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e스포츠 인사이드]스타1으로 돌아온 이제동, 그리고 '택뱅리쌍'

Talon 2016. 11. 25. 00:33

# 은퇴한 이제동의 스타1 합류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 ‘폭군’ 이제동이 은퇴했다. 지난 11월 2일, 그는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만 10년간의 프로게이머 생활이 끝났음을 알렸다.


이제동은 2006년 상반기 드래프트를 통해 스타1 프로게이머로 데뷔했다. 2007년에는 스타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초고속 성장을 보였고, 많은 우승 커리어를 쌓았다. 이제동은 이윤열과 박성준에 이어 세 번째로 스타리그 3회 우승을 기록한 선수다.


스타1에서 스타2로 종목 전환이 이뤄진 후, 이제동은 이름값 있는 선수 중 가장 성공적인 전향 사례로 꼽혔다. 해외로 넘어간 이제동은 WCS 아메리카와 글로벌 파이널 준우승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에이수스 로그 토너먼트에서 자신의 첫 스타2 우승을 알렸다. 스타1 우승자 출신이 스타2까지 우승한  것은 이제동이 최초였다.

스타의 황금기를 주도했던 '택뱅리쌍'


'폭군'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이제동


이렇듯 스타2 성공 가도를 달리던 이제동에게도 침체기는 찾아왔다. 2012년부터 해외팀 EG 소속으로 활동해온 이제동은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GSL에서 이동녕에게 패해 코드S 진출에 실패하면서 은퇴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스타2와 프로게이머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은 이제동의 행선지는 스타1이었다. 이제동은 콩두컴퍼니 소속으로 스타1 복귀를 선언했다.


# 스타1에서 다시 만난 ‘택뱅리쌍’


기가 레전드 매치에 참가한 김택용, 이제동, 송병구, 이영호(왼쪽부터)


‘택뱅리쌍’은 스타1 황금기를 이끌었던 김택용, 송병구, 이제동, 이영호를 일컫는 말이다. 지난 11월 19일, ‘택뱅리쌍’ 완전체가 부산에서 기가 레전드 매치를 통해 복귀전을 가졌다.


스타2 성적이 부진했던 김택용은 일찌감치 스타1으로 돌아와 개인방송을 진행하며 실력을 되찾았다. 이영호는 김택용에 비해 뒤늦게 스타1을 시작했지만, 빠르게 실력을 회복하며 과거 강력했던 모습을 되찾았다. 여기에 이제동이 본격적인 스타1 합류를 선언한 데다, 끝까지 국내 스타2에 남아있던 송병구도 올해 프로리그가 종료됨에 따라 스타1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네 명이 스타1으로 맞붙는 것은 약 5~6년 만의 일이라 많은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이제동은 송병구와  4년 7개월 만의 대결에서 승리하면서 결승전에 올랐다. 반대쪽에서는 김택용이 이영호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커세어-다크’로 대표되며 저그에게 강했던 역상성 프로토스 김택용과 ‘프로토스의 재앙’으로 군림했던 이제동의 대결은 스타1 팬들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이제동은 얼마 전까지 스타2를 하다가 복귀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경기력을 펼쳤지만, 최종 우승은 전성기를 연상하게 하는 플레이를 보여준 김택용이 차지했다.


‘택뱅리쌍’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 네 명이 다시 모여 경기할 수 있다는 자체가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팬들은 “역시 택신이다”, “리쌍록 보고 싶다”, “멀티태스킹 싸움에 눈이 정화됐다”, “오랜만에 추억이 느껴지는 스타1 전율”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이들을 반겼다.


# ‘택뱅리쌍’의 본격적인 경쟁


다시 시작된 '택뱅리쌍'의 이야기


‘택뱅리쌍’은 오는 12월 4일부터 시작되는 아프리카TV 스타리그 시즌2(이하 ASL)에 참가한다. 기가 레전드 매치가 이벤트전이었다면, ASL은 ‘택뱅리쌍’의 스타1 복귀 후 본격적인 경쟁을 볼 수 있는 첫 대회가 될 예정이다. 


스타1은 한국 e스포츠의 시발점이자 가장 오래 지속됐던 e스포츠 종목이다. 아직도 스타1의 향수를 잊지 못하고 있는 오래된 e스포츠 팬들에게 ‘택뱅리쌍’이 돌아왔다는 것은 무척이나 반가운 소식이다. 이미 ‘택뱅리쌍’은 기가 레전드 매치 후 각자 ASL 우승을 다짐하며 예전 스타1 시절의 경쟁 구도가 다시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택뱅리쌍’의 재결합은 스타2와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등 새로운 e스포츠 종목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갔던 올드팬들을 불러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반색할 일이다. 또,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는 스타1이 재차 e스포츠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로 부활할 수 있을지도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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