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연말 결산] 오버워치 리그는 코로나19를 어떻게 헤쳐나갔나

Talon 2020. 12. 29. 10:00

2020 오버워치 리그가 지난 10월 10일 샌프란시스코 쇼크의 2연속 우승과 함께 막을 내렸다. 이번 2020 시즌은 오버워치 리그에게 있어 새로운 도전의 해가 되어야 했지만 코로나19란 거대한 암초를 만나 유의미한 결실을 맺지 못했다.

올해 오버워치 리그는 정식 출범 전부터 계획하고 준비했던 글로벌 연고지를 바탕으로 한 홈스탠드가 첫선을 보일 예정이었다. 실제로 서구권 팀들은 해머스타인 볼룸(뉴욕 엑셀시어), 리벤션 뮤직 센터(휴스턴 아웃로즈),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필라델피아 퓨전) 등 북미 지역에서 5주차까지 홈스탠드를 진행했고 홈 관중과 함께 현장의 열기를 함께했다. 관중들이 팀을 응원하기 위해 스타디움을 가득 채웠단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버워치 리그 2020 시즌은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는 듯 보였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을 시작으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전세계로 뻗어나가면서 차질이 생겼다. 중국에 연고를 둔 상하이 드래곤즈-광저우 차지-항저우 스파크의 2~3월 홈스탠드 경기를 취소 후 한국에서 대체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한국 역시 확진자 폭증으로 서울 다이너스티와 중국 홈스탠드 대체 경기를 무기한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본격적으로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한 북미와 유럽 지역도 5주차 이후 홈스탠드를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일정 연기가 거듭되면서 오버워치 리그는 대안을 내놓아야 할 입장에 놓였다. 결국 오버워치 리그는 미드 시즌 토너먼트 취소 및 올스타전 연기, 조 재편성을 발표했다. 자택 대기 명령 등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경기 편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오버워치 리그는 일정을 조율했고, 13주차 기준으로 아시아 디비전-북미 디비전을 나누어 온라인 중계 포맷으로 잔여 일정을 소화할 준비를 마쳤다.

디비전 재편성 후 오버워치 리그는 월별 토너먼트를 도입해 오버워치 리그 팬들의 마음을 붙잡았다. 5월의 '메이 밀리', 6월의 '서머 쇼다운', 7월의 '카운트다운 컵'까지 총 세 차례 월별 토너먼트가 진행됐다. 현장의 열기를 느낄 수 없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페넌트 레이스에 단기 대회 특유의 긴박함 넘치는 단기 토너먼트를 추가하자 팬들은 긍정적인 반응으로 호응했다. 서울 다이너스티와 상하이 드래곤즈의 메이 밀리 경기에서 오버워치 리그 역사상 첫 4선승제 역스윕이 나오는 등 명경기도 나와 어려운 상황 속 오버워치 리그를 알차게 채울 수 있었다.

정규 시즌 종료 후 오버워치 리그는 경기 분배 방식 등 형평성의 이유로 20팀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다는 결단을 내렸다. 디비전을 나누고 정규 시즌의 순위에 따라 포스트시즌 시드를 부여했다. 약 한 달간 진행된 포스트시즌 결과 샌프란시스코 쇼크는 서울 다이너스티를 꺾고 리그 최초 2연속 우승이란 기록을 달성했다. 시즌 초반 흔들렸던 샌프란시스코 쇼크는 포스트시즌을 진행하면서 더욱 단단해졌고, 결국 '슈퍼' 매튜 델리시와 '바이올렛' 박민기 등 선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오버워치 리그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

오버워치 리그는 지역 리그에서 국제 대회로 이어지는 타 종목과 달리 전세계 도시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리그이기에 온라인 중계 전환 외에도 리그 진행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았다. 코로나19로 리그 운영에 어려움이 생겼음에도 발 빠르게 디비전을 분리하고 경기 일정을 재배치하는 등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대처한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또한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단기 토너먼트 진행을 결정함으로써 호응을 끌어낸 것은 감염 확산세가 줄지 않는 현 상황에서 오버워치 리그가 차기 시즌에 나아갈 길 중 하나를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오버워치 리그는 2020 시즌을 마치며 코로나19라는 외부적 요인 외에도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도 생겼다. 최우선 과제는 큰 아쉬움으로 남은 뷰어십의 복구다. 오버워치 리그는 올해 중계 플랫폼이 트위치에서 유튜브로 넘어감과 동시에 시청자가 감소했다. 타 종목이 코로나19로 인해 뷰어십에서 반사 이익을 본 점과 뚜렷한 대비를 이루는 부분이다. 월별 토너먼트를 시작으로 리그 토큰 지급을 개시하며 부진했던 뷰어십을 일부 복구하는 데 성공했지만, 꾸준히 지적되는 안정적인 중계 환경 제공과 게임 내 콘텐츠 추가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오버워치 리그의 2020 시즌이었지만 어떻게든 그랜드 파이널까지 무사히 성료할 수 있었다.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을 위해 애썼던 오버워치 리그. 블리자드는 2021 시즌에 구성 방식과 경쟁 구도를 개선한 토너먼트를 개최하고, 디비전 내 팀 소속을 구상 중이라 밝힌 바 있다. 올해 시행착오를 겪었던 오버워치 리그가 2021 시즌엔 더 안정적인 리그 운영과 함께 팬들에게 큰 재미를 가져다주길 기대해본다.

 

-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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