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유일한 K리그 생존' 이정효의 광주, 일본 챔피언 잡을까

Talon 2025. 3. 5. 19:00

[ACLE] 광주 FC, 5일 오후 7시 비셀 고베와 16강 1차전

 

"이전에 고베와 10번 붙으면 10번 질 것이라고 했는데, 그건 예선전 때 이야기다. 경기가 기대된다."

광주FC 사령탑인 이정효 감독이 결전을 앞두고 강력한 승리 의욕을 드러냈다. K리그에서 유일하게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무대에서 살아남은 광주가 과연 J리그 디펜딩 챔피언 비셀 고베를 잡고, 기선 제압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 FC는 5일 오후 7시(한국시간) 일본 고베 미사키 공원 경기장에서 열리는 '2024-25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1차전서 일본의 비셀 고베와 격돌한다.

 

광주는 지난해 처음으로 출전한 아시아 무대에서 돌풍 일으켰다. 2023시즌, 승격 첫 해 리그에서 3위를 차지하며 구단 역사상 첫 아시아 무대 진출권을 획득했다. 지난해 9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무대에서 데뷔전을 치른 광주는 일본 J리그 명문 요코하마 F.마리노스를 무려 7-3으로 격파하는 화끈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더해 가와사키-조호르를 연이어 잡아낸 광주는 비셀 고베에 패배했지만, 상하이 선화를 홈에서 1-0으로 제압하며 아시아 무대 돌풍을 이어갔다. 또 지난달에 진행됐던 리그 스테이지 7차전에서 산둥 타이산(중국)에 3-1로 패배를 기록했지만, 다수의 외국인 선수로 무장한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2-2 무승부를 보여주며 저력을 발휘했다.

 

그렇게 동부권 조 4위로 토너먼트 진출 자격을 얻었던 광주였지만, 상대가 바뀌는 혼란을 맞았다. 당초 광주는 16강 무대에서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었다.

 

하지만 리그 스테이지 8차전에서 일방적으로 경기 참가를 거부한 산둥 때문에, 상대가 바뀌었다. 아시아축구연맹은 산둥을 기권 처리했고, 산둥과 맞붙었던 모든 팀의 전적을 제외했다. 결국 광주는 16강 무대에서 비셀 고베와 격돌하게 됐다.

핵심 전력 나갔지만, 팀으로 뭉치고 있는 광주
이처럼 상대가 바뀌는 혼선을 빚었지만, 광주는 착실하게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팀의 상당수가 바뀐 가운데 이정효 감독 아래 똘똘 뭉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겨울, 광주는 유독 차가운 한파를 온몸으로 체감했다. 팀의 핵심으로 활약하던 이희균·허율은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로 향했다.

또 핵심 수비수 김경재, 골키퍼 이준, 다용도 공격수 정지용은 K리그2 전남 드래곤즈로 떠났다.

이에 더해 최전방 스트라이커 이건희는 제주SK로, 국가대표 미드필더 정호연은 미네소타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이와 같이 대규모 이탈이 이어진 가운데, 헤이스, 박정인, 진시우, 유제호, 박인혁, 권성윤, 민상기와 같은 알짜배기 자원들을 연이어 품었다. 또 지난달 28일에는 국가대표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베테랑 미드필더 주세종 영입에도 성공, 전력 유출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전력을 어느 정도 보강한 광주는 K리그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리그 개막전에서 수원 FC와 0-0 무승부를 거둔 광주는 이어진 전북 현대와의 맞대결에서 혈투 끝에 2-2로 비겼다. 이어 지난 1일에는 '승격팀'인 FC안양을 상대로 2-1로 짜릿한 역전 승리를 쟁취하며 시즌 첫 승점 3점을 획득했다.

 

K리그 3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질주한 가운데 이 감독의 걱정을 덜어주는 선수들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2시즌 연속 1개의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며 주전급 자원에서 다소 제외됐던 측면 공격수 오후성은 리그 개막 후 불과 3경기 만에 1골 1도움을 올리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경기까지 포함하게 되면 4경기서 3골 1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셈.

 

오후성이 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개인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자시르 아사니(7골) 역시 명불허전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사니는 K리그 개막 후 3경기서 3득점을 몰아치며 화끈한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변준수, 이강현, 안영규, 김진호, 이민기 등의 컨디션도 상당히 좋다.

 

이정효 "상대는 선이 굵은 축구, 그에 맞게 준비했다"

분위기가 인상적인 광주지만, 고베는 분명 어려운 상대다. 이미 광주는 고베의 저력을 확인했다. 리그 스테이지 4차전에서 격돌했던 이들은 고베의 강력한 압박과 전진성 높은 축구로 2-0 완패를 당해야만 했다. 특히 고베의 기세에 눌려 전반에는 단 한 차례도 슈팅을 날리지 못했고, 후반에는 페널티킥까지 내주며 무릎을 꿇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경기 종료 직후 "솔직히 고베하고 10번 하면 10번 다 질 것 같다. 하지만 경기를 지더라도 뭔가 얻는 게 있어야 하고, 나를 비롯해 우리 선수들이 많은 걸 느꼈다"라며 분전을 다짐하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다시 마주한 고베, 지난해 J리그 챔피언을 달성했으나 2025년 분위기는 그리 좋지만은 않다.

고베는 2025년 새해 시작 후 첫 경기에서 상하이 하이강을 4-0으로 제압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이어진 우라와(무)-상하이 선화(패)-나고야(무)-교토(무)-후쿠오카(패)에 연이어 승점을 내주며 5경기 무승에 빠졌다. 특히 이 5경기서 8실점을 내준 불안한 수비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광주도 이를 공략해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셈이다.

한편, 고베와의 경기를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정효 감독은 "상대가 선이 굵은 축구를 하는 만큼 그에 맞게 준비했다. 꼭 이기고 싶고, 이겨야만 할 것 같다. 욕은 내가 먹겠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일은 꼭 이기고 싶다"라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 출처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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