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김용우가 만난 사람] '갱맘' 이창석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Talon 2017. 5. 14. 01:03

지난 시즌 정글러로서 포지션을 변경했던 '갱맘' 이창석이 북미 챌린저 시리즈에 소속된 e유나이티드에 입단했다. 공교롭게도 4년 전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롤챔스)에서 활동할 때 벽을 넘지 못해 바론을 내줬던 '댄디' 최인규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이제 '갱맘' 이창석은 정글러가 아니다. 다시 한 번 미드 라이너로서 성공을 꿈꾸고 있다. 

- 북미로 돌아가게 됐다
▶ 북미가 좋다. 살기도 좋은 것 같다. (웃음)

- 챌린저스 팀인데 선택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 애초에 미드에서 정글로 포지션을 변경했고, 이미지도 안 좋은 상황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팀이 필요했다. NRG에서 같이 지냈던 'Hermit' 타다요시 리틀턴 코치가 그 팀에 있었고 '같이하자'는 연락이 왔다. 

한국서 뛸 생각도 했고 중국에선 좋은 대우를 보장했지만, 현재 성적을 낼 수 있는 팀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e유나이티드 멤버들을 확인한 후 경기를 찾아봤다. 탑 라이너인 'Licorice' 에릭 리치가 잘하고 바텀 라인도 괜찮았다. 한국인 정글러와 같이 간다고 해서 내가 영어가 되고 게임도 배웠기 때문에 경기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 그 한국인 정글러가 '댄디' 최인규다
▶ '댄디'까지 기대 안 했다.(웃음) '댄디' 정도 같은 선수가 오면 나야 고맙다. 게임 지식도 많고 가르쳐줄 필요도 없다. 나 스스로 신경 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 NRG에서는 다른 선수들을 가르쳐 주다 보니 나를 잡아줄 사람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스스로 피드백을 하면서 게임을 할 생각이다. 같이 잡아줄 선수도 있어서 다행이다. 

- 정글러에서 다시 미드 라이너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인가
▶ '코어장전' (조)용인이도 비슷한 경우였는데 정글로 바꾼 이유는 '답답해서'였다. 당시 메타도 정글이 좋았다. 그렇지만 정글러를 하다 보니 미드 라이너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다시 돌아간다면 잘할 자신있었다. 

미드를 다시 연습하면서 탈리야, 아지르 등 못했던 챔피언들도 손에 익기 시작했다. 안 맞는 챔피언에 대한 운영 법과 팀적인 요소를 배웠다. 정글러 동선이 보이다 보니 언제 이득을 볼 수 있는 타이밍도 알게 됐다. 그래서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들과 다른 팀에서 활동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자신 있었다. 

- 정글러를 한 것이 미드 라이너로서 성장하는 계기가 된 건가? 
▶ 배운 것이 정말 많았다. 정글러도 라이너를 해보면 게임이 다르게 보인다. 정글러와 라이너, 각자 입장이 있고 그것을 맞추기 위해선 경험이 필요하다. 

- 2부 리그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팀을 빠른 시간 안에 LCS로 올려야 하는데 
▶ 무조건 올릴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낮아진 내 입지를 회복해야 했다. 가능하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지난 시즌 강등된 NRG를 떠났던 이창석은 미드 라이너에서 정글러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이후 유럽 LCS 바이탈리티에 '하차니' 하승찬과 함께 입단했으나, 이창석은 주전으로서 자리를 보장받지 못했다. 지난 시즌 3경기에 출전한 것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이창석은 바이탈리티에서 활동했던 한 시즌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했다. 많은 것을 배웠던 시즌이라고 자평했다. 

- 바이탈리티에서의 생활은 어땠나 
▶ 정말 좋았다. 게임단 주가 가족같이 대해줬다. 팀원들도 좋았다. 경기는 많이 출전 못했지만 팀원으로서 희생하고 도와줬다. 그 친구들도 나를 그리워할 거다. (웃음)

- 그래도 경기는 많이 출전을 못했다
▶ 아쉬웠다. 스스로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그래도 좋은 시간이었다. 많은 것을 배웠고,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됐다. 

- 디딤돌이라...
▶ 특히 같은 팀이었던 '하차니' 하승찬 선수에게 많이 배웠다. 

- 유럽 LCS은 어땠나. 아이번 등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챔피언이 나온다 
▶ 정글에서 아이번은 괜찮다. 유럽 선수들은 픽 연구를 많이 한다. 한국 팀은 스크림 안에서 챔피언 사용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는데 유럽 선수들은 솔로 랭크에서 한 번 해보고 괜찮으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 한국과 북미, 유럽에서 모두 생활해봤다. 차이점을 들어줄 수 있나 
▶ 유럽은 겨울에 있어서 그런지 날씨가 안 좋았다. 여름 날씨가 좋다던데 볼 수 없어서 아쉽다. 북미 지역의 장점은 날씨다. 한국 선수들은 영어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나는 영어가 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사실 영어가 안됐으면 불러주는 팀은 없었을 것이다. 

- 영어는 어떻게 배웠나. 실력이 좋은 것 같다
▶ 주도적인 스타일이다 보니 계속 영어를 사용하려고 했고, 실력도 늘어났다. 모르는 게 있으면 항상 메모했다. 해외에서 1년 정도 생활하면서 영어가 많이 늘었다. 

- 바이탈리티와의 결별은 새로운 도전 때문이었나? 
▶ 시즌 중반 미드로 연습을 다시 시작했다. 스크림은 미드와 정글 반반 했다. 기량을 회복하기 위해 하루에 4시간 정도만 자고 미친 듯이 게임만 했다. 한 달에 700경기 정도 했다. 솔로 랭크도 6위까지 끌어올렸다. 기량을 되찾았고 미드 라이너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팀의 미드 라이너인 'Nukeduck'가 정말 잘한다. 개인적으로 미드 라이너로서 이 팀에 필요하지 않을 것 같았다. 팀에 미드 라이너로서 다른 팀에서 성공하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게임단 주도 승낙해줬다. 

- 좋은 게임단 주인 것 같다
▶ 그렇다. 내가 엄청 희생했다. 설거지도 하고 선수들 멘탈 관리도 해줬다. 멘탈 코치였다. (웃음)
 


오버워치, 리그오브레전드(LoL) 등 종합 게임단인 e유나이티드는 지난 해 11월 LoL 팀을 창단했다. 지난 시즌 북미 챌린저 시리즈서 3승 2무를 기록, 1위를 차지한 e유나이티드는 결승서 골든 코인과 맞붙었지만 2대 3으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LCS 승강전에 참가한 e유나이티드는 팀 리퀴드와 팀 엔비어스에게 패하면서 LCS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분위기 쇄신을 노린 e유나이티드는 차기 시즌 반드시 LCS 본선에 올라가기 위해 한국인 선수인 '갱맘' 이창석과 '댄디' 최인규를 영입했다. 이창석과 최인규는 팀의 염원대로 LCS 무대로 팀을 이끌 수 있을까?  

- 롤챔스 결승전에 왔었는데 어땠는지 
▶ 재미있었고, 동기부여도 됐다. 그런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 해외에 있으면서 롤챔스 경기는 챙겨봤는가
▶ 그렇다. 해외 리그보다 수준이 높더라. 기본적으로 대부분 팀들이 운영을 한다. 아직은 해외와 한국 간 차이가 있지만, 한국 선수가 해외로 나가서 영어를 마스터한 뒤 팀에 커뮤니케이션 되는 기간인 2~3년이 지나면 격차는 좁혀질 것 같다.  

- 해외 무대 진출을 노리는 한국 선수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 피지컬은 차이가 안 난다. 제일 크게 작용하는 건 팀 운영과 언어다. 한국어가 편안하다. 한국인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어느 상황을 팀원들에게 전달할 때 말이 많이 필요 없다. 이와 달리 영어는 겹치는 의미가 많다. 예를 들어 '낚시하자'라는 의미로 'bait'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어떤 식으로 낚시를 할 것인지'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 반면 한국어는 상대 입장에서 언어 전달이 편안하다. 

- 성적을 못 낸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 아쉽다. 살짝 주춤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포기하면 은퇴하는 거고. 열심히 하면 올라가는 거다. LoL은 포기는 곧 은퇴라고 생각한다. 

- 친정팀 진에어가 스프링 시즌서 승강전을 경험했다
▶ 내가 가서 가르쳐주면 잘할 것 같았다.(웃음) 중심점이 없어서 아쉬웠다. '트레이스' (여)창동이 형 같은 사람이 필요해 보였다. 

- e유나이티드에 가면 다시 손발을 맞춰야 하는데 
▶ 기본을 모르는 선수들에게는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줘야 하지만 잘하는 선수들은 알아서 잘한다. 잘하는 선수 5명이 모였을 때 필요한 것은 한타 타이밍이다. 

- 목표는 무엇인가? 
▶ 내년 롤드컵 진출?(웃음) 선수하는 동안 롤드컵 4강은 가보고 싶다. 이번 시즌 목표는 LCS 진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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