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동안 진행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조별 예선이 끝났다. 예선 첫 주가 끝났을 당시 모든 조가 그야말로 혼전이었다. 전승을 거둔 팀도 없었고, 무력하리라 생각했던 와일드카드도 팀들도 자신의 기량을 보였다. 그러나 예선이 끝난 지금 한국 팀은 모두 8강에 올랐고, ANX도 A조에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북미는 대회 전 기대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경기력을 제대로 내지 못했다기보다 우물 안 개구리 같은 모습이었다. TSM은 NA LCS에서 엄청난 성적으로 올라오며 롤드컵에서도 강세를 보이나 예상했다. 하지만 경기가 진행되자 작년과 큰 변화가 없었다.
중국도 비슷했다. EDG에 이어 RNG가 8강에 오르며 작년보다 한 팀을 더 올려보내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8강에서 각각 ROX와 SKT라는 어려운 상대를 만났다. 두 팀이 8강에 오른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경기로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유럽은 8강에 한 팀을, 대만은 모두 16강에서 탈락하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A조: 변수를 만든 ANX, 변수를 이겨낸 ROX, 변수에 당한 G2-CLG
ROX의 강세와 유럽-북미 중 한 팀이 올라갈 거라고 다들 예상한 조가 A조였다. 그리고 모두가 ROX의 1위 진출은 맞췄지만 ANX의 2위 진출은 예상하지 못했다. ANX는 변수 그 자체였다. 다전제처럼 무난한 픽과 무난한 운영으로 경기하면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예측하고 어떻게든 변수를 만들어냈다. 대회 전에는 리 신 정글이 각광받을 수 있을지 몰랐고, 브랜드 서포터가 나올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ANX는 이런 변수를 정확히 잡아내고 8강에 진출했다.
G2와 CLG는 롤드컵에 진출한 팀이지만 다른 두 팀보다 기본기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게임 밴픽에서 그린 전략을 게임 내에서 풀어나가는 것을 기본기라고 한다면, 이 두 팀은 자신의 콘셉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초반에 유리한 상황이 나와도 상대에게 주도권을 뺏기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G2는 탑과 미드에서 예상만큼 경기력이 나오지 않은 데다가 실수도 보이며 MSI에 이어 다시 한 번 국제대회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B조: 역시 SKT, 북미의 희망 C9, IMAY가 플래시 울브즈를 상대로 만든 기적 아닌 기적
대만 플래시 울브즈와 한국 SKT, 북미 C9와 중국 IMAY가 만나며 죽음의 조라고 불렸던 조가 B조다. B조 역시 한국팀인 SKT가 올라갔고, 북미 C9가 나머지 한 자리를 차지했다. 결과적으로 한 명이 빠진 IMAY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FW가 무너지며 C9가 어부지리를 차지한 모습이 됐다. 하지만 C9 역시 실력이 있었기에 찾아온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SKT는 조별 예선 첫 주에 2승 1패를 거뒀다. '한국팀 카운터'라고 불리는 플래시 울브즈에 한 경기를 내준 것. 초반 상대 스노우볼을 막지 못하며 아쉽게 경기를 내줬지만, 2주차에는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대회 전 불안 요소로 꼽혔던 정글은 최상은 아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모습을 보였다. '뱅' 배준식은 16강 유일 KDA 두자릿 수를 기록할 정도로 여전히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페이커' 이상혁 역시 그만이 보일 수 있는 플레이를 선사하며 5승 1패를 기록하며 1위로 8강에 올랐다.
■C조: 2주차 4연승의 H2K, 둑에 난 구멍을 전력을 다해 막아낸 EDG, 특징 없던 ahq, 그리고 한 가을밤의 꿈을 그린 INTZ
이변이 없으리라는 C조에서 이번 롤드컵 최대 이변이 나왔다. INTZ가 EDG를 잡은 것. 최종 결과는 예상과 비슷했지만, EDG의 2위는 예상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2주차에 보인 H2K의 4연승도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H2K는 1주차에 1승 2패를 거뒀다. 8강과는 조금 멀어지는 분위기였지만, 2라운드 4승을 거두며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EDG와 순위 결정전에서도 승리했다. 이런 H2K의 원동력은 '포기븐' 콘스탄티누스 쏘르쥬. 그는 조별 예선 6경기동안 5데스만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케이틀린이라는 트랜드를 잘 따른 게 그 이유다. 케이틀린은 모든 것을 무난하게 할 수 있는 챔피언이고, 경기 초반부터 안정적으로 스노우볼을 굴리며 영리한 모습을 보였다.
C조 1번 시드인 EDG는 이름에 비해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정말 강팀이었다면 INTZ에게 패배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시작부터 단추를 잘못 끼웠다. 탑 라인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한국인 선수들, 그리고 '클리어러브' 밍 카이의 눈물겨운 활약으로 중국 1번 시드의 위엄을 지킬 수 있었다. 막판 순위결정전에서 H2K에 밀리며 8강에서 ROX를 만난 것도 아쉬운 결과.
■D조: 1강 삼성, 바텀이 살린 RNG, 바텀이 죽인 TSM
이번 롤드컵에서 가장 혼전으로 꼽은 조가 D조다. 북미 1번 시드 TSM과 MSI에 이어 다시 국제 대회에 출전한 RNG, 그리고 삼성 갤럭시가 한 조에 있었다. 스플라이스 역시 어떤 변수를 만들지 모르는 팀이었다. 그중에서도 TSM이 선두로 나선 가운데 삼성과 RNG가 2위 두고 다투리라는 예상이었다.
모두가 예상한 8강 구도는 정확했다. 1강-2중-1약이라는 예상대로 흘러간 것. 하지만 1강은 TSM이 아니라 삼성이었고, RNG와 TSM이 3승 3패로 동률을 이룬 가운데 RNG가 승자승으로 8강에 올랐다. TSM의 탈락은 북미를 충격의 도가니로 빠트렸다. 중요한 순간 TSM의 '믿는 도끼'였던 '더블리프트' 이량 팽이 발등을 찍은 게 가장 큰 이유. 특히 삼성과 2주차 경기에서 나온 실책은 8강 탈락에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반면 삼성 갤럭시는 과거 '앰비션' 강찬용이 있었던 블레이즈 시절의 모습을 보였다. 다만 과거 블레이즈는 초반의 실수나 불리함을 운영으로 극복했고, 삼성은 라인전 단계에서 불안함 없이 안정된 운영을 보인다는 것. 누구 한 명이 잘한 게 아니라 다섯 명의 커뮤니케이션이 맞아야 가능한 일이다. 운영의 중심에 있는 강찬용의 경험이 나머지 선수를 이끌었기에 5승 1패의 모습을 보인 것. 2주차 서포터로 활약한 '코어장전' 조용인의 힘도 삼성의 1위에 한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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