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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스 서머 결산] SK텔레콤, 우승은 못했어도 롤드컵은 갔다

Talon 2016. 8. 23. 08:43

SK텔레콤 T1 최병훈 감독은 서머 시즌에 들어가기 전 인터뷰를 통해 "서머까지 우승하는 일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스프링 시즌 우승 이후 곧바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을 치르기 위해 2주 동안 중국에 체류해야 했고 이전 버전으로 계속 대회를 치렀다. 새로운 패치, 새로운 버전에 적응할 시간이 적었기에 우려를 표명한 것. 

최 감독의 우려는 기우로 보였다. 서머 시즌 초반부터 락스 타이거즈, kt 롤스터 등 빅3라고 불리는 팀들과 연전을 치러야 했던 SK텔레콤은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모두 승리했고 5연승을 내달렸다. 

위기는 중하위권 팀들과의 대결에서 발생했다. 상위권에 랭크됐던 진에어 그린윙스와의 맞대결에서 패한 SK텔레콤은 아프리카 프릭스, ESC 에버에게 또 다시 덜미를 잡히면서 1라운드를 6승3패로 마감했다. 

2라운드에 들어서자 SK텔레콤은 또 다시 집중력을 발휘했다. 락스 타이거즈, kt 롤스터와 연이어 대결해야 했던 SK텔레콤은 2대0, 2대1로 각각 승리했고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던 삼성 갤럭시까지 2대0으로 격파하면서 강력한 팀으로 다시 돌아오는 듯했다. 

그렇지만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7월23일 대결에서 0대2로 패했고 8월5일 롱주 게이밍에 0대2로 다시 무너지면서 13승5패, 전체 2위로 정규 시즌을 마무리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SK텔레콤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 갤럭시를 완파하면서 올라온 kt 롤스터를 상대했다. 정규 시즌과 포스트 시즌 모두 상대 전적에서 앞서 있던 SK텔레콤이 무난하게 승리하면서 결승에 갈 것으로 보였지만 SK텔레콤은 1, 2세트를 따냈다가 내리 세 세트를 잃으면서 리버스 스윕으로 패배했다. 지금까지 롤챔스에서 누구도 이뤄내지 못했던 네 시즌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했던 SK텔레콤을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서머 시즌에 SK텔레콤은 정글러 포지션에서 불안감을 드러냈다. 스프링 시즌에 발굴한 '블랭크' 강선구의 가능성은 서머 시즌 막판에 위기감으로 돌아왔다. 

강선구의 전체적인 성적은 정규 시즌 20승7패, 포스트 시즌 2승3패로 나쁘지 않지만 챔피언 폭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그라가스로 10승1패(2패), 엘리스로 5승2패, 헤카림으로 3승(1패), 렉사이로 2승2패(2승), 세주아니와 니달리로 1패를 기록하면서 전반적으로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특정 챔피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나 높았다. 그라가스, 엘리스, 렉사이가 대세 챔피언으로 떠올랐고 강선구도 잘 다뤘지만 니달리 플레이가 아쉬움을 남겼다. 진에어와의 2세트에서 보여줬던 강선구의 니달리는 다른 팀의 정글러보다 한참 뒤처져 있었다. 

SK텔레콤은 시즌 내내 니달리를 금지 목록에 넣었다. 강선구 뿐만 아니라 '벵기' 배성웅까지도 니달리를 잘 다루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고민이었다. 다른 팀에게 넘겨줄 수는 없고 상대가 풀어주더라도 SK텔레콤이 쓸 수는 없는 상황이기에 한 장의 카드를 니달리에 반드시 써야 했다. 

약점을 찾은 상대 팀들은 정글러 밴을 통해 예리하게 파고 들었고 SK텔레콤은 정규 시즌 막판과 포스트 시즌에서 연이어 어려움을 겪었다. 

롤드컵을 앞두고 있는 SK텔레콤은 정글러에 대한 단점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2연속 우승은 어려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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