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이라 불리는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한국 vs 한국 결승전이 성사됐다. SK텔레콤 T1과 삼성 갤럭시는 오는 31일, 미국 LA에 위치한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리는 2016 롤드컵 결승전에 출전해 우승 트로피를 두고 마지막 일전을 펼친다. 이로써 한국은 2년 연속 롤드컵 우승과 준우승을 휩쓸게 된 동시에 4년 연속 우승국이 된다.
한국은 LoL 월드 챔피언십 두 번째 대회였던 시즌2부터 참가하기 시작했다. LoL이 우리나라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2012년에 아주부 프로스트와 나진 소드가 롤드컵 무대에 올랐다. 당시에는 북미와 유럽 등 LoL 선발주자들이 메타를 주도하던 시기였다. 팀 WE(중국), M5(유럽), CLG(북미) 등 세계적인 강팀들이 가지각색의 전략을 꺼내 들며 수준 높은 경기를 선보였다.
그러나 한국은 후발주자였음에도, 아주부 프로스트가 롤드컵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비록 아주부 프로스트가 결승전에서 대만 타이페이 어쌔신(TPA)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한국의 LoL 리그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였음을 고려할 때 상당한 성과였다.
한국 팀들은 불과 1년 만에 LoL 세계 정상에 오르면서 급속한 성장을 보였다. 2013년, 창단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신생팀 SK텔레콤 K는 삼성 오존 그리고 나진 소드와 함께 롤드컵 무대를 밟았다. A조 1위였던 SK텔레콤은 중국의 OMG와 유럽의 프나틱과 나란히 7승 1패를 기록해 3강 체제를 구축했고, 감마니아 베어스와 나진 소드를 각각 2:0, 3:2로 꺾으며 한국 팀의 두 번째 결승 진출 팀이 됐다.
SK텔레콤은 결승 상대인 중국의 로얄 클럽과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지만, 가볍게 3:0 완승을 하면서 한국 팀으로는 처음으로 롤드컵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롤챔스가 세계 최고의 리그로 거듭난 순간이었다.
2014년에는 삼성 화이트가 4강에서 형제팀인 블루를 꺾고 결승에 올라 한국 팀의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중국의 로얄클럽은 2년 연속 준우승에 머무르며 한국의 벽을 실감했다. 삼성 화이트는 15승 2패 88%의 승률을 거두면서 롤챔스와 해외 팀들 간의 격차가 벌어졌음을 입증했다.
이후 SK텔레콤과 ROX(당시 KOO 타이거즈)가 2015 롤드컵 결승전에 올라 사상 첫 한국 팀들 간의 결승 매치가 성사됐다. 이날 SK텔레콤은 최초 2회 우승과 함께 15승 1패(93.7%)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전승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SK텔레콤은 해외 팀들에게 단 1패도 허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의 두 팀이 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SK텔레콤은 최초 3회 우승과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삼성은 통산 두 번째 결승이자 완전히 새롭게 구성된 멤버로 우승컵을 노린다. 4강에서 탈락한 ROX의 경우 H2K보다 높은 성적으로 3위를 차지하며 롤드컵을 한국 독무대로 만들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좁은 아마추어 풀을 체계적인 코칭 시스템과 많은 연습량으로 극복하고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국은 많은 수의 LoL 서버와 팀이 아카데미를 독자적으로 운영할 정도로 아마추어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다년간의 노하우가 축적된 한국의 시스템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해외에서 활동 중인 ‘에이콘’ 최천주는 한국이 강한 이유로 연습량과 마인드 차이를 꼽으면서, “해외 팀들과 한국 팀의 노력에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팀 리퀴드 소속이었던 ‘피글렛’ 채광진도 “SK텔레콤 K에서는 하루 9시간 이상을 스크림과 솔로랭크를 했는데, 해외 팀은 오전과 오후를 나눠서 연습을 진행한다”며 기초가 되는 연습량에서 한국 팀들이 월등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올해만 하더라도 ‘블랭크’ 강선구를 비롯해 ‘크래시’ 이동우, ‘비욘드’ 김규석, ‘룰러’ 박재혁 등 뛰어난 신인 선수들을 배출했다. 또한, 계속해서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키고 있기에 다음 대회에서도 세계 정상급 기량을 뽐내는 한국 팀들의 성과를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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