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오브레전드

[롤챔스 서머 결산] 글로벌 중계진이 돌아본 롤챔스 서머

Talon 2016. 8. 22. 23:02
▲ '파파스미시' 크리스 스미스, '아킬리오스' 세스 킹, '도아' 에릭 론퀴스트, '몬테' 크리스토퍼 마이클레스(왼쪽부터)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롤챔스) 서머가 ROX 타이거즈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ROX의 창단 첫 우승과 함께 이번 롤챔스 서머를 돌이켜보면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었던 시즌이라고 할 수 있다. 챌린저스 코리아서 올라온 MVP는 기존의 강팀을 잡아내며 플레이오프 근처까지 올라갔고, 전통의 강호였던 CJ 엔투스는 승격강등전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포모스는 롤챔스 결승을 앞두고 OGN 글로벌 중계진인 '몬테' 크리스토퍼 마이클레스, '도아' 에릭 론퀴스트, '파파스미시' 크리스 스미스, '아킬리오스' 세스 킹과 만나서 롤챔스 서머 결승에 이어 시즌을 마무리하는 결산 인터뷰를 이어가기로 했다. 

◆ 분할 중계에 대한 아쉬움 

- 롤챔스 서머가 마무리됐다. 각자 시즌을 마무리 하는 소감에 대해 듣고 싶다 

▶ 몬테=경기는 재미있었지만 공동 중계는 싫었다.
▶ 도아=참가 팀들이 비슷한 수준을 보여준 것은 매우 좋았지만 선수와 팬들에게는 무리가 갔던 시즌이었던 것 같다.
▶ 파파스미시=포스트시즌부터 유난히 강팀이 안 보였다. 여러 팀들이 힘들게 경쟁하면서 올라왔는데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 세스=개인적으로 첫 번째 시즌이었다. ROX를 제외하고 나머지 팀들의 위치가 어디인지 잘 몰랐는데 그 부분을 바라보는 것이 정말 재미있었다. 강한 팀만이 경기에서 승리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누가 이길지 아무도 몰랐기 때문이다.

- 이번 시즌의 특이사항은 OGN과 스포티비의 분할 중계였다
▶ 도아=팬들도 경기가 상암에서 하는지 강남에서 하는지 헷갈려했다. 롤챔스 분할 중계는 한국e스포츠 역사상 최악의 사건 중 하나라고 본다.
▶ 파파스미시=선수들 말로는 연습할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 몬테=주 6일로 진행됐는데 선수들이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 분할 중계를 직접 해본 것에 대한 느낌을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줄 수 있나
▶ 몬테=라이엇게임즈는 한국에서 OGN이 스포티비 게임즈와 경쟁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렇다면 북미와 유럽에서는 왜 경쟁이 아닌 독점으로 중계를 하는지 의문이다. 만약 한국 스타일이 옳다고 한다면 다른 지역에서도 ESL과 분할 중계를 하는 것이 맞지 않나?
▶ 도아=경기 시각이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지금까지 OGN이 만들어온 롤챔스를 스포티비 게임즈와 나누려고 해서 안타까웠다. 
▶ 파파스미시=시간을 나누는 것은 좋았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경기 시각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캐스터 입장에서는 고역이었다. 첫 경기가 일찍 끝나면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번거로웠다고 해야할까? 또한 두 경기 모두 보는 하드코어 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은 경기장도 다르고 딜레이 시간이 있다보니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포티비 게임즈 경기를 우리가 중계했을 때다. 커뮤니케이션 문제도 심했다. 우리는 현장 상황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계속 수다를 떨어야 했다. 이런 것들은 양 방송사에 모두 손해라고 생각한다.
▶ 세스=한국서 오후 8시에 경기를 하게 되면 북미 시각도 늦춰진다.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롤챔스를 새벽 1시에 볼 수 있었는데 분할중계 이후에는 4시가 돼서야 볼 수 있다. 시간이 늦어지다보니 라이브로 보는 시청자 수가 줄어들었다. 'VOD로 다시 볼 수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외국 시청자들은 라이브로 채팅을 하면서 게임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커뮤니케이션 참여를 못하기 때문에 볼 재미가 떨어진다. 
 

- 차기 시즌 방송에 대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을까?
▶ 몬테=주 6일은 안했으면 좋겠다.
▶ 도아=차기 시즌에도 나눠야 한다면 '피기백(Piggy-Back)'은 없앴으면 좋겠다. 확실하게 나눴으면 한다.
▶ 파파스미시=만약에 분할 중계를 한다면 라이엇게임즈가 팬들과 소통을 한 뒤 조정했으면 한다. 우리는 OGN 소속이지만 롤챔스를 정말 좋아한다. 팬들에게 한 번 의견을 들어본 뒤 시스템을 결정을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 세스=스케줄도 너무 복잡했다. 캐스터들도 답답했는데 팬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 부분을 조정했으면 한다.

*참고로 도아가 말한 '피기백(Piggy-Back)'은 OGN이 스포티비게임즈의 경기를 중계하는 것을 의미.

◆ 희비가 엇갈린 ROX와 SKT의 정글러

- SK텔레콤이 부진했다고 봐야할까? 결승전에 오르지 못했다

▶ 몬테=정글러의 문제가 심했다. 라인전은 잘했지만 '블랭크' 강선구가 파밍, 갱킹 등 전체적으로 못하다보니 초반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는 가능성이 떨어졌다. SK텔레콤은 한타 싸움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 때까지 가면 승패가 기울어져있는 상황이었다.
▶ 파파스미시=서머 시즌만 놓고 보면 많은 사람들은 SK텔레콤이 못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만 기억해야할 것이 있는데 처음에는 강팀으로 시작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봤을 때 SK텔레콤은 원거리 딜러 메타에서 탑/정글 메타로 변화하면서 부진이 시작된 것 같다.
▶ 세스=당연히 정글이 약점이라고 생각한다. '듀크'는 라인전을 잘하지만 경기에서 힘든 모습을 보였고, '울프' 이재완은 실수를 하는 모습이 늘어났다. '페이커' 이상혁은 경기 내에서 불안한 플레이를 자주 보여줬다. '블랭크'도 문제가 있었지만 거만하게 게임을 하는 느낌이었다.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하나로 뭉치지 못한 느낌이었다.
 
▲ SK텔레콤 '블랭크' 강선구
 
- ROX의 달라진 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 몬테='피넛'의 플레이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다. 스프링 때는 와드도 안 박고 공격적인 아이템을 먼저 구입하는 등 공격적인 플레이를 우선시했다. 만약에 와드를 사더라도 자기가 상대를 찾아서 싸움을 먼저 걸었다. 그래서 우리들은 '피넛'이 사는 와드에 대해 '배틀와드'라고 불렀다. 시청자가 볼 때는 재미있었지만 리스크가 많은 플레이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전체적으로 잘하는 정글러가 된 것 같다. 다양한 스타일도 많이 나왔다. '피넛'은 서머 시즌 들어 다양한 플레이를 펼치는 정글러가 됐다. 시야 장악도 좋아졌다. ROX의 가장 큰 변화는 '피넛'이다.
▶ 파파스미시=ROX는 패치 변화에 잘 맞춰가는 팀이다. 이번 시즌도 변화가 있었지만 거기에 잘 맞춰갔다. 다른 팀들이 ROX의 패치 변화를 참고할 정도다. 다만 결승전만 올라가면 패하다보니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정말 궁금하다. 이번 결승은 ROX에게 매우 중요하다. '페이커'가 잘해서 패한 것인지, 결승 무대만 올라면 못하는 건지 판가름이 나기 때문이다(인터뷰는 결승 직전에 진행됐음).
▶ 세스=몬테, 파파의 이야기에 동의한다.

◆ 승강전에서 올라온 팀들, CJ 엔투스의 부진

- 챌린저스 코리아에서 올라온 ESC 에버와 MVP의 모습은 어땠나

▶ 몬테=MVP는 3명의 신인 선수와 2명의 기존 팀 연습생 출신 선수가 모인 팀인데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 플레이오프 근처까지 올라간 것도 신기했다. '이안' 안준형은 앞으로도 지켜볼 생각이다. ESC 에버는 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부진해서 안타까웠다.
▶ 도아=기분 좋았다. 지난 시즌 콩두와 스베누가 하는 것을 보다가 두 팀의 경기를 보니까 '상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SC는 재미있는 팀이었다. MVP는 차기 시즌서 강팀이 될 것 같다.
▶ 파파스미시=보통 시즌을 보면 희망없는 팀이 나오는데 이번에는 희망없는 팀은 없었다. 새로운 팀이지만 보기 좋았고, '익사이팅'한 시즌이었다.
▶ 세스=로켄-키의 바텀 듀오가 잘해서 그런지 ESC가 높은 곳에서 시즌을 마감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힘든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MVP는 '사랑에 빠질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아프리카 프릭스보다 MVP가 포스트시즌에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 '매라신'...
 
- CJ의 부진은 예상 밖이었다. 이제 승격강등전을 준비해야 한다
▶ 도아=2012년부터 CJ를 계속 지켜봐왔다. 그렇지만 이번 시즌에 보여준 모습은 섭섭함을 넘어서 큰 실망으로 다가왔다. '매드라이프' 같은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다가 승강전으로 내려간 것을 보면서 매우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 파파스미시=로스터 변동도 심했고 주전 라인언 변화도 많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주전 라인업도 실력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감으로 출전한 느낌이었다.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 예전 MiG 시절 북미 서버에서 게임을 한 팀이었고 두 시즌을 우승했다. 역사적인 강팀 CJ가 LCK에 잔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 매우 놀라웠다. 
▶ 세스=LoL을 처음 배웠을 때 프로게이머 중에서도 '매드라이프'는 정말 잘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 선수가 있는 팀이 최하위까지 내려간 것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정말 아쉬웠다. 스프링 때는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보여줘서 서머 시즌에는 더 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부진했다.  
▶ 몬테=CJ는 한국 LoL팀 중에 가장 운영을 못하는 팀 같다. 아주부 팀을 구입했을 당시에는 정말 잘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실력이 떨어지고 있다. 발전을 해야 하는데 계속 실력이 내려간다. 예전에 실력이 좋은 선수라면 'CJ에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당연시했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왜 CJ가 선수들의 재능을 발전시키지 못하는 건지 모르겠다. 예를 들어 나진e엠파이어도 운영을 못했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ROX의 대부분 선수가 나진 출신이다. 나진이 ROX 타이거즈가 될 수 있었다. 그렇지만 CJ는 그런 것이 없다. 2014년 단일 팀으로 체제가 변화했을 때 잘하는 선수들로 팀을 만들었으면 롤드컵에 갈 수 있었을 것이다. 왜 팀 체질을 바꾸지 않고 못하는 모습 그대로 보여주는지 이상하다. 이해가 안된다. 어째서 팀의 단점을 안고 계속 가는건지.

- CJ가 부진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 몬테='비디디' 곽보성이 출전하지 않았을 때는 캐리가 없는 느낌이다. '스카이' 김하늘이 '비디디'보다 잘했다고는 못하겠다.
▶ 파파스미시=스프링 때는 '크레이머를 지켜라'라는 플레이 콘셉트가 있었다. 그렇지만 시즌이 끝날 무렵 다른 팀들도 CJ의 약점을 알게 됐다. 서머 시즌 때는 메타가 바뀌면서 이니시에이팅이 가능한 챔피언을 자주 하다보니 크레이머 작전이 통하지 않았다. '운타라'는 탑라이너로서 캐리를 못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크레이머' 포함 전 선수의 실력이 내려갔다고 보면 된다. 
▶ 세스=스프링 시즌때는 버블링이 부진해서 팀에서는 '하루' 강민승을 선택했다. 많은 사람들은 '버블링'이 아니기 때문에 예전보다 좋아질거라는 희망을 가졌다. 새로운 재능러가 와서 팀을 끌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버블링'만 못했다면 지금은 전부 못하는 느낌이다.

- 시즌 이슈 중에 하나는 진에어의 8연패도 있었다
▶ 몬테=진에어에는 공격적인 선수가 없다. 또 실수를 두려워하다보니 90% 확신이 들었을 때 공격을 들어가면서 경기 시간도 길어졌다. 개인적으로 진에어는 유리한 상황인데도 너무 안전하게 하다보니 경기가 재미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 승강전 예상을 해달라
▶ 파파스미시=콩두, 스베누는 6.15 패치를 먼저 경험해서 유리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 세스=결승은 못봤지만 지금까지 강한 모습을 보여준 콩두가 3대1로 이긴 것을 보면 ESC, CJ도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 토너먼트 포맷은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그렇게 되면 제일 잘하는 팀이 올라갈 것이다. 패치, 게임 적응도는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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