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라이브인터뷰]웅진 김유진,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게 가장 큰 수확이죠”

Talon 2013. 1. 25. 17:49

라이브 인터뷰 통해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 전해


환한 미소의 김유진, 라이브 인터뷰 주자로 선택되다!
시즌 초반부터 기세를 잡은 웅진 스타즈는 KT의 1위 독주 체제를 종결시켰다. KT와 순위를 뒤바꾼 웅진은 테란, 프로토스, 저그 모두 고른 활약을 보이며 승리 행진을 이어 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 승리의 중심에는 김유진이 있었다. 웅진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김유진은 에이스 결정전에 출전해 승리를 거두는 등 중요한 순간마다 단단한 플레이로 상대 에이스들을 꺾어 냈다. 정윤종(SK텔레콤), 신노열(삼성전자), 김준호(CJ) 등 각 팀의 내로라하는 간판급 스타들이 모두 무너졌다.

하지만 이런 김유진의 활약이 갑작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지난 해 7월 9일, 협회와 연맹 소속의 선수들이 대결을 펼친 '스타2 레디액션: 크로스 매치'에서 2명의 연맹 게이머를 제압하는 성과를 올렸다. 예상 외의 결과를 낳은 김유진은 일약 '협회의 스타'로 떠올랐고,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2에서 주목할 만한 선수로 지목 됐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SK플래닛 스타2 프로리그 시즌2를 시작했던 김유진의 성적은 12승 7패. 기대 이하의 성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스타2 부문만을 떼어 놓고 본다면 9승 2패로 81.8%에 달하는 승률이었다. 이후 스타2로 완전 전환된 SK플래닛 스타2 프로리그 12-13시즌에서 김유진은 11승 5패를 달성, 다승 순위 2위에 올라 있다.

스타2에서 완전히 날개를 펼친 김유진, 어쩌면 이 라이브 인터뷰는 다소 늦은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과 함께 긴 이야기를 시작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라이브 인터뷰를 통해 팬 여러분들을 만나게 됐는데요. 간단한 인사부터 전해 주세요."

"오랜만에 인터뷰를 하게 돼서 좋아요. 재미있는 인터뷰 들려 드릴게요."

조용한 성격답게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부터 재차 '말을 많이 해 달라'고 주문했지만 여전한 모습이었다. 김유진은 공격적인 경기 스타일과 달리 평소에는 말수가 적은 편이다. "사실 조용한 성격은 아니지만 낯을 가리는 편이라 말수가 적어요. 친해지면 안 그래요"라는 답이 돌아왔지만 말이다.

"사실 조용한 말투 때문에 더 '이야아아아'하는 기합 소리가 인기를 끌었는데요. 아직 기억나죠?"

"이런 식으로도 관심 받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신기했어요. '왜 이런 걸 시키시지?' 하는 생각도 물론 들었고요. 그런 표현을 잘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다 낯설었어요. 그래도 하고 나서 결과적으로 제가 얼굴을 좀 더 잘 알리는 계기가 됐으니 감사하죠."

승리 후 세리머니가 어색한 김유진이지만 이번 시즌 성적을 놓고 보면 절로 탄성이 나올 것만 같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활약을 이어 가고 있는 것은 물론, 다승 싸움에도 뛰어 들었다.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전혀 방심하면 안 될 것 같아요. 기세를 타다가 꺾이면 큰일나기 때문에 열심히 해야죠. 잘하고 싶은 마음은 컸는데 이 정도로 잘 할 줄은 몰랐어요(웃음)."

예상치 못한 활약이라고 겸손하게 이야기 했지만 크로스 매치 때부터 자신감이 붙어 있는 상태였다. "별 부담이 없어서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했어요"라는 말로 답변을 늘어놓은 김유진은 "그 이후로 인터넷 기사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어요"라며 웃었다.

자신감은 지금의 김유진을 만들었고, 현재 숙소 분위기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EG-TL과의 경기에서 접전 끝에 3:4 스코어로 패배한 웅진이었지만 연패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지난 시즌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요즘 정말 숙소 분위기가 괜찮은 것 같아요. 사실 저희 팀은 한결 같은 분위기였어요. 잘하고 있다고 해서 게으름 피우는 선수들도 없고, 연습 시간에도 들뜨지 않아요. 다들 조용히 연습하는 스타일이에요. 새 숙소로 이사 오면서 자리가 좀 밀집돼 있다 보니까 연습하기도 편하고, 프로토스들끼리 붙어 있기 때문에 전보다 대화도 더 많아 졌어요."

스타2에서는 심리전의 비중이 높아졌다?
'잔망'의 대명사인 웅진 스타즈답게 연습실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연습하는 모습은 별 위화감 없이 다가왔다. 스타2로 전환되면서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웅진의 기세는 좀처럼 꺾일 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1과 스타2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달라요. 스타2에서는 심리전의 중요성이 좀 더 크게 느껴 져요. 스타1은 상대를 보면서 맞춰 가는 게 많았는데 스타2에서는 그게 좀 어려워요. 빌드에 따라서 상성도 많이 갈리기 때문에 심리전이 많이 가미된 게임이에요. 사실 심리전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요새는 게임 하면서 그런 걸 많이 사용하려고 해요. 그리고 그게 또 잘 통하더라고요(웃음)."

덕분에 다승 선두에 잠시나마 올랐던 김유진은 현재 다승 2위에 머물러 있다. '테러리스트' 정명훈(SK텔레콤)에게 1위 자리를 빼앗겼지만 승수 차이가 크지 않다.

"다승 1위를 했다고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어요. 위너스리그다 보니까 한 번만 잘해도 금세 치고 올라갈 수 있어요. 순위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죠. 승리에 집착하다 보면 성적이 더 안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전에는 다승 선두 그룹에 제 이름이 없었는데 '김유진'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면 '아, 그래도 내가 성장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아직 멀었죠."

자신 스스로 '성장'했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김유진은 특히 프로토스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에 대한 비결을 묻자 "운이 좋았어요"라는 겸손한 대답이 다시금 들려 온다.

"프로토스 전을 할 때마다 계속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상대보다 빌드도 괜찮았어요. 그러다 보니 상대가 주눅든 채 플레이 한 것도 있었고요. 프프전은 운이 중요하기 때문에 제가 자주 이긴 것 같아요."

"단순히 운이라고 하기에는 얼마 전에 정윤종을 잡아내기도 했는데요."

"앞 경기에서 (김)민철이 형이 잘했는데 졌어요. 저마저 졌다면 뒤에 대기하고 있던 (이)재호 형이 부담스러웠을 거예요. 그래서 집중하고 하긴 했는데 게임 하면서 실수가 좀 있었어요. 전투 때 거신을 뒤로 뺐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아차 싶었지만 정윤종 선수가 부유한 플레이를 하다 보니 제가 이길 수 있는 '운'이 따라 줬죠."

하지만 김유진의 활약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김준호, 신노열을 제압한 것은 물론 에이스 결정전에서도 승리하며 웅진의 4:3 승리를 확정 짓기도 했다.

"에이스 결정전에서 승리했을 때 진짜 기분이 좋았어요. 그런데 그 다음 경기에서 김성현 선수와 만났는데 전진 병영을 맞고 지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에결에서 이기는 게 이런 맛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에결 연패를 기록했던 김민철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팀의 승패를 결정 짓는 마지막 세트에 출전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달은 김유진은 "저도 에결에서 한 번 졌는데 엄청 미안하더라고요. 부담감이 좀 느껴져요"란 말로 김민철을 옹호했다. 어느덧 웅진의 새로운 에이스 카드로 성장한 김유진은 엄청난 '급성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빌드를 많이 생각해요. 스타2는 건설 시간이 다 나오기 대문에 빌드를 준비할 때 편해요. 좀 더 타이트한 운영이 가능해요.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거죠."

빌드를 연구하고 있다는 말에 걸맞게 최근 전략적인 플레이도 자주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모든 빌드가 다 준비된 것은 아니다. 즉흥적인 전략이 잘 통할 때도 있다는 것.

"즉흥적으로 사용한 전략도 있어요. 준비할 때는 거의 대부분 운영을 짜 오는데 상대 빌드에 맞춰서 살짝 바꿔 사용하는 거죠. 상대가 배를 불린다 싶으면 좀 빠르게 공격을 가기도 해요. 평소에 레더 하듯이 편하고 자유롭게 게임한 것 같아요. 정말 딱 맞춰진 빌드나 운영만 선보인 건 아니죠."

자유로운 빌드와 전략을 선보였던 덕분일까? 김유진은 WCS오하나에서 활약하며 '오하나 원주민'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재미있는 별명 같아요. 관심을 가져 주신다는 점에서 전 항상 고맙고 감사하죠(웃음)."

프로리그에서 전천후로 활약하고 있는 김유진이기에 개인 리그에서도 활약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개인 리그도 당연히 욕심이 나죠. 프로리그가 더 부담스러운 무대인 것은 맞아요. 개인 리그는 좀 더 편하게 경기할 수 있기 때문에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어요. 평소에 쓰고 싶었던 전략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죠."

웅진 이적 후 윤용태와 김명운 덕분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고.
스타2에 잘 적응했던 것처럼 팀 이적 후 웅진에 완전히 녹아든 김유진은 "(윤)용태 형 덕분이에요"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처음 왔을 때는 다 어색했어요. 친한 사람도 없었고, 살짝 알고 지내던 선수들만 있었죠. 그런데 용태 형이 많이 챙겨줘서 금세 친해졌어요. 명운이 형이 살짝 부진했을 때 저도 성적이 안 좋았는데 서로 이야기도 많이 나눴죠. 같이 부진하다 보니 서로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거든요"

이후 새로운 숙소로 이사를 오면서 김유진은 김민철, 김명운과 함께 방을 쓰고 있다. 금세 적응한 김유진은 형들과 방을 쓰게 되면서 겪고 있는 '애로 사항'을 슬쩍 털어놨다.

"처음에 저희 방은 조용한 느낌이었는데 명운이 형이 들어오고 난 후로부터는 새벽에 잠을 빨리 잘 수가 없어요. 형들이 골고루 잠을 못 자게 해요. 한 번 당하면 억울하니까 저도 동참해서 같이 못 자게 되고... 이러다 보니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어요(웃음). 서로 못 자게 하다가 보면 아침에 피곤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억울한 건 서로 장난치다 보면 명운이 형은 어느덧 잠이 들어 있어요. 그 때서야 저도 잠이 드는 편이에요."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 같지만 형들과 있을 때는 사뭇 다르다. 팀 동료인 김명운이 김유진의 이중성에 대해 고발한 적이 있을 정도다.

"형들을 괴롭힌다기 보다 장난을 치는 편이에요. 옆에 가서 놀리는 말을 많이 해요. 그 때마다 형들의 반응이 달랐는데 이제는 다들 그러려니 해요."

"가장 장난을 잘 받아 주는 형이 있다면 누군가요?"

"용태 형이나 명운이 형이 잘 받아 주죠. 팀 내 최고참인데도 불구하고 잘 놀아줘요(웃음). 민철이 형도 그렇고요. 가끔 형들이 진짜 화가 난 것 같은 때가 있는데 그런 상황을 잘 구분할 수 있게 됐어요. 보통은 경기한 걸 두고 놀리죠. 예를 들어서 민철이 형이 에결 5연패를 한 적이 있잖아요. 그럼 오히려 "역시 우리팀 에이스다, 에결 연승을 하고 있다"고 놀리는 거죠. 처음에는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요즘엔 별 반응이 없어요(웃음)."

가장 잘 챙겨 주는 형들 또한 같은 방을 쓰는 김명운, 김유진이다. 먹을 것도 자주 사주고, 알뜰하게 신경 써 준다. 최근에는 승수를 많이 쌓은 김유진이 가끔 사기도 한다.

"요즘에는 공평하게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어요. 단순한 가위바위보인데도 불구하고 걸리면 기분이 나빠요(웃음). 좀 이상한 점이 있다면 제가 사도 형들이 "넌 안 사잖아"라는 말을 해요. 제가 이런 이미지에요. 저도 돈을 좀 쓴 것 같은데 알아주지 않아서 슬퍼요."

즐거운 숙소 생활을 즐기고 있는 김유진은 학창 시절에도 조용한 학생이었다. 친한 아이들과는 좀 시끄럽게 떠드는 편이었지만 그 외에는 조용히 지내는 편이었다. 중학교 때까지 성적도 좀 나왔다고 말했을 정도로 공부 또한 못하지 않았다. 평균 80점 이상 받던 중학교 시절이 지난 후로는 게임에 푹 빠졌고, 고등학교 시절엔 게임이 우선이었다.

"친구들끼리 브레인 서버에서 재미로 게임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웨스트 서버의 'KaL' 클랜의 부마스터가 브레인 서버로 놀러 왔고, 제 경기를 보고 '괜찮다'며 데려 간 거죠. 거기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정우용 선수도 같은 클랜이었고, 병렬이도 있었어요. (김)도욱이, 영한이 형도 같은 클랜이었죠. 예전 화승 출신들이 몇 명 있었는데 그 때부터 친하게 지내기 시작했어요."

자연스럽게 커리지 매치에 나가게 됐고, 3번 만에 우승을 하게 됐다. 부산, 대구, 광주 커리지 매치를 모두 나간 김유진은 지방을 돌아다니며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한 자격을 얻기 위해 애썼다.

"3번 만에 우승을 하고 준프로게이머 자격증을 땄을 때는 마냥 기분이 좋았죠. 스타로 처음 1등을 해봤기 때문에 더 좋았어요. 처음에 나갔을 때는 그냥 시험 삼아 나가 봤는데 '좀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한상용 수석 코치가 눈 여겨 봤던 김유진,
준프로 게이머 자격증을 딴 후에야 집에 말했던 김유진은 제8게임단의 한상용 수석 코치가 눈 여겨 본 선수였다. 하지만 이후 화승의 해체는 김유진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팀이 해체되고 나서 처음에는 실감이 안 났어요. 숙소에서 나가고 난 뒤 집에 있었거든요. 지금 뭐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도 한상용 코치님께서 '넌 다른 팀에 충분히 갈 수 있다'고 다독여 주셨어요. 그래서 희망을 버리지 않은 채 결과를 기다렸죠."

주변 사람들의 따듯한 말이 힘든 순간마다 큰 힘이 됐다. 처음 웅진에 왔을 때 윤용태에게 의지했던 것처럼 팀이 해체됐을 당시 김유진은 한상용 코치의 말에 기운을 냈다. 이 길을 계속 가야 하는 건가 순간 고민했지만 한상용 코치의 다독거림에 인고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서 한상용 코치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요. 화승에 있을 때도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많이 다독여 주셨고, 출전 기회도 많이 주셨어요. 할 일 없이 집에 있는데 연락해서 '스타 배넥 어택'에 출현시켜 주시기도 했죠. 여러 모로 정말 감사 드려요. 용태 형에게도항상 잘 챙겨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제가 연패 했을 때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고, 잘 다독여 줬어요. 지금은 없는 스페셜포스 팀의 (이)호우 형도 기억 나요. 스포 형들에게도 고맙죠."

자신을 잘 챙겨 주던 윤용태가 올킬을 달성했을 때, 김유진도 윤용태 못지 않게 기뻤다. 연습실에서 정말 잘 하면서도 방송에서 생각만큼 경기력이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며 제 일처럼 아쉬워했기 때문이다.

"용태 형이 소고기를 쏜다고 했는데 아직 못 얻어 먹었어요. 경기 끝나고 다들 쉬는 바람에 못 먹었는데 언젠가 사겠죠?"

윤용태의 올킬은 김유진에게도 자극이 됐다. 웅진의 이번 시즌 첫 올킬이었기에 김유진 또한 '나도 꼭 올킬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축구도 하고 싶은데 형들이 공 차는 걸 싫어해요. 영화 보는 건 좋아하는 형들이 많은데 명운이 형이랑 전 거의 영화도 안 봐요. 귀찮아서 둘 다 안 나가거든요. 운동도 다들 안 좋아해서 용태 형이나 저만 가끔 운동을 하고 싶어해요. 화승 시절에는 다들 공 차는 걸 좋아했는데..."

프로게임단끼리 축구 리그를 펼친다면 아마도 웅진과 삼성전자, SK텔레콤이 꼴찌를 앞다투지 않을까? 반대로 화승은 프로게임단 중 가장 축구를 잘하는 팀이었다.

"화승 때는 즉흥적으로 축구를 하러 갔어요. 쉬는 시간에도 축구 한 게임씩 하곤 했는데 웅진은 안 그래요. 이제 날 잡아서 축구를 해야 되는데 날씨가 조금만 안 좋다 싶으면 무조건 취소가 돼요(웃음). 대부분의 팀들한테 지다 보니까 자존심이 상해요. 최근에 삼성전자만 이겼어요. 용태 형을 제외하면 축구 경기도 다들 안 봐요. 명운이 형이랑 민철이 형은 웹툰을 좋아하거든요."

소녀 감성으로 유명한 웅진 스타즈는 야식 행렬에도 불참 중이다. 삼성전자는 시즌 전 과도한 야식 섭취(?)로 팀원들 모두 살이 올랐지만 웅진은 모두 그대로다.

"야식을 먹으면 다음 날 연습에 지장이 있어요. 밤에 뭔가 먹고 자면 다음 날에 속이 안 좋잖아요. 다들 먹을 걸 많이 안 좋아하는 것 같아요. 특히 민철이 형은 군것질도 한 입 정도씩만 먹을 정도예요."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 김유진
군단의 심장이 발매될 쯤이 되면 프로리그도 휴식기에 접어 든다. 한 동안 적응기에 접어들 김유진에게 군단의 심장은 재미있는 변화에 가까웠다.

"처음에는 바로 적응하지 못할 것 같지만 적응 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리 걱정할 필요 없잖아요. 새로 추가 되는 것 중에서는 '예언자'가 마음에 들어요. 군단의 심장은 딱 한 게임 해봤는데 재미있었어요. 모선제어소도 괜찮을 것 같아요. 모선제어소가 사기라고 다들 이야기 하지만 기회 비용 도한 있기 때문에 정확히 잘 모르겠어요. 모선제어소를 빨리 가면 다른 테크트리를 포기해야 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좀 더 플레이 해봐야 될 것 같아요."

김유진의 이번 시즌 목표는 30승이다. 위너스리그가 껴 있기 때문에 1승도 하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고.

"제가 못 나가도 다른 사람이 이겨줄 수 있잖아요. 저도 위너스리그에 나가서 4킬을 한다면 더 좋겠죠? 팀 목표야 당연히 1등, 우승이죠. 정규리그도 우승하고, 우승도 꼭 했으면 좋겠어요. 지난 시즌의 악몽이 되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상황으로는 봤을 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두 번이나 KT를 4:0으로 꺾기도 했고요. 기세에서 안 밀리는 게 가장 좋죠. 어느 팀을 만나도 주눅 들지 않고, 에결도 잘 이기고 있거든요."

위너스리그에서 올킬을 한다면 꼭 선보이고 싶은 세리머니도 있다. 1승하면 손가락 한 개, 2승하면 손가락 2개. 이런 식으로 4승 후 4손가락을 쫙 펴 보이는 것이 목표다.

"선봉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최대한 열심히 해야죠. 저 말고도 다른 선수들이 선봉에서 맡은 바 역할을 잘 해주고 있기 때문에 경기 풀어 나가기가 수월해요. 제가 선봉으로 나간다면 저도 제 몫을 해야겠죠?"

마지막으로 김유진은 감독님과 코치님께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감독님께서 절 뽑아 주셨고, 기회도 많이 주셨어요. 감독님 덕분에 지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손승완 코치님도 제가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부터 많이 챙겨 주시고, 제가 가능성 있는 선수라고 믿어 주셨어요. 연패 했을 때도 마인드 컨트롤을 해주시기도 했고요. 게임 내적이나 외적으로도 저한테 정말 고마운 분이에요. 이 자리를 통해서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좋아요."

웅진 스타즈의 무한한 가능성 김유진,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웅진으로 이적한 지 어느덧 1년이 넘은 김유진은 프로게이머란 직업에 만족하고 있다. 좋은 형들과 동생들,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너무나도 만족스럽다.

"앞으로 서로서로 잘 챙겨 주면서 지냈으면 좋겠어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돼서 너무 좋아요. 다들 착하거든요(웃음). 부모님한테는 전화를 자주 드리고 있기 때문에...음 그래도 덧붙여야겠죠? 부모님께서 경기가 끝날 때마다 자주 연락을 해주세요. 정말 감사 드려요.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 드릴게요. 곧 설날 때 봬요!"

따듯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더욱 더 즐겁게 프로게이머 생활을 즐기고 있는 김유진. 스타2를 만나 '자유의 날개'를 단 김유진의 비상이 '군단의 심장'에서도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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