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까지 유럽 최강팀이었던 G2 e스포츠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끝난 뒤 미드 라이너 '퍽즈' 루카 페르코비치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와 결별했다. 그리고 팀 로캣서 '야난' 페테르 프레이스쿠스, '와디드' 김배인, 정글러는 H2k서 '얀코스' 마르신 얀코우스키, 탑 라이너는 스플라이스 출신인 '운더' 마르틴 한센을 데리고 왔다.
리빌딩을 한지 1년도 안된 G2 e스포츠는 스프링서 준우승을 기록하며 롤드컵 직행에 대한 꿈을 키웠다. 그렇지만 G2 e스포츠는 서머 시즌서 12승 6패를 기록,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미스핏츠에게 0대3으로 패해 탈락했다. 롤드컵 진출과 탈락의 기로에 선 G2 e스포츠는 스플라이스와의 지역 선발전서 3대2로 승리했고 샬케04와의 결승전서는 3대1로 잡아내면서 막차로 롤드컵에 합류했다.
롤드컵에 참가하게 된 '와디드' 김배인에게 이번 대회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한국서 열리는 롤드컵이며 그룹 스테이지에 올라가면 고향인 부산에서 진행한다. 경기장인 벡스코에서 집까지는 걸어서 10분이다. 한국 전지훈련 중인 '와디드' 김배인은 최근 만난 자리서 그룹 스테이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그룹 스테이지가 열리는 벡스코가 경기장이 집에서 10분 거리다. 진짜 우리 집에서 하는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거 같다"며 "아직은 서울이라서 (그런 부분이) 와닿지 않지만, 그룹 스테이지로 가서 준비할 수 있다면 기쁠 것이다. 마음도 안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 롤드컵 가게 됐다
▶다른 팀원과 달리 나는 처음 롤드컵에 나가는 거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하는 거라 감회가 새롭다. 유럽에서 프로 생활을 하다 보니 가족들이 직접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 이번에 보여줄 수 있게 됐다.
- 서머 시즌서는 팀이 후반 들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리프트 라이벌즈 전까지는 우리 팀의 이미지가 있었다. 밴픽, 인 게임 등 그리는 그림이 있었는데 대회 이후 원거리 딜러가 버프 되고 메타도 바뀌었다. 그때 적응을 잘 못 했다. 어떤 픽을 해야 할지 잘 몰랐다. 게임이 힘들어졌다. 또한 게임이 힘들어졌을 때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도 몰랐다. 항상 유리한 상황만 적응하다 보니 패할 때는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패하기 시작하니까 멈출 수가 없었다. 멘탈도 약해졌다. 이번에 느낀 건 뭘 잘할 수 있는지, 어떤 생각으로 밴픽을 할 건지 등 그런 부분을 생각하고 게임에 임하면 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박할 수 없다. 팀이 선수를 '퍽즈' 빼고 다 바꿨다. 다른 선수는 베테랑이라고 불릴 만한 경험이 있지만 나는 아예 처음이다. 국제 대회 경험도 없다 보니 팀으로부터 배우는 게 많다. '퍽즈'를 빼고 나머지 선수가 다른 팀서 왔기 때문에 호흡 맞추는 것도 중요했다. 1년 차는 팀으로서 경험을 쌓자고 했다. 사실 다른 사람들의 'G2가 강호가 아니다'라는 말은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 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게 중요하다.
▶스프링 시즌 끝나고는 '롤드컵 직행'이라고 생각했다. 결승 진출과 비슷한 성적만 내면 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서머 시즌 끝날 때쯤 '선발전을 나가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머 시즌이 빨리 끝나서 2~3주 동안은 자유롭게 보내다가 경기가 1~2주 정도 남았을 때 모여서 연습했다. 온 스테이지서 경기를 안 한 기간이 3주 정도 되다 보니 스플라이스와의 첫 경기는 적응되지 않아 힘들었다. 다만 샬케04와의 결승전서는 '무엇을 목표로 하는가'라는 동기 부여가 되어 있었고, 게임 플랜도 준비를 많이 했다.
- 정글러 '어메이징'가 들어온 샬케04는 전혀 다른 팀으로 변했다. 많은 이들은 샬케04가 롤드컵에 나갈 거라고 예상했다
▶샬케04가 서머 결승전까지 경기를 계속해서 거기에 대한 정보가 있었다. 롤드컵 선발전을 앞두고 멘탈적인 부분이 중요했다. 샬케04가 결승전서 패한 뒤 선발전을 준비했다면, 우리는 미스핏츠에게 패한 뒤 탈락했지만, 마인드를 리셋할 시간이 있었다. 멘탈적인 부분서 이득을 안고 시작했다. 그리고 상대방 약점을 잘 찌르는 밴픽을 했다. 샬케04는 바텀 라인이 핵심이고 원거리 딜러 '업셋' 엘리아스 리프가 잘한다. '업셋'의 카이사, 서포터 '반더' 오스카 보그단이 잘하는 브라움은 고정 밴을 하고 들어갔다. 1세트서 승리한 뒤 이대로 밴픽을 하면 이긴다고 생각했다.
▶상대방을 다 잡고 넥서스를 칠 때 '롤드컵에 간다'고 깨달았다. 롤드컵 진출을 확정 지은 뒤 정말 신났다. 개인적으로는 개인적으로 뜻깊은 건 한국에서 하는 롤드컵이며, 매번 한국으로 돌아갈 때는 경기서 패했는데 이번에는 승리하고 돌아가는 거라 감회가 남달랐다.
▶확실히 부산에서 하는 것도 있다. 경기장이 집에서 10분 거리다. 진짜 우리 집에서 하는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거 같다. 아직은 서울이라서 (그런 부분이) 와닿지 않지만, 그룹 스테이지로 가서 준비할 수 있다면 기쁠 것이다. 마음도 안정될 것이다. 아무리 한국에 있다고 해도 서울이라서 마음의 안정감이 드는 건 아닌데 부산에 가면 다르지 않을까 싶다. 집에 하루 정도 갔다 왔다. 집밥을 먹었고 입을 옷만 가져왔을 뿐인데 많은 힘을 얻었다.
- 3번 시드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가
▶사실 3번 시드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그러나 조 추첨 보고 난 뒤 바이탈리티가 죽음의 조에 들어간 걸 보면서 '2번 시드보다 3번 시드가 좋다'고 생각했다. 좀 웃겼다.
- '갱맘' 이창석의 슈퍼매시브, 어센선 게이밍과 플레이-인 B조에 들어갔다. G2의 강세가 예상되는데
▶각 지역서 우승하고 온 팀이라서 방심할 수 없다. 슈퍼매시브하고 연습 경기를 했는데 확실히 '잘 모르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각 지역마다 밴픽 등 생각하는 게 다르다 보니 한쪽이 일방적으로 패하는 등 결과가 이상하게 나온다. 서로 경쟁하는 입장이라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어떤 이는 '갱맘' 형의 제라스를 밴 안 하면 너희는 떨어질 거라고 하는데 붙어봐야 안다.
- 유니폼도 화제였다. 최근에는 유럽 서머 결승이 열린 스페인 마드리드 버전을 공개했고 지금 입은 유니폼은 최근 공개한 유럽 버전이다
▶e스포츠 팀 사이서 대세인 거 같다. 축구 포함 전통 스포츠를 보면 매 시즌 유니폼을 새롭게 준비한다. 또 스페셜 매치가 있으면 다른 디자인으로 낸다. e스포츠에서 이런 것을 따라간다는 거가 재미있고 멋있다. (그런데 마드리드는 가지 못했다) 끝까지 포기는 안 했지만 마드리드를 못 가서 안타까웠다. 이야기를 들었는데 유니폼이 1만 장 넘게 팔렸다고 한다. 유니폼 브랜딩을 잘했다.
▶하위 팀에서 하는 것과 세계적인 빅 클럽서 하는 건 경험 자체가 달랐다. 하위 팀에 있을 때는 '언더독 마인드'. 뭔가를 자주 시도했는데 여기서는 팀플레이 등 전체적으로 많이 배웠다. 미드 라이너 '퍽즈'가 경험이 많다 보니 사소한 플레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잘 모르겠다. 잘할 때는 남들보다 잘하는 거 같은데 못할 때는 정말 못한다. 기복이 심하다. 다른 유럽 서포터 선수도 나쁘지 않지만, 굳이 꼽자면 내 서포터 실력은 탑3 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 스베누 시절에 그리핀 '리헨즈' 손시우와 친분이 있었나
▶유럽 가기 전에 스베누에 잠시 있었는데 시우가 나한테 팀적인 부분을 배웠다면, 나는 라인전, 메카닉적인 부분을 배웠다. (손) 시우가 솔로랭크서 잘하던 선수로 유명했다. 로그 워리어스 '플로리스' (성) 연준이도 중국서 잘했다. 그런 걸 보면 '우리 스베누 멤버들이 잘하는 선수였다'고 생각했다. 당시 스베누가 막 롤챔스서 강등된 뒤, 차기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서 한 달 정도 훈련했는데 다들 진지하게 준비했다. 그때 힘든 과정을 겪었던 선수들이 지금 잘하는 걸 보면 내심 기쁘다.
- 그런데 롤드컵에는 혼자만 오게 됐다
▶각자 위치서 잘하는 선수라서 롤드컵에서 만날 줄 알았다. 나만 오게 됐는데 제 입장서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 한국서 선수 생활을 하기 전에 유럽으로 넘어갔다. 팀에 혼자 한국인인데 부모님의 반응은 어떤가
▶내가 팀을 만들어서 챌린저스 예선을 뚫었을 때부터 지원을 해줬다. 이후 유럽 1부 리그로 간다고 이야기했을 때도 확실히 믿어줬다. 무엇을 선택하든지, 도전해보고 싶으면 해보라고 지지해줬다. 덕분에 부담 없이 유럽 무대를 도전할 수 있게 됐다. 겁 없이 할 수 있었던 건 가족 덕분이다. 다른 선수를 보면 의견이 안 맞는 경우도 있는데 나는 행운아다.
유럽 리그에 갔을 때부터 부모님은 유럽 리그뿐만 아니라 전 세계 리그 경기를 찾아보신다. 당시 로캣서 시즌을 마치고 이적 시장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 카카오톡으로 '누가 어디로 이적한다'라는 나도 모르는 정보를 알려주곤 했다.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누나도 관심이 많다. 생각해보면 이런 가족이 없는 거다.
▶모든 팀이 같겠지만 연습 과정서 결과가 좋으면 영향은 스테이지까지 이어진다. 현재 연습 과정은 나쁘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부트캠프에 와서 솔로랭크를 하면 모티베이션(동기부여)이 올라간다. 자신감도 있다. 상대는 신경 안 썼고 우리 플레이만 하면 패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선발전서 하던 대로 똑같이 하면 된다. 우리만의 색깔을 다져나가고 싶다.
- 만약에 그룹 스테이지에 올라간다면 A조 아니면 C조로 들어가게 된다
▶바이탈리티가 B조에 안 갔으면 우리가 거기에 들어가야 했다. (RNG, 젠지, 바이탈리티) 바이탈리티가 '총알받이'를 해준 덕분에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C조가 쉽다고 생각한다. 리프트 라이벌즈서 팀리퀴드와 경기를 했는데 쉬웠다. 북미를 비하하는 건 아니며 우리가 북미 팀보다는 나을 것이다.
- 롤드컵 목표는 어디까지인가?
▶갈 수 있는 데까지 가고 싶다.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갭 이즈 클로징(Gap is closing)이 빈말도 아니다. 팀적으로 부트캠프 기간 동안 얼마만큼 발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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