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와 패자 모두 빛났던 롤챔스 결승전..팬들 "역대 최고였다"

LoL 팬들이 롤챔스 스프링 결승전에서 최선을 다한 SK텔레콤과 ROX에 격려를 보내며 “롤챔스 역대 최고의 결승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3일, 롯데 꼬깔콘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챔스) 코리아 스프링 2016 결승전이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됐다. SK텔레콤은 ROX를 3:1로 꺾고 롤챔스 최초 5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스프링 최강자로 등극했다.
 
SK텔레콤과 ROX는 팬들의 기대만큼이나, 아니 기대치를 뛰어넘는 훌륭한 경기력으로 역대급 명승부를 연출했다. 롤챔스에서 대결할 때마다 명경기를 만들어냈던 두 팀이지만, 이번 결승전은 차원이 다른 명경기라 해도 좋을 만큼 양 팀이 최선을 다해 최고의 경기력을 쏟아낸 한판 승부였다.
 
이번 결승전은 두 팀의 스토리로 인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결승 불패’ SK텔레콤과 그런 SK텔레콤만 만나면 2위를 하는 ROX. SK텔레콤의 저력이 대단하고 ROX의 기세가 워낙 무서웠기에, 섣불리 누가 이길지 예측하기 어렵고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결승전 매치업이었다.
 
결승전이 시작되고 SK텔레콤이 킬 스코어 14대 1의 압승을 거뒀다. ROX는 기죽지 않고 2세트에서 반격하면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3세트는 양 팀의 킬 스코어가 똑같고 글로벌 골드도 비슷한 상황에서 SK텔레콤이 끝내기에 성공하며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4세트는 피 말리는 접전이었다. 한쪽이 득점하면 다른 한쪽이 득달같이 만회하는 그림이 나오면서 보는 사람까지 심장 떨리게 했다. 결국 SK텔레콤이 ROX의 넥서스를 점령하고 우승을 결정지었다. 
 

2015년 압도적인 강함으로 세계를 휩쓴 SK텔레콤에 올해 스프링은 “여전히 우리가 최고”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했던 시즌이었다. 초반에 겨우 2패를 했을 뿐인데 부진하다는 말이 나온 건 SK텔레콤은 지는 게 이상할 정도로 강팀이었기 때문이다.
 
과정은 험난했다. 상대 전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던 ROX에 1, 2라운드 두 번 다 패했다. ‘2위 결정전’이나 다름없었던 시즌 후반 경기에서 kt에 약 2년 만에 패배하며 준플레이오프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했다. 그래도 SK텔레콤은 한때 7위까지 떨어졌던 순위를 올리고 올려 결국 ‘1’의 경지에 올랐다. 2016년 봄에도 작년과 다름없이 여전히 한국 최강팀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의 결승전 경기력을 두말할 나위 없이 대단했다. 신예 ‘블랭크’ 강선구의 성장과 팀에 녹아든 ‘듀크’ 이호성, 질리언과 카시오페아 등을 선보인 ‘페이커’ 이상혁의 경기 지배력은 감탄을 자아냈다. 이즈리얼 슈퍼플레이를 연출한 ‘뱅’ 배준식과 숨은 공로자 ‘울프’ 이재완까지 SK텔레콤 5명 전원이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ROX는 SK텔레콤과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정규시즌 가장 잘 나가는 팀이었고, 전력 상 SK텔레콤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도 들었다. 정규시즌에서 SK텔레콤을 두 번이나 꺾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였다. 워낙 ROX의기세가 대단해 2016 스프링은 “이번에야말로 ROX가 우승할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어떤 팀이 다른 팀을 상대로 결승전에서 두 번이나 패했는데 우승이 더 유력하다는 말을 듣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얄궂은 승리의 여신은 2015 롤챔스 스프링과 롤드컵에 이번에도 ROX를 향해 미소 짓지 않았다.
 
비록 ROX는 패했지만, 승자인 SK텔레콤과 OGN 해설진, 팬들이 인정했을 정도로 잘 싸웠다. ‘스맵’ 송경호는 자신의 캐리력을 잘 보여줬으며, ‘프레이’ 김종인의 플레이는 위협적이었다. ROX는 특유의 빠른 운영으로 SK텔레콤을 수 차례 궁지에 몰아넣기도 하면서 힘껏 SK텔레콤에 맞섰다.

LoL 팬들은 “세계 최고의 리그 LCK 결승전다운 명경기였다”, “ROX가 아니었다면 이런 경기가 안 나왔을 것”이라며 SK텔레콤의 우승을 축하했고, 또 준우승에 머무른 ROX를 위로했다.
 
또, 이번 결승전을 두고 “엄청난 경기력에 눈이 호강했다”, “가장 수준 높았던 결승전이다”, “절대 노잼스 아니었던 결승전 정말 재미있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엄지를 추켜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