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성기훈의 LCK 시즌 리뷰] 농심, 신라면 순한 맛

Talon 2022. 9. 9. 16:30

선수 개개인만 놓고 본다면 정말 강하다. 그런데 이 팀, 어째서인지 성적이 안나온다.

올해 농심은 사람들에게 리그 오브 레전드가 슈퍼 플레이어의 개인 기량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는 게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 작년 서머 시즌을 12승 6패, 6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장식한 농심은 ‘2022 LCK 스프링 시즌’을 앞두고 모든 포지션에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하며 보다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선수단이 호흡을 맞춰가던 단계에서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19 이슈와 함께 팀도 급격하게 무너졌다. 격리 후 돌아온 선수들의 기량과 팀합은 시즌 초반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와 함께 밴픽 단계와 운영의 문제점까지 드러나며 농심은 스프링 시즌을 5승 13패, 8위로 마무리했다.

 

만족스럽지 못한 스프링 시즌을 보낸 농심은 감독 교체를 통해 반전을 꾀하고자 했다. 상반기 팀을 이끌었던 배지훈 감독과 이별을 고하고 해외 리그에서 많은 경험을 축적한 허영철 감독을 선임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 출신인 허영철 감독은 LCK에서의 코칭스태프 경험은 없었지만 17년도부터 유럽과 북미에서 코치와 감독직을 수행했다. 6년 간의 지도자 생활 중에는 리그 우승 3회와 월드 챔피언십 2회 진출 등의 업적으로 베스트 코치 상을 받은 베테랑 감독이다.

 

농심은 새로운 활력소인 해외파 감독과 함께 서머 시즌에 출격했다. 그러나 서머 시즌이 끝난 뒤에도 농심은 5승 13패, 8위로 스프링 시즌과 같은 성적을 기록했다. 허영철 감독은 농심 부진의 이유를 한 발 늦은 메타 적응으로 분석했다.

8월 14일 광동과의 2라운드 대결 후 포모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허영철 감독은 “시즌 중 메타를 따라가지 못하기도 하고 서로간의 생각을 맞추는 과정에서 과도기를 겪기도 했다”며 팀의 부진 이유를 밝혔다. 이어 “가닥을 조금씩 잡아가고 있었지만 늦게 잡힌 감이 있다. 이 부분이 아쉽다”라며 메타의 흐름에 빠르게 적응했다면 더욱 높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한 발 늦은 메타 적응과 더불어 오더의 부재도 선수들의 자신감을 낮아지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소속팀에서 매운 맛을 담당했던 선수들은 농심 합류 후 순한 맛으로 변했다. 기존 소속팀인 T1에서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칸나’ 김창동과 젠지에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비디디’ 곽보성은 시즌 동안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선보이지 못하며 수동적으로 플레이했다.

LSB 시절 라인전 단계에서의 날카로운 로밍으로 서포터 캐리의 표본을 보여줬던 ‘에포트’ 이상호 또한 교전 상황에서 이니시에이팅을 거는 부분에 있어 멈칫했다. 라이너들의 수동적인 플레이는 공격적인 플레이에 특화된 정글러 ‘드레드’ 이진혁에게도 제약을 걸었다. 강한 공격력에 장점이 있던 선수들은 잡히지 않는 게임 내 방향성으로 인해 자신들의 특기를 살릴 수 없었다.

 

오더의 부재로 선수들이 순해진 농심은 ‘눈꽃’ 노회종을 긴급 투입하며 급한 불을 끄려고 했다. 그러나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투입된 노회종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별로 없었다. 농심은 2라운드에 들어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고 마지막 주차에는 한화생명과 광동을 상대로 세트 4연승을 거두기도 했지만, 기존에 누적됐던 패배를 뛰어넘는 승수를 챙기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다음 시즌 농심은 더욱 강해진 모습과 함께 돌아올 예정이다. 허영철 감독은 “이번 시즌에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팀이 되도록 하겠다”며 팬들에게 다짐했다. 과연 내년 스프링 시즌에는 농심의 선수들이 기존의 매운 맛을 장착하고 다시 강해질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출처 :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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