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연승을 기록한 경기에서 모두 완벽한 경기력 선보여
포모스에서는 화제가 됐던 매치업을 골라 해당 선수에게 직접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스타2 리와인드' 코너를 새로 마련했습니다. 경기의 스크린샷과 그 때 그 때 선수들이 느꼈던 유불리나 관전 포인트 등을 짚어 팬들에게 소개하는 스타2 리와인드, 스타2를 잘 모르는 팬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복기해 보는 순서입니다. < 편집자 주 >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SK텔레콤이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어느덧 9승 고지를 밟으면서 4위까지 올라섰는데요.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선수로 이승석을 빼놓을 수 없죠.
이번 시즌 꾸준히 출전 기회를 잡은 이승석은 팀의 믿음에 보답하며 계속 승수를 쌓았고, 현재 7승 4패로 든든한 살림꾼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리와인드 인터뷰에서는 지난 주 송병구와의 경기를 다시 보려고 하는데요. 과연 이승석이 경기를 어떻게 풀어 나갔는지 함께 들어 보시죠.
▶ 포모스=최근에 2연승을 기록하면서 7승 4패가 됐어요. 상승세를 탄 것 같은데, 어떤가요?
▶ 이승석=솔직히 제가 몇 승, 몇 패인지도 잘 몰랐어요. 이상하게 운이 좋은가 봐요. 특별히 더 잘한다기 보다 운이 많이 따라 주는 것 같아요. 연습한 상황이 경기에서 그대로 나와줘서 이기게 된 것 같아요.
▶ 포모스=팬들 사이에서는 SK텔레콤의 살림꾼이라고 불리고 있는데요.
▶ 이승석=잘 하던 선수들이 요즘 약간 부진한데, 그 공백을 조금 메워주니까 그런 얘기들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잘 모르겠어요. 살림꾼이란 얘기도 잘 못 들어봤어요(웃음). 하지만 살림꾼이라는 것이 좋은 거잖아요? 좋은 것이라면 마다하지 않습니다(웃음).
▶ 포모스=7승 중에 테란전만 4승을 올렸어요. 평소에도 테란전에 자신 있어 하나요?
▶ 이승석=사실 테란전은 별로 자신 없어요(웃음). 저도 왜 이기는지 모르겠어요. 평소에는 저그전을 그래도 조금 자신 있어 하는 편이에요. 연습 때 테란전 성적이 나쁜 것은 아닌데, 특별히 자신 있어 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그런 것은 있어요. 프로토스를 만나면 생각할 것이 많은데, 테란은 상대적으로 경우의 수가 적어서 심적으로 편안한 편이에요. 아마 그것 때문에 성적이 좋게 나오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테란전에 대한 확신은 없어요. 그래도 제가 원래 자신감을 크게 표현하지 않는데, 이 정도로 나타냈으니까 자신 있는 것 같기도 해요(웃음).
▶ 포모스=SK텔레콤 저그들은 스타일이 다 다른 것 같아요.
▶ 이승석=방송에서와는 다르게 저는 원래 공격적인 것을 좋아해요. 그런데 대회에서는 신중하게 돼서 반대로 나타나는 것 같아요. 보통 어윤수 선수를 공격적이라고 하는데, 연습 때는 제가 더 공격적이죠.
대군주로 상대의 뒤늦은 멀티를 확인한 이승석. 본인은 이미 3부화장을 갖췄다.
▶ 포모스=초반에 노산란못 3부화장 체제로 갔는데, 상대는 멀티를 늘려서 출발이 좋았어요.
▶ 이승석=아무래도 알카노이드에서 저그는 대군주로 정찰을 할 수 있는 반면, 프로토스는 상대가 뭘 하는지 볼 수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자원 위주로 시작했고, 송병구 선수는 저그의 올인 공격을 생각하면서 출발한 것 같아요. 덕분에 제가 자원적으로 우위를 점하게 됐죠. 이런 점에서 알카노이드가 저그에게 좋은 것 같아요.
▶ 포모스=대군주로 상대의 멀티를 확인했을 때는 어땠나요?
▶ 이승석=이때 저는 계속 일벌레만 눌렀어요. 일벌레를 6, 70기까지 늘려도 위험한 것이 없었거든요. 대군주로 멀티 타이밍을 보는 순간 상대가 인공제어소까지 짓고 멀티를 했구나 싶었어요. 저는 이미 3부화장을 갖춘 반면, 상대는 아직 두 번째 멀티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죠.
▶ 포모스=그래도 멀티 부화장에 가시촉수를 짓고, 저글링도 꽤 생산했어요.
▶ 이승석=이전 경기에서 송병구 선수가 차원분광기로 견제를 강하게 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견제를 많이 의식 했어요. 가시촉수도 많이 올리면서 대비를 했는데, 송병구 선수가 가난하게 하지 않고 앞마당에서 가스를 캐면서 테크트리를 올리더라고요. 조금 당황했어요. 한 번은 찌르기가 올 것 같다는 생각으로 연습을 많이 했거든요.
이승석은 뮤탈리스크로 견제를 펼치며 5시 지역으로 멀티를 늘렸다.
▶ 포모스=이후에 둥지탑을 선택했는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이승석=송병구 선수가 불사조를 잘 쓰지 않더라고요. 불사조가 나올 타이밍이 지나도 보이지 않아서 뮤탈리스크를 가도 될 것 같았어요. 이 맵에서 프로토스가 본진 양쪽의 멀티를 가져가는데, 많이 떨어져서 있어서 추적자가 이동하기 힘들어요. 그리고 저그가 뮤탈리스크를 하면 초반 러시가 까다로운데, 이 맵은 중립건물 때문에 그런 위험이 적어서 괜찮은 것 같아요.
▶ 포모스=저글링은 계속 중립 건물을 파괴하고 있네요.
▶ 이승석=뮤탈리스크로 프로토스의 멀티를 계속 견제하면서 그 동안에 저글링으로 확장기지로 가는 길을 뚫었어요. 뮤탈리스크로 상대의 진출을 막은 뒤에, 오른쪽 멀티를 차지하고 자원전을 하면 상황이 엄청 좋아지니까요. 애초에 저글링도 뮤탈리스크를 띄우기 위한 포석이었어요. 저글링을 어느 정도 뽑아야 상대가 파수기나 광전사를 뽑기도 하고, 뮤탈리스크만 있으면 조금 위험할 수도 있거든요.
▶ 포모스=이때부터의 운영은 어떻게 했나요?
▶ 이승석=이렇게 뮤탈리스크로 여기저기 흔들면서 압박을 주고, 저는 병력에 올인을 하지 않는 거죠. 그래서 일벌레를 계속 충원하면서 자원전으로 가려고 했어요. 또 군락을 빨리 가서 전체적인 그림은 무리군주로 이기는 거였고요.
운 좋게 고위기사를 잡은 뒤(위), 주요 지역에 가시 촉수를 늘리는 이승석.
▶ 포모스=뮤탈리스크 찌르기로 고위기사를 잡아냈어요.
▶ 이승석=여기가 정말 중요했던 것 같아요. 연습 때도 프로토스가 6시랑 9시에 추적자를 놓고 정면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인공제어소를 깨려고 들어갔어요. 고위기사가 나오는 타이밍을 재고 들어간 것은 아니었죠(웃음). 그건 조금 힘든 것 같아요(웃음). 병력이 분산된 틈에 인공제어소를 파괴해서 추적자가 생산되지 못하게 하려고 한 거였어요. 그런데 오히려 더 큰 먹이감이 있었죠. 고위기사 4기를 잡았으니까 상대에 가스 손해를 크게 입혔죠. 이것 때문에 상대의 진출 타이밍도 늦어진 것 같아요. 다음 경기에서는 타이밍을 재서 운이 아닌 실력으로 잡을 수 있도록 연습하겠습니다(웃음).
▶ 포모스=저그가 이런 상황이 되면 일벌레에 욕심이 나겠네요.
▶ 이승석=뮤탈리스크로 상대를 묶게 되면 거의 10분 동안은 일벌레만 뽑는 것 같아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실제로도 100기 정도 생산했을 거예요. 그렇게 자원을 빨리 캐서 풍족하게 해놓고, 상대가 나올 타이밍에 가시 촉수를 짓는 거죠. 결국에는 저그가 프로토스의 한방을 병력으로만 막기 힘들 거든요. 이렇게 다수의 일벌레로 자원을 채취하면 나중에 한번에 많은 가시촉수를 지을 수 있어요.
▶ 포모스=그래서 본진 입구와 5시 멀티에 집중적으로 가시촉수를 올렸군요.
▶ 이승석=알카노이드가 18분이 지나서 돌이 깨지면 제 멀티로 들어오는 길이 6개가 생겨요. 그런데 그 곳을 다 막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한 곳에 모아 지은 가시촉수로 중요한 멀티를 지킨 다음에, 파괴된 확장기지는 다시 건설하자고 생각했어요.
▶ 포모스=이른 타이밍이지만, 승기를 예감할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 이승석=이겼다고는 생각하지는 않고, 유리하다고만 생각했어요. 고위기사를 잡기도 했고, 멀티도 안정하게 많이 가져갔으니까요. 그래서 무리군주만 잘 띄우고, 멀티를 잘 지키면 이기겠다 싶었어요.
▶ 포모스=상대가 나오는 시간에 맞춰서 무리군주를 준비하는 군요.
▶ 이승석=결국에는 뮤탈리스크만으로는 경기를 끝낼 수가 없어요. 그래서 무리군주를 가야 하는데, 그전까지 어떻게 좋은 상황을 만드느냐가 중요하죠. 만약 고위기사도 잡지 못하고, 인공제어소도 파괴하지 못한 채로 무리군주를 띄웠으면 제가 힘들 수도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이때는 피해를 많이 줘서 제가 좋았어요.
상대가 진출하자 역공을 들어가 주요 건물을 파괴했다.
▶ 포모스=이후에 무리군주를 뽑기 위해서 인구수를 일부러 줄이는 건가요?
▶ 이승석=뮤탈리스크가 인구수을 많이 잡아먹는 유닛이라서 빨리 버려줘야 해요. 그런데 버리는 것을 얼마나 잘 하느냐가 중요해요. 상대 유닛과 바꿔주는 식으로 해야 하죠. 이때는 성공했던 것 같아요. 상대의 발도 묶고, 조금씩 잡히면서 인구수도 확보 했고요. 한번에 잡히면 절대 안돼요.
▶ 포모스=김정민은 저글링도 버려야 한다고 했는데요.
▶ 이승석=그러게요(웃음). 그래도 제가 낳은 자식이라 버릴 수가 없었어요(웃음). 사실은 어느 정도 인구수를 확보하기도 했고, 프로토스가 진출할 때 뮤탈리스크랑 같이 본진에 난입하려고 살려뒀어요.
▶ 포모스=그렇네요. 뮤탈리스크-저글링 공격으로 주요 건물을 파괴했어요.
▶ 이승석=상대가 제 멀티를 공격했지만, 저는 이미 5시 부화장만 지키고 나머지는 버릴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래서 상대가 나오니까 수비 대신에 바로 역공을 갔죠. 상대의 빈집에 들어갔을 때 일단 연결체가 돌아가서 모선이 나오는지 확인하고, 인공제어소-기사단기록보관소-제련소 순으로 파괴하는 것 같아요. 이때도 순서가 약간 바뀌기는 했지만, 다 파괴했죠.
▶ 포모스=그래서 상대가 12시 멀티를 파괴해도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않았군요?
▶ 이승석=이쯤 되면 뮤탈리스크는 추적자랑 집정관에게 너무 약해서 수비에 쓰기는 힘들었어요. 그래서 뮤탈리스크로는 추가 멀티만 저지하고, 무리군주로 방어할 생각이었죠. 하지만 아직은 무리군주가 정면 공격을 할 정도로 많지 않아서 지형을 이용해서 유닛을 줄여주기만 했어요. 이때는 제가 조금 참았죠.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나타난 22기의 무리군주.
▶ 포모스=이제는 상대가 5시 핵심 멀티로 가니까 무리군주가 제대로 동원되네요.
▶ 이승석=저도 먹어야 사는데, 이제 멀티가 하나 더 날아가면 저도 위험하니까요. 무리군주를 22기 뽑았는데요, 이렇게 생산하지 않으면 제가 져요. 무리군주가 두 자릿수가 안 되면 지상 병력에 밀릴 수도 있거든요. 또 프로토스가 지상 병력만 있기 때문에 어설프게 병력을 조합하는 것보다 무리군주로 확실히 압도하는 것이 좋아요.
▶ 포모스=이제는 승리를 확신했겠네요.
▶ 이승석=이때는 제가 갖고 있는 병력이 정말 든든했어요. 절대 지지 않겠구나 싶었죠. 이미 격차가 크게 벌어져서 질 수 없는 싸움이었어요. 프로토스가 모선이라도 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으니까요.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득을 많이 거둬서 송병구 선수가 병력을 조합하기 힘들었을 거예요. 반면에 저는 가스가 많이 남아서 마지막에 감염충도 뽑아서 진균까지 뿌렸어요.
▶ 포모스=다시 봐도 완벽했던 경기 같아요. 이제 4라운드부터는 군단의 심장으로 하는데, 저그가 좋지 않다는 얘기가 많아요.
▶ 이승석=저는 별로 하지 않았는데, 조금 걱정되기도 해요. 그런데 오히려 그런 얘기가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좋은 것 같아요. 왜냐면 좋게 바꿔주니까요(웃음). 저그가 좋지 않다는 얘기가 더 많이 나와야 해요(웃음).
▶ 포모스=다음 경기에서는 STX의 김성현 선수와 만나네요.
▶ 이승석=GSL 코드A 예선에서 이겨본 적이 있어서 자신 있어요. 오늘 보니까 테란전 성적도 좋은 것 같고요(웃음). 자신 있게 하려고요.
-출처 : 포모스
반응형
'스타크래프트: 브루드 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로리그 프리뷰] 흔들리는 KT, 연패 탈출의 키는? (0) | 2013.02.23 |
---|---|
스타2 '군단의 심장' 더욱 간편해진 사용자 인터페이스 구축 (0) | 2013.02.22 |
아프리카TV, 8차 ‘소닉 스타리그’ 생중계 (0) | 2013.02.22 |
스타크래프트2 군단의 심장, e스포츠 그리고 멀티플레이어 (0) | 2013.02.22 |
'5연패' KT, 최하위 EG-TL 제물로 회생할까 (0) | 2013.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