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과 2016년 타이거즈(2016년은 락스 타이거즈)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스맵' 송경호와 '쿠로' 이서행은 돌고 돌아 2020년 LCK 서머를 앞두고 다시 뭉쳤다. 이서행은 타이거즈 로스터 해체 이후 아프리카 프릭스, LPL 비리비리 게이밍(BLG)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2018년 슈퍼 팀이라고 불렸던 kt 롤스터를 LCK 서머 우승으로 이끈 송경호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을 경험했다. 하지만 2019년 최악의 한 해를 보냈고 승격강등전(승강전)을 경험했다. 2020년 스프링 시즌서는 은퇴 루머 속에 휴식을 취했다.
LCK 서머서 만난 두 사람의 활약은 엇갈렸다. '쿠로' 이서행은 기복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유칼' 손우현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스맵' 송경호는 '투신' 박종익이 입원했을 때 서포터로 출전해 DRX의 연승을 저지하는 데 일조했다. 본인의 포지션인 탑 라이너로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kt 롤스터는 7일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지역 선발전 1라운드서 아프리카 프릭스를 상대한다 '도장 깨기'를 해야 하는 부담감 속에서 두 사람은 '후회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 서머 시즌 이후 근황에 관해 알려달라
쿠로 : 시즌이 다 끝난 뒤 롤드컵 지역 선발전까지 시간이 남아서 팀으로부터 이틀 정도 휴가를 받았다. 집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다시 연습하고 있다.
스맵 : 시즌 동안 열심히 했고, 휴가도 받아서 재충전했다. 지금은 돌아와서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다.
- 서머 시즌을 6위로 마무리했다. 아쉬움이 클 거 같다
쿠로 : 플레이오프를 가지 못했고, 6위로 마무리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좀 더 잘했으면 플레이오프에 가지 않았을까'라는 후회감도 든다.
스맵 : 팀 적으로 성적이 안 나온 거? 아쉽게 패한 경기가 생각나지만, 개인적인 목표로 봤을 때는 약간 만족스러운 시즌이었다.
- 서머 시즌 중에 아쉬웠던 경기는?
쿠로 : 먼저 할래?
스맵 : 저는 1라운드 T1 전이 아쉽게 느껴졌다. 교체 출전을 한 2세트서 엄청나게 유리하게 하다가 패했다. 그 경기 이후 역전을 당해 패한 경우가 많았다. 첫 스타트를 잘 끊었다면 몇 경기를 더 이겼을지 모른다.
쿠로 : 저는 솔직히 기억이 잘 안 난다. 하하하.
-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최종전 이야기를 해보자. 어떤 부분이 부족했다고 생각했나?
쿠로 : 아프리카전은 상대 팀이 잘했다고 생각한다.
스맵 : 유리한 경기를 굳히지 못한 우리 팀 실력이 드러난 경기였다. 그래서 그 전 경기들이 더욱 더 아쉬움이 남는다. 연습 과정에서 연마하지 못했다고 해야 할까.
- 돌아온 서머 시즌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개인적으로 점수를 준다면?
스맵 : 실력으로는 엄청 높은 점수를 주지 못할 거 같다. 만족스러운 실력은 아니었다. 다만 개인적인 목표를 봤을 때는 만족스러운 시즌이었다. '노력해서 이겨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반면 스프링과 달리 서머 시즌서는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다
쿠로 : 한국에서 뛴 모든 시즌 중에 이번 서머 시즌이 별로였다. 뭔가 잘 모든 게 안 풀렸던 거 같다.
- 인 게임적으로 LCK와 LPL의 차이점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쿠로 : 차이점은 많다고 생각한다. LPL은 연습과 대회의 격차가 크지 않다. 연습 경기부터 싸움 설계를 많이 한다. 한국은 격차가 큰데 연습 때는 공격적으로 하다가도 대회에 가면 신중하게 한다. 그런 차이점이 있다.
- 롤드컵 지역 선발전을 1라운드부터 하게 됐다. '도장 깨기'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는데 부담감은 없는가?
스맵 :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작은 가능성을 보고 최대한 열심히 준비하겠다. 대회가 끝나고 난 뒤에도 후회가 없는 노력을 보여주고 싶다.
쿠로 : 도장 깨기를 아프리카 시절에 해봤다. 많이 힘든 게 사실이다. 그래도 어느 정도 확률이라는 게 있다. 우리도 열심히 하고 있기에 좋은 결과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
- 플레이오프 1라운드 결과에 따라 아프리카 아니면 T1과 대결하게 됐다. 원하는 상대 팀은? (kt는 아프리카와 첫 경기를 치른다)
스맵 : 아프리카와 맞붙고 싶다. 2라운드 마지막 경기서 아쉽게 패했다. 먼저 붙어보고 싶다.
쿠로 : 아프리카와 T1의 경기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누굴 만나더라도 괜찮을 것이다.
- 서머 시즌에서 맞붙은 탑 라이너 중에 인상 깊게 본 선수는 누구인가?
스맵 : '칸나' 김창동(T1)이 인상 깊었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잘한다. 신기했다.
- 시즌 중반에는 서포터로도 출전했다. 느낌은 어땠는가. 워낙 좋은 평가를 받아서 그런지 포지션 변경도 생각했을 거 같다. 또 솔로랭크를 했을 때 탑을 제외하고 가장 좋은 승률을 보인 포지션은 어디인가?
스맵 : 포지션 변경까지는 생각을 안 해봤다. 지금으로 봤을 때는 좋은 추억이었다. 현재 정글러가 솔로랭크 점수를 올리기 좋은 거 같다.
- 최근에 자주 나오는 단어가 '에이징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다. 하지만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본인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는 거 같다
쿠로 : 솔직히 게임은 노력과 실력이 중요하지만, 재능과 마음가짐의 비중이 크다고 생각한다. '에이징커브'는 잘 모르겠다. 연차가 쌓이면서 돈도 벌고 마음가짐이 누그러진다면 그렇게 된다고 생각한다. 나이와는 상관없다.
스맵 : 저도 비슷하게 생각한다. 지금 제 나이가 26살인데 26살에 프로게이머를 새롭게 시작해도 20살 때 실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서행이 형이 말한 대로 연차가 오래되고 많이 하다 보면 마음가짐이 무너지고, 편안함을 찾게 된다. 그러다 보면 실력도 줄어들게 되는 거 같다.
- 미드 뿐만 아니라 서포터도 잘하는 거로 알려져 있다. '스맵'의 마오카이처럼 서포터를 한다면 시그니처 챔피언이 있는가?
쿠로 : 그 당시에 좋은 챔피언을 하는 것이기에 시그니처 챔피언은 없는 거 같다. 그나마 자이라를 좋아한다.
- 만약에 서포터 포지션서 적팀으로 대결한다면 누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스맵 : 코웃음이 나온다.
쿠로 : 서포터로서?
스맵 : 대결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쿠로 : 마오카이만 없으면 제가 이긴다고 생각한다.
스맵 : 하하하
- 팬들 질문 중에는 이런 것도 있었다. 누가 더 잘생겼지?
쿠로 : (송) 경호가 더 잘생겼다.
스맵 : 오~ 뭐야. 저는 (이) 서행이 형이 잘생겼다고 생각한다.
쿠로 : 하하. 그런 생각 1도 없으면서.
- 서머 시즌 들어 '유칼' 손우현이 기대를 갖고 입단을 했는데 2018년 이후 실력이 하락 중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선배 입장서는 어떻게 바라봤는가?
쿠로 : 각 팀마다 원하는 선수 스타일, 위치, 역할이 있다. 선수들도 팀을 선택할 때마다 본인의 역할이 달라진다. 그런 영향이 큰 거 같다. 2018년에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 맞춰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많이 달라졌을 거다. 본인이 원하는 게 있지만 팀이 만류하거나 다른 역할을 요구한다면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진다. 그래도 아직은 잘한다고 생각한다.
스맵 : 철이 빨리든 느낌이다. 2018년에는 철없이 뛰어노는 스타일이었다면 지금은 철이 많이 들었고, 이성적으로 게임하면서 판단하는 거 같다. 그런 부분은 조금 아쉽다. 야생마 같은 패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벌써 노련미를 갖추려고 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거 같다. 연차가 쌓이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쿠로 : 2016년일 것이다.
스맵 : 저와 똑같다. 서머 우승한 뒤 롤드컵 4강까지 올라갔지만, SKT1(현 T1)에게 졌을 때다.
쿠로 : 2016년 때는 연습, 대회 등 무엇을 하든 이긴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 마음 때문에 연습을 덜 했던 거 같은 아쉬움도 있다. (웃음)
스맵 : 제일 좋았던 때였다. 성적, 삶에서 볼 때 가장 재미있었다. 저는 (이) 서행이 형과 다르게 열심히 노력했다.
쿠로 : 하하하. 맨날 같이 노래방에 갔잖아.
스맵 : 다만 롤드컵 4강에서 막힌 결과가 아쉽다. 운이 안 따라줬던 거 같다.
- 만약에 과거로 돌아간다면 언제인지
스맵 : 가야 한다면 2016년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굳이 안 돌아간다고 하면 지금이 나을 거 같다.
쿠로 : 더 뒤로 갈 수 있으면 학창 시절로 갈 거 같다. 프로게이머라면 락스 때로 갈 거 같다. 재미있고 즐거웠던 때였다.
- 현재 라이엇 게임즈가 방송 중인 프로게이머 선발 프로그램 '롤 더 넥스트'를 본 적이 있나? 심사위원으로 '프레이' 김종인이 나온다
쿠로 : '프레이', '마린' 장경환, '울프' 이재완, '폰' 허원석과 함께 출연진으로 '호진' (이) 호진이 형도 나오더라.
스맵 : 아 그래?
쿠로 : 영상은 보지 않았는데 재미있어 보였다. 그런 곳에 나가면 좋을 거 같았다.
- 팬들 질문 중에 서로가 알고 있는 치명적인 비밀이 있나?
쿠로 : 이거 말하면 안 된다.
스맵 : 연애사일 거다.
쿠로 : 우리만의 개인적인 이야기다.
- 만약에 은퇴를 하고 나서 둘이 같이 일을 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스맵 : 전 하고 싶지 않은데.
쿠로 : 뭔가같이 하고 싶지 않지만, 재미로 우리끼리 했던 말이 파전집을 하자고 했다.
- 그러면 술이 들어가야 할 거 같다
스맵 : 맞다. 술이 들어가야 한다.
쿠로 : 저는 술은 못 마시고 분위기를 좋아한다. 파전집을 했으면 한다.
- 지금까지 같이 뛰었던 선수 중에 합이 잘 맞았다고 생각하는 이는?
스맵 : 잘했던 기억이 있는 팀의 멤버들은 다 좋았다. 예를 들어 구 락스 팀원들이나 2018년 kt 롤스터 팀원 등 다 좋았다.
쿠로 : 저도 똑같은 게 성적을 벗어나 IM, 나진, 타이거즈, 아프리카, BLG, kt까지 멤버는 다 좋았다.
- 각자 생각하는 '제2의 쿠로'와 '제2의 스맵'은 누구인가?
스맵 : 저는 '칸나' 선수가 가장 잘하고 있어서 그를 선택하겠다.
쿠로 : 그리핀 시절 '쵸비' 정지훈(DRX)을 보면서 '와 우리 락스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밑바닥부터 올라왔는데 1부 리그에서 잘했고, 결승전도 많이 갔다. 그렇지만 2등으로 계속 끝나는 걸 보면서 과거 우리를 보는 거 같았다.
- 선발전은 어떻게 준비할 건가?
쿠로 :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을 거다. 모든 힘을 쏟아부어서 해볼 생각이다.
스맵 : 지금까지 서머 한 시즌을 뛰었지만,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열심히 해서 후회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 하고 싶은 말은?
쿠로 : 한국에 온 계기도 팬들을 보고 싶어서였다. 1년 동안 코로나19 때문에 만나지 못해 아쉽다. 언젠가 코로나19가 끝나고 기회가 된다면 사적으로 행사를 만들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사실 올해는 안될 거 같다. 팬들을 보고 싶다.
스맵 : (이)서행이 형처럼 저런 꿈을 꿨는데 당분간은 저렇게 못 할 거 같다. 시즌이 끝난 뒤 개인 방송을 통해서 팬들과 소통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팬들에게 인사했으면 한다. 항상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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