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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인터뷰]프로게이머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서지수, "난 여전히 행복한 사람"

Talon 2013. 9. 20. 20:19

니치 퍼퓸으로 향수 시장 공략에 나선 엔플러스원 서지수 대표를 만나다


사업가로 변신한 서지수를 오랜만에 포모스에서 만났다.
서지수를 만나기 위해 도착한 청담동의 한 레스토랑은 유럽의 건축물을 떠올리게 만드는 대리석 기둥과 푸른 잔디가 넓게 깔린 정원이 눈에 들어오는 곳이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니 마침 기자가 도착한 시간에 맞춰 정문 앞으로 멋진 차가 들어온다. 명품 가방에 멋스러운 블라우스까지 갖춰 입은 서지수가 차에서 내려 반갑게 인사했다. 프로게이머로 만났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그녀, 이제는 '앤플러스원'이라는 회사의 공동 대표로 향수 사업에 도전하고 있는 여성 사업가 서지수를 인터뷰했다.

프로게이머 시절 빼어난 미모와 '황제' 임요환을 연상케 하는 컨트롤로 '여제'라는 별명을 얻었던 서지수는 여성부 리그에서는 적수가 없을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갖춘 선수였다. 2005년 이후 여성부 리그가 폐지되면서 많은 여성 프로게이머가 은퇴를 선언할 때도 서지수는 포기하지 않고 남성부 경기에 끈기 있게 도전했던 그녀는 e스포츠의 홍일점으로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2012년 7월,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며 아쉬운 은퇴 소식을 전한 바 있다.

STX 소울이 출전한 프로리그 결승전에 응원차 방문했던 서지수,
은퇴 이후 서지수의 행보는 친동생인 연기자 서지승과 쇼핑몰을 창업했다는 것까지 알려져 있다. 그러던 중 지난 8월, 자신이 몸담았던 STX 소울의 프로리그 우승을 지켜보기 위해 오랜만에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녀는 여전히 뛰어난 미모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후배들이 이뤄낸 감동의 우승 앞에 눈물을 흘렸던 서지수는 각종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상위권에 올라 여전한 스타성을 과시하기도 했다.

현재 서지수가 운영하는 여성의류 쇼핑몰 토스걸(www.tossgirl.co.kr)에는 동생인 서지승의 사진이 대부분이다. 동생마저도 영화와 드라마 스케줄 때문에 두 자매는 쇼핑몰 사업에 소홀한 상태다. 서지수는 뭐가 그리 바쁜 것인지, 근황부터 들어보기로 했다.

"쇼핑몰 사업을 하면서 큰 매력을 느끼지는 못했어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업이고 한계가 느껴졌죠. 어느 순간부터 이건 단순히 돈을 버는 일이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은 아니구나 싶었죠. 프로게이머를 했던 것도 여자로서 계속 도전하는 일이라서 좋았거든요.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던 차에 지금의 대표님을 만나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거에요."

▶ 서지수가 푹 빠진 니치 펴퓸, 수제 명품 향수의 매력에 빠지다

앤플러스원은 니치 퍼퓸을 특급 호텔에 유통시키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서지수는 '앤플러스원'이라는 회사의 공동 대표로 향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인이라서 원래부터 향수를 좋아했던 걸까?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향수를 택한 이유가 뭔지 궁금해졌다.

"원래는 향수를 별로 안 좋아했어요. 독하고 머리 아프고 그랬던 기억이 많아서. 그런데 이 향수는 인공향이 아닌 천연원료에서 나는 향의 비중이 높아서 순식간에 매료됐죠.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흔하지 않은 유럽의 수제 명품 향수를 제휴해 국내에 소개하고 유통하는 사업을 하게 됐어요. 주 거래처는 국내 특1급 호텔이고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죠?"

"호텔 라운지에서 어떤 여성분들이 '여기에도 향수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하는 걸 듣게 됐어요. 여행을 다니면서 향수병을 들고 다니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니치 향수를 미니어쳐로 만들어 호텔 미니바에 놓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냈죠."

서지수는 직접 보여주겠다며 작은 미니어쳐 향수를 꺼냈다. 수제 명품 향수라더니 정말 향이 좋았다. 서지수가 보여준 향수는 디자이너 출신 퍼퓨머 제임스 힐리의 것으로 프랑스에서 공부하던 디자이너 제임스 힐리가 향수에 매료되어 만든 니치 퍼퓸이었다. & #160;

"향수에는 세가지 노트가 있어요. 탑 노트랑 미들 노트, 베이스 노트. 가장 마지막에 남는 게 베이스 노트인데 같은 향수를 써도 사람마다 향이 다 다를 수 있다는 거죠. 나만의 체향을 갖게 된다는 것이 향수의 진정한 매력 같아요. 해외에서는 향수 산업의 규모가 수 조원에 달할 정도로 큰데 한국은 아직 그렇게 크지 못했기 때문에 저 역시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작업실에서의 서지수. 사업을 하면서 꾸준히 향수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고.
■ 여기서 잠깐! 향수의 3가지 노트를 알아보자.

○ 탑 노트(top note)
향수 용기를 개봉했을 때나 피부에 뿌렸을 때, 그 즉시 나타나는 향의 첫인사이며, 헤드노트라고도 한다. 미들 노트와 베이스 노트가 전개될 감각 무대로 보면 된다.

○ 미들 노트(middle note)
뿌린 후 20분에서 1시간 정도 경과된 후 맡게 되는 향이며, 향수의 구성 요소들이 조화롭게 배합을 이룬 향의 중간 단계로서 하트 노트(heart note)라고도 부른다. 탑 노트보다 느리게 진행되며, 보다 육감적이다. 피부에서 미들 노트가 완전히 발산되려면 대개 10분정도가 소요된다.

○ 베이스 노트(base note)
뿌린 후 2~3시간이 지난 후에 느껴지는 향이며, 향의 기본 성격과 지속적인 품질을 결정해 라스트노트라고도 한다. 개인의 체취에 따라 같은 향수라도 다른 분위기를 풍길 수 있다.

▶ 친한 친구이자 든든한 사업 파트너인 남자친구, 서지수는 연애 중

일과 사랑, 동시에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그녀!
향수를 공부한 지 6개월 남짓 밖에 되지 않았다는 서지수가 이렇게 빠르게 사업을 전개할 수 있었던 데에는 남자친구의 도움이 컸다고 했다. 인터뷰 장소에 데려다 주고 시간에 맞춰 다시 오기로 했을 정도로 자상한 남자친구는 현재 앤플러스원의 대표로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수완가다.

"처음에는 가족들이 '네가 감당할 수 있겠냐'며 걱정했을 정도로 저와는 스타일이 극과 극이에요. 저는 예상보다 조용한 편인데 남자친구는 굉장히 쾌활하거든요. 말도 굉장히 잘하고 되게 창의적인 사람이에요."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

"원래 알던 사이였는데 해외로 유학을 가면서 연락이 끊겼었어요. 그러던 중 학업을 마치고 사업차 한국에 들어왔다가 다시 만나게 됐죠. 저도 프로게이머를 은퇴한 뒤라서 시간이 있었고, 그 때 사랑이 싹텄죠. 원래 연애할 생각은 없었는데 계속 만나다 보니 심적으로 의지하게 됐고 연인 사이로 발전했어요. 저보다 두 살 연하인데 겉으로는 그렇게 안 보이고 오빠처럼 보여요(웃음). 애인이지만 좋은 친구 사이 같아요. 베스트 프렌드? 인맥이 정말 좋아서 사업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요. 대표님은 저랑 하는 니치 퍼퓸 말고도 새로 하는 샴페인 사업의 론칭을 앞두고 있을 정도로 활동적이고요. 서로 성향이 다르다 보니까 단점을 보완하는 측면에서 굉장히 잘 맞아요."

지난 몇 년 동안 서지수를 인터뷰했지만 연애 이야기를 듣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회사 대표와의 연애라니 뭔가 드라마틱했고, 무엇보다 남자친구를 얘기하는 서지수의 표정이 행복해 보여서 좋았다. 좋은 연애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기 마련이다.

▶ 메종 드 파팡, 퍼퓸라이퍼 등 파트너들과 함께 한국의 향수 문화 선도하는 것이 꿈

퍼퓸라이퍼 이성민 대표에게 설명을 듣고 있는 서지수.
글로벌 리서치기업 프리도니아그룹(the preedonia group)에 따르면 2016년까지 전 세계 향수 시장규모는 265억 달러(약 28조원)로 전망 된다고 한다. 국내의 경우 수입실적과 국내 생산실적 등을 소비자가로 환산했을 시 대략 3천억원 규모(2005년도 관세청 자료 기준)의 추산이 가능한데 2012년도 향수시장은 4,500억원의 규모를 기록, 2005년도에 비해 50%이상 시장규모가 성장했다. 세계적인 명품 회사들이 향수시장의 7~80%를 차지하는 가운데 앤플러스원은 특급호텔 타겟의 나노패키지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저희 앤플러스원의 국내 협력체가 두 군데가 있는데 한 곳은 유럽의 니치 향수를 국내에 소개해 주는 메종 드 파팡이라는 곳이고, 한국의 로컬 향수를 만드는 퍼퓸라이퍼가 또 하나의 협력체에요. 퍼퓸라이퍼의 이성민 대표님은 한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조향사이신데 저한테 향수에 대해 많이 알려주신 분이시죠. 향수를 상품이나 악세사리로 여기지 않고 니치 퍼퓨머리가 존재하지 않는 한국의 향수시장에 니치 마켓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분인데 그런 소명의식을 바탕으로 니치 퍼퓨머리를 만드는 것이 저희 크루가 가진 목표에요. 아직 걸음마 단계인 니치 퍼퓸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게 꿈이죠."

인터뷰 직전 퍼퓸라이퍼 이성민 대표의 초대로'2013 TAKE OFF KOREA' 전에 다녀왔다는 서지수는 다가오는 10월에 앤플러스원을 통한 뜻 깊은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임패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한국의 니치 향수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 천연 향료를 가지고 한국의 조향사가 직접 만든 향수를 선보이는 한편 앤플러스원과 제휴를 맺은 향수의 시향도 이뤄질 예정이어서 '서지수의 향수'가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직접 가볼 만 하다.

향수 사업을 시작하고 차분히 목표를 향해 나가는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고 하니 서지수는 "전 예전에도 행복했어요. 그 때도 제가 좋아하는 일을 했으니까. 그리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지금도 행복하고요"라고 답하며 환하게 웃었다.

▶ 이제는 팬으로 바라보는 e스포츠, 더욱 발전하는 문화 됐으면

늘 e스포츠를 응원하겠다고 말한 서지수. 포모스도 '여제' 서지수를 응원합니다!
프로게이머 출신답게 서지수는 e스포츠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STX 소울 결승전을 보고 온 이후 부쩍 게임이 하고 싶어졌다는 그녀는 최근 페이스북에 스타1을 플레이 하는 사진으로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랜만에 하니까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아마 스타1 리그를 계속 했다면 저도 은퇴하지 않았을지 모르죠. 요즘 스타2로 바뀌고 나서 안 좋은 소식이 많이 들리던데 은퇴한 동생들이 다 잘됐으면 좋겠어요. 프로게이머를 했던 사람들이 다방면으로 재능을 발휘해서 팬들한테도 잘되는 모습을 보여 드리면 좋잖아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e스포츠 얘기가 나오자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기자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던지던 서지수는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팬들에게 인사말을 전했다.

"스타2가 위기라고 하지만 오늘 만나서 얘기를 들어 보니 e스포츠의 위기는 아닌 것 같아요. LOL의 인기가 엄청나고 e스포츠라는 문화 자체를 좋아해 주시는 팬들은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는 것 아닌가요? 저도 팬으로서 열심히 응원할 테니 더욱 발전하는 e스포츠가 됐으면 좋겠네요. 아직도 저를 응원해 주시는 팬들에게 감사 드리고, 이제 곧 추석인데 모두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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