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선수는 바로~
Abbedagge 펠릭스 브라운 선수입니다~!
독일의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 現 100 Thieves의 미드.
엑스페케와 젠슨, 엑사일 이후 유럽에 보기 드문 감각파, 두뇌우뇌파 미드라이너입니다. 장인챔프는 조이. 조이 하나만큼은 LEC 수준에서도 먹히긴 먹히는 경기력입니다. 조이의 장인임에서 알 수 있듯이 미니맵이 아닌 화면 내에서 예상 못한 변수를 창출할 수 있는 센스플레이가 장점이며, 이것이 솔로랭크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한 비결로 보입니다. TCL ~ LEC에서의 2년에 육박하는 시간 사이 조이가 밴당했을 때는 갈리오, 라이즈, 사일러스와 같이 흔히 말하는 뇌지컬 픽 그리고 아칼리, 르블랑, 탈론과 같은 암살자 위주의 픽을 가져갔습니다. 나머지 픽들의 경우에는 AD와 AP를 가리지 않고 대부분 1인분을 채우지 못합니다.
문제는 이 선수가 메카닉이 약한 미드라이너임에도 그 반대급부로 가진 능력치가 미드라이너들의 리그 평균 경기력만 보면 LPL, LCK를 능가한다는 LEC의 주전으로 뛰기에는 그다지 대단한 편이 못 된다는 점입니다. 특정 챔프 이외에는 라인 주도권을 심하게 잃어버리는 미드가 도인비처럼 극한의 오더능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로밍이 특출난 것도 아닙니다.
탈리야, 트위스티드 페이트, 아우렐리온 솔 등 로밍 특화 챔피언들이 터키/유럽에서 티어가 낮은 편이고 하필 당시 너프로 다들 고인이 되거나 다른 포지션으로 밀려나던 시기긴 했지만, 그냥 아베다게의 사이드라인 의문사나 정글 의문사를 보면 맵리딩에 대한 신뢰가 별로 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말자하, 베이가, 벨코즈 등의 소위 타워허깅형 방치픽을 안겨줬을 때 한타에서 제 몫을 하냐면, 자신의 주 챔프를 안겨줬을 때와 대조적으로 그것도 못합니다... 사실 주 챔프에 속하는 사일러스로 2019 롤드컵 선발전에서 3연속 휴머노이드에 밀리고 세트 한 번은 역상성으로 라인전 대패하가며 하드 역캐리한 결과나, 라이즈로 2020 스프링 1주차부터 자신의 전임자였던 뉴크덕에 탈탈탈탈 털려나간 경기를 보면 느낌이 오겠지만 아베다게는 조이 외의 챔프 중에 조이만큼 다루는 챔프가 단 하나도 없습니다.
게다가 조이라는 챔프가 거듭된 너프를 받으면서 프로씬 기준 라인전 반반을 간 뒤 계속 변수를 창출할 수 있는 챔프가 아니라, 라인전 주도권을 꽉 쥐고 일방적으로 굴려서 포킹과 누킹으로 끝내는 챔프로 변해버렸습니다. 이후 아베다게의 조이 폼은... 최근 조이로 유명한 선수들이 아베다게와 상반된 플레이스타일의 쵸비, 비디디 등인 것을 보면 알겠지만 전직 조이 장인임이 무색하게 처참합니다. 그렇다고 이 선수가 퍽즈나 휴머노이드, 라센처럼 르블랑 아칼리 등으로 캐리할 수 있는 미드도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주 챔프로는 라인전을 잘하는데도 라인전 외적인 장점이 다방면으로 워낙 돋보이다 보니 라인전 못하는 미드라는 낙인이 찍힌 엑사일의 안티테제에 가깝습니다. 그만큼 엑사일은 커리어와 결과물이 부실하지 재능은 넘쳐났고, 아베다게는 재능이 있긴 있는데 그 범위가 지극히 좁습니다.
결국 이 선수는 폼이 최절정이었을 때도 한국의 이안이나 중국 JDG의 야가오와 간신히 비교되는 정도였고, 거품이 빠지고 나자 전성기 후히보다 아랫급에 중국 LGD의 유우키나 내리막타던 후히와 별다를 것 없는 경기력을 뽑고 있습니다. 하필 19년은 유럽에 미드 신인이 쏟아진 시즌이었고, 탄탄한 하드웨어를 기본으로 갖추고 이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적인 각자의 장점을 계발해내가고 있는 미드들이 수없이 많았습니다. 이런 와중에 혼자 1년간 발전이 없이 꼴아박으니 샬케 팀의 팬이나 타 팀원의 팬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환장할 노릇. 특히 한국에서는 몇 안되는 LEC 밥값용병인 이그나와 트릭에게 어마어마한 고통을 얹은 점과 아베다게의 터키 시절 팀 동료였던 브로큰 블레이드, 클로저가 차례로 북미 진출해서 포텐 뻥뻥 터뜨리고 있는 점 때문에 극히 평이 좋지 않습니다.
미라클런 이후 아베다게의 모습과 가장 비슷한 미드는 놀랍게도 반의 반년 늦게 각성한 LCK의 라바입니다. 조이, 오리아나 위주의 다소 좁아진 챔프폭, 라인전과 한타를 가리지 않고 터지는 탁월한 슈퍼플레이와 한 박자 빠른 로밍, 그런데 기복 심한 라인전에 더해 뜬금없이 따라오는 파워뇌절과 다소 떨어지는 생존력...... 등이 다소 비슷합니다. 이 결과 강강약약 쪽에 가까운 특이한 패턴이 생겼는데, 라센의 라인전에 찍혀눌리지 않고 캐리하거나 캡스의 로밍에 뒤쳐지지 않고 성장력과 한타에서 앞서 캐리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갑자기 역캐리를 했습니다. 캡스나 라센에 비하면 다소 좁은 육각형의 미드라이너들 앞에서 사소한 득점을 쌓아도 후반에 중요한 순간에 세게세게 잘리면서 판을 엎는 패턴. 폭발적인 고점 대비 뇌를 놓는 저점으로 상대가 누구든 자신의 주사위를 굴려 자신만의 플레이를 하는 휴머노이드의 기복과 달리, 아베다게는 상대에게 잘 맞춰가는 플레이로 누구 상대로도 밀리진 않는데 크게 이기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고점이 휴머노이드만큼 높지 않다 보니 특유의 뇌절이 터지는 날은 무조건 승이 패로 바뀌어버리는 타입. 그리고 그 뇌절이 21 스프링 중반에는 주로 중하위권 상대로 터지고 있습니다... 어이없는 폭사만 없으면 S급 판독기인 중국의 야가오를 가볍게 넘어 전성기 폰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데스의 빈도와 치명도 자체는 누구보다 안정적이었던 전성기 폰과 대조적이어도 너무 대조적입니다.
2020 시즌 막바지에 터진 포텐이 플루크가 아니라는걸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1주차에는 팀원들의 역캐리에도 홀로 1인분을 보장하는 모습이었으며 2,3차에는 캡스와 라센을 상대로 연승을 거두며 탄탄한 기량을 증명하는 중입니다.
다만 아스트랄리스전은 독길리어스와 다시 깨진 브로큰 브레인... 탓이라 쳐도 MAD전과 SK전에서 각각 라인전과 한타를 치명적으로 역캐리하는 등 평균 경기력은 캡스, 라센 급의 미드에 비하면 아쉽다는 평이 많습니다. 평균치는 차라리 휴머노이드와 니스퀴를 높게 치는 사람도 많을 정도. 물론 미라클런 시절의 기세는 아니더라도 아직도 평가는 손만 있고 날렵하지 못한 유럽의 중위권 미드들보단 높은 편이고, 강자에게 강한 면모 때문에 유럽 상위권 미드에 끼워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저들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팀 커리어를 빠르게 쌓아올리지 못하면, 결국은 라바처럼 평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6연패 기간 폼은 상당히 심각합니다. 예전처럼 CS부터 질질 흘리고 폭발하진 않는데, 별의별 방법으로 게임을 집어던집니다. 네온이 기복없이 조용히 팀을 망치고 있다면, 아베다게와 길리어스는 번갈아서 대놓고 역캐리 스택을 적립하는 중. 이렇게 던져도 예전 포텐 터지기 전보단 낫다는게 어쩌면 예전 아베다게의 위엄일지도.
그런데 또 플옵 1라운드 G2전에서는 폼이 확 살아나 캡스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고 역스윕을 거의 달성할 뻔 했습니다. 패배한 세트에서 길리어스가 시도때도없이 잘리지만 않았거나 운영이 조금만 더 깔끔했더라도 충분히 이길 만했던 매치라 팀에게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후 패자조에서 프나틱의 니스퀴를 완전 압살하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지만 네온의 트롤과 함께 라센의 로그에 1:3으로 지며 시즌을 마감하였습니다. 확실히 캡스 라센 휴머노이드의 미드 3대장이 워낙 강력하다 보니 이들에 비하면 경기력이 특히 안정성 측면에서 영 아쉽긴 한데, 힘만 세고 뇌가 없는 중하위권 미드들보다는 또 그날이 온 아베다게가 3대장을 어느 정도 상대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팀의 약점 포지션들이 보강되었을 때 특유의 기복이 어떤 식으로 줄어드는지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스프링 시즌이 끝나고 불안정한 샬케의 재정 사정과 맞물려 팀을 떠날 것이란 루머가 퍼지고 있는데 특히 LCS의 100 Thieves가 복한규 감독의 영입과 함께 프나틱의 니스퀴를 영입할거라는 루머에 프나틱이 대안으로 아베다게를 영입할 것이라는 찌라시가 퍼지고 있습니다. 사실이라면 100T는 넘어간다쳐도 프나틱과 샬케 둘 다 죽는 시나리오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던 찰나...
4월 19일, 샬케 공식 SNS를 통해 니스퀴가 아닌 아베다게가 100T로 이적해버렸습니다. 아베다게의 빈 자리는 아카데미 출신의 뉴클리어인트가 1군으로 콜업되었습니다.
아이디인 아베다게는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에 나오는 유닛 사운드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20서머 8주차부터 갑자기 뛰어난 실력을 보이고 있는데, 마침 샬케가 G2를 이긴 시점이 페이커의 마지막 출전일과 겹치면서 벤치로 간 페이커가 접신해 FAKERDAGGE가 되었다는 드립이 흥하고 있습니다. 얀코스가 트위터에서도 써먹을 정도. LEC 공식 중계를 들어보면 아예 중계진들이 원래 닉네임으로 안부르고 상시 페이커다게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상 펠릭스 브라운 선수에 대한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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