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창간 특집]롤챔스 현장을 누비는 그녀들을 소개합니다

Talon 2016. 4. 27. 08:42

다양한 변화와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던 2016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스프링 시즌이 SK텔레콤 T1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스프링 결승전은 팬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최고 수준의 경기를 보여준 SK텔레콤과 ROX 타이거즈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음지에서 선수들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 OGN  제작진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결승전이 시작되기 전 '벵기' 배성웅의 붕대감기로 시작된 오프닝 영상은 한국적인 색채가 묻어나는 선수들의 이미지 메이킹과 상암동 e스타디움 옥상 활용 등 감각적인 장면 장면이 눈길을 확 잡아 끌었다. 배경음악으로 쓰인 Zella day의 High라는 곡까지 화제가 됐을 정도로 멋진 오프닝이었다.   

화면에서 뿜어진 감동은 결승전 현장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롤챔스 특유의 별 모양 로고로 꾸며진 결승전 무대에 10개 게임단 선수들이 차쳬로 등장하며 오프닝 영상을 라이브로 재현한 것이다. 마치 지금까지의 롤챔스 무대를 결산하는 듯한 장관이었다.
 
스프링 결승전을 위해 몇 날 며칠 동안 스태프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는 OGN 최은혜 PD는 "롤챔스에 참가하는 선수들로 시작과 끝을 함께 하고 싶었다"며 그들이 주인공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했다. 친절한 관전포인트와 선수들이 사용하는 특성까지 보여주는 깔끔한 인포그래픽 역시 OGN의 역량이 여실히 드러난 부분이다. 이 또한 롤챔스 팬들을 위한 최은혜 PD와 작가진의 노력이 만든 결과물이다.
 
포모스는 리그 제작을 담당하는 최은혜 PD를 비롯해 여러 작가들과 조은정 아나운서, 버프걸 김시내 등 출연진까지 '롤챔스 현장을 빛낸 그녀들'이란 주제로 기획 기사를 마련했다. 화면 안팎에서 활약하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볼 시간이다.
 

▲ 팬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8기 버프걸 김시내
 
◆ '버프걸' 김시내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친다는 '볼매' 라는 단어는 아마도 버프걸 김시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롤챔스에서는 1기 버프걸 맹솔지를 시작으로 매번 새 시즌이 시작할 때마다 새로운 버프걸이 등장한다. 2016 스프링 시즌에 팬들과 만난 김시내는 8기 버프걸이다. 설마 아직도 버프걸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롤챔스를 찾은 관객들에게 밝은 웃음으로 안내하고, 현장 이벤트도 열심히 진행한다. 그리고 경기 시작 전 무대에 올라 호응 유도까지 마치고 나면 원래 있던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현장에서의 김시내는 언제나 모범적인 버프걸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롤챔스를 떠나게 된 김시내는 "3개월 동안 정이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끝이나니 굉장히 서운하네요. 버프걸을 하면서 팬들과 친해지고, 현장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어 정말 행복했습니다"는 말로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 인터뷰를 준비 중인 조은정 아나운서.
 
◆ 조은정 아나운서
 
롤챔스의 안방마님인 조은정은 롤챔스 팬들에게 절대 없어서는 안될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그녀의 헤어 스타일부터 옷까지 모든 것이 화젯거리다. 카메라에 비친 모습은 밝고 화려하지만 MVP 인터뷰 시작 전 그녀는 어둡고 좁은 통로에서 조용히 대기하고 있는다.
 
슬쩍 그녀가 대기하는 곳을 살펴보면 간단한 요깃거리도 없다. 요즘은 심지어 목에 통증이 있어 커피조차 못 마신다고 한다. 그녀가 팬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는 예쁜 외모가 다가 아니다. LoL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가 높아야만 가능한 인터뷰 스킬이 뒷받침 되기 때문이다. 프로의 모습을 잃지 않는 그녀지만 경기가 길어지면 살짝 졸기도 한다는 그녀. 그래도 선수들을 인터뷰할 때가 되면 프로답게 밝은 웃음을 지어 보인다.
 
 

그런 조은정 아나운서에게 가장 힘이 된 사람들은 함께 일하는 여성 스태프들이었다. 그리고 적극적인 자세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선수들 역시 그녀의 활력소다. 그런 의미에서 스프링 시즌 그녀에게 남다른 팀은 아프리카 프릭스였다. 조은정 아나운서는 "경력이 오래된 선수들이 편하기는 하지만, 아프리카는 워낙 재미있게 말하다 보니 탈락했을 때 더 이상 인터뷰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컸어요"라며 연신 아쉽다고 했다. 어쩌면 다음 시즌에는 '페이커' 이상혁의 '앙 기모띠'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 MVP 취합 중인 문슬기 작가.

◆ 문슬기 작가
 
"MVP 취합하겠습니다"
 
그녀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은 바로 기자실이다. 경기가 마무리될 때 쯤 평소 조정실에서 대기하던 그녀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각 선수들을 호명하면서 투표를 받아가고, 헐레벌떡 뛰어간다. 중계진과 현장에 있는 제작진에게도 투표를 받기 위함이다.
 
이 외에 각 게임단에서 주문하는 롤챔스 티켓을 나눠주는 것도 그녀의 몫이다. 그리고 경기 시작 전 각 게임단들의 경기기록 등이 담겨있는 매치 포인트를 준비한다. 롤챔스가 시작하면 경기기록과 MVP를 취합해야 하니 좀처럼 엉덩이를 붙이고 있을 시간이 부족하다.
 
▲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은 경기 시작 전 잠깐 뿐.
 
롤챔스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그녀는 언제나 즐거운 표정, 밝은 목소리다. 문슬기 작가는 "이번 시즌도 정말 재미있게 일했고, 다들 친언니처럼 잘 대해주셔서 정말 빨리 적응할 수 있었어요"라며 씩씩하게 답했다.
 
밝은 모습 때문인지 문슬기 작가가 등장하면 다들 장난치기 바쁘다. 잠시 인터뷰를 하는 사이에도 현장 스태프들은 그녀의 주변에 모인다. 어느새 남성 조연출들 사이에 둘러싸인 그녀야말로 롤챔스 제작진 중 가장 사랑 받는 사람이 아닐까.
 
문슬기 작가는 "더 이상 용산 e스포츠 상설경기장을 뛸 수 없어 기분이 묘하네요. 앞으로 서울 OGN e스타디움을 열심히 뛰어다닐 수 있도록 할게요"라며 마무리 인사를 건넸다.
 
 
▲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작가의 몫.

◆ 이한나 작가
 
이번 롤챔스 결승전의 백미 중 하나는 바로 ROX 타이거즈가 부른 빅뱅의 거짓말 영상이었다. 이 아이디어의 주인공은 OGN 이한나 작가다.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제작진들 사이에서 탁월한 센스와 유며감각을 탑재한 인물로 꼽힌다. 평소 노래를 즐겨 부르는 ROX와 합작한 이 영상이 평소 지인들의 평가를 그대로 반영한 결과물이다. 

뿐만 아니라 김윤지 메인 작가가 공석일 때, 어김없이 그녀가 등판한다. 조은정 아나운서와 함께 경기를 지켜보면서 MVP 인터뷰에 사용할 질문지 구성을 시작으로 대기 시간을 빌려 어린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준다.
 
 
▲ 선수들에게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사라지면 찾아야 하니까...
◆ 김주은 PD
 
자고로 현장을 진두지휘 하는 PD라면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간혹 김주은 PD를 보면 현장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각 게임단의 대기실, 부스, 무대 곳곳을 체크한다. 특히, 경기 시작 30분 전에 선수단이 외부와 접촉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한다.
 
▲ 부스 체크도 꼼꼼하게. 머리 잡는 거 아니에요.

롤챔스 경기 시작 전후로도 김주은 PD의 손길이 닿는다. 세팅하는 선수가 사라지면 어김없이 찾으러 떠난다. 게다가 MVP 인터뷰 과정 중에도 선수들을 이끌고 나오는 것 역시 그녀의 일이다. 일단 선수가 사라지면 김주은 PD가 나서니 현장에서는 엄마 역할을 하는 셈이다.
 
평소 상상하는 PD의 모습이라면 앉아서 확성기를 들고 디렉팅을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런데 김주은 PD는 그런 모습과 180도 다르다. 특히 일하는 도중 짬을 내 바닥에 앉아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은 다소 안타까울 정도다.  최은혜 PD에 따르면 묵묵히 할 일을 다하는 김주은 PD는 사실 감수성이 뛰어난 천상 여자라고.
 
▲ 왕고참 김윤지 메인 작가.
◆ 김윤지 작가
 
"위클리 LCK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대부분 커뮤니티나 팬들이 쓰는 용어를 가져다 사용해요. 제작하는 과정에서 늘 팬들과 소통하는 마음 그리고 시청자의 시선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김윤지 작가를 종종 만나고는 한다. 그럴 때마다 애써 밝게 인사해 주는 모습이지만 때로는 표정에서 피곤함을 숨기지 못한다. 사실 그녀는 한 아이의 엄마인 소위 '워킹맘'이다. 롤챔스 메인 작가, 그리고 요즘 팬들에게 인기를 끌며 핫하게 떠올랐던 위클리 LCK까지 담당하고 있으니 왜 그렇게 피곤해 보이는지 이해가 된다.
 
▲ 이것도 작가님 작품입니까?

오랫동안 롤챔스를 지켜본 팬들이라면 김윤지 작가의 흔적들을 경험했을 것이다. 경기 전 선수들의 영상 인터뷰를 보면 절묘하게 편집돼 서로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도발이 담긴 인터뷰는 그녀가 선수들을 이끌며 만들어낸 소소한 재미다.
 
롤챔스 현장에서 김윤지 작가는 늘 무언가를 적고, 찾아 나선다. 이 선수 혹은 팀이 어떤 기록을 세웠는지 꼼꼼히 살펴 조은정 아나운서에게 질문지를 건넨다. 그리고 위클리 LCK로 넘어가 '단군' 김의중과 호흡을 맞춘다. 특히 위클리 LCK의 경우 그녀의 애정이 가장 많이 느껴지는 프로그램이다.
 
 ▲ 선수들의 화면 체크 중인 최은혜 PD.

◆ 최은혜 PD
 
지난해 롤챔스의 한 축이었던 위영광 제작팀장과 원석중 PD가 떠났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최은혜 PD가 그 빈자리를 맡게 됐다. 그녀는 대개 조정실에서 화면을 살피지만, 종종 무대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 무언가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을 때 등장하는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한 선수가 껌을 씹으며 인터뷰를 했을 때다. 긴장을 풀기 위해 껌을 씹고 있던 그 선수는 MVP 인터뷰까지 껌을 뱉지 않아 팬들에게 건방지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은혜 PD는 팬들의 말을 듣고, 이후 인터뷰에서 껌을 씹지 못하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 그녀는 롤챔스의 어엿한 메인 PD다.

그리고 일부 여성 팬들이 카메라가 불시에 자신의 얼굴을 잡는다며 불편함을 호소하자 최은혜 PD는 이러한 피드백을 적극 수용했다. 그 때문인지 이번 스프링 시즌은 팬들의 얼굴보다 화면에 집중됐다. 아마 여성팬들뿐만 아니라 유독 게임에 집중하는 남성팬들도 만족했을 것이다.
 
이렇게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롤챔스를 이끌어야 하다 보니 좀처럼 개인 시간을 갖기가 어렵다. 평소 그녀는 시즌 중에 일찌감치 현장에 나와 가장 늦게 퇴근한다. 오후 11시 이후에 귀갓길에 오르니 일주일에 네 번은 날짜가 바뀐다. 그래도 최은혜 PD는 힘들다는 말보다 이번 특집 기사를 통해 평소에 하지 못한 말들을 남겼다.
 
"평소 무뚝뚝해서 잘 표현은 못하지만, 저보다 더 고생하는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요. 그 중에서도 강슬기 PD는 제가 없을 때마다 잘 이끌어줘서 특히 더 고맙고, 이번 결승전 오프닝을 적극적으로 도와준 10개 프로게임단에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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