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젠지/Road To 롤드컵 2022

Talon 2022. 9. 6. 13:30

오늘부터 2022 롤드컵에 진출한 팀들의 2022 시즌을 되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첫 주인공은 바로~

젠지입니다~!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2021년 11월 9일, 주영달 감독과의 계약 종료를 알렸습니다. 11월 16일, 라스칼, 영재, 플로리스와 2군의 엔비, 론리와 코치진 유병준, 김경탁과 계약 종료를 알렸습니다. 18일에는 김다빈 코치가 젠지를 떠났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선수 영입 관련해서 젠지에 대한 별다른 소식이 없던 상황에서, 찌라시로는 스토브리그 전부터 돌던 비디디와 피넛의 트레이드 썰이 파다했습니다. FA가 된 도란-쵸비가 같이 이적하는 상황에서 젠지가 이 둘을 잡았고, S급 미드가 둘인 상황에서 계약이 남은 비디디를 내주고 서머 정규시즌 MVP였던 피넛을 데려온다는 구상입니다. 도란이 방송을 켜서 젠지행을 긍정하는 멘트들을 남겨서 도란의 젠지행은 사실상 확정적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19일, 윤민섭 기자가 트윗을 통해 젠지가 도란-피넛-쵸비-룰러-리헨즈의 로스터를 꾸린 게 맞다며 소문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기존 소문이 그리핀에서 뛰었던 도란-쵸비-리헨즈가 팀을 같이 옮긴다는 이야기였고 젠지도 이에 맞추어 룰러만 남기고 팀을 재구성한다는 것. 해당 소식 직후 계약 기간이 남은 클리드가 젠지를 나오게 되었다는 공식 발표가 나왔습니다.

이후 신연재 기자가 아프리카에서 나온 드레드가 농심행이 유력하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피넛의 이적이 사실상 확정되었고, 비디디마저 농심으로 간다는 소스를 확인시켜주며 향간에 떠돌던 소문의 조각들이 맞춰져 나가고 있습니다. 이대로 팀이 구성된다면 젠지는 스토브리그 승자 중 하나로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소문을 처음 전했던 유저의 말로는 젠지의 감독이 스코어라는 이야기가 되는데, 일부 소문은 그리핀 조합으로 씨맥이 온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감독직에 누가 오는지에 따라 젠지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질 듯합니다. 그리고 21일 새벽, 씨맥이 최소 1시즌 휴식을 선언하며 스코어 감독설이 굳어지는 분위기입니다. 한상용 전 감독에 의하면 젠지는 씨맥한테 오퍼를 넣은 적도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후 클리드의 이지훈 상무 저격과 그로 인해 묻혔던 논란들이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11월 25일 오후 3시에 이지훈 상무가 트위치 방송을 예고했습니다. 원래는 날짜상 로스터 공개가 유력했으나, 한상용 전 감독의 말에 의하면 로스터 공개는 방송 이전이라고 말해 해명하는 자리인 것 같습니다. 팬들은 그딴 거 필요 없으니 빨리 사퇴하라며 분노하는 중입니다.

11월 23일, 피넛과 비디디의 트레이드가 정식 발표되었습니다. 이후 저녁 8시에는 도란의 영입이 정식 발표되었습니다. 24일 오후 12시에는 리헨즈의 영입이 정식 발표되었고, 오후 6시에는 쵸비의 영입이 정식 발표되며 주전 선수들의 명단이 확정되었습니다. 25일, 스코어의 감독 부임 소식이 정식 발표되었습니다. 동시에 마파와 무성도 코치로 영입되었습니다. 12월 20일, 한 달 전 FA를 선언했던 영재와 재계약을 발표하며 선수단 구성을 완전히 마무리했습니다.

전체적인 평가는 혼전의 2022 LCK 스토브리그의 승리자이자 주인공. 계약 기간이 남아있지만 젠지는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까지 프랜차이즈 스타인 룰러를 제외하고 전부 교체하는 강수를 두었습니다. 또한 담원 출신 매물에 집중하기보다는 도란-쵸비-리헨즈로 이어지는 또 다른 대어들인 그리핀 출신 매물들을 빠르게 가져왔습니다. 또 과감한 판단으로 반지원정대의 주축인 비디디와 농심의 피넛을 트레이드하고, 비디디를 대체할 쵸비까지 영입하는 도박수를 실행시켰고 이를 성공해냈습니다. 20~21 젠지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가 팀 내 오더의 부재였는데 이를 배테랑 정글러인 피넛의 영입으로 해결하고자 한 것. 잡음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빠른 시기에 반지원정대 시절보다 더 강력한 로스터를 구축하는 데에 성공한 만큼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여담으로 주력 로스터인 도란-피넛-쵸비-룰러-리헨즈와 감코진의 준우승 기록이 도합 38회인 데다가 젠지 팀 자체도 LCK 준우승 4회로 최다 준우승 팀입니다. 가장 준우승이 많은 피넛이 유일하게 LCK 우승을 경험해봤다는 점도 아이러니. 콩라인으로 유명한 그리핀 소속 주전 선수만 3명이고,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룰러 또한 젠지의 준우승 기록을 함께 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수치입니다. 더군다나 감독도 콩라인의 전설인 스코어.. 즉 역대 팀 중 가장 우승이 간절한 라인업이 완성되었으며, 그토록 염원하던 우승을 통한 단체 성불이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시즌 시작전부터 스크림 승률이 90프로가 넘는다는 말이 계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스크림이 모든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이번 시즌 젠지의 체급과 운영 능력 등이 탄탄하다 못해 천장을 뚫는 정도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

아놀드 허 사장과 이지훈 단장도 이번 슈퍼팀을 짜면서 2017 kt의 스멥-스코어-폰-데프트-마타나 재작년, 작년의 반지원정대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도란-피넛-쵸비-룰러-리헨즈에 식스맨 영재라는 어느 하나라도 인연, 연결고리가 있으면서도 지휘관형 선수와 병사형 선수를 적절히 최고급으로 꾸리는데 성공했습니다. 스코어라는 초보 감독을 선임하면서도 코치진은 검증 완료된 마파, 무성을 영입했기에 더욱 기대는 높았고 연승을 계속 이어갔지만 KT에게 연승이 끊겼고 1라운드 막바지에 코로나 변수가 터지며 중요했던 T1전에서 패하며 약간은 아쉬운 1라운드가 됐습니다.

2라운드 시작 직전, 도란선수까지 복귀가 확정되며 다시 도넛츄러스 가동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코로나의 악재를 심하게 겪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사전 기대치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비록 우승 경쟁팀인 T1을 상대로는 두 매치 다 2:0으로 완패하기는 했지만 두 경기 다 코로나로 주전 선수들이 이탈한 상태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고, 그 상황에서도 다른 팀들을 상대로는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쵸비와 룰러, 피넛 같은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중심을 꽉 잡아주었고, 막 콜업된 CL 선수들도 각자 자리에서 기대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이며 피해를 최소화시켰던 점도 매우 컸습니다.

특히 중요한 매치들을 앞두고 코로나 이슈로 이탈했던 선수들이 미드와 원거리 딜러 포지션을 맡고 있는 쵸비와 룰러였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뒷순위에 위치한 담원이나 2라운드에 상승세를 타고 있던 광동을 상대로도 승리를 거뒀다는 점은 현재 풀 컨디션 젠지의 체급이 T1을 제외하면 정규시즌 기준으로만 따져보면 대적할 팀을 찾기 힘든 수준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정규시즌 2위 젠지는 PO를 2R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담원 기아와 광동 프릭스가 진출했는데 T1이 광동을 지명해서 담원과의 PO 2R 매치업이 성사되었습니다. 담원 과의 혈전 끝에 초반 정글이 터지고 만 골드 차이가 벌어진 5경기를 쵸비의 구국의 결단으로 역전하며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결승에서 T1과 2년 만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10주년 기념 킨텍스에서 열린 결승에서 패승패패로 우승이라는 한을 풀지 못하고 준우승으로 스프링 시즌을 마감하였습니다. 여담으로, 선수들의 준우승 커리어 합은 13에서 18이 되었습니다..

스프링 총평은 서머에 우승을 노리자. 여러모로 반지원정대 1기 2년차였던 작년과 유사한 모습으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정규 시즌 2등에 최종 성적 준우승으로 마무리 한 점만 똑같지 세세한 부분에서는 작년과 다르거나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

정규 시즌 최종 성적은 15승 3패 승점 18점으로 분명 다른 시즌이었다면 정규 1위는 따놓은 수준의 성적이었습니다. 풀전력 상태에서 kt 롤스터에게 일격을 얻어맞은 것만 제외하면 2패 모두 같은 우승 후보였던 T1 상대로 당한 것이었고 그마저도 코로나로 인해 전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대결을 치른 탓에 젠지 선수들에게 직접적인 비판과 비난 의견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T1이 정규 시즌 전승을 해버리는 바람에 역대 정규 시즌 2위 중 두번째로 성적이 좋은 기록이라는 아이러니한 결과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은 코로나 확진으로 2군이 출전하는 등 전력이 약화된 상황에서도 T1전 외에는 모조리 매치승을 따내며 위기를 잘 넘겼고, 풀전력으로 출전했던 경기들도 진땀승이 아닌 모두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를 따냈기 때문에 다음 시즌 전망도 나름 밝다는 점입니다. 경쟁팀인 T1이 아시안게임 국대 선발전, MSI 등 빡빡한 일정을 거치는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도 젠지에게는 뜻밖의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대회 연기로 인해 T1은 예상보다 일정 압박이 매우 줄었으며, 또 다른 유력 우승 후보인 담원이 너구리를 재영입하면서 전력을 강화시킨 점을 유념하여 만전의 준비를 다해야 할 것입니다.


서머 로스터에 전략분석관 한명이 추가되었습니다. 이장희 전략 분석관을 영입해 코칭스태프 보강을 한 것 외엔 휴식 시즌 동안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스크림썰에 의하면 LCK 팀들중 가장 독특한 픽을 많이 하고 있다고 합니다. 추후 젠지가 어떤 픽들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부분.

서머 개막 하루 전, 쵸비가 2023년까지 1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서머 시즌부터 젠지 로고가 윗부분 GEN.G 글씨가 사라진 모양으로 변경됐습니다. 살짝 밋밋해진 경향이 있지만 계속 보니까 나름 깔끔해진 것 같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서머 1라운드에서 또 잘나가던 중 T1에게 발목 잡히며 크나큰 아쉬움을 샀으나, 다행히 21 서머의 재림은 면했습니다. T1전 2패+담원전 1패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세트 패도 허용하지 않으며 승점 관리를 엄청나게 잘해두었고 여전히 T1을 제외하면 적수가 딱히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스프링 때 경기력으로 크게 비판받았던 도란과 리헨즈의 폼이 눈에 띄게 상승함으로써 스프링보다도 훨씬 강해졌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룰러와 피넛의 폼이 매우 좋은데, 피넛은 스프링 플레이오프에서 캐니언 - 오너에게 판정패당한 이후 각성이라도 했는지 참신한 동선과 공격적인 극초반 카정 및 갱킹 등을 통해 변수 창출에 있어 엄청난 면모를 과시하고 있으며, 룰러는 20 서머 수준의 압도적인 라인전과 한타력에 더불어 안정성까지 크게 확보하며 현재 가장 폼이 좋은 LCK 원딜러라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막판 2경기 4세트 연속으로 POG를 수상하며 순식간에 POG 1위 자리를 탈환하기도 하였습니다. 스프링에 이어 여전히 다양한 챔피언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하이퍼 캐리형 원딜 숙련도는 제리, 루시안, 트위치, 이즈리얼 등등 모두 완벽에 가깝고 세나나 애쉬와 같은 받쳐주는 지원형 원딜도 능숙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지난 반지원정대를 끝까지 괴롭혔던 밴픽 문제 또한 오히려 LCK에서 가장 트렌디한 밴픽을 구사하는 팀으로 환골탈태함으로써 거의 해결되었습니다. 리헨즈의 조커 카드이자 전승 카드인 신지드, 피넛의 스카너, 룰러가 처음 사용한 트위치, 그리고 쵸비의 미드 카르마 등등 타 팀들보다 한발 앞서 참신하고 색다른 밴픽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것이 승리로까지 이어지고 있어서 매우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쵸비의 폼이 T1전 이후로 다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 한타를 선호하고 공격적인 성향을 구사하는 것이 종종 독이 되어 돌아온다는 점, 여전히 불안정한 도란의 라인전과 종종 나타나는 리헨즈의 처참한 저점 등등 개선점은 분명히 남아있기에 2라운드에 잘 해결하고 오랜 숙원인 리그 우승에 다시 한번 도전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결국 이번에도 T1의 벽을 넘지 못하고 매치 7연패라는 극상성관계에 묶여 있다는 점에서, 결국 우승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T1을 격침시켜야 함을 상기하고 만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9주차를 기점으로 경기력이 눈에 띄게 악화되며 큰 우려를 샀지만, 결국에는 매치 전승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8주차까지의 젠지의 경기력은 20 서머 담원의 재림이라고 할 만합니다. 물론 그때와는 메타도 다르고, 따라서 주요 캐리 라인도 상체에서 하체로 바뀌었지만 압도적인 라인전 체급과 운영 능력, 불리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괴랄한 한타력까지 매우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5명의 선수들 모두 챔프 폭이 매우 넓고 실험적인 밴픽으로도 승리를 거두는 등 다전제에서도 단언컨대 가장 까다로운 팀이자, 2년 만에 롤드컵 트로피를 lck에 되돌려 줄 만한 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종 정규 시즌 성적도 17승 1패, 세트 득실 +30으로 당시 담원을 뛰어넘었습니다. 주요 골드 지표에서 죄다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각 딜러진의 체급도 최고 수준이며 그렇다고 경기를 질질 후반까지 끌고 가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경기 시간이 가장 짧습니다! 특히 바텀 캐리 메타에서 과거 향로 메타의 최종 승자였던 룰러의 폼이 미친 듯이 상승하면서 덩달아 스프링 때 지적되었던 리헨즈의 폼도 상승하고, 상체에서도 피넛이 스프링보다 훨씬 진화, 매우 창의적인 동선과 초반 설계를 통해 이득을 극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쵸비는 여전히 메타 챔을 완벽에 가깝게 다루는 한편 아리라는 전승 카드를 통해서는 플레이메이킹 능력까지 극한의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스프링 결승에서 크게 부진했던 도란은 서머 시즌이 진행될수록 안정감을 갖추었고 특유의 클러치 플레이가 팀이 위기 상황일 때마다 기가 막히게 터져 나오며 전시즌 올프로에도 들지 못한 선수가 이제는 퍼스트를 다툴 정도로 폼이 올랐습니다. 이렇게 모두가 기량이 상승, 유지되는 와중에 팀합까지 완성되면서 초반부터 찍어 누르는 플레이도, 불리했을 때 서로 슈퍼 플레이를 연발하며 기적의 역전을 해내는 플레이도, 상대의 실수 하나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격차를 미친 듯이 벌리는 플레이도 모두 자유자재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플레이오프에 적용되는 12.14패치로 진행된 9주차의 경기력에서 매치 전승과는 별개로 전 세트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노출하면서, 과거 압도적 정규시즌을 보내 놓고 후반부터 폼이 떨어져 우승에 실패한 팀들의 사례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말았습니다. 무엇보다 초반 라인전 지표에서 플옵권의 kt는 물론이요 하위권인 브리온에게까지 밀리는 상황이 연출되는 등 젠지의 최대 장점이라던 라인전 체급의 강점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심지어 피넛을 제외하고는 브리온전에서는 룰러-리헨즈가, kt전에서는 도란-쵸비-리헨즈가 저점을 거하게 띄우면서 선수들의 경기력이 일정하지 않다는 문제가 크게 제기되었고, 밴픽 역시 티어 정리가 안된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실력을 과신한 것인지 오만하기 짝이 없는 밴픽을 일삼으며 의문만 들게 하였습니다. 괴랄한 후반 한타력으로 대부분 승리하였기에 오히려 더욱 강팀이 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존재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한 주만에 경기력이 급변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미 담원전에서 초반 라인전 구도부터 답도 없이 말리면 천하의 젠지라도 어쩔 수 없음을 확인했음에도, 계속 티어 픽을 내어주며 딜러진에서 힘든 구도를 자처하는 것은 딱히 바람직한 현상이 아닙니다.

해당 패치에 대한 이해도 및 적응 문제도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브젝트의 중요성, 특히 드래곤의 중요성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젠지는 전령과 초반 2용~3용을 그냥 내주는 의아한 운영을 보여주기도 했고 오브젝트 관리에 특장점이 있는 커즈 상대로 피넛이 밀리는 장면이 kt전에서 연출되기도 하였습니다. 여전히 불리한 상황에서도 극한의 라인 관리 등으로 상대 스노우볼을 최대한 억제하는 모습은 있으나 불리한 상황을 안 주는 것보다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재고의 필요성이 생겨난 상황.

결국 젠지가 역대 최고 승점 기록을 경신하고 대체로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지표를 보여줬음에도 이러한 비판에 시달리는 것은 정작 중요한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경기력 하락이 눈에 띈다는 점, 그리고 9주차 들어 경기력이 더 상승한 팀들을 앞으로 상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해당 패치에 대한 분석을 빠르게 완료하고 라이너들의 기복 및 저하된 기량을 빠르게 끌어올려야만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되었습니다. 젠지의 목표는 기록 경신 따위가 아닌, 무려 8년 만의 리그 최종 우승과 월즈의 호성적이기 때문입니다.

DRX를 3:1로 꺾고 올라온 리브 샌드박스과 맞붙게 되었는데, 샌박에게 모든 라인과 운영까지 상위 호환인 모습을 보여주며 3:1로 낙승을 따냈습니다. 물론 자잘한 실수들이 꽤 나왔던 터라 숱한 교전 속에서 샌박과 끊임없이 치고받는 양상이 4세트를 제외하고는 이어졌지만, 한타를 대패한 와중에도 손해를 최소화하는 강력한 운영과 샌박을 능가하는 교전 능력, 무엇보다도 9주차에는 크게 드러나지 못했던 초반 라인전에서의 강세를 다시 보여주면서 큰 위기 없이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특히나 샌박이 상대적으로 체급이 약한 편에 속하는 팀이라 할지라도 젠지는 1~3세트 내내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주는 밴픽을 하고 인게임 양상도 그와 유사하게 최소 2용 이상 오브젝트를 내주면서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는데, 이런 와중에도 라인전에서만큼은 전 라인에서 반반 이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했으며 주도권을 쥔 밴픽을 집은 4세트에서는 초반부터 무자비하게 찍어누르며 압승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샌박이 워낙 공격적이라 그렇지, 젠지도 만만찮았던지라 교전이 끊임없이 발생하며 전체적인 경기 양상이 마치 LPL을 보는 듯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젠지 또한 무모한 교전을 시도하다 크게 무너지기도 했기에 그런 실수에 대해서는 피드백이 필요하긴 하지만 특별한 픽을 사용하지도 않고 무난하게 승리했기에 결승전에서 여러모로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룰러가 인터뷰에서 컨디션이 다소 별로라고 언급하기도 했으니 이번 시리즈에서 종종 드러났던 실수들도 충분히 참작 가능합니다.


결승에선 담원 기아를 상대로 3:2 혈전 끝에 겨우 결승에 올라온 숙적 T1을 상대하게 되었는데 젠지로서는 거의 최초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T1을 상대로 탑독에서 임하게 된 결승전이었습니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1~3세트 모두 T1을 철저하게 쥐고 흔들며 단 한 번의 리드도 내주지 않고 전 라인 차이를 내며 3:0 우승에 성공했습니다.

팀내에서 유일하게 LCK 우승 경력이 있던 피넛이 오너와 극심한 정글 차이를 내며 스프링 결승 때의 굴욕을 완벽하게 설욕하였고 한때 '우승 청부사'로 불렸던 것이 허상이 아님을 증명하였습니다. 쵸비 역시 페이커와의 다전제 극상성을 극복하고 매 세트마다 라인전이면 라인전, 플레이메이킹이면 메이킹, 거기에 클러치 플레이까지 모두 페이커보다 앞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도란은 잔실수가 있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우스 상대로 유의미한 탑 차이를 내는 등 스프링과 정반대의 구도를 형성했으며, 룰리 듀오는 예상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압도적인 바텀 차이로 팀의 승리에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특히 리헨즈는 상대에게 유미를 줄지 말지 가불기를 제대로 걸어버리면서 2세트 때는 닐라-신지드로 제리-유미를 완벽히 카운터 치고, 3세트 때는 그 제리-유미로 게임을 승리하며 밴픽 구도를 유리하게 가져가는 데 있어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룰러 역시 한두번 잘리기는 했어도 한타에서는 구마유시를 매우 크게 상회하는 모습을 보이며 역대 LCK 결승전 최저 데스 기록, 시즌 중 1세트 전승 기록과 함께 감격스러운 첫 LCK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습니다.


이번 시즌은 젠지에게 있어 많은 걸 얻은 시즌이였습니다. 2014년 스프링 삼성 블루의 우승 이후 젠지는 드디어 자국 리그를 평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월즈에서 파괴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역체팀 후보에 들어가는 삼성 화이트도, 선발전부터 기적을 써내려가며 미라클 런을 일으킨 단일팀 삼성 갤럭시도, 삼성이 사라진 후 젠지라는 이름을 달기 시작한 이후에도 LCK의 왕좌에 앉지 못한채 17 시즌,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야심 차게 모인 반지원정대도 2년 동안 한번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고 결국 스토브리그 때 칼을 뽑아 들었고, '이번엔 진짜 다르다'를 증명하면서 마침내 숙적 T1을 3대 0으로 침몰시키며 2018년 젠지의 이름을 단 이후 첫 번째 우승을 이뤄냈습니다.

LCK 사상 최고 득실을 갈아치우며 역사에도 이름을 남겼고, 거의 모든 지표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리그에서 파괴적인 폼을 유지했습니다. 더욱 고무적인 건 선수 폼이면 선수 폼, 밴픽이면 밴픽 양면에서 상대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ALL-PRO에서는 탑을 제외한 전 라인이 퍼스트를 수상했고, 세컨드인 탑마저 결승전 상대인 퍼스트 제우스의 존재감을 지워내며 판정승을 거두고 나머지 라인들도 전 라인 우위를 점하며 찍어누르는데 성공했습니다.

유능한 감코진과 선수들의 넓은 챔피언 폭과 높은 기량이 어우러져 서머의 젠지는 밴픽에서부터 항상 우위를 점한다로 귀결되었고, 이는 T1이 결승전에서 젠지를 상대로 온몸 비틀기식 밴픽을 해도 끝내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것에서 드러났습니다.

리그를 우승하며 스토브리그 당시의 목표를 절반 달성한 젠지에게 남은 건 자국 리그를 넘어 세계를 제패하는 것입니다. 서머에서 보여준 팀의 기량은 충분히 월즈 우승을 기대해 볼만 할 정도이며, 명실상부 LCK 내에서 가장 강한 팀임을 증명했습니다. 이제 더 실력을 갈고닦아 2021 담원과 2022 스프링 전승 우승 T1도 넘어서지 못한 LPL을 넘어서야 합니다. 더군다나 LPL의 월즈 라인업이 사상 최강이기 때문에 LCK의 영광을 되찾아오는 데 있어 젠지에 거는 기대와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젠지의 2022 시즌을 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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