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도로 집중한 ‘쵸비’ 정지훈은 마법사와 구별할 수 없다. 농심전 5세트가 그랬다.
정지훈의 소속팀 젠지는 20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CK컵 플레이오프 3라운드 패자조 경기에서 농심 레드포스를 3대 2로 이겼다. 5세트 초반 불리하게 시작해 ‘패패승승승’의 제물이 될 위기에 놓였던 이들은 아지르를 잡은 정지훈의 하드 캐리에 힘입어 가까스로 결승 진출전에 합류했다.
으라차차, 정지훈 혼자서 뒤집은 5세트였다. 절망적인 미드 라인전 구도를 온전히 자신의 개인 기량으로 버텨냈다. 초반 바위게 싸움에서 ‘피셔’ 이정태(스몰더)에게 더블 킬이 들어갔다. 발이 풀린 ‘리헨즈’ 손시우(나미)도 집요하게 정지훈을 괴롭혔다. 이 때문에 결국 5분경 곡괭이와 롱소드를 갖추고, 더블 버프와 나미 파도 소환사의 축복(E) 버프까지 두른 이정태에게 타워 다이브를 당해 첫 데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지훈의 진가는 데스 이후부터 드러났다. 이정태에게 600~700 골드 뒤지는 상황에서도 그는 날카로운 딜 교환을 통해 연이어 라인전 이득을 챙겼다. 10분경 두 번째 유충 전투를 앞두고 혼자서 이정태, 손시우를 밀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플레이는 젠지가 귀중한 유충 스택을 챙기는 발판이 됐다. 그는 이후에도 상대의 체력을 소모시키거나 라인을 선푸시했다.

14분경, ‘캐니언’ 김건부(판테온), ‘듀로’ 주민규(유미)가 정지훈에게 보답했다. 두 선수는 탑라인에서 정지훈과 합세해 ‘지우’ 정지우(루시안)를 잡아냈다. 뒤늦게 ‘룰러’ 박재혁(제리)까지 탑라인에 합류, 포탑에 고립돼 있던 손시우를 잡아냈다. 이 2킬 또한 젠지가 위기를 버텨내는 계기가 됐다.
유연한 아이템 빌드 선택도 돋보였다. 정지훈은 1코어로 내셔의 이빨을 산 뒤 2코어 아이템으로 보편적인 리안드리의 고통이 아닌 존야의 모래시계를 준비했다. 20분경, 미드 교전에서 추적자의 팔목 보호대를 이용해 상대의 공격을 흡수해 내면서 아이템 효과를 100% 이용했다. 곧이어 궁극기 황제의 진영으로 상대 딜러진을 동시에 넘기면서 젠지의 첫 한타 승리까지 견인했다.
정지훈이 슈퍼 토스에 성공한 미드 한타는 적장 박승진 감독이 중요한 분기점으로 꼽은 전투이기도 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기드온’ 김민성(마오카이)과 바텀 듀오가 1코어 타이밍에 함께 움직이며 상대를 누르는 운영을 하지 못한 점과 함께 미드 한타, 바론 한타가 아쉬웠다고 복기했다.
이처럼 5세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지훈이 뒤집은 게임이요, 빚어낸 승리였다. 정지훈은 경기 후 만장일치로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POM)으로 선정됐다.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 “쉽지 않은 상황이 많았지만 최선을 다했다. 좋은 플레이를 한 것 같아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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