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프나틱/Road to 롤드컵 2022

Talon 2022. 9. 21. 12:20

Road to 롤드컵 2022 16번째 주인공은 바로~

프나틱입니다~!

 

2021 월드 챔피언십 도중에 또다시 팀 내 이슈가 터진 상태였기에 로스터의 붕괴는 필연적이었고, 과연 누가 프나틱을 떠날지 귀추가 주목되던 와중 북미 현지 시간 11월 24일, 브위포가 탑 라이너로 복귀하면서 TL로 이적했습니다. 뒤이어 니스퀴가 아담과의 인게임 플레이와 성격 문제로 다소 마찰이 있었고, 업셋의 이탈로 둘 사이의 갈등이 폭발한 영향인지 니스퀴는 프나틱을 떠나고 미래를 보고 3년 오퍼를 하며 데려온 아담은 팀 차원에서 교체를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선 니스퀴는 C9으로 돌아갈 확률이 농후하고, 아담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히릿을 비롯한 여러 탑솔러들에게 오퍼를 넣고 있으나 신통찮아서 아담이 남을지 새 탑솔러가 들어올지는 모른다는 듯. 이후 아담이 신생팀 BDS로 이적한다는 루머가 돌고 있으나 이 역시 확실하지 않았습니다.

정글러는 미스피츠를 나온 라조크가 들어오는 게 확정되었고, 야마토캐논 감독과 바텀 듀오는 잔류한다는 점은 다행. 그리고 공석이었던 미드로 매드의 휴머노이드를 영입했다는 초대형 소식이 들려오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습니다. 로그와 매드의 로스터가 명백히 다운그레이드된 상태에서 탑솔러 잘 뽑고 미드와 정글의 호흡만 맞출 수 있으면 우승도 노려볼법한 상황. 그런데 그 탑솔러 자리를 원더로 채웠다는 루머가 뜨며 찬물을 확 끼얹었습니다. 팬들의 반응은 상당히 극단적으로, 아무래도 원더가 점진적으로 폼이 떨어지다 서머에 G2 팬들과 LEC 팬들에게 극한의 실망을 줬기 때문에 직접 지켜본 팬들의 기대치는 굉장히 박했습니다.

물론 지금의 원더와 비슷한 포지션에 있었던 2017 뱅이 2018 스프링에 부활한 것을 감안하면 원더도 팬들의 적대감에 비해서는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심지어 최근 질적으로 초토화된 LEC의 탑 라이너 풀은 당시 LCK의 치열한 원딜러에 비하면 경쟁이 매우 느슨한 편입니다. 반면 연습벌레였고 부진을 체감한 뒤부터 연습량을 늘린 효과를 2018년에 본 뱅과 달리 원더의 솔랭 판수는 여전히 답이 없으며, 당시의 뱅보다 지금의 원더가 한 살 위라는 점 등을 들어 비관하는 여론도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원더가 예전의 압도적 유체탑이 아니라 무난히 1인분을 보장하는 수준으로만 리바운딩 해도 프나틱은 G2, 바이탈리티에 다른 측면에서 충분한 비교 우위를 기대할 수 있는 슈퍼팀 로스터라는 사실입니다. 대신 경력 혹은 나이 측면에서의 신인급이 없는 슈퍼팀 로스터는 전통적으로 의외의 파열음이 나는 경우가 많은데, 바텀이 신인급인 G2나 역시나 바텀이 신인은 아니지만 나이가 매우 어린 바이탈리티와 비교해서 신구 조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프나틱의 팀합이 삐걱일 여지도 존재하는 셈이죠.

스프링 시즌 개막 2연승으로 산뜻하게 시작한 것 같지만, 2연 역전승이었습니다. 경기력이 의외로 상당히 불안했습니다. 1일차 원더의 초반 쓰로잉과 2일차 힐리생의 초반 쓰로잉을 감안해도 전체적으로 팀의 초반 움직임이 비효율적이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중후반에도 무리수를 두다가 상대가 더 던져줘서 커버가 된 결과물이 종종 목격되었습니다. 레클레스와 브위포가 차례로 빠져나가면서 오더 체계가 악화되지 않았나 의심이 가는 부분. 가장 우려했던 원더의 폼은 어디까지나 생각보다는 괜찮습니다. 작년 서머에 정말 더럽게 못하던 그웬을 들고 담당 일진 2호 아담에게 탈탈 털리나 싶었지만, 중후반에 이전의 원더와는 달리 만회가 가능했습니다. 심지어 알파리를 상대로는 놀라운 타워 다이브 흘려내기로 킬교환 이득을 +2나 따냈습니다. 그러나 오더를 좀 더 정돈된 형태로 다듬지 못하면 현 유럽팀 중 가장 좋은 개인폼 총합을 가지고도 우승을 자신할 수 없습니다. 레클레스가 떠난 21 스프링, 서머의 저점 시기와 비교해도 오히려 과감한 맛조차 떨어지는 애매한 어설픔이었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더 압도적인 미드바텀의 힘을 바탕으로 탑정글의 리스크 따위는 가볍게 흡수하며 5연승을 달리고 있습니다. 원더가 평범한 무력에 전성기보다 많은 뇌절을 보여주고 있고, 라조크의 의아한 카운터 정글링이나 중반 의문사도 여전하지만 그 정도의 역스노우볼로는 상대가 업셋 힐리생 휴머노이드의 폭발적이면서도 상당한 안정감을 갖춘 하체를 도저히 뚫어낼 수가 없습니다. 로그와의 전승 더비가 기대되는 시점.

하지만 3주차 로그 그리고 G2와의 대결에서 연이어서 패배를 당했습니다. 로그와의 경기에서는 비에고를 잡고 주야장천 갱을 다닌 말랑의 플레이에 상체, 그중에서도 휴머노이드가 크게 말렸고 바텀 라인전에서도 나미를 잡은 힐리생이 잔나를 잡은 트림비에 비해 상체 개입력에서 밀림과 동시에 바텀 라인전을 압도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랑이 갱만 다니느라 거의 단식에 가까운 정글몹 수급을 보여줌과 동시에 프나틱의 3라인 전부가 CS를 리드하면서 글로벌 골드에서는 비등한 상태를 유지하였으나, 계속된 데스에 멘탈이 나간 듯한 휴머노이드가 바텀 2차 타워를 포위하고 공성하는 로그의 진형 안으로 혼자 걸어 들어가다가 폭사하는 유머 모드를 발동하면서 그대로 넥서스까지 밀려버렸습니다. 다음날 G2와의 경기에서는 휴머노이드가 캡스 상대로 라인전을 압도하면서 경기 초반 매우 큰 리드를 가져갔으나, 바로 그 휴머노이드가 경기 중반 대치상황과 한타 단계에서 끊임없는 유머 모드를 발동하면서 G2에게 한타를 연전연패하면서 2연패를 기록하였습니다. 3주차에는 유틸 서포터가 대두하는 가운데 유틸폿을 잡은 힐리생의 경기 영향력과 라인전 압박 능력이 이전과 같이 않다는 점과 휴머노이드/라조크의 미드 정글 듀오의 기복 문제가 또다시 터져 나오는 모습입니다.

4주차도 엑셀전 패배로 다시 한번 미드 정글의 부진이 크게 이슈화되었습니다. 그나마 5주 2일차 바이탈리티 전에 미드 정글의 부활로 완벽한 박살을 내면서 속도의 프나틱이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6주차 바텀의 바이오리듬이 하강하자 아스트랄리스에게 역전패를 당하는 기염을 토했고 바텀이 다시 떡상하자 G2를 패버렸습니다. 즉 상체 체급이 오르긴 했는데 기대만큼 오르질 않아서 여전히 비정상적인 바텀 의존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계속 상승하는 휴머노이드의 폼과 안정화된 원더의 경기력에 힘입어 정규시즌을 2위로 마감했습니다.

1위 로그의 3위 미스핏츠 지명으로 반대편에서 지겨운 지나틱 더비가 성사되었습니다. 결과는 3:1 승. 업셋-힐리생 봇듀오가 5전제 내내 우위를 점했고, 휴머노이드가 잦은 뇌절을 보여줬지만 2세트를 제외하면 결정적인 순간마다 캐리를 하며 나름 무난히 승리했습니다. 다만 3세트를 제외하고는 다전제 내내 부진했던 라조크가 말랑에게 완파당한다면, 승자조 결승 전망이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원더의 경우 빼어난 폼을 보여준 BB를 상대로 제 몫을 충분히 해냈고, 오도암네와 서로 누가 압살 하는 구도가 나올 가능성은 적다고 보였습니다.

준결승 승자전에서 먼저 2세트를 가져왔지만, 자신들은 3연 성장형 정글+트페를 뽑은 반면 상대에게 3연 사일러스-아펠-라칸이라는 우틀않을 시전 하며 리버스 스윕 패배를 당했습니다. 특히 약점으로 지목된 휴머노이드가 말랑의 초반 갱킹에 계속 당해준 것이 큰 패인.

결국 준결승 최종전에서 도장깨기를 하고 온 G2에게 0-3으로 완패를 당하며 스프링 시즌을 3위로 마감했습니다. G2가 로그와 프나틱보다 한 수 아래라고 여겨지던 만큼 정말 뼈아픈 패배였습니다.

스프링 시즌을 결산하면 결국 볼페 1툴로 전락한 라조크로 인해 바텀 위주 전략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게 1차적 패인이었고, 다전제에서 극명히 드러난 감코진의 무능한 밴픽이 쐐기를 박은 꼴이 되었습니다. LEC 분석 데스크에서 강조했듯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라조크의 챔프별 성적은 볼베 4승 0패, 나머지 1승 4패라는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었는데 계속 성장형 정글러만 쥐어주더니 G2전에선 아예 셀프 밴만 2번 때리면서 스스로 족쇄를 채웠습니다. 여기에 트페랑 성장형 정글러를 조합하며 마이너스 시너지를 일으키거나, 아리 상대로 텔포 미드 카이사라는 골때리는 픽을 꺼내며 탄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여기에 언제나 상수를 보장해오던 바텀은 힐리생의 저점이 연달아 뜨고 업셋의 아펠 선호도가 분석당하자 라인전 강점은 드러나지 않고, 한타에서는 오른+화공탱 자르반 억까 듀오한테 봉인당하니 업셋 혼자서는 뭘 해볼 수가 없었습니다.

분명 정규시즌 종료 시점만 해도 2라운드 성적이 저조했고 특히 G2를 제외한 상위권 팀에게 모조리 패배했던 로그나, 아예 모든 상위권 팀에게 패배했던 G2에 비해 프나틱의 기세가 좋아보였습니다. 하지만 긴 휴식기 사이 다른 팀들이 강해질 동안 프나틱은 플랜 B가 없었고, 지략대결에서 유럽 최고의 명장 딜런 팔코는 물론 로그 팬들의 동네북 프레디에게까지 패배했습니다. 로그 코치진의 경우처럼, 야마토캐논의 약점인 부족한 플랜 B와 세트간 좋은 멘탈 피드백 대비 매우 느슨한 인게임 피드백을 대체할 수 있는 보조코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그런데 지금 코치진도 곤란하지만 그렇다고 시즌 중간 보강도 힘들어 보입니다.

서머 시즌 역시 스프링과 비슷한 시작이었습니다. 2주간 3승 2패로 나쁘지는 않은 성적이지만, 강팀 축에 속하는 엑셀의 운영과 매드의 교전을 상대로는 무난하게 압살당하고 약팀을 상대로 체급 덕에 아주 힘겹게 승리하고 있습니다. 미드 정글의 하늘을 뚫는 기복도 스프링 초반 그대로이고 챔프 폭도 엉망입니다. 그나마 원더의 폼은 그때보다도 좀 더 좋지만......

결국 3주차 2연승으로 공동 1위까지 떡상했지만, 휴식 후 4주차 2연패로 공동 3위까지 굴러 떨어진 상태로 1라운드를 마감했습니다. 가장 문제는 스프링 개막일부터 지적되었는데 해결 기미는 없고 점점 심해져만 가는 정글러 라조크의 부진. 현 메타 최고의 픽인 오공과 비에고로 버스 승객조차 버거운 데다, 유일한 필살기인 볼리베어의 티어가 폭락하면서 말 그대로 팀의 짐짝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휴머노이드가 다시 폼을 올리는 시점인데도 순수하게 정글 차이로 말아먹는 경기까지 나올 정도라, 우승 이전에 롤드컵 3시드 확보만 생각해도 0정글 문제를 놔두고 다른 쪽에서 해결책을 찾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2라운드 첫날인 로그전은 나름 명승부였으나, 탑 바텀이 떠먹여 주면 신나게 뱉는 미드 정글에 힘입어 패배하였습니다. 휴머노이드는 코르키로 트롤스런 평타 템트리를 올려 레나타 궁 맞고 업셋 죽이는데만 최적화된 끔찍한 경기력으로 산화하였으며, 쉽고 센 트런들을 픽한 라조크도 그 쉽고 센 챔프로 중반부터 자살은 물론 강타 없는 말랑에게 바론을 뺏기는 등 진짜 맥시를 콜업해야 하나 고민이 될법한 경기력만 보여줬습니다. 사실 바이탈리티가 승패 동률 팀 중에 독보적으로 꾸역승+눈썩패 패턴을 보여서 약간의 여유를 확보해주고 있을 뿐, 아니었으면 프나틱도 플레이오프 진출 자체를 걱정할 마당입니다.

7주차까지만 해도 엑셀, 아스트랄리스와 플레이오프 막차 가능성을 삼분할 정도로 위기에 몰렸지만, 놀랍게도 업셋의 부활... 이라기보다는 이제야 업셋 캐리 해줘 판이라도 양심적으로 깔아준 감코진과 팀원들에 힘입어 슈퍼위크 3연승을 쓸어 담았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베테오의 조이를 버리고 진심 밴픽을 한 미스핏츠에게 타이브레이커는 패하며 5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습니다. 첫 상대는 엑셀. 객관적 경기력과 상황은 탑정글의 무력이 부족한 미스핏츠는 물론 봇 듀오가 멸망한 엑셀보다도 나은 것이 없을 정도로 최악이지만, 언포기븐 콤프와도 급이 다른 다전제의 업셋이 보여줄 무게감과 작년 서머부터 서머 정규시즌을 버리고 다전제에 몰빵 중인 야마토캐논의 속죄, 아니 경력단절 거부 행동을 기대해보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엑셀을 상대로 0:2에 3세트도 거의 조합을 감안하면 패배 직전에 몰리면서 셧아웃으로 짐을 쌀 상황이었으나, LEC 출범 후 포스트시즌 역사에 남을 기기묘묘한 역전승 끝에 3세트를 따냈습니다. 이후 4, 5세트에서 졸전이지만 간신히 한타 정신줄을 부여잡으면서 역스윕에 성공, 미스핏츠와 4시드 결정전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워낙 졸전이어서 롤드컵 진출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지만, 서머 내내 발목을 잡았던 휴머노이드의 4, 5세트 폼이 졸전 중에 상당히 우수했고 1년 내내 발목을 잡는 것을 넘어 부러뜨리던 라조크도 3세트 병경기 어느 순간부터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는데서 의의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필 미스핏츠의 패자조 추락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선수가 에이스 베테오다 보니, 휴머노이드가 특유의 강력한 라인전과 과감함으로 베테오를 억제한다면 아예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미스핏츠를 스윕하며 최초로 롤드컵 10회 진출의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이어 휴머노이드의 친정팀인 매드까지 체급 차이로 3:1로 제압하고 폭주하는 듯했으나, 다음 라운드 로그에게 승패패패로 상체가 박살 나면서 매드에 이어 멕시코시티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로그가 각성하여 G2를 완파하고 우승하면서 아주 살짝 재평가되었습니다.

프나틱의 멕시코시티행은 일정상으로는 최악이지만 긍정적으로 볼 요소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쨌든 서머 정규시즌을 엉망진창으로 보냈고 아직도 안정이 되지 않은 프나틱이다 보니, 대진운도 수월한 김에 영점 조정을 하는 것이 이미 유럽슈퍼팀의 기대치로부터 멀어진 프나틱 입장에서 8강 진출 정도에는 무조건 해가 되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상으로 프나틱의 2022 시즌을 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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