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까지 북미 LCS 상위권 성적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팀리퀴드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도입된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클라우드 나인서 '임팩트' 정언영을 데리고 왔고 임모탈스(해체)서는 '엑시미디' 제이크 푸체로, '포벨터' 유진 박, '올레' 김주성, 팀 솔로미드서는 원거리 딜러 '더블리프트' 일리앙 펭을 데리고 왔다.
5명의 라인업을 구축한 팀리퀴드는 북미 서머 시즌부터 독주를 계속했다. 그렇지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서 부진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서머 시즌서 1위로 결승에 진출했고,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지금까지 북미는 롤드컵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라이벌 지역인 유럽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이번 롤드컵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최근 인터뷰를 가진 팀리퀴드 '더블리프트' 일리앙 펭과 '올레' 김주성은 "목표를 높게 잡고 누구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가능하다고 본다. 남들이 나보다 강하다고 생각하는 패자의 마인드는 의미 없다.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 한국 적응은 잘 되어가는가
▶김주성(아이디 : 올레)=고향 아닌가. 편하다. 모든 게 다 한국어로 쓰여 있어 다니기가 편하다. 한국에 돌아와서 기분이 좋다.
▶일리앙 펭(아이디 : 더블리프트)=인생 중에 2년 정도를 한국에서 보낸 거 같다. 지구에서 보낸 시간의 10%가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다. OGN 인비테이셔널 이후로 쭉 한국에 오고 있다. 이젠 한국이 자연스럽다.
▶더블리프트=클라우드 나인과의 결승전서 3대0으로 승리했다. 조금 실망했던 게 경기가 좀 막상막하였으면 했다. 그래야 경기를 하는 사람, 보는 사람도 재미있다. 5 전제라면 마지막 경기까지 가서 내가 멋있는 플레이를 보여줘 승부를 뒤집는데 더 좋다. 그냥 일방적인 경기력은 재미가 없다. 경기 스코어가 현재 팀 상태를 반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팀리퀴드는 북미 다른 팀들과의 전력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올레=다른 팀이 잘하던, 못 하던 우리가 스스로 잘하자는 마인드로 플레이했다. 그랬더니 이기더라. 결승에 들어갈 때도 이미 이길 거로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3대2로 승리하면 재미있을 거라고 하는데 경기력이 일방적이었다. 클라우드 나인 팬들이 보다가 지겨워서 경기장을 나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지금은 해외 팀들과의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더블리프트=쿠 타이거즈(현 한화생명)에서 영감을 얻었다. 쿠 타이거즈가 아무래도 원조다.
▶올레=와 이런 걸 하는건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 포즈를 해보니 무릎이 아팠다. 그렇지만 하고 나니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웃음)
- 초반부터 북미서는 팀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그중에서 팀리퀴드의 상승세 이유를 들자면
▶더블리프트=코칭스태프에서 공을 돌리고 싶다. 매주 팀적으로 발전하지 않으면 다른 팀들이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코칭스태프 노력으로 다른 팀들보다 한발 앞서 나갈 수 있었다. 또한 팀리퀴드에서는 경험이 많은 선수가 있다. 신인이라면 이기면 이긴 거고, 졌으면 졌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는데 우리 같은 베테랑은 그저 게임 하나하나의 결과보다는 더 큰 목표를 바라본다. 북미 LCS를 우승하거나, 롤드컵에 진출하는 거.
▶올레=스크림을 할 때마다 피드백하는데 우리 팀의 피드백이 여태까지 있었던 팀 중에 가장 깐깐하다. 다른 팀에서는 대충 넘어갈 수 있는 작은 디테일이라도 다 짚고 넘어간다. 피드백을 강하게 한다.
▶더블리프트=현재 팀리퀴드의 코치 중에 '카인' 장누리 감독과 '도도' 정준 코치가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한국의 코칭 스타일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기분이 든다. 특히 리더십 부분서 배울 점이 많았다. 매우 존경한다.
▶올레=우리 코치님들 짱!
▶더블리프트=꼭 그렇지는 않다. 일단 오래된 친구라서 같이 밥을 먹고 놀러다닐 수 있는 점은 좋다. 그런데 그동안 다들 많이 바뀌었다. 우리는 전혀 다른 플레이어 같다. 나만 해도, 그 때는 그저 라인전만 집중하는 원거리 딜러였는데 이제는 플레이 스타일도 다르고 오더로 내린다. 우리 모두 그 때는 미완성이었다면 지금은 완전체라고 생각한다.
▶더블리프트='올레'와 처음 플레이했을 때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 내가 여태까지 만난 선수 중에 가장 멍청한 플레이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마찰이 있었다. 나는 '올레'에 대해 답답해했다. '올레'는 내 피드백 방식에 스트레스를 받고 자신감이 상처를 받았다. 지금 '올레'는 멘탈이 단단해졌고 나는 내 피드백 방식을 수정했다.
▶올레=맞는 말이다. 임모탈스에 막 들어왔을 때는 오브젝트 위주로 플레이하는 법, 팀적인 플레이, '코디 선(현 100씨브즈)'과의 시너지를 쌓는 것도 하나 잘하는 게 없었다. 그런데 이 팀에 들어온 뒤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더블리프트'와 같이 듀오 하면서 바텀 시너지가 뭔지를 배웠다. '더블리프트'의 피드백에서도 많은 걸 배웠고 사람으로서 성장했다. 예전에는 '더블리프트'이 강하게 피드백을 하면 '왜 이렇게 말이 심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더 해줘! 좋아! 사랑해!'라고 말한다.
▶더블리프트=내가 너를 마조히스트(masochist)로 만드는 거 같은데(웃음)
▶더블리프트=대체자가 없다. '올레'는 기량이 낮은 선수서 북미 최고 서포터로 성장했다.
▶올레=나도 그렇다. 작년에는 '코디 선'과 듀오를 했는데 그때는...
▶더블리프트=MSI를 통해 해외 무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플래시 울브즈, 로얄 네버 기브 업(RNG) 같은 팀을 이겨보면서 우리 팀이 꾸준하게 한다면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또한 팀의 단점을 알 수 있었다. 고칠 기회가 됐다. 좋은 경험이었다.
▶올레=개인적으로 자신감 등 많은 문제를 고칠 수 있었다. MSI가 인생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MSI를 통해 많은 걸 배웠다.
▶더블리프트=어차피 올라가도 RNG에게 패했을 것이다. 그래도 유럽에게 진 건 뼈아프다.
▶올레=그때 라칸을 잘 못 해서 프리 시즌 동안 라칸을 열심히 연습했다.
- 세계 원거리 딜러 4대 천왕(우지-프레이-더블리프트-레클레스) 중 '프레이'가 롤드컵에 가지 못했다
▶더블리프트=한국서 내가 4대 천왕으로 거론된다는 건 처음 알았다. 항상 롤드컵서 못해서 한국 팬들의 시선이 좋지 않을 거로 생각했다. 멋진 거 같다. '프레이'가 마지막으로 한 경기를 봤다. 때 완전히 고꾸라진 거 같았다. 그런데 '고릴라'와 경기를 할 때마다 잘한다고 생각했다. 좋은 픽을 해서 라인 전서 절대 지지 않는다. '프릴라'가 기량이 하락했다는 팬의 의견이 있는 아직 잘하는 선수라고 본다. 한국서는 잘하는 팀이 5개나 있는데 3팀밖에 롤드컵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에 비해 북미서는 잘하는 팀이 하나인데 역시 3팀이 진출한다. 라이엇이 미국 회사라서 다행이다. (웃음)
▶올레=('프레이' 뿐만 아니라 '페이커'도 진출하지 못했다) '프레이', '페이커'는 다들 존경하는 선수다. 그가 롤드컵에 가지 못했는데 내가 있어서 조금 죄송한 마음이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건 아니지만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더블리프트=2016년 나를 힘들게 했고 나와 같이 경력이 오래된 '마타' 조세형을 존경한다. 하지만 말이 나온 김에 말하자면 나는 두려운 바텀 라인은 없다. 상대적으로 더 힘들고 덜 힘든 상대가 존재할 뿐이다. '우지'와 '밍'조차 이겨본 적 있지 않은가.
▶올레=한국 솔로랭크서 만나본 적 있는데 전에 만났을 때는 좋은 선수가 아니었다. 이번에는 선수로서 성장했으니 잘해보겠다.
▶올레=LPL이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RNG가 최근 국제 대회를 제패하면서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돈을 더 쓰는 거 같다. 이번에 중국의 기세를 꺾지 않으면 내년에도 중국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다. 모두 힘을 합쳐 RNG를 무찔러야 한다.
▶더블리프트=항상 언젠가 중국이 세계를 제패할 거로 생각했다. LoL을 플레이하는 사람이 많으니 그중에 기량이 좋은 사람이 있을 확률도 높지 않은가. 또한 중국은 그 지역만의 플레이 스타일이 있다. 한국은 조심스럽고 안전하게 상대를 말려 죽이는 탈수기 운영을 선호하는데 중국은 라인 전부터 이기고 스노우볼을 굴리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중국 스타일이 무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블리프트=한국이 우승 가능하다. 혹은 북미도(웃음)
▶올레=중국이 한국을 몇 번 이기면서 북미, 유럽도 한국을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
▶더블리프트=50%다. 이기거나 지거나 둘 중에 하나니까.
- 최근까지 북미 지역이 국제 대회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책임감을 갖고 있는지
▶올레='올해의 선수', 한 사람으로서 발전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했다. 자존심에 관련된 책도 읽었고 술도 마셔봤다. 이제는 보여줄 때라고 생각한다. MSI 때도 팬들에게 욕을 해도 좋으니 기다려달라고 했다. 롤드컵이 발전한 내 모습을 보여줄 기회다.
▶더블리프트=항상 1번 시드라도 책임감은 갖고 있다. 해외 대회서 덜 부진했다면 좋았을 거다.
- 마지막으로 이번 롤드컵 목표는?
▶올레=우승하고 싶다. 미친 꿈이고 미친 게 맞는데 해봐야 한다. 중국 팀이라서 못 이기고, 한국 팀이라서 못 이긴다고 생각하면 끝까지 못 하는 거다. 그게 프로의 마인드라고 생각한다.
▶더블리프트='올레'가 말한 그대로다. 목표를 높게 잡고 누구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가능하다고 본다. 남들이 나보다 강하다고 생각하는 패자의 마인드는 의미 없다.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 그 사람들만큼 나도 시간을 투자했는데 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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