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스타2리와인드]STX 이신형, “빨리 이름값을 해야죠”

Talon 2013. 1. 25. 17:50

그 동안의 부진을 떨치고 팀의 에이스다운 면모 선보여


포모스에서는 화제가 됐던 매치업을 골라 해당 선수에게 직접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스타2 리와인드' 코너를 새로 마련했습니다. 경기의 스크린샷과 그 때 그 때 선수들이 느꼈던 유불리나 관전 포인트 등을 짚어 팬들에게 소개하는 스타2 리와인드, 스타2를 잘 모르는 팬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복기해 보는 순서입니다. < 편집자 주 >

마지막 4주차를 앞둔 2라운드에서는 각 팀의 에이스들의 활약이 빛났는데요. 6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던 STX를 구한 것도 팀의 에이스인 이신형이었습니다.

GSL 4강 진출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이신형은 시즌 초반 기복 있는 플레이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보였지만, 제8게임단 올킬을 기점으로 다시 살아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준비한 전략을 모두 성공시키고, 행운까지 따랐던 그 날의 경기를 다시 한번 감상해 보시죠.

▶ 포모스=시즌 전만 해도 이신형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컸는데요. 예상보다는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었어요.

▶ 이신형=GSL 4강에 올랐을 때는 경기 수가 많고, 경기 자체도 편하게 해서 잘 풀렸던 것 같아요. 그런데 프로리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예전의 느낌들이 오는 것 같아요. 전처럼 심하지는 않는데, 아직도 경기 할 때 조금 긴장을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경기를 할 때 어느 정도의 긴장감은 필요하다고 봐요.

▶ 포모스=이날 선봉으로 출전했는데, 경기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 이신형=오로지 1세트 준비에만 집중했어요. 나머지 경기들은 두 게임 정도만 해서 빌드만 짜뒀죠. 평소에 연습하면서 미리 생각해봤던 빌드들이라 첫 세트를 이기면 2~3세트에서 전략이 잘 통할 것 같았어요.

◆ 전진 군수공장에서 2토르를 생산한 이신형

▶ 포모스=상대의 전진 병영을 확인하고서 바로 전진 군수공장을 건설했어요.

▶ 이신형=상대가 전진 병영을 일찍 들켜서 불곰을 뽑기 힘들기 때문에 테크를 빨리 올리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또 그렇게 되면 군수공장이랑 우주공항에서 나오는 병력 밖에 없는데, 딱히 토르를 잡을 만한 유닛이 없죠. 그래서 토르를 모아서 가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고 봤어요. 토르를 막으려면 해병이 많아야 하거든요.

▶ 포모스=멀티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올인을 했네요.

▶ 이신형=2토르 타이밍에 가면 막을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사신도 이미 예상했고요. 이미 전략이 들킨 상황에서 뻔하게 불곰을 생산하기보다는 사신을 테크를 타는 것이 정석이니까요. 처음 사신이 들어왔을 때 해병으로 수비를 잘 했고, 뒷마당에 지은 벙커도 일찍 발견에서 잘 대처할 수 있었어요. 사신 견제를 막은 순간 실수만 하지 않으면 이기겠다고 생각했죠.

▶ 포모스=전태양은 토르를 생각하지 못한 것 같아요.

▶ 이신형=아마도 전태양 선수는 제가 2가스를 채취하니까 은폐 밴시를 예상한 것 같아요. 그래서 바이킹도 뽑았고요. 그런데 애초에 저는 토르 러시만 계속 준비했어요. 상대가 전진 병영을 하지 않더라고 이 전략을 쓸 생각이었어요. 상대가 뭘 해도 그에 따른 대처법이 있어서 80%는 이긴다고 생각했어요. 군수공장 위치만 들키지 않으면 승리할 것 같았어요.

▶ 포모스=경기 막바지에는 본진 바꾸기 양상이 진행됐는데, 걱정되지 않았나요?

▶ 이신형=어차피 궤도 사령부가 남아있기 때문에 은폐 밴시가 나와도 별 문제가 없었어요. 그리고 본진이 완전히 밀린 것도 아니었고요. 빌드가 많이 갈렸던 것 같아요.

◆ 의도치 않은 바이오닉 속임수로 경기를 유리하게 이끈 이신형.

▶ 포모스=이제 방태수와의 두 번째 경기를 보죠. 초반에 일꾼을 빨리 내보냈어요.

▶ 이신형=원래는 11-11빌드를 쓰려고 했어요. 전진 2병영을 지어서 초반 공격을 강하게 들어 가려고 했죠. 그런데 맵 중앙에서 일벌레를 일찍 만나서 바로 포기했어요.

▶ 포모스=그런 이후에 바이오닉을 가는 척 하다가, 대군주를 잡자마자 메카닉으로 전환했군요.

▶ 이신형=사실 처음에도 말씀드렸지만, 2~4세트는 준비를 많이 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 경기도 11-11빌드만 연습하고, 후반전은 아예 대비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그냥 평소에 하던 메카닉을 했어요. 솔직히 의도적으로 상대를 속이려고 준비한 것은 아니었어요. 메카닉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와중에 대군주가 오길래 아무 생각 없이 잡았어요. 그런 다음에 군수공장을 늘렸는데, 상대가 메카닉은 생각하지 않고 바이오닉 맞춤으로 준비한 것 같아요.

▶ 포모스=바이오닉을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 이신형=상대가 3가스에서 계속 저글링을 찍고 있잖아요. 바이오닉 병력을 한번에 잡아 먹고, '삼땡이'까지 파괴하려는 생각인 것 같아요. 바이오닉을 했으면 허무하게 졌을 거예요. 점막을 제거하려고 나가는 타이밍에 역러시를 당해서 바로 밀렸겠죠. 저는 개인적으로 플래닛S에서 테란이 바이오닉을 하면 저그가 좋은 것 같아요. 반면에 메카닉을 해서 양쪽 길을 잘 막으면 테란도 할만 한 것 같고요.

▶ 포모스=저글링 기습을 막고 메카닉 병력이 전진하면서 승기가 많이 기울었네요.

▶ 이신형=그런데 제가 실수로 메카닉 2-2업을 누르지 않았어요. 경기 끝날 때까지도 몰랐고, 나중에 VOD를 보고서야 알았어요. 그리고 상대가 군락을 짓지 않고 병력을 뽑는 상황이라 '사땡이'를 올리면서 천천히 하는 것이 정석인데, 유리하다고 생각해서 200을 모으고 나간 거예요. 그런데 2-2업이 되지 않아서 생각보다 병력이 많이 잡혔죠.

◆ 이신형의 3의료선 올인 러시!

▶ 포모스=이제 세 번째 경기네요. 3의료선 러시를 선보였는데, 미리 준비했나요?

▶ 이신형=팀 내부 경기에서 몇 번 써봤던 전략이었어요. 언젠가 테테전을 하면 한 번 쓸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방송에서 아직 한번도 나오지 않았었거든요. 막히면 바로 지는 올인이었는데, 상대가 트리플을 하면 수비 병력이 해병밖에 없어서 거의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 포모스=두 번째 의료선으로 상대의 진영을 정찰했네요.

▶ 이신형=원래 2의료선에 가면 되는데, 첫 번째 의료선이 너무 멀리 가 있어서 3의료선을 모아서 들어갔어요. 그런데 상대가 당황하지 않았으면 막혔을 것 같아요. 빌드가 조금 막힐 사이즈였거든요. 많이 아슬아슬 했죠. 타이밍이 조금 늦춰졌고, 후속 의료선도 늦게 충원됐어요. 김도욱 선수가 병력을 모은 다음에 자극제를 쓰자마자 싸웠어야 했는데, 너무 빨리 써서 체력이 떨어졌어요. 그랬는데도 진짜 간발의 차이로 이겼죠.

◆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자가 승리한다!

김재훈이 전진 로봇공학시설 전략을 들고 나왔다.
▶ 포모스=첫 번째 세트부터 한 가지씩 전략을 준비했잖아요. 마지막 경기에서는 어떤 빌드를 준비했었나요?

▶ 이신형=칼데움은 딱히 준비하지 않았어요. 이미 3킬을 하면 성공했다고 생각했거든요. 어떻게 할까 하다가 계속 공격적으로 해왔으니까 '생더블'로 부유하게 가자고 마음 먹었어요.

▶ 포모스=그런데 심판진의 경기 진행 실수로 재경기가 벌어졌어요.

▶ 이신형=괜찮긴 했는데, 빌드를 들켜서 기분이 좋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저나 김재훈 선수나 똑같이 같은 빌드로 다시 시작했어요. 다른 빌드를 쓸 것이 없었어요(웃음) . 또 역의 역 심리를 노리면 똑같다고 생각했고요.

▶ 포모스=그랬군요. 경기 초반은 어땠나요?

▶ 이신형=제가 정찰을 갔는데, 긴장해서 앞마당 연결체랑 본진 관문을 보지 못했어요. 그래서 전진 게이트인 줄 알고 본진 언덕에 벙커를 지었어요. 그랬다가 뒤늦게 봐서 바로 취소했죠. 칼데움은 앞마당에 있는 바위를 깨고 들어오는 러시를 막기가 너무 힘들어요. 그래서 상대가 무난하게 테크를 타 주길 바랬는데, 전진 로봇공학시설을 해서 진짜 망했다고 생각했어요.

연이은 교전에서 이득을 거둔 이신형.
▶ 포모스=3라운드부터 쓰이는 칼데움3에서는 바위 방어력이 1로 증가했는데요.

▶ 이신형=그래도 똑같을 것 같아요. 방어력 1정도로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아요. 아예 없애야 할 것 같아요. 바위 대신 미네랄로 막는 것이 좋겠어요. 바위는 병력으로만 파괴할 수 있지만, 미네랄은 일꾼을 데려와야 하니까요.

▶ 포모스=뭔가 해결책이 필요하겠네요. 해병으로 상대 병력을 확인한 뒤에는 어떻게 대처했나요?

▶ 이신형=바위를 깨는 동안 벙커를 지어도 완성되지 않아요. 그래서 앞마당을 띄우고 천천히 막자는 마인드로 했는데, 많이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도 자극제 업그레이가 완료되고 의료선이 나오니까 순간 자만해서 공격을 들어갔어요. 병력이 조금 없어 보이더라고요.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죠.

▶ 포모스=그래도 상대의 실수를 이용해서 끝내 수비를 해냈어요.

▶ 이신형=김재훈 선수가 세 번 정도 무리한 공격을 하는 바람에 막을 수 있었어요. 프로토스 병력이 본진으로 올라왔을 때도 불멸자가 먼저 죽고, 광전사가 없어서 이득을 많이 봤죠. 또 때맞춰 공1업이 되기도 했고요. 그래도 일꾼이 많이 죽어서 계속 불리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이기려면 상대가 또 들어와줘야 하니까 일부러 가스통을 깨서 나가는 척 했어요. 마지막 교전에서도 아슬아슬 했어요. 상대가 병력을 그대로 빼거나, 역장으로 길을 완전히 막았으면 이기지 못했을 거예요. 그 이후에는 의료선도 많이 모였고, 업그레이드도 앞서서 이겼다고 생각했죠.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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