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혁명가' 김택용 은퇴, 그 배경은?

Talon 2013. 9. 9. 16:35

스타크래프트2 전환 이후 의욕 상실, e스포츠 판도 변화도 영향 끼쳐


'혁명가' 김택용이 9일, 공식 은퇴를 선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플래닛 스타2 프로리그 12-13시즌이 끝난 뒤 비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택용은 더 이상 프로게이머 생활을 지속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 확인됐다.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사실 김택용의 은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과거 소양교육이나 주요 행사에 김택용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일부 팬들은 항상 김택용의 은퇴를 걱정하곤 했다. 국내 e스포츠 주요 종목이었던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가 스타크래프트2로 전환된 이후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걸었던 김택용은 이미 수차례 은퇴설에 휩싸였을 정도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SK텔레콤 T1의 단체 봉사활동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택용의 은퇴는 이제 루머가 아닌 사실이 되어 버렸다.

김택용이 은퇴를 결심한 이유는 뭘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연봉 문제다. 억대 연봉을 받았던 스타급 선수로서 폼이 떨어진 만큼 몸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게 만약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수준이라면 은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인 결과 SK텔레콤 측에서는 선수들과의 재계약 시점이 9월 말경으로 되어 있어 아직 연봉 협상 전인 것으로 밝혀졌다. 즉, 김택용의 경우 차기 시즌에 대한 연봉 금액을 제시하기도 전에 은퇴 의사를 전해 왔다는 것.

돈이 문제가 아니라면 올드보이들의 공통적인 문제인 의욕 저하, 그리고 군 문제 등을 들 수 있다. 실제로 같은 팀에서 활동하던 도재욱은 지난 7월 "예전처럼 하기는 힘들 것 같다"면서 국방의 의무를 위해 사실상 은퇴를 선언했다. 김택용 역시 도재욱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짐작해 본다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스타2 전환 이후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김택용은 포모스와의 인터뷰에서 "동기 부여가 잘 안 되고 있다"는 심경을 전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e스포츠 리그의 판도가 스타2에서 LOL로 넘어갔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더욱 큰 문제는 LOL이 흥하는 것과 별개로 스타2의 인기가 식어도 너무 식었다는 것이다. 스타2로 완전히 전환했던 SK플래닛 스타2 프로리그 12-13의 흥행 성적은 처참했다. 현장 관람객 수는 눈에 띄게 줄었고 신도림 경기장에서 평일 경기가 있는 날에는 민망할 정도였다. 온라인 시청자가 제법 된다고 하지만 스타1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선수들에게는 전혀 와 닿지 않는 수치다. 단적으로 말하면, 매년 광안리에서 열리던 프로리그 결승전은 스타2에 와서 엄두도 못 낼 일이 되어 버렸다.

한편 김택용의 은퇴 소식과 관련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1년 동안 팬들의 숫자가 확연히 줄어든 것이 김택용 선수를 비롯한 많은 선수의 의욕을 떨어트린 것은 사실이다"라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 과거에 영광을 누렸던 선수들이 계속 스타2 프로게이머로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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