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연말 특집]2012년 가장 기억에 남는 e스포츠 사건과 인물은? -1-

Talon 2012. 12. 31. 17:53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사고, 인물은? e스포츠 전문 웹진 포모스에서 2012년 한 해를 통틀어 큰 화제가 됐거나 논란이 됐던, 혹은 눈부신 활약으로 명성을 떨친 모든 이들을 위한 '별별 어워드'를 선정했습니다. e스포츠 팬 여러분들의 재미를 위해 작성된 기사이니 빠진 점이 있거나 더 채워 넣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댓글로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2012년 포모스 별별 어워드를 시작합니다!


올해의 이별 -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팬들이 띄운 스타1, 기업 논리에 의해 사라지다

10년을 넘게 팬들과 함께 했던 스타1이 사라졌다. e스포츠를 태동시키고 프로게이머라는 타이틀을 하나의 직업으로 승화시킨 시대의 걸작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로는 이제 더 이상 공식 대회가 열리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타1 대회가 사라진 것은 '더 이상 스타1으로는 마케팅이 되지 않고 후원사를 찾기 힘들다'는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서였다. 어쨌든 스타1으로 치러진 마지막 스타리그였던 '티빙 스타리그 2012'의 결승전은 지난 10여년의 팬들의 아쉬움이 그대로 묻어난 역사적 무대였다.

'황제' 임요환과 '폭풍' 홍진호는 마지막 임진록을 오프닝 무대에서 선보였고, 뜻깊은 '이벤트' 매치에서 승리한 홍진호는 자신의 오랜 라이벌이자 동료였던 임요환과 함께 스타1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긴 혼신의 '콩댄스'를 췄다.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 입장해 잠실 체육관을 빽빽하게 채웠던 팬들은 그 순간 실컷 웃었고, 또 울었다. 마지막 스타리그의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기 위한 허영무와 정명훈의 비장한 재대결 역시 무대에 맞는 박진감 넘치는 명경기의 향연이었다.

마지막으로 캐리어를 목놓아 부르던 김캐리는 기어코 눈물을 흘렸고 경기가 모두 끝난 뒤 이어진 엄재경 해설의 담담한 회고와 전용준 캐스터의 쉰 목소리로 스타1의 송별사(送別辭)는 엄숙하기까지 했다. 그 모든 장면에 팬들이 준비한 '스타리그가 있어 행복했습니다'라는 현수막이 오버랩되는 순간 올해, 아니 어쩌면 e스포츠 역사상 다시 없을 이별의 순간이 완성됐다. & #160; & #160; & #160; & #160;

올해의 컴백 - 임요환

'그분'이 돌아왔다!

임요환은 '테란의 황제'였지만 그의 권세가 영원히 이어질 것 같은 곳은 바로SK텔레콤 T1이 세운 왕국, 그 안에서였다. 하지만 타고난 승부사 기질 때문이었을까. 스타2라는 새로운 물결에 기꺼이 몸을 던졌던 그는 팀을 떠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거나 혹은 돌아오지 못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2년이라는 시간은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놨다. 그는 자신이 투자했던 시간 중 실패한 것은 인정하고 얻었던 노하우는 살리면서 SK텔레콤 T1 코칭스태프로 컴백했다. 이제 모든 e스포츠 리그가 스타2로만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 임요환은 더 이상 황제가 아닐지언정 킹메이커로서의 '그'다운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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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생이별 - 박용운 감독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고 하더니, 임요환의 컴백은 곧 박용운 SK텔레콤 T1 감독의 떠남을 뜻했다. 사실 이를 예상하지 못한 이들은 없었겠지만 실제로 일의 진행은 예상보다 매우 빨랐다. '순수한 T1 혈통으로만 팀을 꾸리고 싶다'며 순혈주의를 명분으로 내세운 SK텔레콤 T1 사무국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박용운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 소식은 많은 이들을 상념에 젖게 만들었다.

박용운 감독이 물러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던 바로 그 날, 적지 않은 프로게임단 감독들은 이러한 '생이별' 사태에 심심한 우려를 표했다. 성적도 잘 냈고 잘못한 부분이 하나도 업는데 갑자기 이래도 되느냐는 것. 하지만 정말 슬픈 것은 박용운 감독과의 이별을 진심으로 슬퍼하거나 아쉬워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했고 몇몇 누리꾼들의 댓글로만 그쳤다는 사실이다. & #160;

올해의 슬픔 - 우정호 사망

KT 롤스터의 주전 멤버였던 우정호가 2012년 8월, 오랜 투병 생활 끝에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2007년 프로게이머로 데뷔한 우정호는 뛰어난 기량은 물론 늘 열심히 하려는 마인드가 돋보이는 촉망 받는 선수였다. 또한 단체 생활에서도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팀 분위기를 이끄는 보물 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2011년 1월 급성 백혈병 판정을 받게 되면서 병상에 눕게 된 우정호는 힘겨운 투병 생활 중에도 프로게이머 복귀 의지를 밝히며 사람과 희망을 나눴지만, 안타깝게도 끝내 병마를 이겨내지는 못했다. 그를 응원하던 많은 동료들과 선후배들, e스포츠 관계자들과 팬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고, 우정호는 이제 영원히 24살의 프로게이머로 팬들의 가슴 속에 남게 됐다.

올해의 만남 - KeSPA & e스포츠연맹

그 동안 서로의 존재를 외면했던 KeSPA와 e스포츠연맹이 마침내 상호 리그 출전을 통해 의미 있는 첫 교류를 시작했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비전선포식을 개최한 뒤 KeSPA가 일정과 협의 부재를 이유로 GSL 참가를 유보했고, 이에 e스포츠연맹 역시 스타리그를 보이콧하면서 일대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KeSPA와 e스포츠연맹은 블리자드의 중재로 리그 출전에 따른 갈등을 봉합해 핫식스 GSL 시즌4와 옥션 올킬 스타리그에 소속 선수들을 출전시켰다. 이후 GSL에서 정윤종이 4강까지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고, 스타리그에서도 박수호가 결승 무대에 올라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앞으로도 양측이 더욱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더 좋은 콘텐츠를 선보이길 기대해 본다.

올해의 가수 - 박완규

올해 프로게이머들만큼이나 포모스 기사에 자주 거론된 인물은 누구일까? 바로 e스포츠 명예홍보대사인 가수 박완규다. 올해 여러 차례 프로리그 현장에 나타난 박완규는 김택용이 소속된 SK텔레콤의 응원가를 부르기도 했으며, 홍보대사에 위촉된 이후에는 스타리그 오프닝 곡을 재능기부 형태로 기증했다. 또한 백혈병으로 투병했던 故우정호에게 치료비를 지원하기도 했으며, 추모앨범까지 발표해 수익금 전액을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이제 박완규는 단순한 팬을 떠나 e스포츠의 든든한 조력자로 자리매김했다.

올해의 눈물 - 김태형

"13년 동안 스타리그를 그리고 저희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변함 없이 이 열정을 갖고 스타리그 중계를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마지막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스타리그가 펼쳐진 2012년 8월 4일, 경기를 모두 마치고 인사를 전하던 김태형 해설이 또다시 눈물을 보였다. 앞서 김 해설은 허영무와 김명운의 4강전에서 눈물을 흘린 뒤 "남녀가 헤어지는 것 못지 않은 이별의 감정이 자꾸 들었다"며, "마치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상대를 떠나 보내는 느낌이 들어서 가슴 한 구석이 먹먹해 진다"는 속마음을 전한 바 있었다. 그 누구보다도 스타리그를 아끼고, 늘 함께했던 김 해설의 눈물. 아마도 그 눈물은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를 사랑했던 많은 팬들의 마음을 대변한 눈물이 아니었을까.

올해의 댄스 - 임진콩댄스

마지막 스타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세기의 라이벌 홍진호와 임요환의 '임진록'이 성사됐다. 경기 시작 전 홍진호는 임요환의 뛰어난 언변에 당황했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녹슬지 않은 컨트롤을 선보이며 임진록 최후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현장을 찾은 관중들은 모두 하나되어 '콩 댄스' 연호했고, 협상의 달인(?)인 전용준 캐스터가 재빨리 설득 작업을 개시했다. 결국 예정에도 없던 홍진호와 임요환의 '커플 콩 댄스'가 펼쳐졌다. 무대를 휘젓는두 스타 플레이어의 화려한 몸놀림에 경기장은 뜨겁게 달아올랐고, 팬들은 열광적인 박수화 함성으로 화답했다.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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