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e사람]롤챔스의 관한 모든 것 온게임넷을 이끄는 여성 3인방을 만나다

Talon 2013. 9. 20. 21:16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월드 챔피언십 시즌3의 열기로 그 어느 때보다 LOL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롤드컵'이라 불리는 이 국제적인 대회에서 한국의 선수들이 보여주는 플레이에 많은 이들이 열광을 함에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아마도 LOL 챔피언스에서나 볼 수 있었던, 화려하게 꾸며진 선수들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LOL 챔피언스의 안방마님들인 최은혜 피디, 김윤지 작가, 홍연정 디자이너의 보살핌이 없었으니 말이다. 그 모습을 지켜본 세 사람은 "왜 해외에서 우리 선수들을 꾸며주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세 사람은 LOL이라는 감옥에 갇혀 일을 관둘 수 없다고 밝히면서도 선수들 이야기가 나오면 각각의 애칭부터 인연을 맺게 된 사연, 그리고 선수들 하나하나에 느끼는 애정이 그대로 전해졌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소한 사실까지, LOL 팬들이 궁금해 했던 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세 사람. 우승 팀을 예언한다는 그 오프닝 징크스의 실체는 무엇이며, LOL 메인 작가가 밝히는 민주희와 조은나래의 차이까지. 지금부터 온게임넷의 LOL을 이끄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왼쪽부터 김윤지 작가, 최은혜 피디, 홍연정 디자이너가 소개를 하고 있다.
- e스포츠에도 이렇게 미모의 여성들이 있다는 것을 알렸어야 했는데, 이제서야 만나 뵙게 돼서 다행이네요. 간단한 소개 좀 부탁 드릴게요.
▶ 김윤지=(웃음). 저는 LOL 챔피언스의 메인 작가를 맡고 있는 김윤지입니다. 작가 경력은 11년 정도 됐고, 중간에 다른 곳에서 일한 것을 제외하면 계속 온게임넷에서 일하고 있어요. 사실 온게임넷의 애청자였다가 들어오게 된 케이스에요. 물론 입사한 뒤로는 보지 않았지만요(웃음).
▶ 최은혜=저는 LOL 챔피언스 팀에서 일하고 있는 최은혜라고 해요. 저도 시작은 다른 곳에서 했어요. 온게임넷에서는 2007년부터 일했고요. 당시에는 스타크래프트 팀에 있다가 LOL 인비테이셔널부터 지금까지 LOL 팀에 속하게 됐어요.
▶ 홍연정=방송 디자인 일에 몸담은 것은 4년 차이고요. 온게임넷에 온지는 2010년에 왔어요. 스타리그를 담당했다가 작년부터 LOL 챔피언스를 맡게 됐습니다.

- 최은혜PD님이 꼭 셋이서 인터뷰를 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세 분이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언제부터 인가요.
▶ 최은혜=(김)윤지 작가님이 스페셜포스 랜파티 메인 작가님이셨어요. 그때 인연을 맺고, 서든어택 레이디 리그를 같이 했었어요.
▶ 김윤지=최은혜 PD와는 2007년부터 함께한 셈이죠.
▶ 홍연정=저는 피디님과 WCG도 했었고, 작가님이랑은 랭킹쇼를 함께 했었어요. 어머. 그러고 보니 우리 셋이 같이 일한 것은 처음이네요.

- 다들 1년 내내 LOL에 몰두하다 보니 피곤해 보여요. 각종 예능 프로그램부터 해서 각자의 역할에서 120%를 쏟아 부은 표정들인데요.
▶ 최은혜=다들 같은 팀이잖아요. 특히 작가님은 LOL 챔피언스도 하시지만 서브 프로그램도 많이 하세요. 저희 셋은 리그 외적인 프로그램을 하면서 LOL 챔피언스를 봐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저희 항상 시달리면서 일을 했었어요. 뒤도 못 돌아보고 일을 했죠(웃음).
▶ 김윤지=잠도 제대로 못 자고 일을 했었어요. 그런데 그게 익숙해져서 막상 한가해지면 미칠 것 같은 거예요. 일만하다가 일 외에는 다른 것을 할 줄 아는 게 없게 된 거죠. 그냥 한가하게 집에 있으면 쓸모 없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았어요(웃음).
▶ 홍연정=그런데 쉬는 날에도 할 게 없어서 결국 LOL을 해요(웃음). 그렇게 시달리고 보기 싫은데 결국에는 LOL을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게 되요.
▶ 김윤지=맞아, 맞아(웃음). 진짜 LOL 관련 각종 커뮤니티부터 해서 팬 카페를 둘러보고 있다니까.
▶ 최은혜=눈 뜨면 선수들이 사고친 게 없나 다 찾아보고 있죠(웃음).
▶ 홍연정=그리고 저는 오프닝에 대한 반응도 검색해 봐요. 너무 평가가 안 좋으면 상처 받아요(웃음).

저... 마음이 무척 여린 11년 차 작가에요...
- 개인적으로 김윤지 작가님한테 궁금한 것들이 많아요. 피디가 하는 일도 뭔지 알겠고, 디자이너의 일도 구체적으로 알 것 같아요. 그런데 작가라면 인터뷰를 제외한 어떤 부분에 영향을 끼치나요.
▶ 김윤지=너무 광범위 한데요(웃음). 그냥 LOL과 관련된 모든 프로그램은 다 제 손을 거쳤어요. 간단하게 LOL 챔피언스 경기를 보면 8강 사전 인터뷰나 경기 후의 인터뷰 등 제가 다 구성을 하죠. 그리고 출연진 관리부터 해서 각종 프로필부터 정리해요. 물론 간단한 것들은 막내 작가가 하지만요(웃음). 경기 전에 나오는 인터뷰들은 제가 매치포인트를 잡아서 만드는 거죠.

- 그럼 이번 SK텔레콤과 KT 불리츠가 맞붙은 결승전에서 관상 VCR도 작가님의 아이디어인가요?
▶ 김윤지=일단 저희는 소위 말하는 '약 빤'영상을 좋아하는데 관상 아이디어 자체는 막내 작가가 냈고, 이건 되겠다 싶어서 디테일한 멘트는 제가 많이 살폈죠. 아무래도 도사 하면 '정윤성이 아니겠냐'라는 반응이 있어서 '링' 정윤성을 섭외한다든지 어떻게 등장시키면 좋을까 그런 것들이요.

- 좋아요. 그런데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이 많은데 간혹 댓글들을 보면 8강 사전 인터뷰를 작가님이 모두 시킨다는 말이 있어요.
▶ 김윤지=절대 아니에요(웃음). 댓글을 보면 작가가 시켰다고 하는데, 살짝 유도는 하지만 저는 선수들이 싫다고 하는 것은 그냥 배제해요. 그렇지만 선수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재미있게 살리자는 취지로 방향을 잡아주긴 해요. 절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시키지 않아요. '이 말은 이렇게 하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라고 추천을 하죠.
▶ 최은혜='피글렛' 채광진 선수랑 '로코도코' 최윤섭 선수가 영상 인터뷰를 통해 서로 도발을 하다가 결국에 패배한 최윤섭 선수가 삭발 인증샷을 올렸잖아요. 그때 작가님이 저한테 문자로 '이렇게까지 해서 아이들이 망가지는 것을 원치 않는데'라며 굉장히 가슴 아파하셨어요. 김윤지 작가님이 정말 정도 많고 그래서 선수들 인터뷰에서 억지로 독설을 뽑아내지는 못해요.
▶ 김윤지=처음 올라온 아이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유도한 대로 인터뷰를 해요. 그런데 이제 어느 정도 경력이 된 친구들은 몸을 사려요. 하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몸을 사리는 인터뷰는 쓸 수가 없거든요. 그게 상대를 비난하고 깎아 내리라는 것이 아니에요.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고, 오락적인 요소가 될 수 있게 만들기 위함이에요. 본인의 스타성 그리고 주목도를 위한 일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가 종종 '조금만 패기 있게 해주면 안 될까'라고 질문을 해요. 그러면 이 친구들이 '네. 어차피 제가 까일 거리 나올 때까지 인터뷰를 하실 거잖아요'라고 말을 해요. 그 말을 듣고 조금 상처를 받았죠. 조금입니다(웃음).

- 조금이요? 상처를 정말 많이 받으신 것 같은데요. 확실히 스타크래프트에서 지향했던 '착한 인터뷰'보다 LOL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다이나믹한 인터뷰가 자극적이고 재미있기도 해요.
▶ 최은혜=저 같은 경우는 스타크래프트에 익숙해져서 고정관념을 깨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그런데 노력만 하면 잘 되지는 않잖아요. 그러다 (윤)하운이와 (최)윤섭이를 보고 달라질 수 있었어요. 저는 스타 선수들에게 절대 공적인 자리에서 장난을 치거나 막말을 하지 않아요. 그런데 LOL팀으로 넘어오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선수들과 편하게 지내서 제 카메라가 두렵지 않게 노력했어요. 그 덕에 효과를 많이 봤어요.
▶ 김윤지=맞아. 인터뷰를 할 때 보면 선수들과 대화하듯이 해야 해요. 아이들과 말을 할 때 눈을 맞추면서 호응을 해줘야 이 친구들이 편하게 멘트를 해요. 그리고 어떤 말을 해도 호응을 잘 해줘야 선수들이 더 편하게 말을 해요.
▶ 최은혜=작가님 같은 경우는 선수들이 인터뷰 때문에 얼마나 욕을 먹는지 알기 때문에 정말 노력을 많이 하세요.

평범함? No! 일하고 싶으시다고요? '약 좀 빨고' 오셔야 겠어요.
- 이야기가 길어지면 더 슬퍼지고, 힘든 이야기만 나올 분위기인데요. 그래도 LOL 리그 및 예능을 하면서 많이 보람도 찼을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이번 여름 특집으로 했던 LOL 서머 레슨은 여성 스태프만 모여서 함께 한 것 같은데, 더 의미 있는 작업이었을 것 같아요.
▶ 김윤지=저는 이렇게 여성 스태프가 많이 있는 곳에서 일한 건 처음이에요. 이건 뭐 모두가 여자인 거예요. 이게 다 원석중 피디님 때문입니다(웃음).
▶ 최은혜=왜냐면 원 피디님이 남자 조연출을 안 뽑으셨어요. 피디님이 워낙 섬세해서 남자들과 일하는 스타일이 잘 안 맞나 봐요. 그런데 저희 다 씩씩하고 남자 같은 여자들이라서 잘 맞으실지는 모르겠어요(웃음).
▶ 홍연정=원 피디 님이 저한테 가장 상남자 같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제가 일이 많다 보니 반항해서 그런가 봐요(웃음).

- 이제 보니 여성 제작진의 파워가 강한가 본데요? 여성팬들이 꽤 많은데 다들 온게임넷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질 것 같아요.
▶ 최은혜=저희 막내 작가님들 중에 평범한 사람들이 없었어요.
▶ 김윤지=초창기에는 LOL에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작가 일을 할만한 여자가 없냐고 물어봤었죠. 일단 아프리카 BJ를 추천 받아서 무조건 오라고 했죠. 방송 시켜준다고 하고, 작가를 시켰습니다(웃음). 그 뒤에 새 작가를 뽑을 때, 원 피디님이 막내 작가는 남자여서는 안 된다고 하셔서 제 SNS에다가 글을 썼어요. 그랬더니 지금 막내 작가가 댓글을 단 거예요. 작가로서의 열정도 있어 보였고, 전공도 방송 쪽이어서 뽑게 됐죠.
▶ 최은혜=예전에 '노답쇼'나 '떴다 떴다 비행기'는 그 친구 아이디어가 많이 들어갔죠.
▶ 김윤지=그런데 그건 있어요. 여기에서 일하려면 소위 말하는 '빠'는 안 되요.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해요. 다들 선수들을 볼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지만,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칼같이 지킬 줄 알아야 해요.
▶ 최은혜=그래서 조연출 뽑기가 힘들어요. LOL을 좋아하는 친구들은 선수들을 보면 혼미해지고, 방송을 좋아하면 게임을 모르는 거예요(웃음).

저... LOL 하면서 남자를 만날 수가 없었어요! 청초하게 한 장.
- 그냥 이야기만 들어도 엄청난 프로 정신에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업무량까지. 이정도 했는데 생색 좀 내셔야 할 것 같아요.
▶ 최은혜=제가 LOL을 맡으면서 남자를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어요. 휴가도 한번 못 갔죠. 어디 남자 만날 시간이 있겠어요(웃음).

- 제대로 생색을 내셨는데요. 그런데 충분히 생색을 내도 될 것 같아요. 해외와 다르게 우리나라 e스포츠의 제작환경에서는 세 사람 몫을 한 사람이 한다고 하잖아요. 체력적으로도 다들 많이 힘들었겠어요. 특히 SNS를 통해 많이들 우는 소리 하셨죠.
▶ 최은혜=온게임넷의 LOL팀이 생각보다 굉장히 커요. 리그가 시작한지 2년째인데 그 사이에 역할이 세분화 되면서 많은 인원이 들어와있어요. 그런데도 제가 외국 나가서 놀랐던 게, 선수들 인원에 맞게 카메라가 있는 거예요. 심지어 카메라 선의 라인 정리도 담당으로 하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힘들다고 생각은 해요. 여기는 멀티 플레이어가 중요하니까요.
▶ 김윤지=솔직히 힘들죠. 제 밑으로 작가를 두면 편하기는 해요. 그런데 LOL에 대해서 모르는 작가를 두면 있으나 마나죠. 그리고 다들 어설픈 사람한테 맡기는 것보다 처음부터 '내가 하는 게 낫다'라는 생각을 가질 때도 있잖아요.
▶ 홍연정=저는 LOL 챔피언스가 해외 서비스도 많이 하다 보니까 그쪽과 관련해서 일을 하거든요. 그래서 시간이 촉박해 지더라고요. 주어진 기간은 짧은데 퀄리티는 높아야 하니까 아쉬운 면이 많죠. 어쨌든 방송이 제일 중요한데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은 앞서지만, 일이 쌓여있어서 정작 제가 만족하질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거예요. 그러다 오프닝의 반응이 안 좋으면 속상해 하기도 해요. 제 나름대로는 아이들을 예쁘게 해주는데 반응이 안 좋으면 마음이 상하는 거죠. 몇 번 결승에 올라온 친구들은 어떻게 포즈를 취해야 하는지 잘 알아요. 그런데 처음 올라온 친구들은 자세를 잡아주느라 많이 애먹었죠. 게다가 기존과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려다 보니 뜻대로 되지 않고요. 선수들 탓은 아니고, 제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쉬워요.

주인공의 필수 조건이라는 센터를 장식했던 '페이커' 이상혁.
- 그런데 스타리그 등의 오프닝을 보면 정말 퀄리티가 좋았어요. 지금 LOL 챔피언스의 오프닝이 그 때만큼의 퀄리티를 보여주지 못해서 아쉬우신 거죠?
▶ 홍연정=맞아요. 처음 일할 때부터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스타리그 오프닝이에요. 제가 잘해야 한다고 말이죠. 그러면서도 회사에서는 스타리그 오프닝과 차별화 된 오프닝을 원했기 때문에 부담이 됐어요. 그래도 지금은 해외에서 스멀스멀 반응이 오고 있어요(웃음). 해외 팬들이 OGN 스타일이라고 영상을 만들더라고요.
▶ 최은혜=C9과 CLG.NA 경기를 저희 오프닝 스타일 그대로 따라서 만들고 그러더라고요.
▶ 홍연정=그런데 정말 너무 부담이 되요. 이게 나 혼자 만족해서 끝날 일이 아니잖아요. 팬들의 반응도 그렇지만 선수들 사이에서도 이야기가 돌아요. 한번은 '인섹' 최인석 선수가 팀 명대로 총알을 넣어달라 그러고 그러더라고요(웃음).

- 오프닝에 관한 재미있는 부분을 먼저 언급해 주셨네요. 이번 서머 시즌에도 오프닝을 통해 우승 팀을 정확히 예측하셨어요. 이번 오프닝은 바로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날개를 달고 센터에 있었죠. 억지일 수 있지만 간간히 보이는 모습도 이상혁 선수였으니 메인이었다고 봐야겠어요. 이번에도 우승팀 예측을 하신 것 같은데요.
▶ 홍연정=그전부터 자꾸 그런 식으로 오프닝과 연결되더라고요. 사실 2012 스프링 시즌의 독수리는 오해가 있는 게 원래 LOL 챔피언스 로고에 독수리가 있었어요. 작년에는 선수들이 많이 알려지지 않다 보니 얼굴을 넣는 것 보다 로고를 활용해서 만들었는데 그렇게 짜맞춰진 거죠. 그냥 오프닝을 만들 때 잘하는 선수들이나 잘할 것 같은 선수들로 메인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번 시즌에는 그게 운 좋게 맞아 떨어진 거예요. 누가봐도 이상혁 선수는 잘하잖아요? 다만 나진 소드가 우승한 윈터 시즌은 저도 깜짝 놀랐어요.
▶ 김윤지=오존 우승도 놀랄만했어요.
▶ 홍연정=이제는 생각 없이 만들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웃음). 선수들이 오프닝에 관해서 주문을 하는데, 사심이 들어가면 안 되니까 더 신경을 써야겠어요. (채)광진이 같은 경우는 본인이 나왔을 때 불을 질러달라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그냥 재미로만 받아 들이고 있어요(웃음).
▶ 김윤지=여기서 디자이너가 오프닝 예언에 대해서 인정을 하면 무당이 돼버리니까(웃음).

단언컨대 사진발은 '래퍼드' 복한규가 최고입니다.
- 이 외에도 오프닝 영상의 미스터리 아시나요? '복한규 미스터리'라고 말이죠. 실물로는 그냥 우리가 늘 보던 '래퍼드' 복한규가 맞는데, 영상에서는 정말 포스 넘치고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다고 말이죠. 이거 사심이 들어간 것 같은데요.
▶ 홍연정=아니에요. 정말로. 복한규 선수가 진짜 카메라를 잘 받아요. 복한규 선수 외에도 카메라를 잘 받는 선수 리스트가 있어요.
▶ 최은혜=눈빛이 강한 선수들이 있어요. (복)한규가 눈빛이 강해요. '헬리오스' (신)동진이도 그렇고. 그래서 동진이를 스프링 결승 때 센터에 세웠죠. 오히려 '플레임' (이)호종이가 잘 나오지 않는 편이에요.
▶ 홍연정=(최)인석이 같은 경우는 제가 좀 아쉬워요. 배를 제가 넣어줄 수는 없으니까… 그래도 얼굴은 진짜 잘 나와요(웃음).
▶ 최은혜=사실 홍연정 디자이너님이 동진이 대한 집착이 있어요. 이번에 동진이가 빠져서 굉장히 아쉬워했죠(웃음).

- 항상 선수들 프로필 사진이나 영상물을 보면 선수들 얼굴이 반쯤 가려져있거나 아예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둡더라고요.
▶ 홍연정=지금은 예전보다는 많이 드러나요. 예전에는 선수들이 경험이 없다 보니 가려줄 곳은 가려주고 선을 살리다 보니 의도한 스킬이었어요. 그 때는 카리스마를 강조해주고 싶었어요.

- 그런데 아까 이야기한 것 중에 스타리그 오프닝에 대해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하셨잖아요. 아무리 차별화를 한다고 해도 그렇게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날 것 같아요.
▶ 홍연정=당연히 욕심이 있죠. 그런데 매번 3~4일 밖에 시간이 없으니까요. 스타리그 오프닝은 해외에서 상도 받고 그러는데 저도 기회가 되면 출품을 좀 해보고 싶어요.
▶ 최은혜=디자이너님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세요. 저희가 그냥 '이런 느낌'이라고 주문을 했어요. 그럴 때마다 디자이너님은 '하' 이러면서 또 저희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 주시더라고요(웃음).
▶ 홍연정=원 피디님은 그냥 오셔서 '촤악' 이런 느낌으로 해달라는 거예요. 이게 뭐에요 대체(웃음). 한번은 유럽 스타일이라나 뭐라나. 주문을 이상하게 하세요. 그래도 저한테 전부 맡기시니까 일 자체는 편해요.
▶ 최은혜=아 그것도 있다(웃음). LOL 챔피언스 오프닝 최고는 윈터 시즌이었죠. 원 피디님이 여수에서 낚시를 하다가 영감을 얻었다는 거예요. 여수밤바다 같은 느낌으로 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한번은 '아이 블리츠크랭크' 스킨에 꽂혔으니 이 느낌으로 하라고 하신 적도 있어요(웃음).
▶ 김윤지=이걸 알아듣는 게 더 신기해요. 지난 스프링 시즌은 원 피디님이 일산 킨텍스로 뭔가 '콰악'하는 느낌 알지? 이러고 가신 거예요(웃음).

엄청나게 많은 팬이 모였지만, 제작진을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다고 한다.
- 어느덧 LOL 챔피언스가 1년을 넘었어요. '하나의 축제'처럼 만들고 싶다는 뜻을 비췄었잖아요. 하지만 그 동안에 아쉬운 소리도 많았어요. 유료화가 성공적이긴 했지만, 돈을 낸 것에 비해 자신의 위치에서는 화면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소리도 많았고, 리그 방식에 대한 불평불만들도 있었죠.
▶ 최은혜=그 동안에는 항상 무료 행사를 했었는데, 저희는 그때마다 최선을 다했었어요. 그러다 지난 스프링 시즌에 유료로 바뀌면서 전보다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했었어요. 그런데 '멘탈붕괴'를 당해버렸죠. 제가 웬만하면 절대 '멘붕'을 당하지 않는데, 현장에서 예기치 못한 작은 일부터 큰 일까지 벌어졌어요.

- 피디가 '멘탈붕괴'가 됐을 정도면 대체 어떤 일이길래 무너지실까요.
▶ 최은혜=저희가 티켓을 받고 확인하면서 방송 시간이 지연된 거예요. 계획된 대로 진행이 안 되고 방송도 미뤄지고, 생방송을 시작하려고 보니까 관객들이 미처 다 들어오지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어요. 그렇게 방송 계획에 차질이 생겨서 많이 힘들었어요.

- 생각해 보니 그렇네요? 생방송이니까 작은 사고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가 있네요. 그럼 그때마다 예진해지시겠어요.
▶ 최은혜=방송 심의위원회에서 경고를 너무 많이 받아서 정말 조심하고 있어요(웃음).
▶ 김윤지=김태형 해설위원님은 아예 오프닝으로 경고 방송을 쓰라고 했어요(웃음).

- 사실 이런 유료화나 무료화 말고도 리그 방식에 대해서 많은 팬들이 이렇게 말해요. CJ 내전을 2주에 걸쳐서 했던 방식과 재경기를 굳이 한 주 더 미뤄서 했어야 하냐는 반응 말이죠.
▶ 최은혜=여기서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LOL 챔피언스가 무조건 스타리그처럼 16강을 한다고 정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 어떤 방식도 정해지지 않았고요. 저는 아침부터 커뮤니티를 살피면서 피드백을 받거든요. 그걸 보고 제가 원석중 피디님에게 전하죠. 팬들의 질타가 저희에게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방식에 관해서 정형화 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더 많이 바뀔 거고 계속 반응을 살펴서 더 인정받기 위한 모습을 보일 거예요.

선수들 이야기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홍연정 디자이너.
- 지난 2012 e스포츠대상에서 '나는 캐리다'가 최우수 프로그램상을 받았어요. 피디로서 처음 받아본 상이잖아요. 처음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한데요.
▶ 최은혜=아이디어는 제가 냈다기 보다는 술 자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에요. 사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것이 맞아 떨어졌어요. '캐리'라는 닉네임도 그랬고, 아프리카TV와 같이 편하게 볼 수 있는 방송을 만들자고 해서 그렇게 제작됐죠. 처음에는 그냥 레코딩 돌려 놓고 게임만 시켰어요.
▶ 김윤지='클라우드템플러' 이현우 선수를 슈퍼스타로 만든 프로그램이죠. 그런데 그것도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요. 원래 최윤섭을 섭외해 달라고 했는데 너무 위험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 전에 '클템'이 말을 잘하고 하니 하라고 했죠.
▶ 최은혜=그 당시에는 '클템'이 다듬어지지 않은 외모였어요(웃음).
▶ 김윤지=일단 그렇게 '클템'을 데려 와서 시켰는데 말을 너무 잘하고 대박이 난 거에요. 처음에는 시선 처리도 잘 못해서 걱정했었는데 말은 정말 잘했죠. 진짜 '나캐리'는 스타 발굴 프로그램이에요.
▶ 최은혜=그 뒤로 '로코'가 나와서 사고를 쳤을 때는 좀 미안했어요. 제가 주의 깊게 캐치를 못해서 정말 미안했죠. 맞다. 그리고 제가 e스포츠 대상에서 강현종 감독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못 드려서 정말 서운해 하시더라고요. 지금 이 자리에서라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서운할 법 한 이유가 있어요. 바쁜 시기에 다수의 팀들이 섭외를 꺼려하는데도 응해준 게 CJ였거든요. 다시 한번 감사해요.

- 그러는 동안 선수들도 정말 많이 만났어요. 대기실, SNS 가리지 않고 교류를 많이 하시는데, 그 중 누가 가장 잘 따는지 듣고 싶어요.
▶ 최은혜=아무래도 저한테는 1세대 선수들이 가장 예쁘죠. 그래도 두루두루 친한 편이에요. 게이머 상담도 많이 하고, 아이들이 힘들 때 이야기를 많이 하기도 했어요. '모쿠자' (김)대웅이도 있고. 그런데 지금 친구들도 굉장히 예뻐요(웃음).
▶ 김윤지=저는 '막눈'이랑 가장 친하죠. 정말 아들 같은 친구에요. 제가 제일 처음 알았던 게이머가 하운이었어요. 저희가 초창기에 LOL에 대한 지식이 없다 보니 자문을 구하기 위해 하운이의 연락처를 알아 냈고, 회의도 같이 해서 밥도 같이 먹고 그랬죠. 일반인 시절부터 봤기 때문에 그 친구는 프로게이머라는 개념보다는 자식이라는 느낌이 강해요.
▶ 홍연정=저는 이제 조금 친해졌어요(웃음). 그전까지는 선수들이 제가 하는 일에 관심이 없었어요. 저는 회사에서 선수들이 잘나온 사진을 보면서 고르니까 선수들의 얼굴을 많이 보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현장에서 보면 이 친구들이 정말 반가운 거예요. 다만 선수들은 저를 모르니까 최은혜 피디님이 항상 소개해 주고 그랬어요. 그래서 저는 그냥 먼저 말을 걸어주는 선수들이 너무 고맙고 예뻐요.
▶ 김윤지=저희가 말한 친구들 외에도 붙임성 있는 좋은 친구들은 호종이, 동진이, (함)장식이가 있고, 그냥 붙임성이 없으면 저희가 말을 걸어요(웃음).
▶ 최은혜=저희는 CJ 블레이즈의 '앰비션' 강찬용 선수를 '비션'이라고 부르거든요. '비션'이는 1년을 넘게 봤는데도 차갑다고 느껴지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정말 '비션'이 만의 매력이 느껴져요. 오프 더 레코드를 할 때 '비션'이가 정말 잘 안 웃어요. 그런데 저랑 인터뷰를 할 때 웃으면서 말을 해주니까 정말 희열이 느껴지는 거에요(웃음). 이 아이가 '이제 나를 보고 편하게 생각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좋았어요.
▶ 김윤지=저는 '임프' 구승빈이랑 '마타' 조세형도 좋던데.
▶ 최은혜=광진이도 굉장히 밝고, '카카오' 이병권와 '스코어' 고동빈은 제 노예에요. 다 너무 예뻐요 진짜(웃음).

- 아니, 좋아하는 선수들 말씀해 달라고 부탁 드릴 때는 공과 사를 구분 하신다더니… 갑자기 줄줄이 나오는데요. 그나저나 아까 피디님이 말씀하신 '오프 더 레코드'는 촬영할 때는 선수도 제작진도 신경이 많이 쓰이겠어요.
▶ 최은혜=어차피 규정상 욕은 할 수 없어요. 다만 저희가 보호하고 싶은 것은 이 친구들의 전략이나 팀만의 색깔이 드러나는 요소들을 방송에 절대 내보내지 않는다는 거죠.
▶ 김윤지=확실히 그런 것들은 있어요. 패배한 부스에는 못 들어간다고 해야 할까. 그런 상황이 조금 애매해요.
▶ 최은혜=그래도 CJ 선수들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 호응을 잘해줘서 정말 재미있어요. 나진 선수들도 그렇고요.

너무 많이 아는 자(아래)와 영혼이 없는 자(위). 여러분의 선택은?
- 이제는 작가님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하나 드려볼게요. 작가가 바라봤을 때 민주희와 조은나래 두 사람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면요.
▶ 김윤지=역시 이 질문이네요(웃음). 워낙 그 자리 자체가 대본을 아무리 잘 써줘도 소화하기 힘들어요. 제가 잘했고, 리포터들이 못했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부담이 되니까 그럴 수 밖에 없어요. 두 사람 모두 장단점이 있어요. (민)주희는 게임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요. 그런데 경기를 잘 보니까 본인의 의도가 많이 드러났고, 조은나래씨는 아직 게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영혼이 없는 인터뷰가 되요. 아직 초창기니까요(웃음).
▶ 최은혜=주희는 붙임성이 정말 좋고, 같은 팀처럼 행동해요. 조은나래씨는 아직 선수들이 조금 어려워 하지만 친해지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 김윤지=주희는 전문 리포터가 아니기 때문에 말 주변이 떨어졌어요. 그래서 똑 같은 질문을 하면 조은나래씨가 하면 더 괜찮은 경우가 생겨요. 팬들은 당연히 잘 모르죠. 같은 질문인데도 말하는 사람의 스킬에 따라 다르게 보이니까요. 그냥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작가는 그대로입니다(웃음).

- 확실히 각각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있는 거네요. 그런데 작가로서 정말 쉴 틈 없이 잠도 줄여가며 준비를 했는데 리포터의 전달 능력이 떨어진다면 아쉬울 것 같아요. 작가의 의도와 다르다면 더 그렇겠죠?
▶ 김윤지=저는 리포터들이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바로 대화를 이어가는 자연스러움을 갖췄으면 좋겠어요. 최소한 관객들이 웃을 때 같이 웃을 줄 알면 좋거든요. '의아했어요'라고 말하면 저희는 다 재미있는데 조은나래씨는 이해를 못했어요. 반면 주희는 그런 유행어를 잘 알지만 오히려 그 부분으로 '드립'을 하려다가 잘 안된 케이스죠. 욕심쟁이에요(웃음). 그래도 요즘에는 조은나래씨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 최은혜=그래도 전 다른 프로그램에서 노력하던 주희를 봤기 때문에 그런 혹평은 가혹하다고 봐요. 그래서 지금은 해방됐죠. 살아났잖아요(웃음).
▶ 김윤지=주희가 남자 같은 성격인데 방송에서는 여성스럽게 해야 하잖아요. 그러다 꼬인 것 같아요.

찍어만 봤지, 찍어 보지는 않아서요. 사진 촬영이 어색한 세 사람!
- 촌철살인 같은 지적이십니다. 그럼 선수 중에서도 좀 아쉬운 부분이 있겠는데요. 인터뷰를 못해서 검색어에 오른 선수도 있고 말이죠.
▶ 김윤지=인터뷰를 하기 전에 선수들에게 말을 많이 하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이 친구들이 연예인은 아니잖아요. 그러다 보니 카메라가 코앞에 있는데 말을 얼마나 잘하겠어요. 팀에서 교육하는 것도 한계가 있죠. 직접 카메라를 들고 하는 것도 아닌데요(웃음).
▶ 최은혜=친구들이 카메라가 코 앞에 있으면 '멘붕'을 당해요. 특히 SK텔레콤이 심했어요. 저는 제닉스 스톰 시절에 '임팩트' (정)언영이 인터뷰를 30동안 한 적이 있어요. 할 말은 정말 많은 것 같은데 정리가 안 되는 거예요. '만두' 이정현 선수는 평소에는 잘하는데 방송에서는 잘 못하더라고요. '페이커' 이상혁만 잘했죠.
▶ 김윤지-나중에는 그렇게 인터뷰를 못하면 선수 스스로 느끼는지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더라고요.

- 그럼 세분은 촬영도 많이 하셨으니까 촬영에 자연스러우시겠네요.
▶ 김윤지=죄송합니다. 완전 카메라 공포증이 있습니다.
▶ 최은혜=절대 사진을 찍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이 보고 있는 모든 것들은 이렇게 편집을 통해 방송이 된답니다.
- 이렇게 노력을 해주셨으니 LOL 챔피언스가 흥할 수 밖에 없었네요. 리그의 전반적인 질부터 선수들 하나하나 섬세하게 관리까지. 벌써 2년 째인데, 자신의 일에 대해서 자부심이 대단할 것 같아요.
▶ 김윤지=자부심은 있죠. 조카들이나 그런 친구들이 '우와 우리 이모가, 누나가 LOL 메인 작가다'라고 하니까요. 하지만 어른들은 잘 몰라요. 그래서 아직도 엄마는 '영혼을 갉아 먹는 게임 작가다'라고 해요. 시댁에서도 그냥 '방송 작가다'라고 하는 정도죠.
▶ 최은혜=제가 세뇌를 당하긴 한 것 같아요(웃음). 원래 원 피디님이 프라이드가 정말 강하세요. '우리는 최고다'라고 말을 하세요. 제가 주변에 있을 때는 '자기가 맨날 최고래. 그럼 우리는 뭐야'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같이 한 시즌을 하고 나서 이제는 알 것 같더라고요. LOL과 관련된 모든 일들이 내 일 같고 LOL 챔피언스스가 안방 같아요.
▶ 김윤지=사실 자부심이라기 보다 애정인 것 같아요.
▶ 홍연정=처음에는 LOL 챔피언스 오프닝에 대한 반응이 없었어요. 저도 제가 만든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데 작년에는 뭘 만들어도 반응이 없으니까 좀 그랬죠. 지금은 해외에서도 많이 봐주고 피드백도 주니까 일할 맛이 나요(웃음).
▶ 김윤지=또 기분 좋다고 느끼는 게 있다면 진짜 약을 빨았다고 평가 받는 영상을 만들었을 때 팬들이 재미있다고 하잖아요. 그럼 더 찾아 나서죠.

- 그래도 아직까지 아무도 알아주지 못했을 때는 서운하겠어요. 알더라도 비난이 따르면 상처도 받을 것 같고요.
▶ 최은혜=가끔 커뮤니티 반응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긴 하는데, 다른 피디님이 그러시더라고요. 무관심보다는 이런 반응을 즐기면 안되겠냐고 하더라고요. 이렇게라도 반응해 주는 팬들이 있다는 것을 즐겨야죠.

20년이요? 나이 들어서 아이템도 안 보이겠어요!
- LOL 이야기를 하면 다들 일이라는 생각에 치를 떠시면서도 행복해 보이시네요. 제작자라면 끝없는 욕심이 있을 것도 같아요. 혹시 LOL과 관련해서 다양한 콘텐츠를 생각해 두신 게 있나요.
▶ 김윤지=뭐가 있을까요. LOL 챔피언스도 더 발전을 해야겠지만 어느 정도 기반이 다져졌다고 생각을 해요. 그 외 서브 프로그램을 좀더 다양화 시키고 싶어요. 뭐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만들어 지는 것도 아니니까 구체적인 생각은 못하고 있어요. 다들 마음이 합심이 됐을 때 만들 수 있겠죠.
▶ 최은혜=LOL에 있는 피디들이 작가님을 차지하고 싶어해서 많이 힘들어 하세요. 아마 그런 프로그램을 생각할 겨를이 없을 거에요(웃음).
▶ 김윤지=작가도 몇 명 없고, 전문성이 있어야 하다 보니 벽이 높은 것 같아요. 일을 그만두고 싶어도 못 관둬요(웃음).
▶ 최은혜=작가님이 관두신다 그러면 다들 관둔다고 해요(웃음).
▶ 홍연정=나도 탈주해야지(웃음). 저는 뭐 나름의 자부심이 생겼기 때문에, 오프닝 뿐만 아니라 더 세부적인 것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 이것이 여자들의 의리인가요. 세 사람은 항상 같이 해야 되겠어요.
▶ 최은혜=제가 이번 서머 레슨을 다른 곳에 맡겼는데,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아서 하소연을 했어요. 저희는 서로의 성향을 알기 때문에 척하면 척이거든요.

- 원석중 피디님은 LOL 리그가 20년은 가야 한다고 했죠. 결국에는 기한이 있다는 이야기잖아요. e스포츠의 한계라면 종목의 유통기한이 있다는 것인데, 종목의 다양화에 대해서는 어떤 시선을 갖고 있는지 이야기해 주세요.
▶ 최은혜=원 피디님이야 끝을 생각하시지만, 저는 눈앞에 있는 것만 보고 있어서 아직도 하고 싶은 것만 생각하고 있어요. 그냥 뒤는 생각하지 않고 싶어요.
▶ 김윤지=20년 안 가요. 무슨 20년이야(웃음). 어차피 몇 년 후에는 LOL의 인기도 식을 텐데, 저희가 오래 갈 수 있도록 메이킹 하는 것이 임무인 것 같아요.
▶ 홍연정=20년이나 하면 나이 들어서 아이템이 보이지도 않겠다(웃음).

앞으로 롤챔스의 20년(?)을 책임져 줄 3인방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 마지막에 앞서 '롤드컵'에 진출한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응원의 한마디씩 해주세요.
▶ 최은혜=저는 그냥 한국팀의 스킨이 보고 싶기는 해요. 입상은 뭐 운이라고 생각하는데, TPA 스킨을 보고 정말 부러웠어요. 한국팀 스킨이 나오면 어떤 것들이 나올지 기대되네요.
▶ 김윤지=우승 하면 좋지만, 이 녀석들이 우승하면 배가 너무 아픈데(웃음). 나 이러다가 욕 먹을 것 같은데(웃음). 분명히 상위권까지 다 갈 것 같아요. 너무 잘해서 걱정이죠. 그런데 혹시 모르잖아요. TPA 같은 팀이 나와서 재미있는 구도를 만들어 줄지도.
▶ 홍연정=한국 선수들 멋있게 포장을 잘 했으니, 아무나 빨리 올라가서 우승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제가 만든 작업물이 노출될 수 있으니까요(웃음).
▶ 김윤지=맞다. LOL 챔피언스에서 아이들 정말 예쁘게 꾸며주고 다했는데, 롤드컵에서는 커버를 안 해줘요. 화나요 정말.
▶ 홍연정=진짜로. 다들 예쁘게 나오면 좋겠어요(웃음).

- 이 질문을 빼먹을 뻔 했어요. 우리 세 사람에게 LOL이 어떤 존재인지 들어봐야겠어요.
▶ 홍연정=감옥? 아니 밝은 이미지로 해야 하니까. 그냥 떠오르는 생각은 없는데, LOL 자체가 일상이 됐어요. 방송이 없는 날에는 재방송을 보고 또 LOL을 하고 있고요. 벗어날 수 없는 일상이에요.
▶ 최은혜=저도 뭐 일상이고, 24시간 동안 생각해요. 정말 벗어나고 싶을 때도 있는데,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붙잡힐 수 밖에 없는 매력. 나쁜 남자 같다고 할까요. 정말 가끔은 용산에 자주 보이는 팬들도 있으면 저도 모르게 쳐다보고 있을 정도에요. 그냥 관련된 모든 게 다 특별해요.
▶ 김윤지=회춘할 수 있는 에너지? 만나는 사람들이 어린 친구들이다 보니 젊게 살게 돼요. 제가 30대 중반임에도 같이 하니까 젊어지는 것 같아요. 제 친구들은 제가 하는 말을 못 알아 들어요(웃음). 남들보다 젊게 사게 되는 것 같아서 좋아요.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 최은혜=저는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 한 것 같아요. 10월에는 저희가 휴가를 갈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한 시간이에요. 저희가 사실 핫식스라고 불리는 제작진이 더 있거든요. 이렇게 하면 모르실 텐데. 아니다. 이름을 말해도 어차피 모르겠구나(웃음).
▶ 김윤지=다시 말씀 드리지만 LOL 초창기부터 단 한번도 작가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막내 작가 김유진 작가와 미국에 가 있는 강슬기 피디, 조연출 김소리, 김주은 외에 남성 제작진에게도 고맙고, 모두 고생이 많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 홍연정=저는 그런 것에 불만이 있었어요. 뒤에서만 일을 하고 앞에서는 없으니까 몰라준다는 그런 생각이 있었죠. 그런데 제가 현장에 가면 피디님부터 해서 다들 선수들에게도 소개시켜주고 해서 그런지 이제는 많이들 알아줘서 뿌듯해요. 그래서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다 너네 잘되라고 하는 거니까 쑥스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내 말 잘 들어라(웃음). 잘 협조해줘서 고마워요.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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