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디아블로3 시절 일어났던 PC게임 붐이 다시 일어나며 게임계뿐만 아니라 IT업계까지 같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5월 24일 출시된 오버워치는 출시 1주일이 지난 지금 흥행 지표 중 하나인 PC방 점유율이 꺾일 줄 모르고 계속 상승하고 있다. 9일 차인 어제(1일) 오버워치는 점유율 20.01%를 기록하며 리그 오브 레전드(30.91%)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3위인 서든어택(12.8%)과도 격차를 벌린 상태다.
간단히 접근할 수 있고, 배우기 편하다는 점, 그리고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고, 그 시간 내에도 자신의 영웅을 쉽게 바꿀 수 있어 게임 내에서도 계속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이 오버워치의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게임 내 하이라이트 영상을 제공해 자신의 슈퍼 플레이를 공유할 수 있어 오버워치의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오버워치의 성공에 힘입어 그간 침체기에 있었던 PC 시장까지 다시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게임이 한국에서 인기를 얻은 후 한국에는 두 번 정도의 PC 시장 격변기가 있었고, 오버워치를 중심으로 세 번째 격변기가 준비 중이다.
PC 시장 격변기 중 첫 번째는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첫 번째 확장팩이 출시된 2007년이다. 당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열기는 엄청났고, 게임 내 콘텐츠 중 하나인 레이드의 벽이 낮아지며 많은 게이머들이 25인, 혹은 10인이 함께하는 레이드를 즐겼다. 레이드의 특성상 개인이 자신의 몫을 하지 못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없기에 많은 게이머들이 성능에 영향받지 않는 PC를 마련하려 했다.
또한 인텔이 기존 아키텍처와 완전히 다른 코어2듀오(e6x00, 콘로), 그리고 인기 CPU중 하나인 코어2쿼드(q6600, 켄츠필드)가 등장하며 기존 업그레이드 수요까지 맞물리며 PC 시장은 호황을 맞았다. 외장형 그래픽카드 시장 역시 엔비디아와 AMD가 서로 성능 대결을 치열하게 벌이며 그 규모를 키우고 있었다.
2007년에 이어 2012년 한국 PC 시장은 게임의 힘으로 다시 한 번 호황을 누렸다. 바로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과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앤 소울이 등장한 2012년. 당시 엄청난 기대를 받은 두 게임을 즐기려 다시 한 번 PC 교체 바람이 불었다. 2007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당시 PC를 교체했던 게이머들의 재 교체 시기와 함께 PC 사양을 필요로하는 두 게임을 즐기기 위한 수요가 맞물린 것.
하드웨어 시장 역시 인텔 코어i 시리즈 중 최고 인기를 누린 샌디브릿지 제품군과 함께 계속 경쟁을 벌이던 두 그래픽 칩셋 제조사의 경쟁으로 PC 성능까지 오르며 데스크탑 시장은 그야말로 전성기를 맞았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지난 지금 침체됐던 한국 PC 시장은 다시 한 번 블리자드의 힘으로 추진력을 얻고 있다. 오버워치가 인기를 얻으며 PC 교체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하는 것. 이전과는 다르게 CPU는 인텔이 점유율을 높인 상황이다. 그러나 그래픽 시장은 GTX 1080과 GTX 1070을 출시한 엔비디아가 플래그쉽 시장을, 대만 컴퓨텍스에서 폴라리스를 발표한 AMD가 메인스트림 시장을 다시 양분할 기세다. 다시 한 번 외장 그래픽 분야에서 경쟁이 시작되고, 오버워치를 즐기기 위한 PC 구매 수요까지 겹치며 조립 PC 시장은 다시 한 번 기대감이 부풀어 있다.
IT 시장을 이끌어 온 것은 언제나 게임이었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 많은 게이머가 PC를 교체했다. 디아블로3과 블레이드 앤 소울 이후 큰 이슈가 없었던 데스크탑 시장은 다시 한 번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간 게이머들이 PC를 교체할 계기가 없었지만, 2016년은 다시 한 번 게임이 PC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오버워치는 IT 업계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는 VR까지도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전환점이다.
IT 기술은 언제나 게임 시장이 이끌었다. 오버워치, 그리고 게임이 다시 한 번 IT 시장을 흔들고 있다. 그래서 2016년은 기억에 남는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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