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e사람]나이스게임TV의 '베인 누나' 이화진 캐스터를 만나다

Talon 2013. 4. 25. 17:41

단군이 하면 나도 한다! 평범함을 거부한 이화진 캐스터.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가 e스포츠의 중심으로 자리잡으면서 나이스게임TV 역시 많은 팬층을 보유하게 됐다. 그 인기에는 '단군' 김의중 캐스터가 한몫 했을 것이고, '홀스' 정진호 캐스터 또한 많은 별명들로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그들 못지 않게 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은 사람이 있었다. 바로 '베인 누나'로 잘 알려진 이화진 캐스터다.

나이스게임TV에 입사하기 전, 댄서로 유명했던 이화진에게 캐스터라는 칭호는 상당히 낯설었다. 그럼에도 이화진은 몸이 안 좋아져서 댄서를 포기한 뒤 캐스터에 도전한 것이 아니고, 단순하게 게임이 좋아서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저 오래 전부터 진심으로 하고 싶었고, 지금 이 순간이 무척이나 행복하다고 했다.

이화진은 인터뷰 하는 내내 방송에서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평소대로 시원하게 답을 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뚜렷하게 밝혔다. 어쩌면 예민할 법한 질문에도 사뭇 진지한 모습에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진정성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럼 지금부터 그녀와의 유쾌한 대화 속으로 들어가보자.

캐스터를 준비하면서 틈틈이 다른 업무도 맡고 있다.
포모스(이하 포) :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부터 부탁 드릴게요.
이화진(이하 이) :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이화진이고요. 조금 나이가 있지만, 어쩌다 운이 좋게 나이스게임TV에 들어와 캐스터를 준비 중입니다.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해서 현재로써는 토크쇼와 같은 예능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외 남는 일들을 하면서 간단한 영상편집도 하고 있어요.

포 : 운이 좋았다고요? 그럼 어떻게 나이스게임TV에 근무하게 됐는지 자세한 설명 좀 부탁 드릴게요.
이 : 원래 춤을 오랫동안 췄었는데,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쳤죠. 비즈니스 쪽으로도 잘 안됐고, 몸도 안 좋았어요. 그 뒤로 일반 레슨만 하고 있다가 문득 예전부터 좋아했던 게임 쪽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나이스게임TV의 오랜 팬이었는데 LOL 방송을 보고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그래서 용기를 가지고 아무것도 내세울 것도 없이 사장님께 메일을 보냈어요. 당연히 안될 거란 생각을 하고 말이죠. 그저 '잡무라도 하는 인력을 뽑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만 있었어요. 그런데 마침 회사에서 인력을 뽑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다음날 면접을 봤어요. 그러다 작년 겨울쯤에 입사를 했고, 여러분께 인사를 드린 것은 얼마 안됐죠.

'화진형'이라는 닉네임 답게 시원시원한 성격의 소유자.
포 : 그렇게 들어왔더니 다 남자였죠. 불편한 점은 없었나요?
이 : 하나도 없었어요(웃음). 다 게이들이에요.

포 : 역시 시원시원한 성격이시네요. '화진형', '베인 누나'라는 별명으로 유명해요. 또 최근에는 잘 먹는다고 해서 '화정우'라는 별명까지.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반응인데요?
이 : 제일 먼저 생긴 별명은 베인이었죠. 평소 모습 그대로 롤러와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시청자들이 베인을 닮았다고 하는 거에요. 당시에는 정말 기분이 안 좋았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센스 있는 분이 지어주신 건 데… 기분 나쁜 것은 그 순간이었고, 언제부터인가 베인이 나오면 응원을 하게 되고 정이 가더라고요. 화진형 같은 경우는 원래 사회에 있을 때도 사람들이 형이라고 해서 별 느낌이 없네요. 누나라고 부르는 게 더 이상해요(웃음). 그리고 '화정우'라는 별명을 지어주신 분은 정말 예리하시네요. 부디 그 날카로운 눈을 나라를 위해 사용하시길 바라겠습니다(웃음). & #160;

포 : 누나라고 부르는 게 더 이상하다고요? 목소리 때문인가.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는 많은 오해를 받기도 했을 것 같네요. 재미있는 에피소드 같은 것은 없었나요?
이 : 목소리와 관련된 에피소드야 꽤 있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를 할 때 '막공'이라는게 있는데, 그게 스물 다섯 명이 함께하는 파티개념이거든요. 그냥 아무나 끼워서 사냥을 한다고 해서 '막공'인 거에요. 어쨌든 사냥을 하던 중에 게임톡이 계속 깜빡 거리는 거에요. 원래 스물 다섯 명이 한 파티인데, 육십 명이 들어와있는 거에요. 제 목소리를 듣고 디시인사이드의 와우유저들이 들어온 거죠. 들어와서 한다는 소리가 제 목소리가 왜 그러냐고 막 뭐라고 하는 거에요. 게이가 랩 한다고 하고 말이죠(웃음).

포 : 너무들 하네요! 참 매력적인 목소리인데, 비난을 받았을 때는 엄청나게 상처를 받았을 것 같아요.
이 : 상처요? 하하. 저는 그런 거는 신경 안 써요. '열심히들 해라'. 이렇게 말해주고 싶네요.

포 : 이래서 팬이 많나 봐요. 그런데 요새 예뻐졌다는 이야기도 정말 많고, 혹시 따로 관리를 받고 있냐는 질문도 많아요.
이 : 그럴 돈이 있으면 밥을 한끼 더 먹겠습니다(웃음). 아마 자주 보시다 보니 눈에 익숙해져서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닐까요? 그리고 제가 요새 화장을 찐하게 하는데다가 살도 쪄서 그런 것 같아요. 원래는 흐릿하게 생겨서 그런지 화면으로 보면 이상하게 나왔었거든요.

비교대상이 될 수 없지만 보고 나아갈 목표가 있어 좋다는 이화진.
포 : 하지만 외모와 일은 별개로 봐야겠죠? 몇몇 팬들은 이현주, 정소림과 같은 경력이 오래된 캐스터들과 비교를 하기도 해요. 아직은 좀 이르지만 본인이 볼 때는 좀 어때요?
이 : 감히 경쟁상대라 말할 순 없겠지만, 보고 나아갈 목표가 있다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 분들은 정말 대단하시죠. 저 같은 경우는 그냥 본받아서 따라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아요. 그렇게라도 비교해 주신다는 게 영광이죠.

포 : 방송에서 본인이 맡고 있는 코너인 흐규흐규를 없애야 한다고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이제 정말로 막을 내렸죠. 시원섭섭하겠어요.
이 : 원래 처음부터 급하게 편성된 코너였어요. 시작하기 5분 전에 제 코너라는 것을 알았죠. 평소에 게임을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3, 디아블로와 같은 것만 해봤거든요. 말 그대로 블리자드 인생을 살아왔죠. 이제 LOL을 해보고 있는 정도인데, 그런 상황에서 이렇게 끌고 온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과정 속에서 열심히 도와주셨던 '북경김치'님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그 친구가 오면서 인공호흡기를 달아준 셈이죠. 나중에 시간이 되면 다시 한번 해보고 싶어요.

포 : 흐규흐규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다른 예능에서는 비교적 말수가 적은 것 같아요. 본인의 코너가 아니라서 그런가요?
이 : 나이스게임TV를 오래 봐서 그런지 중간에 말이 겹치는 게 싫어서 최대한 조심하고 있어요. 제가 부족한 탓도 있죠. 자신감이 썩 있는 것도 아니고요. 전에는 캐스터를 굉장히 잘할 줄 알았어요. 경기 자체를 많이 봤고, 마이크를 잡자마자 딱 될 줄 알았던 거죠. 그런데 제가 모니터를 하기 두려울 정도로 못하는 거에요. 그런 부분 때문에 말 수가 적어진 것도 있어요. 다시 말씀 드리지만 제 능력이 부족하단 증거에요.

보통 여자들이 먹는 것보다 아주 조금 더 먹는다고 강조했다.
포 : 그럼 이제 다른 방송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말씀 좀 해주세요. 철권 리그를 맡는다는 이야기도 있거든요.
이 : 원래 철권을 맡기로 했었는데, 게임을 제대로 본 적이 없어요. 그냥 밥 내기 할 때 정도만 해봤어요. 그런 상황에서 준비를 해봤는데 여태까지 알고 있는 게임 중 가장 어려운 게임인 것 같아요. 게임을 잘 몰라도 흥을 돋우면 되는데 제 능력이 부족하잖아요. 가뜩이나 철권같이 어려운 게임은 단기간에 준비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이번 시즌은 고사하고,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다음 시즌부터 할 생각이에요.

포 : 아까도 잠깐 이야기 했지만 정말 잘 먹는다는 의견이 많아요. 간혹 손님보다 더 많이 먹을 때가 많다는 이야기도 있던데요?
이 : 지금 살은 제 인생 최고로 많이 찐 상태에요. 하지만 생각보다 많이 안 먹어요. 남자들과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스피드 하게 해야 할 때가 많아서 그렇게 보이는 거겠죠. 혼자 먹을 때는 30~40분씩 천천히 먹지만, 누구와 먹을 때는 빨리 먹게 되요. 입도 조금해서 많이 못 먹어요. 한 쌈에 5개씩 싸먹진 않아요. 보통 여자 정도? 아니 조금 더 많이 먹는 것 같아요. 물론 보쌈이 정말 맛있긴 했어요(웃음).

방송은 컨셉, 실상은 이렇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줬다.
포 : 조금 다른 이야긴데, 마침 생각이 났어요. 예능에서 항상 대통령으로 뽑아달라고 하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이 : 옆에 쿨게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특별법을 만들어서 죽이겠다는 의미에요(웃음).

포 : 요즘에는 쿨게이 말고도 나오는 말들이 있잖아요. 최근에는 '빛돌' 하광석 해설위원이 방송 중에 대본을 확 뺏는 모습으로 많은 오해가 있었어요.
이 : 음… 하나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방송은 방송이고, 현실은 현실이에요. 어느 정도 서로 컨셉을 갖고 하죠. 물론 우리 방송은 컨셉대로 가기가 힘들지만, 그 상황은 그냥 장난이었어요. 평소에 그랬으면 한 대 때렸죠(웃음).

포 : 역시 당하고 있으실 분은 아니죠. 행동도 그렇지만 꼭 여성이라고 해서 굳이 말을 가려서 하는 모습도 아닌 것 같아요. 이 또한 컨셉인가요?
이: 굉장히 까다로운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정말 사석에서 성적 농담을 하면 달라지겠죠. 그런데 방송 같은 경우에는 저를 상대로 하는 말들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저도 그냥 같이 하는 거에요. 얼마 전에 정색했다고 하는 말들이 있는데, 그때는 당황해서 그랬어요. 오해가 없으셨으면 좋겠네요.

'단군' 김의중 캐스터의 뒤를 이어 실세를 노리고 있다.
포 : 좋아요. 분위기 상으로는 어떤 역할인지 알 것 같아요. 하지만 정확히 나이스게임TV 내에서 맡고 있는 역할이 궁금한데요?
이 : 안 보이는 곳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방송 능력을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곧 나이스게임TV의 노예인 단군의 일을 덜어주고, CEO는 경영만 할 수 있도록 할 테니 예쁘게 봐주세요.

포 : 그러려면 개인방송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개인방송을 하던 경험도 있으니까요.
이 : 개인방송요? 원래 안 했어요. 한 세 번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흐규흐규가 허무하게 막을 내려서 인사를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한 것 외에는 딱히 기억이 없어요.

팬들을 대신해 맥주 같은 '단군' 김의중 캐스터의 진실을 밝힌다고 약속했다.
포 : 그래요? 개인방송도 없고 개인 코너도 없다. 그럼 현재 방송되는 것 중 맡아보고 싶은 방송이 있나요?
이 : 욕심이 나는 방송은 있죠. 나중에는 NLB같은 그런 정식 리그에서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지금은 시기상조에요. 이렇게 말하면 단군의 팬들에게 욕 좀 먹겠는데요(웃음).

포 : 최종적으로 NLB 중계를 맡고 싶다는 거죠?
이 : 왜 저를 죽이려고 하세요(웃음). 지금 단군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정도의 수준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말이에요. 이 얘기는 그만하고 단군한테 진심으로 궁금한게 있어요. 여자친구가 정말 예쁜데 왜 그렇게 나이와 이름을 하나도 말을 안 해주는지 묻고 싶어요. 이 부분은 제가 책임지고 알아내겠습니다.

현역 시절에는 상당히 유명했던 댄서 출신이었다.
포 : 나이스게임TV에서 일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요?
이 : 일단 여러분들이 흔히 알고 있는 백댄서를 했다고 보시면 되요. 가수 연습생들을 트레이닝 하거나 기존 가수들에게 레슨을 했었죠. 콘서트도 같이하고, 안무도 짜고요. 이건 몇 번 안 해봤지만 콘서트 디렉팅과 같은 것들도 했었죠. 그러다 관두게 되고, 전문대에 춤과 관련된 과가 있다 길래 강사역할을 했었죠. 그때 저희 어머니께서 가장 좋아했어요. 직함이 교수니까요(웃음).

포 : 그럼 유명 연예인과도 친분이 꽤 있을 것 같아요.
이 : 당시에 백지영, 김건모씨와 같이 일을 했죠. 두 사람의 좋은 점은 라이브를 할 때 불안하지 않거든요. 그러면 댄서들도 춤에만 신경을 쓸 수 있죠. 어떤 가수는 춤에 신경을 못 쓰게 라이브를 정말 못해요. 그런 일적인 부분 말고도 두 사람은 인간적인 면에서 좋아요.

포 : 그렇다면 캐스터의 꿈을 가진 건 정확히 언제쯤이에요?
이 : 적어도 춤을 추는 동안에는 아니에요. 저는 하나에 꽂히면 다른 생각을 못해요. 그 때는 춤밖에 생각을 안 했죠. 그러다 춤과 관련 일을 정리하면서 생각을 많이 했죠. 일단 30대가 넘어갔기 때문에 '뭘 하지'라고 생각을 많이 했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계속 게임을 잘했으면 프로게이머를 했을 것 같네요.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요. 어쨌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한 달 정도를 고민하다가 그래픽쪽으로 공부했죠. 그러는 동안 국내에 있는 e스포츠 경기를 챙겨봤고, 그것도 부족해서 해외 대회까지 봤어요. 그렇게 보다 보니 하고 싶어졌죠. 따지고 보면 나이스게임TV에 들어오기 전부터 꿈을 꿨네요. 너무 막연한 꿈이긴 했지만요.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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