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홍콩·마카오 지역인 LMS는 2016년 '크레이머' 하종훈(현 아프리카 프릭스), '스티치' 이승주(현 G-렉스) 등 많은 한국 선수가 뛰었지만 지난 해에는 거의 전무했다. 중국 처럼 자국 선수를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LMS 팀들은 다시 한 번 한국 선수들을 영입하기 시작했다. 삼성 갤럭시(현 KSV)에서 1년을 경험한 이승주와 CJ 엔투스 출신인 '캔디' 김승주가 G-렉스에 입단했고, '무브' 강민수와 에버8 위너스 출신인 '들' 김들이 마치e스포츠, '무진' 김무진은 플래시 울브즈에 합류했다.
그중 주목받는 선수는 '무진' 김무진이다. 정글 유망주로서 다크 패시지와 유럽 팀레드불(해체)에서 활약했던 김무진은 팀레드불에서 SK텔레콤 T1 '트할' 박권혁과 함께 손발을 맞췄고 올 시즌부터 플래시 울브즈 주전으로 활동 중이다.
'카사' 홍하오슈안이 새로운 변화를 주기 위해 로얄 네버 기브 업(RNG)로 떠난 플래시 울브즈는 스프링 시즌을 앞두고 대거 선수를 영입했다. 미드 '메이플' 후앙 이탕을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에 두 명씩 경쟁 체제를 갖춘 플래시 울브즈에서 '무진'이 주전으로 출전할 가능성은 낮았지만 개막전부터 주전 자리를 확고히 한 상태다.
최근 포모스와 만난 김무진은 "저도 주전으로 출전할 줄 예상 못했다"며 "시즌 목표는 LMS 우승과 함께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8강 진출이다"고 밝혔다.
▶ 플래시 울브즈 소속이고 김무진이다. '무진'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다. 21살이다.
▶ 팀 레드불이 해체된 이후 새로운 팀을 찾고 있었다. 그때 제의를 받았다. 사실 '내가 그곳에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나간 선수가 워낙 유명한 '카사'라서 그의 자리를 메울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다.
- 대만에서 활동한 한국 선수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는지
▶ 팀에서 활동했던 '크레이머' 하종훈 선수가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를 들었다. 언어 때문에 힘들었지만, 선수들하고 잘 지냈다고 하더라. 팀에서도 '선수들이 부끄러워하기 때문에 직접 다가가라'라는 조언을 받았다.
- 다크 울브즈(해체) 소속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 처음에는 재미로 했다. 친형이 '레클리'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e스포츠 방송인이다. 형이 프로게이머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솔로랭크서 점수를 계속 올렸고 입단 제의를 받게 됐다. 그렇지만 팀 사정 때문에 2달 밖에 있지 않았다.
- 이후에는 팀 레드불에 입단했는데
▶ 솔로랭크에서 특이한 챔피언을 해서 그런 거 같다. (웃음) 당시 공격적이었지만 메타에는 맞지 않는 헤카림, 엘리스, 리신, 니달리 등을 했다. 레드불에서도 팀을 만드나라는 생각을 했고, 안정적인 팀에서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해외 팀이라서 영어도 할 수 있고 '트할' 박권혁하고도 친해서 성적을 내고 싶었다. 3부 리그부터 시작했지만 1부 리그로 올라가면 사람들이 알아본다는 것도 크게 작용했다.
▶ 부럽다. 권혁이와 오랜 시간 동안 생활했고 같은 팀에도 있었지만 떨어져서 아쉽다. 잘하는 친구라서 기회가 되면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공격적인 스타일이고, 자기가 원하는 건 확실하게 말한다. 콜을 정확하게 해준다. 혹시나 실수나 피드백을 할 때 실수가 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그런 스타일이다.
▶ 환경이 정말 좋았고 생활하는 것도 문제없었다. 단 음식이 입에 안 맞았다. 한국 식당이 있었지만, 가격이 비쌌다. 생각날 때마다 권혁이와 같이 갔다.
- 팀이 1부 리그로 못 올라가서 아쉬웠을 것 같다
▶ 플레이오프 패하고 난 뒤 숙소로 돌아가는데 한동안 아무도 말이 없었다. 방에 가서 울기도 했다. 꿈을 이루고 싶어서 유럽으로 갔는데 성적을 못내 서운함이 있었다. 권혁이와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 그래도 영어 실력은 늘었을 것 같은데
▶ 영어는 정말 많이 늘었다. 유튜브 영어 해설을 보고 들었고, 현지 사람들이 말하는 걸 들으면서 배웠다. 영어는 완벽하게는 못하지만, 게임 내에서는 소통은 가능하다.
- 유럽에서 대만으로 갈 때 고민을 했을 것 같다. 환경이 바뀌는 거라서
▶ 환경적인 부분을 걱정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여가 생활. 잠자는 시간, 헬스장이다. 그렇지만 대만에서는 저에게 남는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런 거 때문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다.
- 개인적으로 주전으로 출발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언어는 어떻게 공부하는지 궁금하다
▶ 저도 그렇게 생각했다.(웃음) 통역사 형이 저를 하루에 한 번씩 중국어와 중국어로 사용되는 게임 용어를 알려준다. 저도 스크림(연습경기)가 끝난 뒤 게임 내에서 나온 중국어를 물어본다. 지금은 게임할 때 중국어로 60% 정도 소통 가능하다. 부족한 건 많지만 제가 연습해야 한다. (참고로 중국어와 대만어인 만다린은 약간 차이가 있다)
- 플래시 울브즈 선수들은 어떤가?
▶ 다 착하다. 잘 챙겨주고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귀엽다. 처음에 이미지로 보면 친구 같지만 게임에 들어가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신인이고 그들은 오래됐기 때문에 배울 게 많다.
- 그렇다면 팀 에이스는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 저는 개인적으로 미드 라이너 '메이플' 후앙 이탕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잘한다.
▶ 개인적으로 어수선할 거로 생각했는데 팀에 합류해보니 그렇지 않았다. 평소대로 지내고 처음 들어온 선수는 연습을 더 많이 한다. 새로운 선수가 들어왔지만 흔들리지는 않았다.
▶ 실감을 한다. 한 번 경기를 위해 버스를 타고 타이페이를 가는데 휴계소에서 쉰 적이 있다. (플래시 울브즈 숙소는 대만 타이중이고 경기장은 타이페이에 있다) 그때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알아봐 줘서 많이 놀랐다. 긴장을 많이 했는데 어디서든지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 팀에서도 지원을 많이 해주며 선수가 불편한 게 있으면 늦어도 다음 날이면 다 처리해준다.
- 지금 팀이 LMS서 선두를 기록 중이다(현재는 10승 1패로 11승 2패의 G-렉스에 이어 2위)
▶ 경기를 하다 보면 긴장할 때도 있고 그런데 저희 팀은 경험치가 다른 거 같다. 게임에 임하는 진지함이 다르다. 저는 긴장하는데 다른 선수들은 긴장을 안 한다. 또 무거운 분위기서는 게임을 잘 못 하는데 다른 동료들은 활발하다. 롤드컵 등 다른 경험들이 확실하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 RNG로 간 '카사'의 빈자리가 느껴지는지 궁금하다
▶ 엄청 느낀다. 첫날부터 지금까지 계속 느끼고 있다. '카사'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부담스럽지만 내가 더 잘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자신 있다
- 춘절 연휴 때 '카사'와 '스테이크' 코치가 경기장에 온 거로 알고 있다. '카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 팀 생활하는 거에 관해 물어봤고 경기하는 거 잘 보겠다고 했다. 많은 이야기는 못 나눴지만, 조언을 많이 해줬다. 또 경기 후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정글 루트 등을 알려줬다. 정말 고마웠다.
- 지금 상황만 놓고 보면 롤드컵-MSI 진출도 가능할 것 같은데
▶ 지금 분위기에서 더 열심히 하면 롤드컵 8강은 갈 수 있을 것 같다. 언어와 게임 실력을 더 키워야 하고 아직 많이 남았다.
- 롤챔스 경기는 자주 챙겨보는가
▶ 자주 챙겨본다. 한국 시각에 맞춰서 보고 있다. 지금은 kt 롤스터 '스코어' 선수 경기를 자주 보고 있다. 안정적이지만 타이밍을 잡으면 칼같이 공격한다. 그걸 보고 배워야 한다. '스코어' 선수 경기는 항상 챙겨본다.
▶ 꼬박꼬박 보고 있다. 친구 잘하고 있나? 오랜 시간 동안 같이 해서 그런지 경기 볼 때 몰입이 된다. 잘하고 CS에서도 앞서면 아빠 같은 마음으로 흐뭇하다. 어쩔 때보면 멀리 떨어져서 보고만 있어서 아쉽기도 하다.
▶ 당연하다. 권혁이의 약점을 다 알고 있다. 설렐 것 같다.
- 집에서는 본인의 경기를 챙겨보는지 궁금한데
▶ 어머니도 경기를 다 챙겨본다. 형도 본다. 가끔 게임을 하다가 긴장하면 실수하는데 형이 그걸 잘 안다. 형이 보다가 메신저로 지적을 해준다.
- 목표는?
▶ 롤드컵 8강에 가고 싶다. 지난해에는 16강에 떨어졌는데 매우 아쉬웠다. 올 시즌에는 LMS 전승으로 우승하고 싶다. 프로게이머로서 목표는 롤드컵 우승과 함께 '프로게이머로서 괜찮은 사람, 잘하는 선수, 유쾌한 친구'라는 걸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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