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박상진의 e스토리] 하나의 문제에 두 개의 답, e스포츠 신 라이벌 T1-젠지

Talon 2021. 2. 2. 10:40


e스포츠의 마케팅 가치가 높아지며 MZ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과거부터 계속 e스포츠에 관심을 뒀던 게이밍 기어 제조사나 에너지 드링크 제조사는 물론 특히 첫 선택이 평생 이어질 수 있는 금융업계와 자동차업계가 LCK 프랜차이즈를 기점으로 e스포츠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

이들의 목표는 젊은 층을 잡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와 Z 세대를 합한 MZ 세대는 다른 세대층에 비해 마케팅이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각자의 만족을 위한 취미 생활과 소비 패턴을 가졌고, 다른 세대처럼 인위적인 인기 몰이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기업들은 이들이 집중하는 문화를 찾아 나섰다. 그 결과가 e스포츠고, LCK 프랜차이즈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기폭제가 된 것.

마음을 사로잡기 힘든 세대층을 공략하는 기업들은 기존 스폰서십 방법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힘든 것 역시 알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기업의 이름이 적힌 패치를 붙이고, 흔한 SNS 이벤트로는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기업을 알리기 위한 더 특별한 방법을 찾는다.

광고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e스포츠에 관심을 가진 기업들은 기존 방식의 광고 촬영이 아닌 스폰서십을 맺은 팀의 이미지를 자신의 기업에 투영시켜 팀의 팬들을 기업의 소비자로 이끌기 위해 e스포츠 게임단과 함게 자신만의 특별한 콘텐츠를 만드려는 시도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는 스폰서사 뿐만 아니라 e스포츠 팀 역시 인지한 상황. 하지만 이런 방식을 원하는 기업이 많아지며 선수단에 부담이 되는 상황까지 왔다. e스포츠 게임단 역시 기업이고, 스폰서십 수입이 중요한 상황이기에 성적 하락의 부담을 안고서도 콘텐츠 제작에 나설 수밖에 없다.
 


게임단들 역시 이러한 상황에서 변화를 시도 중이다. 젠지 e스포츠와 T1, e스포츠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다양한 시도 중인 두 기업이 같은 문제에 다른 답을 내놨다. 한 쪽은 사람을, 다른 한 쪽은 기술을 선택한 모습이다. 젠지는 올해 팀 선수 출신 스트리머를 영입했다. 젠지 아놀드 허 지사장은 이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말했다.

"e스포츠 비즈니스 사업은 팀의 스폰서십이 큰 역할을 하는데, 지금 상황으로는 스폰서들이 원하는 결과를 보여주기에는 선수단만 활용하면 큰 무리가 갑니다. 그래서 선수들은 본연의 목표인 좋은 성적을 내 스폰서사들을 만족시키고, 다른 부분에서는 스트리머를 활용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선수들보다는 스트리머들이 조금 더 솔직하고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죠. 팬들 역시 팀에 좋은 성적과 더불어 재미를 원하지만 이를 동시에 실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팀들에서 스트리머를 영입하고 활용하려 하는 거죠."

젠지가 사람으로 돌파구를 찾았다면, T1은 기술로 돌파구를 찾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T1 단장 최성훈은 인터뷰에서 외부 활동에 대한 해결책 충 하나로 '디지털 휴먼'을 제시했다. 최성훈 단장의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디지털 휴먼'을 활용하면 선수가 직접 촬영하는 곳에 가지 않고 연습에 매진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휴먼'이 콘텐츠 촬영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스케쥴을 관리할 수 있죠. SK텔레콤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설립한 스튜디오에서 '페이커' 이상혁이 이미 촬영을 마쳤습니다. '디지털 페이커'가 준비된다면 외부 활동에서 상당히 자유로워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선수단은 연습에 집중 할 수 있도록 하려는 두 기업의 목적은 같지만 서로 내놓은 방법은 다르다. 물론 두 기업이 내놓은 해결책에는 공통된 고민이 있다. 바로 팬과 스폰서사가 원하는 것은 '진짜 선수'라는 것. 하지만 팬과 스폰서사 모두 선수를 원하는 것 처럼 선수들이 내는 성적도 원하기에 결국 타협할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선수를 동원한 스폰서십 활동에는 한계가 있고 두 기업은 각자 다른 답을 내놓은 상태다.

젠지와 T1, 두 기업은 LCK 역사에서 계속 라이벌로 활동했다. 담원 기아가 롤드컵에서 우승하기 전 트로피를 들어올린 유이한 두 팀이었고, 한국에 자리잡고 글로벌 e스포츠 게임단을 운영하는 두 팀이기도 하다. 라이벌 관계로 자리잡은 두 e스포츠 기업은 하나의 고민에 두 가지 답을 내놨다. 이들이 내놓은 답이 당장에는 정답이 아닐지라도 정답을 향한 길을 찾는 도전임은 확실하다. 당장의 성적은 아니더라도 e스포츠 팬들과 기업들이 두 e스포츠 기업을 다른 바라보는 이유는 이러한 도전의 모습에서 비롯된다. 실패할지도 모르는 두 기업의 도전에 관심이 가는 이유다.

 

- 출처 : 포모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