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e사람]'스포츠 마케팅의 달인' CJ 엔투스 김준호 사무국장을 만나다

Talon 2012. 10. 16. 12:48

CJ 엔투스가 지향하는 것은 글로벌 명문 게임단, e스포츠 콘텐츠의 가능성은 충분


기분 좋은 웃음으로 맞아 준 CJ 엔투스 김준호 사무국장.
e스포츠의 숨은 주역과 만나 얘기를 들어보는 'e사람' 코너의 이번 주인공은 CJ 그룹의 스포츠 마케터, 김준호 CJ 엔투스 사무국장이다.

그는 사실 e스포츠보다는 정통 스포츠에서 잔뼈가 굵은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다. 나이키에서 스포츠 마케터로 오랜 시간 활동하면서 육상 종목부터, 농구, 축구 등의 종목에서 활약했고, 지금은 '위 런 서울(WE RUN SEOUL)'로 유명한 휴먼레이스 기획부터 길거리 3on3 농구대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프리미엄컵 유소년 축구팀까지 그의 손을 거친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 마케팅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지난 10년간 나이키에서 진행됐던 많은 스포츠마케팅 행사들이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쳐갔다고 보면 된다.

김준호 국장은 지난 2010년 CJ 스포츠단으로 부임했다. 프로게임단 외에도 골프와 모터스포츠를 후원하고 있는 CJ 안에서 그는 한국 최대 프로 모터스포츠 프로모터인 (주)슈퍼레이스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SK플래닛 프로리그 시즌2 우승을 핑계로 요청한 인터뷰를 흔쾌히 수락해 준 김준호 국장에게 그가 생각하는 e스포츠의 가능성 및 스포츠 마케터로서의 지내 온 지난 이야기들을 들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e스포츠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열정은 생각의 변화를 가져다 줬다.
- 늦었지만 우승을 축하 드립니다. 팀을 맡은 지 2년 만에 거둔 값진 우승이었는데요. 스포츠 마케터로서 오랫동안 활동해 오신 걸로 아는데 게임단 프런트는 또 다른 도전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떠세요?

▶ 게임단을 맡은 지 2년 2개월 만에 우승했으니 쉽지는 않았네요. 솔직히 말하면 그 전까지는 정통 스포츠만 해왔기 때문에 e스포츠를 인정하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CJ로 오고 나서부터는 e스포츠가 제 일이 됐잖아요. 관심을 갖고 보기 시작하니 그 안에 A부터 Z까지 스포츠의 모든 요소가 들어있더군요. 대회장에서는 물론이고 실내에서 연습을 하는데도 옷이 흠뻑 젖을 정도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e스포츠를 인정하기 시작했죠.당연히 우승에 대한 욕심도 생겼고요.

제 미숙함 때문인지 번번이 플레이오프에서 그쳐서 아쉬웠는데 스페셜포스 우승을 시작으로 메인 종목인 스타크래프트에서도 결국 우승을 해 냈습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사무국 모두가 함께 일궈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회사를 떠났지만 오랜 시간 같이 활동했던 오상헌 대리에게도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 e스포츠만 하시는 게 아니잖아요. 정확히 스포츠 마케터란 어떤 일을 하는 건가요? 지금 하시는 일이 간단히 소개해 주신다면요.

▶ 스포츠마케팅은 말 그대로 스포츠를 매개로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죠. 구단(게임단)을 운영하면서 선수를 관리하는 에이전트 역할을 하기도 하고 기업을 통한 스포츠에 대한 후원을 통해 일반 마케터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CJ의 경우 e스포츠는 게임단 운영을 하고 있고, 골프는 선수 및 대회 후원으로 기업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또 제가 대표로 있는 '슈퍼레이스'를 통해 모터 스포츠 대회를 직접 개최하는 프로모터 역할도 합니다.

- 그 전에는 나이키에서 일하셨다고 들었습니다.
▶ 나이키에서도 스포츠마케팅과 브랜드마케팅을 모두 했었는데 나이키의 육상종목과 축구가 주로 제 업무였습니다. 거스 히딩크 감독부터 시작해 우리나라 역대 국가대표 감독들을 매니징 했었고, 범국민 마라톤 대회 등 정말 다양한 이벤트 마케팅을 주관했습니다.

박지성 과 함께 했던 200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시안 투어 때의 모습.
- 그렇다면 기억에 남는 행사들도 굉장히 많으시겠네요?
▶ 굉장히 많죠. 코비 브라이언트가 직접 레슨을 하러 왔던 것이나 르브론 제임스랑 함께 한 이벤트도 있었고, 축구의 경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시안 투어에서 박지성 선수와 함께 행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호나우지뉴, 루니 같은 스타 선수들도 만났고 테니스 스타 '페더러-나달'의 원포인트 클리닉도 좋은 행사였죠. 또 나이키에서 했던 것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시작 몇 분만에 몇 만장의 티켓이 '솔드아웃(매진)' 됐던 휴먼 레이스죠. 지금은 '위 런 서울'이라고 하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런닝(Running)을 좋아해서 더 좋았던 행사였습니다.

이 밖에도 나이키 프리미어 리그, 지금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프리미어리그라고 하는데 전세계 중학생 리그 중 가장 권위가 높은 대회도 있고요. 그 때 만났던 청소년들이 어느 새 자라서 올림픽 국가대포가 되어 있는 걸 보면 뿌듯하죠. 생활체육의 장을 여는 일들을 많이 해 오면서 우리나라 스포츠 문화에 일조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맨유 프리미어컵 세계 대회에 출전했던 원삼중학교 선수들과 함께. 이들 중에는 이번 2012 런던올림픽 대표팀의 이범영, 김보경 선수도 있다고.
- 일이 굉장히 바쁠 것 같은데요. 스포츠 마케터가 되려면 어떤 점이 중요한 지 궁금합니다.
▶ 일단 스포츠 마케터가 되려면 스포츠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은 기본이고 자기가 맡은 종목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겠죠. 또 외부 행사가 많고 특히 스포츠 이벤트는 거의 주말에 열리기 때문에 일반적인 회사 생활과는 패턴이 다릅니다. 자기 생활을 어느 정도는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감수해야 하는 거죠. 지방이나 해외 출장도 잦고요. 또 외향적인 성격과 적극적인 마인드가 있으면 아무래도 유리하겠죠.

- CJ 엔투스 사무국에는 프로게이머 출신 서지훈도 있잖아요.
▶ 서지훈 님은 일단 프로게이머 시절의 활동을 인정 받아 경력 특채로 입사를 했습니다. 지금 우리 팀에서 가장 막내고 직급으로 보면 유일한 사원이죠. 부서에서 막내가 해야 할 일들을 하고 있고 e스포츠 전문가로서도 기대 이상으로 일을 잘 하고 있습니다. & #160; e스포츠가 전문 분야지만 제네럴 스포츠마케터로서의 역량을 위해 다른 스포츠 분야도 다양하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선수 출신의 첫 사무국인데 업계에 대한 전문성이 뚜렷해서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행정적인 부분도 그렇고 제 몫을 잘 해주고 있죠.

평소 마인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김준호 사무국장. 선수들의 표정까지 두루 살피는 편이다.
- 다시 결승전 얘기로 돌아가 볼게요. 이번 프로리그를 준비하면서 우승에 대한 예상을 얼만큼 하셨는지 궁금해요.
▶ 이번 시즌의 경우 플레이오프 때 두 번이나 역전승을 거두면서 결승까지 올라갔잖아요. 사실 패색이 짙다가 그렇게 상황을 역전시키니까 오히려 자신감이 더 붙었던 것 같아요. 스타1, 2를 병행하다 보니 변수가 많았지만 김동우 감독의 지도력과 스타2 전략을 위해 영입한 박시현 코치 등 코칭 스태프의 노력과 에이스 김정우, 스타2에서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준 김준호 등 선수들의 열정적인 노력이 잘 맞아 떨어졌다고 봅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우승에 대한 열망이 매우 컸고요.

- 특별히 칭찬해 주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요.
▶ 다들 잘해줬지만 김준호 선수가 아닐까요? CJ 엔투스에 들어온 사연-위메이드가 게임단을 해체하면서 CJ로 편입했음-도 그렇고 이미 팀 내에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많아서 과연 주전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는데 보란 듯이 해낸 셈이니까요. SK플래닛 시즌 1 때 플레이오프에 출전해 1승을 거두는 모습을 굉장히 인상 깊게 봤었는데 스타2를 하면서부터 월등한 발전 속도를 보이더군요. 이번 시즌에도 팀이 결승에 진출하는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경기를 할 때마다 화면에 비춰지는 김준호 선수 특유의 몰입하는 표정을 종하합니다. 저는 게임을 이기고 질 때 선수들이 짓는 표정을 유심히 보는 편이거든요.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지만 표정만 봐도 대부분 그 선수가 어떤 마음인지를 알 수 가 있어요.

- 역시 표정이 중요하군요. 그 밖에 평소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점이나 자세 같은 것이 있나요?

▶ 평소에 제가 강조하는 부분은 딱 두 가지, 팬과 스폰서입니다. 팬들이 있어야 선수가 있는 것이고 CJ 엔투스 역시 팬이 먼저입니다. 또 프로 선수라면 스폰서를 중요히 여기는 것은 기본이죠. 저랑 자주 만나는 선수 중에서 골프의 최경주 프로 같은 경우는 그런 부분에서 최고입니다. 스폰서를 목숨처럼 생각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죠. 미국 PGA에서는 스폰서에 대한 교육을 따로 1박 2일이나 받을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해요. 그런 의미에서 저 역시 프로리그를 후원해 준 SK플래닛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협회 회장사를 맡고 있는 SK텔레콤도 마찬가지고요.

CJ 엔투스를 글로벌 명문 게임단으로 만들고 싶다는 김준호 사무국장.
- CJ 엔투스는 KeSPA 게임단 중 처음으로 LOL팀을 창단했습니다. 앞으로 e스포츠의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 CJ 그룹의 모토 중 하나는 '최초, 최고, 차별화를 추구하여 핵심역량을 지닌 1등, 즉 온리 원이 되자' 인데 LOL의 경우는 나름 차별화를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LOL의 가능성을 봤고, 그래서 협회에 속한 기업 게임단 중 가장 발 빠르게 팀을 창단했으니까요. 그룹의 계열사인 온게임넷에서도 LOL 리그를 열고 있었기 때문에 팀 창단이 리그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스타크래프트 팀과 마찬가지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요. 저는 e스포츠의 전망이 매우 밝다고 봅니다. 스타2와 LOL등 주요 종목들의 콘텐츠가 글로벌화되고 있다는 게 중요해요. MLG에 초청 받아 미국에 갔었을 때 그런 가능성을 더욱 크게 느꼈습니다.

- 잘 알겠습니다. 향후 CJ 엔투스가 지향하는 프로게임단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 CJ 엔투스가 지향하는 것은 글로벌 명문 게임단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뛰어난 실력이 있어야 하고 팬서비스에 기반을 둔 사무국의 스포츠 마케팅, 회사의 지속적이고 든든한 서포팅까지 3박자가 맞아 떨어져야겠죠. CJ 그룹 자체도 글로벌라이제이션이 화두입니다. e스포츠가 한국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해요. 음악이나 스포츠가 그렇듯 게임은 언어의 장벽이 없는 전세계의 공통 문화 콘텐츠니까요. 케이팝(K-POP)만 한류의 중심에 있는 것이 아니라 e스포츠도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CJ 엔투스가 글로벌 최강 게임단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160; & #160;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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