 메타를 제대로 해석하고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함을 스프링에서 젠지가, MSI에서 LPL팀들이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것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고, 더군다나 MSI를 다녀온 팀들이 성적과 무관하게 서머 초반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것은 16년도 이래로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를 반드시 다잡아야 합니다.
특히나 T1에게 있어서는 선수단과 감코진 모두에게 중요한 분기점이 될 대회입니다. 과거의 반지 원정대, 대퍼팀처럼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한 팀이 2년간 유지되는 사례가 없었던 것처럼, 현 제오페구케 조합도 이번 서머, 그리고 월즈까지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로스터가 변경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또한 감코진에게 있어서도 이번 MSI에서 티어 정리 능력이 매우 부실함을 드러냈는데, 서머는 스프링 플레이오프와 MSI 내내 출연하지 않았던 유미, 밀리오의 등장과 13.10의 대격변 패치로 인한 새로운 메타 해석이 매우 중요한 시기이죠. 따라서 작년의 내구도 패치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메타 격변에 대한 적응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T1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에요.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로 제우스, 페이커, 케리아가 차출되었습니다. 때문에 예선 차출 문제로 인한 전력 감소가 우려되었지만, 예선에 불참함이 확정되며 정규 시즌에서의 순위 경쟁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5월 31일 배성웅 감독이 정회윤 단장의 소통 방송에 출연하여 밴픽에 대한 인터뷰를 가졌으나, 전반적으로 전임 감독이었던 최성훈 감독 시절 비판을 받았던 이유인 'OP를 풀어주고 카운터픽으로 대응하기'라는 전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음이 밝혀지며 비판적인 의견이 많았습니다.
6월 1일 미디어데이에서는 7표로 우승 후보 1위로 지정되었습니다. 아마 디플러스는 스프링 기대 대비 최악의 성적, 젠지는 MSI에서 의외의 부진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머 1라운드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침몰해가는 배. 선장은 1라운드가 종료되자마자 배를 버리고 떠났고 나아가야 할 방향 및 비전을 가지고 있었던 1등 항해사는 부상으로 자리를 이탈 중입니다. 휘청거리는 배를 어떻게든 붙잡고 끌고 가야 할 나머지 항해사들은 서로 우왕좌왕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데다 새로 들어온 선원은 현재 갑판 위에 서있는 것도 벅찬 상황이라 팀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죠.
서머 2라운드는 1라운드 끝에서 평가한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은 시즌. 선수 개개인의 지나친 페이커 의존도와 더불어 감독 대행 또한 인터뷰를 할 때마다 '페이커가 돌아온다면 좋아질 것'이라는 말만 반복하는 등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자세를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1등 항해사가 다시 돌아오자 정말로 나름 순항하기 시작한 것은 다행이긴 하지만, 향후 다시 페이커의 결장이 발생했을 때 이러한 일이 반복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페이커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 모두가 깨달을 수 있었던 시즌이었습니다. 임요환이 군대를 가면서 팀의 기강이 흔들리고, 기존 주축 선수들이 하락세를 탄 것까지 겹치면서 오버 트리플 크라운 팀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구단 내에서 내분까지 터지며 감코진이 전원 경질당했던 2007년의 SKT T1 스타크래프트 팀이 떠오를 뻔한 시즌이 되었습니다.
정규 시즌을 5위로 마무리하면서 플레이오프 1라운드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정규시즌 3위 팀인 한화생명이 1라운드 상대로 DRX를 선택했으므로 자동으로 디플러스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우려와 다르게 페이커가 돌아온 T1은 중후반 운영에서의 강점을 살려 디플러스에게 3:1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1세트부터 마치 2020 스프링 시즌이 생각나는 듯 받아치면서 드러눕고 중후반에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디플러스를 상대했는데, 이는 디플러스의 고질적인 약점인 중후반 운영의 부재를 완벽하게 꿰뚫는 컨셉으로 작용했습니다. 특히 2022 시즌 파멸적인 스노우볼을 굴리면서 얻은 바론 도적단이라는 별명이 2023 시즌 T1에게는 중후반 바론 싸움에서 안지면 우리가 이긴다는 마인드로 의미가 바뀐 듯 바론 한타에서 디플러스보다 훨씬 섬세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T1도 디플러스에게 초반 설계와 라인전을 시종일관 두들겨 맞은 만큼 아직 경기력이 완벽히 살아났다 보긴 어려우나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것도 플레이오프에서 경기력이 점점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이 시리즈의 MVP는 단연 제우스. 아트록스를 꾸준히 들면서 딜러든 탱커든 너나 할 것 없이 파멸적인 한타 지배력으로 상대 주력 딜러를 꾸준히 끊어주며 수많은 한타 대승을 이끌어냈습니다. 제우스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디플러스 선수단에 비해 한 발 앞서가는 활약을 보여주면서 앞으로의 PO 경기력도 기대치가 좀 더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DK전의 승리 후 KT가 T1을 고르며 바로 다음날 경기를 치뤄야 하는 강행군 일정이었습니다. 경기 전 모든 관계자들이 3:2도 아닌 최소 3:1 KT 승리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1세트는 무력하게 KT의 체급 차이로 내주었으나 그 와중에도 설계나 시도하려는 장면이 있어서 T1쪽에서 심상치 않은 조짐이 있었는데 2세트에서 제우스가 탑 럼블로 상대 탑을 초반에 말라 죽이며 존재감을 삭제해 버렸고 녹턴+니코 조합으로 적절한 이니시를 먼저 열어주면서 승리했습니다. 3세트는 T1쪽에서 노골적으로 바텀쪽에 저격밴을 넣자 KT가 이즈리얼+갈리오라는 애매한 조합을 가지고 왔는데 결국 크산테가 과성장하며 이즈리얼이 도저히 앞라인을 뚫을 수 없게 되면서 무난하게 승리를 챙겨갔습니다. 4세트도 여전히 바텀 쪽에 저격밴을 하며 2티어 원딜로 승부를 보자는 밴픽을 진행했는데 드래곤 한타에서 잘큰 트리스타나를 노리려 모든 챔피언이 들이박다 결국 레넥톤, 렐에 폭사당하는 장면을 기점으로 이니시는 좋으나 킬캐치가 부족한 딜이라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패배했습니다. 마지막 5세트에서는 잭스+세주아니라는 탑쪽을 키우는 조합을 구성했는데 결과적으로 잭스가 라인에서 과성장 할 동안 KT가 이렇다할 이득을 얻지 못하고 결국 급하게 바론을 치다 미드 포탑을 내주게 되는 운영을 선보이며 점점 게임이 기울기 시작했고 바론쪽 시야 작업때 오너가 물리며 한타가 열렸지만 케리아의 궁극기로 점프하던 트리스타나가 끌려가다 사망하는 결과가 나오며 드래곤과 바론 모든 오브젝트를 가져갔습니다. 이렇게 되자 아무리 2원딜이라도 잭스+아지르라는 초 밸류값 챔피언들을 T1이 들고 있는 상태라 상대 정글과 서폿이 바론쪽 시야를 잡으러 가다 폭사하면서 그대로 경기 끝, T1이 5세트의 악몽을 매듭짓고 업셋을 달성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준비 기간이 그렇게 길지 않았음에도 KT의 강점 로밍형 서폿 배제와 생존기 있는 원딜 배제 및 2티어 원딜 구성 전략이라는 밴픽이 좋게 작용하였습니다. 본래 강팀의 입장에서 항상 상대팀을 고려하지 않는 벽밴픽을 하던 T1이라 언더독의 입장에서 상대의 강점을 저격하는 밴픽이 팬들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에서도 칭찬받는 밴픽으로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이로서 T1은 PO 2라운드 승리로 최소 순위 3위/승점 150점 이상이 확정되었으며, 롤드컵 진출에도 파란 불이 켜지게 되었습니다.
승리하면 롤드컵 직행을 확정 지을 수 있는 매치. 1세트에서는 기존의 강점이었든 캐리 탑을 버리고 오른이라는 밴픽을 준비했으나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했고 오브젝트 관리가 안된 T1에서 기습 바론을 치다가 역으로 한타를 대패하면서 무력하게 패배했습니다. 2세트는 그라가스+카직스 및 자야 조합을 구성했는데 젠지 쪽에서 돌진 밴픽을 구성하면서 셀프 카운터 밴픽을 진행하더니 결국 시간이 갈수록 조합차이가 나버려 무난하게 승리했습니다. 3세트는 디플러스 전때와 마찬가지로 아지르를 상대로 코르키를 꺼내 들었는데 갑자기 바텀 쪽에 구마유시와 케리아가 솔로킬을 여러번 내면서 바텀 격차가 무너져 내렸고 급한 젠지가 복구하려고 여러번 시도했으나 모든 시도가 막히며 깔끔하게 승리했습니다. 문제의 4세트에서 갑자기 T1이 베인+브라움이라는 조합을 구성했는데 초반만 하더라도 가장 잘 커야 할 잭스 쪽에서 2킬을 가져가는 기염을 토하며 가만히만 있어도 자동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었으나 바텀쪽 교전에서 과도한 이니시를 걸다 3명이 폭사당하며 경기가 기울기 시작했고 결국 무난하게 다 커버린 상대 탑과 원딜을 잘라보려다 한타를 대패하면세 5세트까지 이어졌습니다. 5세트는 초반에 페이커의 회피기로 상대 정글이 망하고 오너가 카정 강타를 승리하며 상대 정글러를 말려 죽이고 시작했으나 결국 드래곤 한타에서 잘 큰 상대에게 교전을 걸다 5:1 에이스가 나며 경기가 터져버렸습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아무리 좋은 밴픽과 인게임으로 다전제에서 유리한 스코어를 만들어 놓아도 한 세트는 무기력 패배, 나머지 2세트 승리 후 4세트에서 밴픽 및 플레이로 망하고 5세트에서 급하게 하다 멸망 테크를 다시 한번 시전한 T1이었습니다. 분명히 KT전에서 본인들의 단점을 인정하고 남들과 다른 방향이나 조합을 가져온 T1이 갑자기 베인+브라움이라는 실수 하면 무조건 지는 조합을 4세트에 꺼냈고 별 활약을 하지 못한채 패배했으며 결국 마지막 5세트에 뒤집지 못했다는 점은 T1이 그동안 왜 마지막에 미끄러졌는지 보여주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KT를 잡은 것이 단순 운과 기적이 아니라는 것을 젠지를 위협하며 보여주었고, 지난 KT전 벌어놓은 승리 덕에 기회가 한번 더 있다는 점.
이 경기를 기점으로 구마유시에 관해서 의견이 분분했는데 현재는 이미 기댓값이 낮을대로 낮아진 오너와 동급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손해를 보는게 상수고 그 손해를 팀적으로 메꾸면 1인분이 되는 기이한 상황.
최종 결승 진출전에서 T1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AGAIN 2019를 부르짖을 만큼 엄청난 경기력을 선보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젠지전을 쎄게 피드백한 듯이 젠지전보다는 조금 더 단단하고 실수를 줄이는 플레이를 펼치는 와중에, 선수들의 집중력과 피지컬이 완전히 되살아 나면서 그토록 강했던 2022 T1의 편린을 보여주는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케리아는 이니시형 서포터만 다룬다는 편견을 완전히 떨쳐내고 페이커의 5연갈에 버금가는 5연 룰루를 보여줘 팀을 훌륭하게 보좌했고, 구마유시도 전체적으로 날이 서 있는 경기력을 보여준 끝에 마지막 세트에서 에이밍을 상대로 완벽히 판정승을 거두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오브젝트 플레이만은 매 중요한 순간마다 빈틈을 보이며 흐름을 끊게 만들고, 아예 게임의 향방을 갈리게도 만들게 하는 등 이에 대해 아주 중요한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다만 KT 스스로 T1에게 아트록스, 아지르 및 자야까지 헌납하는 무모한 밴픽을 진행했었기에 상대적으로 불편한 픽을 빠르게 제거하는 젠지와 다르게 보아야 한다는 점이 주요 숙제로 남게 되었습니다.
여담으로 그동안 한국에서 열리는 롤드컵에 진출하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있었지만 이 경기의 승리로 최소 2시드로 진출함으로써 징크스를 깼습니다.
전 경기에서 구마유시가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이 경기에서는 오히려 구마유시에 대한 찬양이 이어졌을 정도로 구마유시가 후반 집중력을 발휘에 승리한 게임이었습니다. 장로를 빼앗겨 위태한 5세트의 상황 속에서 불꽃같은 카이팅으로 트리플킬을 기록, 미드 타워를 밀려고 다가오는 적을 죽이며 비공식 쿼드라킬을 기록하고 바론 한타에서 대승한 뒤 쌍둥이 앞에서의 클러치로 게임을 끝냈습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부터 시작된 도장깨기는 돌고 돌아 결국 4연속 결승을 티젠전으로 장식하게 되었고, 지난 스프링 시즌 결승전도 그렇고 승자전에서 젠지에게 패배를 맛봤던 T1 입장에서는 설욕의 찬스를 얻게 되었고, 이기는 팀은 월즈 1시드를 부여받게 됩니다.
종합하자면 전 라인 차이. 작년 서머와 마찬가지로 0:3이라는 허무한 매치였습니다. 젠지는 KT와 다르게 1세트부터 아지르, 자야를 고정밴 해버리면서 T1의 밴픽부터 어렵게 만들기 시작했고 결승전에 올라 올 때까지 한번도 견제를 당하지 않은 선픽 아트록스를 카밀, 세주, 탈리야라는 로밍이 가능한 챔피언으로 박살 내버렸습니다. 나머지 2,3세트 또한 T1이 아무리 밴으로 틀어막아도 튀어나오는 새로운 챔피언들이 캐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결국 재작년과 마찬가지로 재급조된 팀의 한계를 여실히 나타내고 말았고, 여기에 T1도 전날 모든 것을 쏟아붓고 지친 나머지 단체로 저점을 드러내면서 완패하고 말았습니다. 스프링에 이어 준우승을 달성하며, 2018년과 2021년에 이어 세 번째로 LCK 우승이 없는 연도가 되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결국 2라운드에서 전적을 다 까먹는 리스크를 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페이커에게 한 달간의 휴식과 재활 조치를 하면서 포스트시즌을 내다본 선택이 결과적으로는 신의 한 수가 된 시즌이었습니다. 비록 이 결정으로 인해 2R를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배성웅 감독까지 런을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팀적으로 무너지는 분위기까지 가며 심각한 위기를 맞이했지만, 페이커는 그 사이에 착실하게 구단의 재활 프로그램을 이행하고 있었으며 그가 돌아오자 무너지던 팀의 분위기가 다시 살아났고, 충분한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폼을 회복하면서 결국 월즈 2시드를 확보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페이커의 존재 유무에 따라 팀의 분위기나 팀 합, 시스템 등이 극과 극으로 고점과 저점이 갈린다는 것과 결국 고점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다는 단점도 남았습니다. 페이커의 부상 이후 1승 7패라는 결과로 이어진 만큼 각 개개인의 퍼포먼스가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페이커 복귀 이후 결승전까지 진출을 했어도 그 영향으로 이어진 챔프폭 문제, 선턴 활용, 낮은 생존율이 고쳐지지 않았기에 이제는 개개인의 실수를 고치는 것보다 새로운 판을 짜는 것도 고민을 해봐야 할 상황입니다. 다만 2024년부터는 LCK에도 샐러리 캡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점인데, 그 때문에라도 여러 방안을 구단 차원에서 고민을 할 필요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서머 중반 혼란을 나름 수습을 해 그나마 좋은 평을 받는 것이지, 잊어선 안 될 부분은 현 T1의 로스터는 엄연히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라는 점입니다. 애초에 T1이라는 팀 자체가 단 한 시즌이라도 탱킹 시즌을 보낸다거나 결승전 진출에 만족해도 되는 위치에 있는 팀도 아닐 뿐더러, 현재 완성된 제오페구케 5인은 바로 전년도 스프링 전승 우승 및 모든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파괴력을 가졌었고 그만큼 내리막이던 T1 왕조의 부활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 또한 많이 받았었습니다. 스프링과 서머 모두 미디어 데이 사전 예상에서 압도적인 정배로 우승팀으로 예측받았고, 팬들 역시 2022 MSI부터 결승 진출 후 4연속으로 준우승을 받으면서 우승에 대한 갈증이 그 어느 때보다도 드높았으나 페이커 하나가 이탈하자 8전 1승 7패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무너지며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나머지 주전 4인은 왕조 부활의 꿈을 꾸었으나 결국 페이커가 복귀하고서야 겨우 팀을 수습되게 만들었습니다. 또 3연속으로 LCK 결승에서 젠지에게 우승컵을 헌납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현 로스터가 아무리 폼이 오르고 얼마나 잘하더라도, 결국 결승전에서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시기에 도달했다는 것에 있습니다. 스포츠 세계에서 만년 준우승은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지언정 결국 우승 한 번보다 대접 받지 못하는 커리어임은 엄연한 사실이며, 아무리 실력이 있어 봐야 준우승이 한계인 전력이라면 우승을 노리는 팀 입장에서는 더 데리고 있어봐야 결말은 뻔하기 때문. 따라서 T1은 한국에서 개최되는 2023 월즈를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모든 사활을 걸어야 하며, 이번 월즈도 정상에 서지 못한다면 현 제오페구케 라인업은 대대적인 개편을 피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T1이 지금 로스터가 아니었다고 마냥 우승을 못하던 팀도 아니고, SKT 왕조 시절에서도 로스터의 변경은 조금씩이라도 있었던 만큼 꼭 현 로스터만이 우승에 도전할 자격을 갖췄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
이번 월즈는 T1의 2015~2017년 이후 역사상 2번째 3년 연속 출장하게 되는 롤드컵이자, 동시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에 참여하게 되는 대회로, 월즈 기준 T1과 페이커에게는 8번째 대회, 케리아에게는 4번째 대회, 오너와 구마유시에게는 3번째 대회, 제우스에게는 2번째 대회가 됩니다. 2022 스프링 전승우승 이후 성적 자체는 준수했지만 2023 MSI를 제외하고 모두 통한의 준우승을 기록한 T1의 현 로스터에게는 사실상 내년 팀의 변화 여부를 결정짓는 대회.
냉정하게 사전 예측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좀 더 아래일 전망. 작년의 경우 거의 모든 전문가 및 베팅 사이트에서 순서 상관없이 젠지, 징동, TES의 세 팀 아래 4위로 그 바로 아래 EDG와 LNG를 눈 앞에 두고 있다고 평가받았는데, 이번 대회의 경우 LPL 3시드 LNG가 작년 EDG에 비하면 폼이 괜찮다고 평받고 있고 1시드로 다시 돌아온 징동은 그랜드슬램을 눈앞에 두고 있는 데다 같은 리그의 3시드로 온 KT 역시 지난해 담원보다 전체적인 경기력이 좋은 편이어서 사전 예측부터 조금 더 어려운 경쟁을 하게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그룹 스테이지에서는 1위를 놓쳐본 적 없는 팀일 만큼 역사적으로 단판제에 강한 팀인데, 이번 대회부터 포맷이 전환되며 이론상 어떤 팀이건 만날 수 있어 일단 경기력이 좋은 것이 확인되면 경계대상 1호 중 하나로 돌변할 수도 있습니다.
이상으로 T1의 2023 시즌을 돌아보았습니다.
'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데토네이션 포커스미/Road to 2023 롤드컵 (0) | 2023.09.14 |
---|---|
매드 라이온스/Road to 2023 롤드컵 (0) | 2023.09.13 |
팀 리퀴드/Road to 2023 롤드컵 (0) | 2023.09.11 |
젠지 e스포츠/Road to 2023 롤드컵 (0) | 2023.09.10 |
웨이보 게이밍/Road to 2023 롤드컵 (0) | 2023.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