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시카고 씨어터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삼성 갤럭시 대 C9의 경기를 시작으로 나흘간 8강 경기를 진행한다. 이어 14일에는 SKT 대 RNG의 2경기, 15일에는 ROX 대 EDG의 3경기가, 마지막으로 16일에는 H2K 대 ANX의 8강 마지막 경기가 열린다.
16강 조별 예선과 달리 8강 토너먼트부터 5전 3선승제 다전제 경기로 진행된다. 이전에 사용했던 단발성 전략이 더는 통하기 힘들고, 철저한 분석을 통한 판짜기와 실수 없는 플레이가 필요한 시기다.
■ 1경기 삼성 vs C9 - C9의 희망 임팩트, 그 앞길을 막는 짜왕
SSG D조 1위 경기당 15.50킬(3위) 10.67데스(4위) 32.33어시(6위) KDA 4.48(5위)
C9 B조 2위 경기당 11.83킬(9위) 14.50데스(13위) 23.29어시(11위) KDA 2.78(12위)
이번 롤드컵 삼성은 탑과 미드, 그리고 바텀 라인에서 실수가 적고 탄탄한 플레이를 보였다. 조별 예선에서 경기한 16팀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며, 능숙한 운영을 보인 팀이 바로 삼성이다. 이를 상대하는 C9는 '임팩트' 정언영이 팀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탑 라인 위주의 강한 라인전을 펼친다. 탑에서 상대를 점점 잠식해가는 운영을 보이며 8강에 오른 것.
삼성의 단점은 초반 정글이다. 이번 롤드컵에서 보기 힘들었지만, 삼성은 초반 정글이 잘 풀리지 않으면 모든 라인에서 힘이 빠졌다. 롤챔스 서머 후반과 롤드컵 16강에서 삼성은 모든 라이너의 기량이 상승하며 경기 초반 정글이 힘들어도 잘 버티는 편이다. 반면 C9는 정언영이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 팀도, 선수도 부담되는 상황.
결국 이 경기는 탑 라인이 매치 포인트가 될 것이다. 정언영을 상대하는 선수는 '큐베' 이성진이다. 삼성에서 가장 드러나지 않지만, 제일 단단한 선수다. 이성진이 정언영을 탑에 묶기만 해도 나머지 라인에서 삼성이 운영으로 C9를 잡고 4강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 2경기 SKT vs RNG - '뱅-울프' 대 '우지-마타'
SKT B조 1위 경기당 14.17킬(5위) 9.00데스(2위) 23.67어시(3위) KDA 5.43(1위)
RNG D조 2위 경기당 12.33킬(8위) 11.00데스(5위) 30.33어시(7위) KDA 3.88(7위)
그야말로 '미쳤다'라고 할 수밖에 없는 '페이커' 이상혁과 '뱅' 배준식의 세계 최고 수준의 캐리력으로 B조 1위를 기록한 SKT. 잘 성장한 SKT 라이너들을 막을 방법은 없을 거 같은 무서운 기세로 이들은 8강에 올랐다. '울프' 이재완의 활약도 이번 대회에서 빛났다.
SKT 바텀에 에 배준식과 이재완이 있다면, RNG 바텀에는 '마타' 조세형의 브레인과 '우지' 지안 지하오의 피지컬이 있다. 바텀이 잘 풀렸을 때 RNG의 경기력은 어느 팀에게도 뒤지지 않는 강력함을 보인다. 어느 대륙의 봇 듀오가 강한지 제대로 한 번 대결하는 무대다. 승리하는 팀은 8강에 오를 수 있다.
RNG가 노릴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정글. 올해 내내 SKT를 괴롭힌 정글이 RNG가 공략할만한 포인트다. 하지만 '벵기' 배성웅과 '블랭크' 강선구 모두 조별 예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RNG에게 쉽지 않은 숙제가 될 것이다. 또한, RNG는 경기 초반 한 라인이 무너지면 팀 전체가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RNG의 위험 요소는 바로 미드. 다른 라인은 SKT와 비슷하지만 미드는 이상혁이 한 수 위다. 과연 SKT는 미드를 시작으로 RNG를 무너트릴 수 있을까.
■ 3경기 ROX vs EDG - 천하제일 캐리대회
ROX A조 1위 경기당 18.29킬(1위) 12.43데스(9위) 44.57어시(1위) KDA 5.06(2위)
EDG C조 2위 경기당 13.71킬(6위) 10.11데스(3위) 35.00어시(2위) KDA 4.87(3위)
데이터만 보자면 8강 네 경기 중 가장 접전으로 예상되는 경기가 ROX와 EDG의 3경기다. LCK와 LPL 1위 팀의 리그 자존심 대결이 바로 이 경기.
ROX는 어떤 상황에서도 교전 능력만큼은 세계 최고다. 보는 사람이 감탄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전투 능력은 탑-정글-원거리 딜러의 캐리력과 이를 지원하는 미드-서포터의 조화로 만들어졌다. 이를 상대하는 EDG는 정글과 미드, 원거리 딜러가 팀을 이끈다. '클리어러브' 밍 카이와 '데프트' 김혁규의 안정적인 활약과 '폰' 허원석의 캐리력은 역시 EDG라는 느낌을 받았다.
EDG의 단점은 명확하다. 바로 탑 라이너 '마우스' 첸 유하오. 예선 내내 불안한 모습으로 EDG는 예상보다 힘들게 경기를 끌고 나갔다. '쿠로' 이서행이 롤드컵에서 예전만큼의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그래도 EDG보다는 ROX가 나은 상황이다.
8강 3경기는 누가 더 화끈한 캐리력을 보이느냐의 대결이다. '스멥' 송경호부터 '피넛' 한왕호, '프레이' 김종인, 그리고 EDG의 캐리 라인 모두 누가 더 상대를 압도하고 화려한 플레이로 기선을 제압하는 자가 경기를 가져갈 것이다. 그래도 이번 롤드컵에서 '정글의 포식자'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활약을 보인 한왕호가 있기에 ROX의 승리를 예상한다.
■ D조 H2K vs ANX - 안정감 1위 대 변수 1위
H2K C조 1위 경기당 12.43킬(7위) 7.86데스(1위) 25.29어시(10위) KDA 4.80(4위)
ANX A조 2위 경기당 11.29킬(10위) 15.00데스(14위) 23.29어시(11위) KDA 2.30(13위)
유일한 유럽의 희망 H2K와 변수의 제왕 ANX가 8강 마지막 경기에서 만난다. 유일하게 한국 팀이 없는 8강 경기가 바로 이 두 팀의 경기지만, 이 경기에서도 한국인은 빠지지 않았다. 바로 '류' 류상욱. 인상적인 기록은 아니지만, 예선 7경기에서 13데스만을 허용했다.
H2K는 이번 롤드컵에서 SKT(54데스)에 이어 두 번째로 적게(55데스) 죽은 팀이다. H2K가 순위 결정전까지 치른 걸 계산하면 평균 데스는 1위다. '포기븐' 콘스탄티노스 쏘르쥬 역시 배준식에 이어 두 번째로 좋은 모습을 보인 원거리 딜러다. 서포터 '밴더' 오스카 보그단 역시 서포터 KDA 3위에 오를 정도로 H2K의 봇 듀오는 강하다.
이를 상대하는 ANX는 이번 대회 이변의 주인공이다. 실제로 경기 수치도 낮다. 기록만 보면 대체 어떻게 8강에 오른 건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의 변수는 8강에 오른 것만으로도 인정받았다. 이들의 변수에 넘어진 팀이 CLG다. 하지만 이번 상대는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H2K. 판을 엎을만한 변수를 준비해야 이들이 4강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래서 H2K의 승리를 점치지만, ANX의 변수가 있기에 롤드컵 8강 마지막 경기까지 기대가 되는 이유다. ANX가 다전제의 벽까지 넘을 수 있을까?
예상 스코어 - H2K 3 : 1 AN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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