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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맛·눈맛 잡은 지스타..흥행했지만 숙제도

Talon 2017. 11. 20. 08:52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가 지진이라는 악재를 딛고 흥행에 성공했다.

올해로 13년째인 지스타는 국내외 게임 개발사들이 자사의 신작을 선보이는 국내 최대의 게임쇼로, 매년 11월 수능일에 맞춰 개막한다.

올해도 지난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했다. 하지만 15일 포항 지진으로 수능일이 연기되면서 주 관람객인 학생들의 발길이 줄어들 것이 우려됐다.

그러나 개막 첫날부터 폐막일인 19일까지 전시장은 발딛을 틈이 없을 정도로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실제로 1일차(BTC관 기준)에는 전년 동기간보다 6.9% 증가한 4만111명, 2일차에는 9% 감소한 4만3173명, 3일차는 7.8% 증가한 8만2978명, 4일차 5만9130명(19일 오후 5시 기준)이 찾았다. 3일차 관람객수는 역대 일일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스타조직위원회는 19일 나흘 간 총 관람객 수는 22만5392명(추정치)으로, 전년(21만9267명) 대비 약 2.8% 증가했다고 밝혔다.

벡스코 제2전시장에 마련된 BTB관(16~18일)을 찾은 유료 바이어는 1일차 1365명, 2일차 427명, 3일차 214명으로 전년 대비 약 5.4% 늘어난 2006명(2016년 1902명)을 기록했다.

지스타가 흥행에 성공한 데는 수능 연기에도 부산 지역 고등학교의 휴업으로 학생들이 찾아올 수 있었던 점이 꼽힌다.

또 어느 때보다 즐길 거리가 많았던 점도 흥행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번 지스타는 신작 모바일 게임뿐 아니라 PC 온라인 게임도 다수 출품돼 관람객들이 직접 시연할 수 있었다. 넥슨은 '피파온라인4' '니드포스피드 엣지' 등 PC 온라인 게임 5종의 시연대를 마련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작년 지스타에서는 모바일 게임이 대부분이어서 별로 할 게 없다는 느낌이었는데 올해는 대형 PC 게임들의 시연대가 있으니 풍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모바일 리딩 업체인 넷마블게임즈가 대형 신작 모바일 게임을 시연할 수 있도록 마련한 부스에도 관람객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이번 지스타에서는 각종 e스포츠 대회로 볼거리를 제공했다.

액토즈소프트가 단일 부스로는 최대 규모인 300부스의 전시관 전체를 e스포츠 무대로 꾸몄다. 12개 종목에서 120여 명의 국내외 선수들이 최종 우승자를 가렸다. 지스타에서 이처럼 대규모로 e스포츠 대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스포츠 대회는 기다리지 않아도 유명 선수의 경기를 볼 수 있어 관람객들이 액토즈소프트의 부스로 많이 몰렸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블루홀의 PC 게임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대회도 지스타의 흥행에 일조했다. 블루홀은 배틀그라운드의 e스포츠화를 위해 이번 지스타에서 80개의 경기석을 마련해 시범 경기를 진행했다.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가 오프라인에서 대규모로 진행되는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어서 관람객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블루홀 김헌 실장은 "올해 처음 지스타에 참가했는데 관람객들의 반응이 무척 뜨거웠다"며 "신작 게임을 직접 하는 재미와 함께 e스포츠처럼 보는 재미가 더해져 어느 때보다 풍성했던 지스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지스타는 흥행에도 불구하고 숙제도 남겼다.

많은 관람객들이 신작 시연을 위해서 오랫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는 점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한 관람객은 "줄만 서다 온 듯 하다. 신작 게임을 몇 개 밖에 시연해보지 못했다"며 "안내해주는 사람도 없는 경우가 많아 불편했다"고 말했다.

또 관람객들이 발딛을 틈 없이 몰리다보니 걸어다는 것 조차 쉽지 않았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몇몇 관람객은 벡스코가 지스타를 개최하기에는 너무 협소한 것 아니냐며 규모가 더 큰 곳에서 열었으면 한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출품작도 국내 게임사의 신작 위주여서 세계적인 게임 트렌드를 읽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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