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5.
배우라면 어떠한 상황이 주어져도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법. 그러나 비흡연자가 본인 의지가 아닌 담배를 피울 땐 아무리 연기라도 괴로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단 한 장면을 위해 전자 담배, 금연초 등을 총동원해 리얼한 흡연신을 만들어낸 여배우들이 있다. 이들의 숨은 고충들을 알아봤다.
# '더 글로리' 임지연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학폭 가해자 박연진으로 열연한 임지연은 최고의 발견, 최대 수혜자로 등극하며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빌런 캐릭터를 잘 살려준 중요한 장치, 담배 장면과 맛깔난 욕설 연기도 주목을 받았는데, 알고 보면 흡연신에도 디테일이 존재했다.
임지연은 최근 OSEN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흡연, 욕설 등) 어색하게 할 바에는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이왕 할 거 무조건 잘 살리자고 판단했다"며 "평소 친구들과 편하게 대화할 땐 욕을 가끔 하는데, 맛깔스럽게 잘하진 않는 것 같아서 리허설을 하며 질러도 보고, 눌러도 보고 하면서 여러 방법을 찾아갔다"라고 밝혔다.
이어 "담배를 피우는 장면도 남편 하도영 앞에서 피울 때와 혼자 열 받아서 피울 때 모습을 다르게 하면서 디테일하게 연기했다"며 "후반부 가서는 절정이었는데, 욕을 하거나 진짜 쌍스럽게 담배 피우는 장면들이 많았다"며 웃었다.
임지연의 디테일한 연기 차이와 노력 덕분에 선생님이 된 문동은(송혜교 분)을 처음 만나고 담배를 피우다 치마에 구멍이 나는 신은 명장면으로 꼽히고 있다.
# '더 글로리' 김히어라
임지연과 같은 작품 속 김히어라도 비흡연자였지만 알코올과 마약에 중독된 화가 이사라를 훌륭하게 표현했다.
극 중 이사라는 마약뿐만 아니라 담배와 대마초 등에 중독된 인물로, 김히어라는 따로 전자 담배를 구해서 피우는 연습을 시작했다.
김히어라는 최근 인터뷰에서 "내가 원래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 매니저가 담배를 많이 피우기 때문에 가장 약하고 몸을 해하지 않는 전자 담배를 구해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평소 혼자 있을 땐 피우지 않고, '더 글로리' 촬영 갈 때나, 매니저가 담배 피울 때 전자 담배를 같이 피우면서 연습했다"며 "그리고 사라는 담배 피울 때 맛있게 피우고, 생활화 돼야 했다. 남자들을 많이 관찰했다"라고 설명했다.
"연기하면서 중독되진 않았나?"라는 질문에 "설정상 담배도 있었지만 대마초를 피우는 신도 있었다. 그건 마는 담배라서 강도가 세다고 하더라. 감독님이 '피우는 시늉만 해도 좋다'고 했다. 근데 배우로서 잘 해내고 싶었다"며 "그건 깊이 피워야 된다고 들었는데, 한 번 피우니까 머리가 핑 돌아서 힘들었다. 그래서 '담배는 다신 안 피워야 될 것 같다'라고 느꼈다. 대마초 피우는 장면은 입담배로 대신했다. 나도 혹시나 재미가 들리지 않을까 했는데 '다시는 피우지 않겠다'라고 다짐했다"며 입담배까지 소화한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 '술꾼도시여자들' 정은지
에이핑크 멤버이자 배우 정은지는 '술도녀'에서 실감나는 연기로 호평을 받았는데, 음주, 욕설, 흡연까지 무려 세 장르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열연으로 관심을 모았다.
무엇보다 리얼한 흡연 연기 때문에 진짜 담배를 피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는데,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의 송은이는 "언제부터 담배를 피웠냐?"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정은지는 "안 그래도 흡연 신 때문에 집에 미리 연락을 했다. '금연초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미리 알려드렸는데 아무래도 까먹으셨나 보다"며 "식사를 하다가 보시더니 충격을 받아서 말을 못 하시더라. 다행히 어머니가 미리 연락했던 걸 기억하셔서 화도 못 내고 말없이 TV만 보셨다"며 웃픈 일화를 공개했다.
정은지는 평소 비흡연자였기에 금연초로 연습했지만, 연기 이후에는 위경련이 왔다고. 실제 담배가 아닌데도 너무 매웠다며, 금연초와 안 맞아서 위경련을 겪은 고충을 토로했다.
# '다크 옐로우' 구혜선
구혜선은 직접 연출한 영화에서 완벽한 흡연 장면을 내놓기 위해 6개월간 담배를 배워서 연기했다고 알렸다.
배우 겸 감독 구혜선은 지난해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구혜선 감독 단편선' 상영 및 GV를 가졌다.
안서현과 작업한 '다크 옐로우'에 대해 얘기를 나누던 구혜선은 "그때 담배를 배웠다. 영화 속 장면을 찍기 위해서 배웠다"라고 깜짝 고백했다.
이어 "과거 '묘술'이란 장편 영화를 찍었을 때 담배를 못 피우는 분과 작업했는데 그게 실제로 피우시는 분들은 티가 난다고 하더라. 난 비흡연자라서 그 차이점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었다. 근데 아니더라"며 "연기이긴 하지만 그 장면을 부탁드리는 것보다 '내가 스스로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6개월 정도 연습했다"며 노력한 점을 언급했다.
- 출처 :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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